지난 1월 트럼프의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러·우 전쟁이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그간 전쟁의 타격을 입은 글로벌 공급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쟁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원, 우크라이나의 곡물 및 희귀금속의 공급이 제한되며 이들 원자재의 가격이 폭등했다. 이는 전 세계 경제의 성장을 저지하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각국의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구조가 재편되며 무역 블록화가 심화됐다. 종전이 현실이 된다면 러시아산 원자재의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려는 주요국의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파괴된 산업 기반과 물류망을 재건하는 등 공급망 회복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종전 이후 주요국의 대러시아 제재가 완화되면 우리 기업의 러시아 진출 활로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번 이탈한 해외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으로 러시아 내에서 우리 기업의 선호도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전쟁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하며 종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양국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을 우크라이나 보호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활용한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외교적 접근 방식은 국제사회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반발이 크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이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종료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외교 노선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피로감과 회의감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양국이 평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지난 3년간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친 영향을 되돌아보고 종전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우리 기업들에는 어떤 기회가 있을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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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빈wonbin.doh@kita.or.kr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
도원빈 수석연구원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통계학을 부전공했다. 2020년부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서 근무하며 공급망분석팀과 동향분석실을 거쳤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한국과 미국 간 무역·투자·통상 이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