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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호모 파베르’의 마지막 도구

김현진 | 441호 (2026년 5월 Issue 2)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오래전부터 SF(과학소설) 팬이었습니다. 아마존이 2010년대 초 알렉사 개발을 시작할 당시, 그가 엔지니어들에게 제시한 목표 역시 ‘스타트렉의 컴퓨터’였습니다. 함장이 “컴퓨터, 가장 가까운 별의 거리를 알려줘”라고 말하면 즉각 답하던 그 시스템.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일부 IT 분석가는 알렉사를 두고 “결국 타이머와 음악 재생에나 주로 쓰이는 음성기기”라고 폄하합니다. 스타트렉의 컴퓨터를 꿈꿨지만 타이머나 맞춰주는 기계에 그쳤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알렉사 플러스’로 재도전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알아서 행동하는 진짜 에이전트로서의 AI가 이제야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경영학의 역사에서 에이전트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고유한 무게를 지녀 왔습니다. 주인-대리인 이론(Principal-Agent Theory)은 한쪽이 다른 쪽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할 때 발생하는 이해관계의 충돌을 다루는 경제학 이론으로 주주와 CEO, 고객과 변호사처럼 정보와 권한이 비대칭적으로 분포된 모든 위임 관계에 적용됩니다. 이 이론은 오랫동안 인간 또는 인간이 설계한 조직이 서로 권한을 위임하는 관계를 전제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리인의 자리에 인간이 아닌 AI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호모 파베르(Homo Faber)’, 즉 ‘도구를 만드는 인간’이라고 부릅니다. 인류는 돌도끼를 만들고, 바퀴를 발명하고, 증기기관을 설계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도구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 적은 없었습니다. 망치는 못을 박는 방향을 결정하지 않고, 자동차는 목적지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AI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처음으로 인간의 의사결정을 위임받아 실행하는 도구가 등장한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AI 에이전트를 ‘호모 파베르의 마지막 도구’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만든 도구 중 처음으로 인간을 대리하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이후에는 더 이상 인간이 도구의 유일한 주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입니다. 실제로 AI 에이전트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닙니다. “바르셀로나 3박 4일 출장 준비해 줘”라고 한마디 던지면 항공편을 비교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미팅 전날 저녁 식당까지 캘린더에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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