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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토즈의 공간 창조 전략

공간을 판 ‘현대판 봉이 김선달’ 공유경제시대, 글로벌 도약을 꿈꾼다.

윤영진 | 208호 (2016년 9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공간서비스그룹’을 자처하는 토즈는 빈 공간에 고객의 목적과 생애주기에 맞춘 목적과쓰임새를 부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율적으로 학습 효과를 내는 스터디센터, 스마트 워크 및 ‘1인 오피스를 구현해주는비즈니스센터워크센터’, 각종 모임을 편하게 열 수 있는모임센터등의 사업을 구축했다. 토즈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경제적 생산자원의 외부화 지향:

공유 및 유틸리티 서비스 (Off-shore Shared & Utility Service)

2. 무간(無間)의 연계 달성:

O2O 서비스(Online-to-Offline Service)

3. 새로운 사회문화적 코드 창출:

커뮤니티 서비스(Community Service)

4. 공간의 기능을 테마화:

시장충족형 전문화 서비스 (On-Demand Professional Service)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신은경(매캘러스터칼리지 경제학·아시아학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아버지는 말없이 다가왔다. 그리곤 손가락을 들어 올려 아들의 가슴팍에 말없이 한 글자를 썼다. ‘참을 인()’

 

 

아들의 심장에 마치 문신처럼 새겨진 이 한 단어는 이후 아들의 기나긴 사업 여정에 나침반이 됐다. 15년 전, 공간서비스그룹, ‘토즈를 운영하는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44)가 사업을 시작할 무렵의 얘기다. 김 대표의 부모님은 경남 남해에서 학교 납품용 가구를 제작하는 공장을 운영했다. 김 대표가 초등학생 때만 해도 부모님과 네 남매, 이렇게 여섯 식구 전체가 공장 내 단칸방에 살림을 차려놓고 숙식을 했다. 아이들은 등굣길이 부끄러웠다. 가난의 무게를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손때 묻은 책가방에는 가구 제작 과정에서 쓸려 나온 톱밥이 찰거머리처럼 잔뜩 들러붙어 있었다.

 

다행히 부모님의 사업은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에는 경남 지역 최대 규모의 학교 납품 가구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사업 파트너로, 수십 년간 고생을 함께한 부부는 자식들이 사업을 하느라 당신들과 똑같은 마음고생을 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두 아들에게 자격증 하나만으로도 척척 취업이 잘됐던 회계사가 될 것을 권했다. 이렇게 부모님의 뜻대로 서울로 유학을 갔고, 미국회계사 자격증(AICPA)까지 딴 착한 장남이 결국은 취업 대신 사업을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미 큰 꿈을 품기 시작한 아들의 뜻을 꺾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는참을 인자 하나를 가슴팍에 새겨주며 말없이 앞길을 축복했다.

 

‘공간을 서비스합니다

 

‘공간을 서비스한다.’ 이제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개념이지만 당시로선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 같은 발칙한 발상이었다. 1995년부터 약 7년 동안 회계사 시험 등을 준비하며 도서관과 독서실 등을 전전했던 김 대표는왜 마음 편하게, 그리고 쾌적하게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모임 공간이 없을까궁금했다. 학교 도서관을 자주 다니다보니 저도 모르게 학생들의 행동도 관찰하게 됐다. 그가 다닌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도서관 2층과 인근 독서실에는 칸막이가 있는 공간과 칸막이 없이 탁 트인 공간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만 관찰해 봐도 어떤 이는 굳이 칸막이가 있는 공간을 사수하려, 또 어떤 이는 탁 트인 공간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게 느껴졌다. 그저 공부 스타일뿐 아니라 환경 자체가 효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자연스레 가설을 세우게 됐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됐던 공부 효율과 환경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사업 구상으로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부 공간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1994년 오픈한 민들레영토 세미나실이 학교 도서관이나 회사 회의실을 대체할 만한 스터디용 모임 공간으로 불릴 만했다.

 

사업 아이디어를 머릿속으로만 구상하던 사이,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외국계 회계 법인에서 인턴으로도 근무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앞으로 10, 20년간 내 심장을 뛰게 할 일일지 회의가 앞섰다. 하지만 당시에는 IT(정보기술) 분야를 제외하고는 감히 20대 후반의 나이에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취업도 잘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회계사 자격증까지 따놓고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니. 주변 친구들조차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공부 공간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김 대표의 확신은 컸다. 결국 창업을 결심하고 아버지로부터 일부 투자도 받았다. 대학 후배 2명과 지인 1명을 영입해 약 1년간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독서실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김 대표가 꿈꾸는 공부 공간은 전무했기에 벤치마킹 대상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유일한 아이디어는 잠재 수요자들에게서 찾아야 했다.

 

 

당시 인기가 높았던 커뮤니티 포털 프리챌에서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 동호회 운영자들을 접촉했다. 이들 운영자는 주로 자기계발이나 성공에 관심이 많은 학생 또는 직장인들이었다. 이들은 그저 시장 조사를 위한 대상이 아닌 잠재적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2600명을 접촉해 최종적으로 400명가량을 심층 인터뷰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도전이지만 경험도, 예산도 부족한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발로 뛰는 것밖에 없었다.

 

인터뷰는 꽤 심층적으로 이뤄졌다. 일단 설문지 형식으로 해당 동호회의 규모와 오프라인 모임의 주기와 크기, 모임 소집 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중점적으로 물었던 질문은처음 만난 사람들이 어떻게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커뮤니티화 하는지였다. 김 대표는 다년간의 스터디 경험상 모임의 장기적 지속가능성과 성장 가능성에는 만나는 장소의 안정성 정도가 높은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안정적인 장소 없이 커피숍, 식당 등을 전전하다보면 차만 마시다가, 또는 술만 먹다 모임이 와해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경험하고 또 목격했기 때문이다.

 

100명을 인터뷰하다보니 이미 해볼 만한 사업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예비 소비자들은 안정적으로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조용하고 효율적인 공간에 대한 니즈가 강렬했고 이런 장소가 생긴다면 매번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업을 구상해야 할까 고민했고 좋은장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사람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원이 달랑 세 명밖에 없는, 아직 가시화된 사업체도 없는신생 벤처였지만 전국 36개 주요 대학에 자랑스럽게 공채 포스터를 붙였다. 대관료가 2시간에 100만 원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내 사무실을 빌려 버젓하게 공채 면접도 봤다. 모임 공간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4명 모집에 120명이나 몰려왔다. 이들에 대한 설득 포인트는 오직비전’, 그리고당신을 이 비전에 맞춰 제대로 대우해주겠다는 인간적인 호소뿐이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를 포함한 네 명의 직원은 철저히 준비에 나섰다. 이력서에 게재된 면접자의 사진을 익혀 지원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얼굴만 보고 이름표를 찾아준 것이다. 지금까지 김 대표와 함께 일하는공채 1직원 중에는당시 이런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 첫 직장으로 이 기업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면접을 회사가 구직자에 대해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직자에게 회사를 알리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앞으로 10년 후의 비전이 무엇인지 등을 명확히 밝히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구직자들의 표정이 호기심에서 관심, 그리고 결심으로 바뀌는 짜릿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경영에 대한 별 지식은 없었지만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역시 50년 넘게 사업체를 운영한 부모님의 어깨 너머로 배운 교훈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개인적 철학과 같았던 조직 내 구성원에 대한존중은 이후 기업 문화로 이어졌다. 사진만으로 지원자를 매칭해내는 작은 배려는 지금도 채용 때마다 인사 담당자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또 매일 고객들을 만나는 현장 직원과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도 고객을 기억해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평소 자주 이용하는 공부 공간으로 안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게 한다.

 

야심찬 출발

 

301의 경쟁률을 뚫고 네 명의 공채 직원이 선발됐다. ‘도전 정신’ ‘남이 해보지 못한 길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공통점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2002 126, 서울 신촌 본점에 231( 70) 규모의토즈 모임센터를 열었다. 2600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 인터뷰를 포함해 1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호기롭게 사업을 출범한 것이었다. 이 공간에서는 스터디나 회의, 세미나, 교육 등 공부 및 회의를 목적으로 하는 학생 및 직장인, 기업 등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고, 인터넷, 전화, 프린터 등의 사무기기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오픈 행사에는 인터뷰를 했던 커뮤니티 운영자 100명도 초대했다. 거창한 오픈행사 분위기만 놓고 보면대박은 따놓은 당상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첫 달 이용 고객은 겨우 298명에 불과했다. 하루에 10명 정도 방문한 셈이었다. 시간대로 나누면 단위 시간당 내부에 머무른 고객은 직원 수보다도 적었다. 설문 조사 때 사업 모델에 대해 극찬을 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원망스러웠다.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당시로선 그저 잘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김 대표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 어려운 순간은고객이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간을 버티기 위해 오만 가지 이유를 떠올려 고객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며 스스로를 합리화해보기도 했다. 물론 이 시간을 버틴 끝에 알게 된 중요한 교훈도 있었다. 처음부터 사업이 잘됐더라면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었던, 고객의 소중함이었다.김 대표는 토즈를 알리기 위해 2년 동안 매일 아침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렸다. 그가 혼자 돌린 전단지만 28만 장이 넘었다.

 

서너 달이 지나자 다행히 고객은 조금씩 늘어갔다. 한 번 방문한 고객은 꼭 다시 방문해 재방문율이 90%가 넘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센터를 떠나면서 반드시이런 공간을 마련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희망이 보였다.

 

초기에 왜 사업이 번창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을 해봤다. 사실 위치만큼은 나무랄 데 없었다. 신촌의 대표 서점, 홍익문고 옆 스타벅스 위. 유동인구 수만 해도 주말에는 32만 명, 주중에는 22만 명에 이르는 좋은 길목이었다. 하지만 위치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체험 여부였다.

 

공간 사업의 핵심은 사용자가 편안하게 느끼고, 따라서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편안한 환경이란 경험해보고, 익숙해지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따라서 잠재 고객을 끌어들여 어떻게 처음으로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지가 관건이었다.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었다.이 시간 동안 김 대표는참을 인을 가슴에 새겼던 아버지의 얼굴이 자주 떠올랐다. ‘아들아, 견뎌라라는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그는 최대한 인내하겠다고 다짐, 또 다짐했다.

 

 

 

 

때때로 생각지 않았던 사업 기회를 만나기도 했다. 신촌과 가까운 곳에 본사가 있는 기업인 이랜드 직원들이 토즈 모임 공간을 때때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사내 동호회가 일주일에 한 번씩 공간을 정기적으로 점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정기적으로 모이는 집단을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조만간 오프라인 모임을 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찾아 미리 영업을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모임 공지 가능성을 점쳐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더라도 모임 공지는 개별적으로 취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매달 하루 한두 팀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50만 명에 달하는 고객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잠재 기반 고객 50만 명 확보를 목표로 이후 5년간을 매달렸다. 그때까지는 프랜차이즈 확대 전략도 취하지 않았다. 고객 기반이 일단 조성돼야 사업도 확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50만 명의 방문 고객 기반 데이터를 축적하자 공간 서비스도 목적별로 세분화시킬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회의, 인터뷰, 그룹스터디 등 목적이 다양하다보니 니즈에 딱 맞는 모임 공간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2004년 말 토즈는 스터디, 비즈니스, 워크센터, 레지던스 등 목적별로 나눠 사업을 분화시킨 모델을 수립했다. 그리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각 분화 모델에 대한 확장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 네 개 부문이 비로소 완성된 것이 2011년이다. 2001년 창업을 했으니 딱 10년 만에 처음 생각했던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된 것이었다. 김 대표는 지금도내 창업 기간은 10년이었다고 말한다. 10년간, 10만 번쯤참을 인자를 떠올렸다.

 

모임센터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05, 신촌에 위치했던 1, 2호점에 이어 강남역 인근에 3호점을 열면서부터였다. 모임 공간에 대한 수요는 강북보다 강남에서 더 높았다. 강남에선 신촌에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객군이 채워졌다. 김 대표는 이 강남점을 계기로 사업에선 실력뿐 아니라 운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 적당한 건물을 물색해 건물주를 찾아갔을 때 그는토즈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다며 입점을 거절했다. 그러다 지인들과 함께 간 중국 출장길에서 우연히 그 건물주를 공항에서 맞닥뜨렸다. 출장에 동행했던 지인이 그 건물주와 잘 아는 사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인을 통해 건물주를 소개받게 되면서 전격적으로 입점이 결정됐다.

 

 

스터디센터의 성공

 

강남에 3호점이 생긴 것이 2005년의 일이었다. 비로소 사업은 뭔가 궤도에 오른 느낌이 들었지만 심신은 이미 피폐해졌다. ‘사명도 좋고, 기업가정신도 좋지만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 지금 정리하고 매각한다고 하면 손가락질할 사람이 있을까.’ 자꾸 약한 마음이 샘솟았다.

 

직원들에게는 내색하지 못했지만 그 당시 심한 내적 갈등을 겪었다. 오랜 고민 끝에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열심히 더 달려보자고 결심했다. 그 무렵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비전 선포식은 직원 수가 한 자릿수였을 때부터 매년 가졌던 일종의 세리머니다. 신생 비즈니스 업체로서 직원들에게 회사에 로열티를 갖게 하는 방법은 오로지 비전뿐이었다. 비전 선포식에서 앞으로 3년 후, 우리가 어떤 일을 이루게 될 것인지 설명하면서 처음으로공간서비스 기업이라는 용어를 썼다. ‘공간이라는 상품이 이용자들이 원하는 모습대로 서비스되고 있나, 더 보완할 것은 없나고민해보자고 직원들을 다독였다.

 

 

 

 

그의 비전대로 2011, 드디어토즈 모임센터’ ‘토즈 비즈니스센터’ ‘토즈 스터디센터’ ‘토즈 워크센터등 네 개의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됐다. 그리고 2012, 스터디센터에 대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센터 수가 크게 확대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스터디센터는 프리미엄 독서실이다. 김 대표는 학생 시절부터 본인 스스로도 애용해왔던 독서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쾌적하고 과학적이며 개인의 공부 습관에 특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2010년부터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스터디센터는 비즈니스센터나 워크센터와 달리시간을 다투는 수요자들이 많은 공간이다. , 각종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보니 시간 투자 대비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서울 목동 지역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또 서울대 교육학과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학습 형태 및 환경에 대해 연구했다. 이들은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 지능이론을 기반으로 수요자들의 학습 유형을 분석했고 그 결과 ‘7 러닝스타일이 개발됐다. 또 다섯 가지 학습 공간으로 이를 구현해 각자에게 맞는 공부 공간을 찾아갈 수 있게 했다.

 

또 이러한 모델을 개발하기에 앞서 정교한 시장 조사를 위해 목동에 R&D센터를 겸한 스터디센터를 하나 개설했다. 당시 토즈 매출의 17%에 해당하는 1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이 센터에는 88좌석에 달하는 개별 책상, 모임센터 같은 라운지 하나,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칠판에 써서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다시 볼 수 있게 한 촬영 스튜디오 하나가 마련됐다. 이 스튜디오는 남을 가르치는 듯한 방식으로 학습 내용을 확인해야 공부가 더 잘되는 사람들을 위한 장치다.

 

이 테스트센터를 통해 수요자들이 실제 어떤 공간을 많이 활용하는지, 공부 공간 내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등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각각 칸막이가 쳐 있는 열람실을 먼저 이용했지만 졸릴 때 잠시 리프레시를 하라고 마련한 라운지에 먼저 자리를 맡는 일이 속출한 것이다. 사실 이 공간은 복도와 열람실 사이에 있어 시끄러운 편이었다.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수요자들은이유는 잘 모르지만 조용한 곳보다 공부가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포함한 연구자들은 다소 충격을 받았다. 당시 통계상 전국적으로 총 5000여 개에 달하는 독서실 내 58만 개의 좌석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인위적으로 조성된 열람실에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 일반인은 물론 학생들까지 이미 많은 이들이 독서실이 아닌 대형 커피숍을 개인 독서실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커피 내리는 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 등을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 장치로 여겼던 것이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사람마다 공부하는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R&D의 첫 번째 목적이었던공부 잘되는 공간에 대한 정의와 분류에 대한 실마리를 비로소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처음 스터디센터를 찾는 학생들에게 약 70개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알 수 있게 했다. 학습 유형 테스트에는나는 듣는 것을 좋아하며, 주변 사람들도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생각할 때, 주로 몸을 움직이는 편이다’ ‘나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편하고, 무슨 일이든 함께 어울려 하기보다 혼자 하는 것이 더 좋다등의 문항이 담겨 있다. 이 검사에 따라 공부 태도에 따른 유형은 7가지로, 공간은 5가지로 분류했다.

 

개인의 학습 성향을 고려한 5가지 공간은 시각적 안정감을 주며 학습 효율을 증진시키게 하는크리에이티브룸’, 기존 열람실처럼 큰 칸막이가 쳐져 남들로부터 방해받지 않게 한솔리터리룸’, 타인과 완전히 독립돼 학습자 혼자 독립 공간을 쓸 수 있게 한인디비주얼룸’, 시야가 탁 트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이 공부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오픈 스터디룸’, 약간의 생활 소음이 있고 카페처럼 꾸며진소셜 스페이스룸등으로 나뉜다.

 

또 학습 유형에 따른 5가지 공간과 별개로 칠판을 사용해 남에게 가르치듯 내용을 외울 수 있게 한셀프티칭룸과 그룹스터디룸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용자들은 학습 유형 테스트에서 드러난 자신의 성향에 맞춰 공부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2년간의 R&D 결과를 바탕으로 분당 미금에 문을 연 1호점은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처음에는 칸막이형 독서실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공부 공간이 오히려 집중에 방해가 될까 주저하던 학부모들도 실제 공부를 해본 자녀들의 성적이 오르고 만족도가 높아지자 적극 지지해주기 시작했다. 현재 일부 지역의 스터디센터는 두 달 이상 대기해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스터디센터 등록 시 실시하는 학습 유형 테스트를 좀 더 과학적으로 가다듬은버전 2’를 개발 중으로 내년 초부터 전국 토즈 스터디센터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결국 독서실의 고정관념을 깼던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김 대표는우리가김치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맛과 이미지가 있듯독서실하면 대번 좁고, 조명이 낮은 답답한 공간을 떠올리게 된다그 인식을 깨고, 더 나은 공부 공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을 통해 알리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스터디센터는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전국 190개 센터로 확대됐다. 정체됐던 독서실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창업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토즈 스터디센터는 올해 말 250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스터디센터의 성공으로 최근 3년간 매출액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 1)

 

 

또 하나의 목표는 독서실 등의 공부공간을 ‘K-스터디의 취지와함께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해본 결과 독서실이라는 공간은 국내에만 존재했다.”

 

학습 공간 외에 지금까지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로 공부한 선배와 현재 같은 길을 따라가고 있는 후배를 연결해주는 멘토링 서비스도 고안했다. 3 학생들만 해도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훌륭한 재료들을 대학 합격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 갖다버리는데 일종의지적 재산이 매년 이렇게 낭비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김 대표는 생각했다. 이에 대학 입학 선배들이 멘토가 돼 진로와 전공과 관련된 질문을 듣고 고민을 상담해주는 멘토링 서비스, ‘멘토즈를 고안했다. 아직은 완전히 자리 잡진 못했지만 이것이 선순환되면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 거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에는스터디 데일리 앱을 내놓고 스마트폰으로 학습 시간을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게 했다. 목표달성, 학습효율, 학습현황에 대한 수치를 한눈에 그래프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공간을 판다는 사업이학습 효율 증대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들이다.

 

토즈 스터디센터의 또 다른 큰 고객군은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이다. 취업난으로 ‘4년제 대학 졸업 6년 시대를 살고 있는 학생들이 낙후된 학교 도서관과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 출입을 제한하는 카페를 기피하면서 토즈와 같은 형태의 독서실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다

 

토즈의 모임 공간 역시 목적별로 다양한 내부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2년 소셜게임 열풍을 몰고 온애니팡설립자 이정웅 대표는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없던 시절 매주 일요일 오전마다 토즈에 모여 개발회의를 했다. 당시 기억을 잊지 말라는 취지로 이 대표가 회사 이름을선데이토즈로 지었듯 모임공간은 많은 이들에게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현재 토즈 모임에는 아나운서, 승무원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며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거울 방과 온라인 학습 동영상 등을 촬영해 판매하는 전문 강사 등이 자신의 수업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촬영룸 등이 완비돼 있다.

 

‘토즈 워크센터’ ‘토즈 비즈니스센터등 대안형 사무공간은 최근 대기업과 외국 기업들이 넘보는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6년 전 창업해 이미 16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스타트업 모델위워크(we work)’가 서울 강남역 인근에 대형 비즈니스센터를 최근 오픈했고 국내에서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역시 대형 비즈니스센터를 유사한 상권에서 준비하고 있는 토즈에 위협 요소가 되진 않을까. 김 대표는스타벅스가 국내에 커피 전문점 시장을 크게 확대시켜 토종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을 많이 제공한 것처럼 해외 선두 기업의 진출은 오히려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비즈니스센터란 모델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R&D 과정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 요소들을 경쟁사가 함께 확인시켜주는 효과도 내고 있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보며 토즈는 이에 더해 한국인에 특화된 기존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터디 공간, 모임 공간, 업무 공간 등 4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한 김 대표는 이미 또 다른 목표이자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먼저 최근 대원외고의 요청으로 진행한소셜 스페이스형 스터디룸 완공 사례처럼 학교 등 공교육 기관, 또는 B2B(기업 간 거래) 모델을 통한 스터디룸의 확산이다. 대원외고는 각 학년이 사용하는 각 층의 맨 가운데 공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스터디룸을 조성하길 원했고 파트너로 토즈를 선택했다. 이에 토즈는토즈 스터디센터내 소셜 스페이스 공간처럼 서거나 앉아서 토론을 할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과 계단형 스터디 공간 등에 대한 공사를 완공했고 올 9월 새 학기부터 학생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공간 사업에 있어 성공의 핵심은 사람들에게 일단 한번 경험해보게 하는 것이었다학교를 통해 이런 모델이 확대될 경우 학생들이 각 생애주기에 맞는 학습 및 모임 공간으로 토즈를 기억해줄 가능성이 높아져 미래 고객 창출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하나의 목표는 독서실 등의 공부공간을 ‘K-스터디(스터디 한류)’의 취지와 함께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해본 결과 독서실이라는 공간은 국내에만 존재했다. 똑같이 입시 제도가 빡빡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과 중국에서도 딱히 우리 같은 형태의 사설 독서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만 독서실 문화가 확산된 원인에 대해 가설을 수립하고 스터디센터 설립 과정과 유사한 형태로 R&D를 진행하고 있다.경제성장시대와 함께 급격히 커나간학업을 통한 입신양명 욕구와 당시 공교육 시설로는 해결되지 못한 열악한 도서관 환경이 맞물려 새로운 수요가 탄생한 것이라는 게 독서실 탄생 배경 중 하나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단 아시아 지역 내에토즈 스터디센터를 설립해 교육서비스업을 수출할 예정이다. 또 이를 기반으로 북미 등 전 세계로도 확대해 나갈 포부를 키우고 있다. 일단 어떤 지역을 후보지로 삼을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내년 상반기 내에 지역 선정을 완료하고 R&D센터를 먼저 출범시켜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또 하나의 큰 비전은 1인 가구가 생활하기 좋은 주거 공간리브(live) 토즈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미 R&D 작업을 진행 중으로 내년 1분기 (1∼3)면 탄생하게 될 이 공간은 기존 고시원 공간에 대한 의미와 한계 등에 대한 관찰 끝에 출발한 것이다. 지금은 저소득층 주거 공간으로 일부 의미가 변형됐지만 원래 고시원은목적이 있는 주거공간이다. 각종 고시와 큰 시험 등을 앞두고 공부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으로 조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서실이 그러하듯 고시원 역시열악한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인식돼있다.

 

토즈는 고시, 창업, 직주 근접 거주지 등 고시원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을 먼저 파악해 공간의 타입을 나눌 예정이다. 이미 설립된 토즈의 네 가지 사업 영역을 이 주거공간과 연계해 커뮤니티화 할 생각도 있다. 토즈 측은 초기 조사를 통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외로움과 비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유행하는 셰어하우스(각 세입자들이 방은 따로 쓰고 거실, 주방 등의 공동 공간은 함께 쓰며 가족처럼 생활하는 주거공간) 등 다양한 주거 공간을 조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일단 주거 공간에 대해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는쿨 한 공간이란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공간을 서비스한다는 봉이 김선달 같은 꿈은 이제 사무공간에서, 공부 공간, 그리고 주거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한국이 아닌 세계를 대상으로공간을 팔기 위한 출발선에 선 토즈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까.

 

성공요인과 시사점

 

鑿戶爽以爲室, 當其無,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지게문과 창문을 뚫어서 방을 만드나, 방안에 빈 공간이 있으므로 방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있음()으로써 이로움을 얻지만 실은 비어 있음()이 그 쓸모를 만든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이 문구는모든 존재는 존재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가지는 기능에 의해서만 존재한다는 의미다. 경영학적으로 그 의미를 해석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조적 형상보다는 사용 목적 및 활용방식에 의해 제품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토즈의 공간 서비스는 비어 있는 공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목표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결국은 공간에 목적성을 부여한다는 토즈 비즈니스의 특징을 바탕으로 성공요인과 시사점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1. 경제적 생산자원의 외부화를 지향하다: 공유 및 유틸리티 서비스 (Off-shore Shared & Utility Service)

 

토즈의 서비스는 제한된 자원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려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와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토즈 서비스의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비용이 많이 드는 공간 자원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는 외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또는 공유하고, 이를 이용량에 따라 지불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토즈 워크센터’ ‘토즈 비즈니스센터의 경우 굳이 회사에 오지 않고도 어디서든 편리하게 일하는스마트 오피스를 추구하는 기업들에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사무 공간을 아웃소싱하면 사무실 임대료 절약 효과도 낼 수 있다.

 

공간을 공유하는 토즈의 모델은 이런 의미에서 합리적 소비 및 공유가치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 및 경영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다. 또 비핵심 생산자원을 외부화하고 필요한 만큼만 찍어 사는스폿 바잉(Spot Buying)’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했다. 이처럼 비핵심 생산자원을 외부화하는 방식은 이제 일반화된 트렌드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 숙박공유 모델인 에어비앤비, 카셰어링 혹은 우버 등과 토즈가 지향하는 서비스는 유사한 패턴을 띠고 있다. 즉 이용자에게 제시하는 경제적 효과, 즉 경제적인 가치 제안이 명확하고, 이것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2. 무간(無間)의 연계를 이루다: O2O 서비스(Online-to-Offline Service)

 

극단적 연결 사회로의 변화는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의 경우 온-오프라인의 연계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토즈의원솔루션(ONE Solution·운영 및 고객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은 이처럼 온-오프라인의 기능적 연계 및 관리를 돕는 핵심 솔루션이며, 더 나아가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현실 및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유통되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토즈는 이를 통해 구매 패턴을 계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에 선행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3. 새로운 사회문화적 코드를 담다: 커뮤니티 서비스(Community Service)

 

토즈는 단순히 공간을 대여하는 회사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스스로를 설명한다. 이는 사회 문화적 다양한 코드를 서비스 공간에 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토즈의 공간 서비스는 각 거점별 커뮤니티의 테마를 반영하고 있다. 학원가 주변에서는 주로 스터디센터를 오픈하고 오피스가에서는 사무 공간 중심의 워크센터를 설립하는 등 필요 목적에 맞는 공간의 배치와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아미(Ami)’로 대표되는 수평적이고 친밀한 기업 문화는 커뮤니티 서비스 제공자 스스로가커뮤니티적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철학과 업의 본질이 일치함을 보여준다.

 

4. 공간의 기능을 테마화하다: 시장충족형 전문화 서비스 (On-Demand Professional Service)

 

토즈는 다양한 목적의 모임공간을 서비스 구매자에 따라 단순 모임공간에서 스터디센터, 워크센터까지 기능적으로 테마화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맥락을 이해하고 고객의 필요에 적합한 가치를 제안하고 있음을 뜻한다. 독서실이라는 전형적인 학습 공간을 다양한 학습 방식을 반영한 구조로 구성해 학습 효과 향상이라는 근본적 목적을 충족시킨 노력도 돋보인다. 이는 앞서 거론한 노자의 이야기처럼공간이 있으나 그 공간 자체가 아닌 공간이 사용되는 기능에 초점을 둠으로써 서비스의 가치를 향상하고 보다 전문화된 기능을 실현해준다.

 

토즈는 공유경제라는 시대의 흐름과 사용량에 준거한 효과적 과금 방식을 수용함으로써 서비스 모델을 최적화하고 있다. 또 온-오프라인 간 유기적 연계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운영적 효율성을 확보했다. 또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가장 중시되는 목적지향성을 공간의 기능적 분류를 통해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고 있다.

 

‘공간’을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하고, 전문화된 서비스 체계를 구성하고 발굴, 연구해가는 과정은고객이 원하는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토즈의 비전과 맥락을 같이한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공간에 기능을 부여하는 행위 자체가 토즈 비즈니스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계속 시장을 주시하며 R&D 노력을 강화한 것이 지금까지 토즈가 이룬 성장의 핵심 기반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윤영진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yjyoon@smu.ac.kr

 

윤영진 교수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더앤더슨코리아 시니어컨설턴트, 베어링포인트코리아 이사, 삼정KPMG회계법인 파트너 상무이사로 근무했고 현재 상명대 경영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식경제부장관상(2009),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2014)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피투피시스템즈 기업 연혁

 

 

 

 

 

2001.08 ㈜피투피시스템즈 법인 설립

2002.01 ‘모임센터신촌본점 오픈 1호점

2009.11 ‘비즈니스센터강남점 오픈 1호점

2010.10 ‘스터디센터목동 R&D센터 오픈 1호점

2012 정부 스마트워크 지원사업에 의한 스마트워크센터 위탁운영 실시

2015.06공간 비즈니스 컨설팅스페이스 비즈그룹서비스 실시

2015.09‘워크센터’ 1호점 신반포센터 오픈

2015.10토즈 스터디센터 100호점 달성

2016.09토즈 스터디센터 200호점 예정

 

 

 

 

 

DBR mini box

 

‘토즈’를 이끄는 김윤환 대표 인터뷰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44·사진)공간 서비스 기업이라는 참신한 모토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약 15년간 토즈 브랜드의 공간 사업을 이끌고 있다. 네 명이 야심차게 시작한 기업은 206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의실에 이어 사무실, 도서관, 또 집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공간을 좀 더 쾌적하고 효율성이 높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그의 비전이다. 그는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는 10년 동안 끈기와 사명감으로 견뎠다”며창업에 필요한 철학의 핵심은 결국인내였다고 강조했다.

 

사업 구상 시 2600명을 찾아내고 400명을 심층 인터뷰하는 등 시장 조사를 철저히 했지만 초기 성과가 좋지 못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실망했다기보다는 당황했다. 시장조사 차 접촉한 모든 이들이정말 잘될 사업이라느니, ‘오픈하면 꼭 찾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기에 잘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다. 심지어이러다 처음부터 돈을 너무 많이 벌면 어쩌지하는 섣부른 기대도 했다. 그런데도 결과가 좋지 못했고, 그 기간을 견디면서 결심한 것은 이런 시기에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 자체는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업 모델을 알리는 데 주력한 것과 동시에 고객들이 어떤 점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조사했다. 심지어 멤버십 가입을 진행할 때도 인적사항 정도만 적으면 되는 통상적인 절차 외에 인터뷰를 요구했다. ‘멤버십 가입 하나 하자고, 인터뷰까지 해야 하나고 불만을 나타내는 고객에게는왜 이곳에 오는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고 대부분 취지를 이해해줬다. 서비스가 더 진화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더 입소문이 나면서 점점 입지가 넓어진 것 같다.

 

평생 사업을 했던 아버지가 가슴팍에참을 인()’을 새겼다는 대목이 뭉클하다. 이런 아버지의 격려가 어려운 시기에 실제로 큰 도움이 됐나.

 

한번은 사업 초기, 일이 잘 안 풀릴 때 고향에 내려갔는데 외할머니가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결혼 직후 처가살이를 하던 시절, 한번은 아버지가 자개로 상을 만들어 인근 섬에 팔고 오겠다며 어깨에 잔뜩 지고 집을 나섰다고 했다. 그런데 부둣가에 배가 도착할 무렵, 할머니가 우연히 근처를 지나다 보니 아버지가 그 상들을 하나도 못 팔고 그대로 지고 돌아오고 있더라는 것이다.

 

어깨가 축 처진 채로 상을 어깨에 진 채 뭍으로 뛰어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맞바람이 불어 아버지의 온몸이 앞뒤로 크게 휘청댔다. 상을 바다에 버려버릴까, 같이 안고 떨어질 것인가 고민하는 모습이 잠시 보이더니 아버지가 갑자기 마구 눈물을 쏟더라 하셨다. 이렇게 젊은 시절부터 사업을 하며 마음고생, 몸 고생을 경험한 아버지께서 장남이 사업을 하겠다는 말에 얼마나 걱정이 되셨을지 이해가 갔다. 짠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서울로 돌아왔다. 지금도 사람들이 특기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참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간 사업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체험을 필수적으로 요하다보니 사업 모델 자체가 알려지는 데만 시간이 꽤 걸렸다. 이 시간 동안잘될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이런 사업은 접지 말고 꼭 계속해달라는 고객들의 당부를 들었을 때 불끈 솟는 사명감,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신사업을 앞두고 R&D센터를 가동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에야 착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R&D센터는 순수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하기 위한 공간으로 R&D센터로서의 기능이 끝나면 아예 철수하기도 한다. 사실 대기업도 아닌 작은 기업이 폐기될지도 모르는 R&D센터에 투자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당장의 이윤이 아닌, 오랫동안 유지되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실험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인스터디센터가 결국 사업을 안정시키고 또 확대시킬 효자 상품이 됐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서실은 왜 한결같이 똑같은 모습인지 의문이 갔다. 내가 처음 독서실을 다닌 것이 중학교 1학년 때이던 1985년도였다. 당시 경남 진주에서 살았는데 그때, 그곳의 독서실도 요즘 일반 독서실과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발전이 더딘 영역이었던 것이다.

 

토즈 스터디센터는 가맹사업을 본격화한 2012년부터 서울, 경기,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센터가 추가로 개설되고 있다. 가맹 폐업률이 지금까지 0%였다가 올 7 1건이 생겼는데 그나마도 건물주의 개인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된 사례였다. 자체 개발을 통해 성격 및 공부 공간에 대한 선호도 조사 등을 실시해 온 경험이 핵심 역량으로 자리잡으면서 차별화 전략으로 통한 것 같다. 스터디센터 이용자 비율은 현재까진 중고등학생 70%, 성인 30%인데 앞으로는 성인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본다.

 

또 현재 스터디센터는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권을 획득한 뒤 운영은 본사에 맡기는 위탁운영을 선택할 수도 있다. 또 지분 투자 방식을 택할 수도 있는데 이는 한 가맹점에 대해 지분 절반은 본사가, 나머지 절반은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다. 현재 전체 센터의 65%가 이런 지분투자 지점인데 점차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본사와 가맹점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사업이 안정화되는데 가장 이상적인 모델인 것 같다.

 

프리미엄 독서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후발 주자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위협이 되지는 않는지.

 

현재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가진 후발 업체가 20개 정도 된다. 20개 업체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독서실의 개수( 200)를 합친 것이 토즈의 스터디센터 개수와 유사하다. 후발 주자들의 등장이 개인적으로 오히려 반갑다. ‘공간을 파는사업은 아직 일반인들에게 많이 낯설기 때문에 토즈 브랜드 하나만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후발 업체들이 빨리 더 등장해 이 사업 모델 자체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오히려 걱정은 이들이 제대로 운영하지 못할까다. 기존 독서실보다 훨씬 더 쾌적하고, 효율을 잘 낸다는 입소문이 나야지, 역효과가 난다면 프리미엄 독서실에 대한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실의 표준이 좀 더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전환돼야 할 시기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후발 업체들과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워크센터나 비즈니스센터는 최근 기업들의스마트워크구축 바람과 함께 맞물려 어떤 사업기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미 토즈는 행정자치부, KT 등 공공 및 민간 기업의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는 등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세종시 등 지방으로 중앙 정부기관들이 이전하면서 서울 출장 시 일할 수 있는 업무 공간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워크라는 제도가 유행하기 전부터 비즈니스센터와 워크센터 사업을 구상한 것 자체가움직이며 일하는 인류에 대비한 것이었다. 마침 해외 선진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스마트 워크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토즈라는 자체 사업 모델 외에 각 기업에 맞는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시원의 대안이 될 주거 공간, ‘리브(live)토즈에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업 모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달라.

 

토즈는 공간의목적성을 찾는 데 집착하는 사업 모델이다보니 잠만 자는 공간으로 꾸미지는 않을 것이다. ‘, 이곳에서 잠을 자는지’, 주거의 목적 자체를 해석해내려고 애쓰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수요자들의 공동 주택에 복합 센터를 만들어 토즈의 4가지 사업 모델을 유치하고, 멤버십 형태로 거주자들이 이 시설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고안하고 있다.

 

직원들을아미(ami, 프랑스어로 친구라는 뜻)’라고 부르고 친근하게 대하는 등 기업 문화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매니저급 이상을 제외하고 고객들을 주로 접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아미라고 부른다. 외부에서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할 만한 문화들이 토즈 내에는 일부 존재한다. 예컨대 인트라넷에 있는 CEO 게시판에 종종지금 미국 출장을 와 있는데, 어떤 계약을 했고 어떤 것을 협의 중이다. 여러분들이 많이 보고 싶다는 식의 보고 및 안부 글을 남긴다. 비전 하나만으로 설립한 기업이기에 끊임없이 현재 사업 진행 상황과 향후 비전을 공유하고, 경영진이 직원들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물론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머리로만 생각해 시작한 관행은 아니다. 실제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시작한 것인데 이제 기업 문화로 굳어졌다.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해야 직원이 고객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진부하게 들리는 메시지가 결국 진실임을 굳게 믿고 있다. ‘공간비즈니스의 목표는시간’(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공간 제공)이고, 그를 위한 수단은사람임을 늘 스스로 상기시키고 있다.

 
  • 윤영진 | - (현)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아더앤더슨코리아 시니어 컨설턴트
    - 베어링포인트코리아 이사
    - 삼정KPMG회계법인 파트너 상무이사
    yiyoon@s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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