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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모디네일의 NPD 전략

삼각형으로 발리는 솔 알아요? 고객니즈가 제품 아이디어, 저절로 차별화!

김상용 | 176호 (2015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경영전략, 마케팅

 

 

아리따움에서 선보인 네일 브랜드모디네일이 마니아층을 양성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었던 이유는?

① 주 타깃고객의 니즈를 면밀히 분석해 NPD 과정을 충실히 이행

② 색상 외에 무늬와 질감이라는 새로운 경쟁 기준을 제시해 독특한 가치 제안에 성공

③ 제작비용 절감 및 조직 단순화를 통해 확보한 빠른 유통 속도를 모디네일만의 정체성으로 확립

④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가치 유지 및 선순환 구조 확립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손혜령(미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상관성의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경제계에는 여성의 스커트 길이와 경제 상황을 연결해 시사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꽤 오랫동안 전개돼 왔다. 경기가 나쁘면 옷감이 덜 들어가는 미니스커트가 선호된다든지, 경기가 좋으면 더 과감한 스타일이 인기를 끈다든지 하는 속설들이 그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스커트 길이는 립스틱 색깔에속설 경기지표의 자리를 내줬다.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서 여성들이 화장품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비하는 대신 립스틱만 사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인데, 특히 빨간색 립스틱은 그것 하나만 사용해도 얼굴이 화사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여성들이 빨간 립스틱을 이전보다 많이 사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미국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Estee Lauder)는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립스틱 지수(leading lipstick index)’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립스틱은속설 경기지표의 자리를 다시 네일 제품에 넘겨주는 추세다. 네일 제품은 화장품 중에 가장 낮은 가격대에 속하는 품목이라 불황에도 매출에 타격이 적다. 손톱 색을 바꾸는 데서 화장의 재미를 찾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기분 전환을 꾀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전체 화장품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네일 시장은 오히려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2014년 기준 국내 네일 제품 시장의 규모는 413억 원 정도1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10년 동안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세다.

 

국내 네일 시장의 규모가 커진 데는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아리따움(ARITAUM)’에서 내놓은 PB(Private Brand products) 브랜드모디네일(MODI nail)’의 공이 컸다. 2012 6월 처음 나온 모디네일은 우수한 제품력과 다양한 색상, 빠른 회전율과 게릴라 마케팅을 토대로 시장에 나오자마자 여성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출시된 지 1년 반 만에 1000만 개가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 여성 3명 중 1명은 모디네일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국내 네일 시장의 1위 브랜드모디네일의 성공요인을 DBR이 분석했다.

 

소비자를 읽어라

1) 셀프 네일의 전조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앞 다퉈 브랜드마다 로드숍을 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저가 화장품 열풍을 몰고 온 미샤(MISSHA)의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도 로드숍 개설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아리따움을 열고 마몽드와 한율, 아이오페 등 자사 브랜드 중 일부 제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10∼20대를 겨냥한 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은 브랜드 자체의 로드숍을 마련하고 설화수나 헤라 등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면세점이나 백화점, 방문판매를 중심으로 하면서 브랜드 라인업 중허리에 해당하는 브랜드 제품들을 위한 로드숍을 별도로 열어 브랜드별로 채널을 다각화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을 열면서 로드숍의 특성상 고객들의 시선과 발길을 끌어당길 만한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집객용(集客用) 상품을 기획하고 관리하기 위한 PB팀을 로드숍과 함께 발족시킨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PB팀은 립스틱이나 틴트, 네일과 아이(eye)용 색조 제품, 시트 마스크(sheet mask) 등 가격대가 낮아 구매에 부담이 적고, 다양한 색상 구비 등을 목적으로 이미 갖고 있더라도 추가로 구입할 만한 아이템을 주로 기획해서 아리따움 매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 말, 화장품을 주제로 여성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탐색하던 PB팀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해외 브랜드에서 내놓는 네일 제품을 손톱에 발라 색상을 비교하는 사진이 올라온다든지, 브랜드별 네일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네일 제품에 대한 글이 유난히 많이 올라온다는 것을 포착한 것이다. 페이지마다 네일 관련 글들이 잔뜩 올라오는가 하면 이런 글마다 댓글이 수십 개, 수백 개씩 달리기도 했다.

 

지금은 집에서 스스로 손톱에 색을 칠하거나 다양한 무늬를 그려 넣는 이른바셀프 네일족(self-nail )’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네일 제품은 화장품의 주류가 아니었고 업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템이었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네일 제품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거나 구색 맞추기식으로 몇 가지 색상만 갖춰놓는 경우가 많아 국내 제일 제품은 색상이 다양하지 않고 해외 제품에 비해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이는 아리따움도 마찬가지였다. 셀프 네일에 관심이 많지만 국내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제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해외를 방문했을 때 원하는 색상을 사들이거나 면세점을 통해 수십 개씩 사 모으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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