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 Inspiration from Creative people : 이현종 HS애드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혁신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광고를 넘어선 광고’를 실행하는 이가 있다. 이현종 HS애드 대표 CD다. 그는 ‘공감경제시대’에는 기능적으로 분화해 벽을 쳐놓은 기존 기업 조직으로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만들어 낸 개념이 ‘product’와 ‘advertising’을 조합한 ‘productising’이다. ‘광고를 넘어선 광고’를 해야 할 정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기업인들은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야 할까. 그가 제시하는 통찰은 다음과 같다.
1) ‘광고 카피’를 만들지 말고 ‘개념’을 만들라. 2) ‘가슴의 시대’에 맞게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바꿔라. 3) 기술과 반기술의 양립 시대에 발맞춰 ‘본질주의’로 승부하라. 4) 마케터와 광고인은 ‘성동격서’의 전략 내에서 함께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한서연(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씨와 유준수(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 광고 역사에는 ‘모르면 간첩’ 수준으로 유명한 광고 카피가 몇 개 있다. SNS는커녕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도 사방팔방 패러디되며 퍼져나가던 문구들이다. 배우 故 최진실 씨를 일약 스타덤에 올렸던 한마디 “남편은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나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등이 바로 그런 광고 카피다. 전지현, 이영애 등 당대 톱 배우들이 모델로 등장해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보여주며 던졌던 “엘라스틴 했어요”라는 광고문구 역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한마디로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바로 그 광고카피를 만들어냈다.
1988년 HS애드(당시 LG애드)에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광고회사 웰콤 부사장, Wisebell 대표 등을 지냈다. HS애드 CCO(Chief Creative Officer)를 거쳐 현재는 HS애드 대표 CD(Creative Director)다. “엘라스틴 했어요” 캠페인, 올림푸스의 ‘마이 디지털 스토리’, LG 명화 광고, 배스킨라빈스 닉네임 캠페인과 프로스펙스 워킹화 캠페인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공 캠페인을 직접 설계하고 만든 사람 중 한 명이다.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대한민국 광고상’ 등 큰 상을 휩쓸기도 했다. 저서로는 <心스틸러>가 있다.
카피라이터로 시작했다. 수많은 히트작을 남겼고 광고 전반의 기획을 총괄하면서부터는 독립된 회사를 운영하던 시절이든,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시절이든 바로 그의 이름값만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엄마는 외계인’이라는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의 이름까지 직접 만들며 광고를 제작했고, ‘천지 창조’나 ‘감자먹는 사람들’ 같은 세계적 명화에 모 전자회사의 제품을 집어넣거나 동서양의 최고 유명 화가가 함께 배를 타고 여행하는 콘셉트의 기업 이미지 광고로 충격을 주는 한편 각종 광고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림 1)
바로 이현종 HS애드 대표 CD(Creative Director) 얘기다.
광고인으로서 이룰 만큼 다 이룬 그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얼마 전 <心스틸러>라는 책을 내 자신의 수십 년 광고 경험을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Over The Rainbow(이하 OTR)라는 사내 벤처 형식의 조직을 만들어 Advertising이 아닌 Productising을 시작했다. 그동안의 ‘creativity’ 활동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creativity’ 활동에 나선 셈이다. Productising이란 Product+Advertising의 합성어로, 제조업체에서 먼저 제품을 만든 뒤에 광고대행사에 광고마케팅을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광고회사에서 먼저 제품 콘셉트를 제안하고 실제 제품을 디자인까지 해서 광고주인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도록 한 뒤 다시 본인들이 광고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첫 작품은 LG전자에서 주력폰인 G 시리즈와 별도로 10대와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내 놓은 아카(AKA)폰이다. (그림 2) 일반적인 형태의 스마트폰과 달리 캐릭터 커버가 씌워져 있고 문자나 SNS가 오면 눈을 깜빡이며, 기분에 따라 캐릭터 커버를 바꿔 끼울 수도 있는 콘셉트였다. ‘대성공’까지는 아니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알려졌다. 한국 제품 생산과 광고 역사상 최초의 시도였던 만큼 산업계와 광고업계 전반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DBR이 Productis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를 만났다.
광고를 넘어서
아카(AKA)폰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건 맞는데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이른바 ‘대박’이 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회사로서는, 적어도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시도였다. 리테일, 디지털 기술 적용, 공장에서의 생산만 안 했을 뿐이지 거의 모든 걸 한 거다. ‘advertising’(광고)을 중심으로 보면 ‘before ad’(광고 전), ‘after ad’(광고 후)를 전부 다 한 첫 번째 케이스라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방점을 찍었다고 본다. 예전에 제품 아이디어를 조금 내서 광고 전에 부분적으로 반영시키거나 브랜드 네이밍에 참여한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광고회사가 이렇게 완전히 제품 사상의 형성부터 디자인, 마케팅 단계까지 총괄한 경우는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없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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