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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 행복나눔 125운동본부 회장

“‘내가 말하면 그렇게 될 것’이란 리더의 착각, 혁신 실패의 첫 걸음”

정지영 | 169호 (2015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국내에서 기술경영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손욱 전 농심 회장이다. 농심으로 오기 전 이건희 회장 수행팀장, 삼성SDI 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인력개발원장 등을 지내면서 다양한 혁신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손 전 회장은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가치를 깨닫는 것, 혁신의 진정성을 직원과 공유하는 것, 핵심 인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스시그마 전도사’ ‘최고의 테크노 CEO’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을 모두 보좌하며 삼성의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삼성SDI의 프로세스 혁신과 전사적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삼성SDI에 식스시그마를 최초로 도입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 신경영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수행팀장으로 이 회장을 보필했다. 2003년 서울대와 한국공학한림원이 공동으로 발표한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에 선정됐고, 2006년 현직 CEO로는 최초로 서울대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주임교수로 임용됐다.

 

손욱 회장의 화려한 이력이다. 2008년 농심 회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1975년부터 30년 이상 삼성에서 근무했다. 삼성SDI 사장을 비롯해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인력개발원의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삼성에서 잇달아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국에서 기술경영(Management of Technology)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다. 현재는 1주일에 한 번 선행을 하고, 1개월에 책을 두 권 읽으며, 하루 다섯 번 감사하자는 취지의 운동인 행복나눔125운동본부 회장으로 사회에 감사와 긍정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손 전 회장을 만나 혁신에 대한 그의 경험과 통찰을 들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은 전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법들을 찾아내거나 스스로 개발해 자사의 현실에 맞춰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고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선진기업과 일류기업, 후진기업과 보통기업의 차이도혁신에서 나온다.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혁신을 두려워하는 기업은 진정한 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적극적으로 선진국의 혁신방법을 도입하고 발전시킨 기업이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도 처음부터 이렇게 큰 기업이었을 리가 없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받아들이고 시도하고 도전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이 됐다. 꾸준히 체질을 튼튼하게 바꿔가려는 노력이 있었다. 삼성 신경영이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바꿔 말하면 현재 일류기업이 그러했듯 중소기업도 혁신에 성공하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혁신을 하려면 바닥에서 기본적인 것부터 쌓아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둑을 둘 때 정석은 공부하지 않고 일류 기사의 기보만 외워 대국을 하려고 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 것처럼 혁신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외국 기업의 혁신 방법을 따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회사가 가진 문제점과 현실을 파악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켜 적용해야만 한다.

 

 

성공적인 혁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혁신을 얘기하면서 삼성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병철 회장은 늘선진기업보다 더 좋은 기업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왕에 하려면 세계 최고의 기술, 최고의 설비, 최고의 원료를 가지고 하자” “선진기업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우리만의 플러스 알파를 더하자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삼성이 설립될 당시만 하더라도 힘든 시절이어서 한국 기업 가운데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전혀 없었다. 이병철 회장은 아무도 한국 기업에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 생존 자체가 목표였던 때부터 세계 일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혁신의 시작점에는일류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어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혁신을 실행할인재. 삼성은 초기부터 제일주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제일주의의 기본은 인재라고 봤다. 인재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데려왔다. 회사 복지에도 신경을 써서 젊은 인재들이 다른 회사로 가는 대신 삼성에 올 수 있도록 했다. 최고의 인재를 뽑을 뿐만 아니라 입사한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데에도 늘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삼성처럼 직원 교육에 투자하는 기업은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다. 지역전문가 제도라는 것은 삼성이 세계 최초로 시행한 직원 교육 제도다.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1990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주로 대리, 과장급에서 뽑힌 사원들이 외국의 한 지역을 정해 가족 없이 홀로 1년간 지내면서 그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현업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체류비용뿐 아니라 급여도 받는 파격적인 제도다. 삼성은 늘 최고의 인재를 데려왔고, 또 그들의 능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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