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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성장 전략

주소 몰라도 되고, 받는 사람이 옵션 선택…
‘색다른 경험’으로 선물 문화의 틀 바꿔

최호진 | 402호 (2024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대부분의 이커머스가 구색(Selection), 가격(Price), 편의성(Convenience)에 초점을 맞추는 아마존의 SPC 전략을 모방하며 더 많은 상품을, 더 저렴하게, 더 빨리 배송하는 데 집중한다. 이와 달리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관계형 커머스를 지향하며 선물 여정에서 사용자들이 겪는 페인포인트를 개선하면서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받고 싶은 선물을 공개하는 ‘위시리스트’, 선물 받는 사람이 원하는 옵션을 직접 선택하는 ‘수신자 옵션 변경’ 기능 등 취향에 맞는 선물을 주고받길 어려워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도입한 기능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선물하기는 가격 할인, 마감 세일 등 출혈 경쟁 대신 정가 판매를 주력하되 상품 구성, 포장 면에서 선물 가치를 높이고, 깊은 관계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럭셔리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등 관계형 커머스라는 본질에 집중한 차별화된 MD 전략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발 저가형 이커머스 돌풍에도 할인 없는 정가 판매에 주력하고 고가의 전문관을 새롭게 론칭하는 등 나름의 파격적 시도를 통해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있다. 바로 ‘국민 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다. 카카오톡의 첫 수익 모델로서 2010년 모바일 교환권 중개 판매 형태로 시작한 카카오톡 선물하기(이하 선물하기)는 2012년 배송 상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며 카카오톡 안에서 선물 주문과 결제를 한번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받는 사람의 주소를 몰라도 선물할 수 있도록 선물 경험을 혁신한 선물하기는 2010년 론칭 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 2021년 연 거래액 3조 원을 돌파했다.1 2023년 6월에는 에르메스, 디올,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샤넬 등 120여 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전문관 ‘럭스(LuX)’를 론칭해 객단가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이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선물하기의 성공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 바로 ‘사용자들의 선물 경험을 어떻게 개선할까’다. 선물하기는 일반적인 이커머스와 달리 ‘선물을 하는 목적과 행위라는 맥락’에 집중해 가격 할인, 마감 세일 대신 선물 상품의 가격대를 보장하되 상품 구성, 포장 면에서 선물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며 입점 파트너사와 사용자 모두의 만족을 높이고 있다. 또한 명품 카테고리로의 확장 역시 단순한 지인이 아닌 연인, 가족 등 친밀한 관계에서 주고받는 선물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었다. 커머스뿐만 아니라 UX/UI 면에서도 선물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왔다. 사용자가 지인들의 생일을 일일이 캘린더에 적어 관리할 필요 없이 손쉽게 기억하고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입한 ‘생일 친구 알림’ 기능, 서로의 취향을 몰라 모바일 교환권 등 무난한 선물을 주고받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받고 싶은 선물을 직접 선택해 노출하는 ‘위시리스트’ 기능이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선물 경험을 개선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해온 선물하기의 누적 거래액은 지난 7년간 15조 원을 돌파했다. 네이버, 29CM와 같은 타 이커머스가 선물 기능을 도입하는 등 시장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며 매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선물하기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DBR이 카카오 커머스 조직의 리더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형 커머스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선물하기의 성장 전략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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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오리알의 퀀텀점프

선물하기가 2010년 12월 첫선을 보일 당시 카카오톡의 사용자 수는 500만여 명이었다. 스마트폰 보급 수가 710만여 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높은 편이었지만 지금의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채팅 기능 위주의 단순한 앱이었다. 간편 결제와 커머스 기능이 없는 것은 물론 심지어 ‘더보기’ 탭도 없는 시기였다. 무료로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의 사용자 수는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이목을 끌었지만 내부에서는 고민이 많았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엄청난 사용자 트래픽에 비해 수익 모델은 뚜렷하지 않은 탓이었다. 카카오의 신규사업부는 카카오톡의 수익 모델이 될 만한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수익 모델은 광고였지만 카카오는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이 카카오톡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보고 사용자에게 유용하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했다. 카카오는 고민의 해답을 선물에서 찾았다. 카카오톡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 “케이크 먹고 싶다”와 같은 일상적인 대화가 자주 오간다는 점에서 착안해 바로 친구에게 커피나 케이크를 모바일 교환권으로 간편하게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 서비스를 구상했다. 또한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채팅에서 “고마워” “미안해”와 같은 감정을 자주 표현하기 때문에 이때 선물을 함께 보내는 것에 대한 니즈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카카오톡의 첫 수익 모델로 2010년 12월 23일 출시한 선물하기에는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GS25 등 15개 제휴사의 100여 개 상품이 입점했다. SK플래닛(기프티콘), KT엠하우스(기프티쇼) 등이 공급하는 모바일 교환권 중개 판매로 시작했기에 입점 상품 대부분은 과자와 커피, 피자 등 프랜차이즈 식음료 교환권이었다. 중개 판매 형태로 진행되다 보니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이 아닌 외부 판매업체로 이동해 주문과 결제를 해야 했다. 이런 불편함 탓인지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첫 출시 후 9일간 선물하기 구매자 수는 2만 명에 불과했다. 카카오톡의 첫 수익 모델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기사가 나며 대외적으로 크게 이목이 집중됐지만 내부 평가는 회의적이었다. 기대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로 인해 선물하기는 카카오의 주력 비즈니스 목록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2011년 당시만 해도 카카오는 매출 규모가 18억 원에 불과한 스타트업이었기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었기에 한정된 리소스를 선물하기가 아닌 다른 서비스에 투입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은 “여타 온라인 상거래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어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며 선물하기를 살려보자고 고집했다. 결국 찾은 타협점은 ‘부업’이었다. 회사가 전략적으로 내세울 사업을 기획하면서 선물하기 TF팀을 꾸려 부업처럼 병행하는 것이었다. 사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업이었기에 리소스는 늘 부족했다. 마케팅 예산은 바랄 수도 없었고 개발자들은 선물하기 관련 업무가 익숙해질 만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 흥행하는 사업으로 이동했다. 업무의 지속성과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선물하기 TF팀은 반기, 연간 성과 리포트를 정리할 때마다 “6개월만 더 해보시죠”라며 내부를 설득해야만 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개선점을 찾으며 서비스를 고도화하던 선물하기 TF팀은 2011년 6월 정식 팀으로 신설된 후 이듬해 사용자들이 고르는 선물 품목을 다양화하기 위해 배송 상품을 도입했다. 모바일 교환권에서 나아가 실물 상품을 선물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신생 서비스였던 선물하기의 규모가 여전히 작고 인지도가 낮았기에 배송 상품 도입 초기에는 입점에 호의적이었던 몇몇 중소 주얼리 브랜드 업체를 필두로 목걸이, 귀걸이 등을 메인 품목으로 판매했다. 이후 카테고리 다양화를 위해 백화점을 공략했고 현대백화점 입점이 성사되면서 의류, 리빙, 가전 등 상품 구색이 확대됐다. 이를 계기로 선물하기는 커머스 플랫폼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대화형 플랫폼이라는 카카오톡만의 차별점과 주문과 결제가 이뤄지는 커머스가 만나자 선물 경험의 혁신이 일어났다. 기존에는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 주소를 묻고 수령 여부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면 선물하기는 이 모든 과정을 간소화했다. 선물할 상품을 고른 뒤 받는 사람을 지정하고 결제만 하면 끝이었다. 상대방의 주소를 몰라도 스마트폰에 카카오톡만 깔려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선물을 할 수 있게 됐다.

배송 상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커머스 플랫폼으로 탈바꿈했음에도 선물하기의 입지는 출시 후 4년이 지난 2014년까지도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카카오스토리, 보이스톡 등 수천만 사용자를 자랑하는 빅히트 서비스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가운데 선물하기는 사용성 면에서 여전히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자가 유효기간 내 사용하지 않은 모바일 교환권을 환불받는 절차가 무척 까다로웠고 기간 연장도 1회에 한정됐다. 그도 그럴 것이 사용자가 모바일 교환권을 유효기간 내 사용하지 않으면 미사용 금액이 사업자 수익으로 귀속되는 이른바 ‘낙전수입(落錢收入)’이 발생하기에 모바일 교환권 판매 제휴사 입장에서는 사용자에게 쉽게 환불이나 기간 연장을 해줄 리 만무했다.

카카오의 낙동강 오리알 신세였던 선물하기가 퀀텀점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을 다시 한번 혁신해 서비스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데 구성원들의 생각이 모였다. 선물하기는 사용자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공급자 편의에 맞춰진 환불 및 기간 연장 정책을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SK플래닛, KT엠하우스 등 제휴업체마다 제각각인 정책을 판매 중개자인 선물하기가 관리할 순 없었기에 카카오는 직접 모바일 교환권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휴업체의 계약 종료 이후 2014년 7월 모바일 교환권 직접 판매를 시작하면서 환불 및 기간 연장 정책을 크게 개선했다. 유효기간 만료 시기가 다가오는 선물이 있으면 카카오톡 채팅으로 알림을 보내고 모바일 교환권 하단의 ‘유효기간 연장’ 버튼 한 번만 누르면 간편하게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효기간을 넘긴 교환권도 10% 수수료를 제외하고 쉽게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책 개선 이후 낙전수입을 포기하면서 선물하기의 단기적인 이익은 감소했지만 장기적인 서비스 성장에는 자양분이 됐다. 박지혜 카카오 선물하기 기획 리더는 “2014년 환불 및 기간 연장 정책을 개선해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자 이듬해인 2015년, 선물하기 거래액이 60% 증가했다”며 “선물하기가 맞이한 첫 번째 성장 모멘텀이었다”고 말했다.


관계형 커머스로 차별화

선물하기가 여타 이커머스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관계형 커머스’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이커머스는 구색(Selection), 가격(Price), 편의성(Convenience)에 초점을 맞추는 아마존의 SPC 전략을 모방하며 더 많은 상품을, 더 저렴하게, 더 빨리 배송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선물하기의 미션은 ‘선물 맥락을 확장하고, 선물 고민을 해소하고, 선물 경험을 개선한다’이다. 선물하기는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관계형 커머스를 지향하며 선물할 때 사용자들이 겪는 페인포인트를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박 리더는 “일반적인 이커머스와 달리 사람과 사람을 어떻게 연결할지,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지고 그 관계를 유지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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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에서 탄생한 기능이 바로 2018년 도입한 카카오톡 ‘생일 친구 알림’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지인의 생일을 일일이 캘린더에 저장해 관리해야 했다면 생일 친구 알림은 생일을 맞은 지인을 카카오톡 친구 목록의 상단에 노출하고 그 옆에 ‘선물하기’ 버튼을 만들어 선물 쇼핑 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생일을 맞은 친구 목록 아래 ‘친구의 생일을 확인해보세요!’ 탭을 만들어 최근 생일이 지났거나 생일이 다가오는 지인들의 리스트를 노출했다. 이런 부가 기능은 관계가 느슨했던 사이도 생일을 계기로 다시 안부와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 선물하기 이용률을 높였다. 실제로 생일 친구 기능 도입 이후 남성 사용자들의 선물하기 이용률이 증가했다. 친구 생일을 꼼꼼히 챙기지 않는 남성 사용자들이 알림을 보고 선물하는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남성 사용자들이 많이 선택한 생일 선물은 모바일 치킨 교환권이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위시리스트 기능을 도입해 선물 카테고리를 다양화했다. 아무리 친구 사이더라도 선물 받는 사람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친한 친구에게는 생일이 다가오면 “어떤 생일 선물을 받고 싶어?” “요즘 뭐 필요하거나 가지고 싶은 것 있어?”라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막상 직접 말하기 겸연쩍어 “생각이 잘 안 나” “아무거나”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실제 판매 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됐다. 배송 상품을 도입해 카테고리를 다양화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바일 교환권의 선물 결제 비중이 높았다. 상대방의 취향을 몰라 모바일 교환권이라는 무난한 선택을 하는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해소하기 위해 선물하기는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그냥 공개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웨딩 레지스트리(wedding registry)’ 문화가 영감을 줬다. 서양에는 신랑, 신부가 하객으로부터 받고 싶은 결혼 선물을 가격대별로 정리한 웨딩 레지스트리 링크를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웨딩 레지스트리를 보고 자신의 예산에 맞춰 결혼 선물을 고르듯 선물하기는 사용자가 받고 싶은 선물을 가격대별로 따로 담아놓으면 선물하는 사람이 그 목록을 참고해 선물 품목을 결정할 수 있도록 위시리스트 기능을 도입했다. 위시리스트의 UI는 핀터레스트를 참고했다. 핀터레스트를 둘러보며 영감을 주거나 취향에 맞는 이미지를 발견하면 저장 버튼을 눌러 따로 정리해두는 것처럼 사용자가 선물하기에서 상품을 구경하거나 지인을 위한 선물을 고를 때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을 발견하면 하트 버튼을 눌러 위시리스트에 따로 저장해둘 수 있도록 구현했다. 위시리스트 기능 도입 이후 의도했던 대로 모바일 교환권에 치중됐던 선물 결제 품목의 카테고리가 다양해졌다. 박 리더는 “똑같은 3만 원대 선물이더라도 기존에는 고민 없이 모바일 교환권이나 핸드크림을 선택했다면 위시리스트 도입 후에는 위시리스트에 올라 있는 3만 원대 가방을 선물하는 등 결제 카테고리가 다양해지고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선물을 할 수 있어 사용자 만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위시리스트에 이어 취향에 맞는 선물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선물하기는 2019년 하반기에 수신자 옵션 변경 기능도 도입했다.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선물하기 고객센터에는 사용자의 다양한 의견과 요청이 접수됐다. 그중 빈도가 잦았던 고객 요청 중 하나가 선물 받은 상품의 옵션을 변경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선물 받은 립스틱의 컬러를 바꿔 배송해 달라거나, 빨간색 모자를 선물 받았는데 파란색으로 교환하고 싶다는 등의 요청이 자주 접수됐다. 선물하기는 이런 고객들의 요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기능으로 연결했다. 바로 선물 받는 사람이 배송 요청 전 상품 옵션까지 선택할 수 있는 수신자 옵션 변경 기능이다. 기존 이커머스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선물하기가 최초로 도입한 기능이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성장 전략

여러 부가 기능을 도입하며 사용자들의 선물 경험을 개선하고 카테고리를 다양화한 선물하기는 2020년 8월 기준 제휴 브랜드 8000개, 입점 제품 수 50만 개로 확장하며 성장했다.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 카테고리가 입점하면서 명실상부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고 선물하기팀이 입점 제품 라인업을 내부에서 밀접하게 관리했다. 서비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브랜드들이 연쇄적으로 입점하면서 선물하기는 물론 파트너 브랜드의 가치가 상승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2017년 8270억 원이었던 선물하기 거래액은 2021년 3조 원을 돌파했다. 선물하기가 파트너사와 동반 성장하면서 사용자의 만족을 높인 성공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1. 할인 대신 선물 가치 높이는 데 주력

카카오는 선물이란 ‘상대방의 만족을 통해 내 만족을 얻는 자기표현의 수단’이라고 보고 선물하기의 성공적인 고객경험을 ‘선물 구매자와 받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구매자만 고려하는 여타 이커머스와 달리 선물 구매자와 수령자를 모두 고려해 두 대상이 모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선물 가치가 높은 상품을 입점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강청결제와 같이 선물 받는 사람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 품목은 입점 검토 시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선물 받는 사람이 대체로 만족하고 구매자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은 무엇일까? 김미희 카카오 커머스CM 리더는 “선물로서 내재적 가치가 있는 상품”이라고 말한다. 특정 상황에 맞는 상품은 선물 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사례다. 예를 들어 생일에 선물할 수 있는 케이크, 밸런타인데이에 선물하는 초콜릿 등 특정 시즌에 어울리는 상품은 선물 구매로 쉽게 연결될 수 있다. 선물하기팀은 이 점을 파트너사에 강조하는 한편 특정 시즌에 맞춰 최대한 관련 상품을 큐레이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화이트데이가 다가오기 3, 4일 전부터 선물하기에 ‘화이트데이’ 탭을 만들어 이 시즌에 가장 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로맨틱한 품목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사탕과 초콜릿, 주얼리, 향수, 꽃다발 등이 대표적이다. 화이트데이, 밸런타인데이 등 잘 알려진 기념일은 물론 연인들이 장미를 주고받는 로즈데이, 은반지를 주고받는 실버데이 등 매달 14일 기념일 탭을 만들어 관련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기념일 외에 이슈가 되는 특정 시즌에 잘 팔릴 만한 상품을 집중 발굴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선물하기가 직접 발굴해 입점시킨 동아제약의 이중제형 멀티비타민 ‘오쏘몰 이뮨’이 대표적이다. 팬데믹 시기 코로나19 감염 후 자택 격리 중인 지인들에게 건강식품을 선물하는 경우가 늘면서 선물하기에서도 건강식품 구매율이 증가했다. 기존에는 정관장 홍삼이 건강식품 선물의 대표주자였다면 젊은 층 소비자가 대다수 포진한 선물하기에서는 홍삼보다 가벼운 느낌의 비타민 상품 구매율이 증가하는 흐름이 포착됐다. 이에 선물하기는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라는 애칭이 있는 오쏘몰 이뮨을 입점시켜 흥행에 성공했다. 오쏘몰 이뮨은 모든 카테고리를 합산한 선물하기 구매 랭킹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고 품절 대란을 겪는 등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선물하기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많은 비타민 제품 중에서도 선물하기가 오쏘몰 이뮨을 입점시킨 건 가격대가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어서다. 오쏘몰 이뮨의 가격은 7개입에 3만8000원으로 액상형 비타민 20㎖와 캡슐 2개로 구성된 제품 1개당 단가가 5000원 이상이다. 일반적인 커머스에서 높은 가격은 구매 장벽으로 작용하지만 선물은 다르다.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고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돼 있는 제품은 오히려 선물 가치가 높아진다. 또한 일반적인 커머스와 달리 선물하기는 할인 전략을 추구하지 않는다. 선물하기에서는 누구나 상품 가격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할인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할인된 상품을 선물 받는 것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 유쾌한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물하기는 가격 할인, 마감 세일 같은 출혈 마케팅에 집중하지 않고 정가 판매를 고수한다. 김 리더는 “선물 가격대가 보장돼 선물하는 사람의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입점사도 가격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타사에 비해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정가에 팔되 선물 가치를 높이는 게 선물하기의 핵심 전략이다. 사용자가 선물하기 플랫폼을 선택할 유인이 있어야 하기에 가격 대신 상품 구성 면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쏘몰 이뮨의 경우 타사에서 7개입을 판매한다면 ‘7+1’로 1개를 더 증정하는 식으로 가격 할인 대신 선물로서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타 커머스에서 단일 판매하는 제품을 다른 제품과 함께 묶어 새로운 패키지로 구성해 선물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립스틱과 파운데이션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5만 원대 선물을 구매하려는 사용자는 립스틱만 선물하겠지만 10만 원대 이상의 선물을 원하는 사용자는 립스틱과 파운데이션을 각각 살 필요 없이 두 개 제품이 함께 포장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패키지 상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포장도 선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물하기가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내부적으로 세운 포장 기준은 ‘오프라인과 동일한 수준의 포장’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조말론 핸드크림을 구매한 후 선물 포장 요청을 하면 제품을 브랜드 박스에 담고 리본 포장을 한 뒤 브랜드 쇼핑백에 넣어 제공한다. 이런 디테일한 포장 요소도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하는 것을 내부 기준으로 삼아 파트너사에 요청하고 나아가 파트너사와 협의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선물 포장으로 변화를 주는 등 특정 시즌에 어울리는 선물 포장으로 차별화를 하기도 한다.

2. 카테고리 확장과 차별화 전략

기존의 선물하기가 사용자들이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며 다양한 상품을 입점시켰다면 선물하기팀은 이 관계가 발전해 더 깊어졌을 때 선물할 만한 상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명품 립스틱 같은 스몰 럭셔리 제품이 친밀한 관계에서 가볍게 주고받기 좋겠다고 생각해 2018년부터 럭셔리 카테고리로의 확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명품업계에선 선물하기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던 데다 온라인 판매로 희소성이 지나치게 빠르게 희석되는 것은 원치 않았던 터라 입점을 설득하기가 녹록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물하기는 온라인 병행수입 등 제3의 업자와의 제휴를 중심으로 럭셔리 제품을 유통할 경우 가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 본사가 직접 입점하도록 끈질기게 설득했다. 선물하기는 판매사가 직접 상품을 올리고 CS(고객서비스) 대응이나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중개 형태가 아닌 선물하기가 직접 품질 관리나 리스크 대응 면에서 1차적인 책임을 지는 위탁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본사를 직접 입점시켜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의 콧대는 생각보다 높았다. 오랜 시간 헤리티지를 쌓아오고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만큼 요구 사항이 까다로웠다. 일례로 샤넬은 전 세계 모든 샤넬 브랜드의 디자인이 동일해야 한다. 디지털에서도 마찬가지다. 선물하기 입장에서는 고객인 플랫폼의 사용자 위주로 고민하는 반면 샤넬은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도 주력했기에 서로의 입장 차가 커 조율하기가 어려웠다. 선물하기팀은 시차로 인해 새벽에 글로벌 본사와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타협점을 계속해서 찾아나갔다. 결국 선물하기의 샤넬 뷰티 브랜드 페이지에 접속하면 맨 처음 노출되는 화면은 샤넬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맞추되 그 아래 상품 탐색이나 필터, 상품 확인 페이지는 선물하기 사용자들이 익숙한 기존의 UI를 반영하는 식으로 조율점을 찾았다.

처음 논의를 시작하고 여러 조율을 거쳐 2년 만에 2020년 샤넬 뷰티를 성공적으로 입점시킨 선물하기는 올해 6월 샤넬 주얼리와 손잡고 ‘샤넬 코코 크러쉬 디지털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선물하기에서 샤넬 코코 크러쉬 컬렉션을 편리하게 둘러보고 결제한 상품을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샤넬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협업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한 샤넬 주얼리는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며 온라인에서는 모바일 교환권 형태로 판매하길 원했다. 그러나 고가의 명품 주얼리 제품을 모바일 교환권 방식으로 수령하는 것은 고객 경험 측면에선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선물하기팀은 판단했다. 결국 양측이 찾은 타협점이 디지털 팝업스토어였다. 선물하기팀은 온오프라인 동시 판매를 원했지만 오프라인 판매만을 고수하는 샤넬 주얼리와 조율한 결과로 구매는 선물하기를 통해 하더라도 실물 주얼리 상품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무려 3년의 조율 과정을 거쳐 각고의 인내 끝에 성사시킨 협업이었다. 샤넬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주얼리 제품은 판매한 적이 없기에 선물하기가 전 세계 최초로 샤넬 주얼리의 온라인 판로를 개척한 셈이 됐다. 김 리더는 “반지 하나에 600만~1000만 원인 고가 상품이라 실제로 팔릴지 걱정했는데 샤넬 코코 크러쉬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선물하기뿐이라 니즈가 있는 고객들의 구매로 연결됐다”며 “팝업스토어에서 상품을 수령한 고객들이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바이럴 효과를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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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뷰티와 에르메스 뷰티 등 3대장으로 꼽히는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하면서 선물하기는 명품 업계에서 인지도와 입지를 넓혀 나갔다. 현재 선물하기에는 120여 개 럭셔리 브랜드의 1만여 개 상품이 입점해 있다.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가 선물하기 입점을 결정하는 유인 중 하나는 할인 전략으로 승부하지 않는 커머스라는 점이다.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최저가 경쟁을 하지 않는 플랫폼이란 점은 럭셔리 브랜드의 환심을 사기에 유리했다. 또한 자기 구매가 아닌 선물 목적이라는 점에서 기존 명품 브랜드의 판매 영역과 카니발리제이션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이라 심리적 장벽이 낮았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4800만여 명의 카카오톡이 가진 막강한 플랫폼 파워도 명품 브랜드의 마음을 여는 데 주효했다. 자사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가진 명품 브랜드라고 할지라도 고객을 해당 채널로 유입시키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그러나 선물하기에 입점하면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자사 온라인 스토어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입되는 사용자 수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일지라도 선물하기 입점 제안을 뿌리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선물 플랫폼으로서 명품 브랜드에 줄 수 있는 내재적 가치는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를 끌어오는 데 한몫했지만 선물하기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럭셔리 파트너사에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고민했다. 바로 ‘시스템 리소스’였다. 선물하기 입점에 있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사의 주요 장벽 중 하나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이었다. 그렇다 보니 온라인 판매 관련 시스템이나 개발 리소스가 부족했고 심지어 럭셔리 브랜드의 한국 지사에는 시스템 관련 담당자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카카오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플랫폼 기업으로 시스템 관련 리소스가 막강했다. 선물하기는 자사가 가진 강점을 십분 활용해 럭셔리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에 부족한 시스템 자원을 지원하며 성공적인 협업을 이끌어냈다. ‘파트너 싱크’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파트너 싱크란 파트너사가 선물하기에 입점한 후 직접 판매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판매 수량 현황이나 가격 결정 등을 파트너 싱크를 통해 손쉽게 할 수 있어 특히 자사 온라인 스토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선물하기는 럭셔리 브랜드 파트너사에 상품 차별화 방안을 꾸준히 제안하며 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가 상품 라인업에 치중해 있고 이미 정해진 가격대에서 선물하기에 입점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고가 상품을 선물하는 사용자는 소수이기에 가격 저항선이 낮은 엔트리 상품을 함께 전개할 것을 럭셔리 브랜드에 권하고 있다. 티파니앤코의 실버 목걸이가 대표적이다. 티파니앤코는 오프라인 매장에선 실버 목걸이 같은 엔트리 제품 대신 고가의 주얼리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트 모양의 실버 목걸이 공급을 중단하려 했던 티파니앤코는 선물하기에서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을 보며 핑크 컬러 제품을 선물하기 단독으로 추가 론칭했다. 티파니앤코뿐만 아니라 크리스찬디올 뷰티의 엔트리 제품인 립글로스는 전 세계에서 선물하기가 판매량 1위 채널로 등극하며 공장을 증설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10만 원대의 코튼 소재 토트백인 생로랑의 리브 드루아트는 국내에서 선물하기에만 입점해 한국 물량이 이미 완판됐고 본사와 물량 추가를 논의하고 있다. 김 리더는 “럭셔리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 중저가 제품을 구매하기엔 민망했는데 선물하기에서는 본사 정품을 쉽게, 믿고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많았다”며 “특히 백화점이 없어 럭셔리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사용자들이 이동하지 않고도 쉽게 구입해 프로포즈 선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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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는 럭셔리 브랜드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선물하기는 과거 현금이나 상품권, 국가고시 시험지 등 외부 탈취 우려가 큰 물품을 실어 나르던 특수 물류기업 발렉스와 손잡고 럭셔리 제품 수령자에 한해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렉스는 배송 시작 시 고객에게 유선 전화를 하고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 장소에 맞춰 100% 대면 배송을 원칙으로 럭셔리 제품을 배송해준다. 또한 차량 한 대당 최대 분실 보험 한도가 300억 원 이상이라 아무리 비싼 제품이라도 전액 보상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박 리더는 “럭셔리 제품은 가족이나 연인 등 관계가 깊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주로 선물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주고받더라도 안전하게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선물하기는 지난해 6월 럭셔리 선물 전문관을 오픈했다. 럭셔리 화장품에서 주얼리, 패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럭셔리관이 따로 분리돼 있어야 입점이 가능한 브랜드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내부적으로도 럭셔리 브랜드만을 모아놓은 공간을 통해 브랜딩을 차별화해 서비스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이에 선물하기는 럭셔리 브랜드를 모아 놓은 전문관 ‘럭스’를 오픈하고 선물하기 홈 하단 메뉴바 중앙에 추가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기존의 선물하기가 일상 속에서 주고받는 따뜻한 선물을 강조하며 UI에 노란색 컬러를 주로 사용했다면 럭스는 소중한 사람의 특별한 순간을 위한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형광 노란색을 핵심 브랜딩 컬러로 도출했다. 럭스 로고 모양 역시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 밑줄을 그은 느낌을 주기 위해 사다리꼴로 완성했다.

럭스는 론칭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선물하기가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럭스의 공이 크다. 선물하기의 주요 수익 모델이 입점업체 수수료인 만큼 선물하기의 매년 전략적 목표 중 하나는 결제당 단가를 올리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 라인업으로 구성된 럭스 론칭 후 기존 선물하기 평균 객단가 대비 럭스의 객단가가 2배 이상 높아지면서 선물하기의 전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일례로 올해 6월 샤넬 주얼리와 진행한 디지털 팝업스토어에서는 평균 객단가가 자기 구매 기준 200만 원대, 선물 구매 기준 400만 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등 일반적인 커머스 플랫폼이 PB(자체 브랜드) 상품 출시를 통해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는 것과 달리 선물하기는 관계형 커머스라는 자사 플랫폼의 본질에 집중해 관계의 깊이에 따라 럭셔리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성공적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3. 경계 없는 협업으로 사용자 경험 개선

선물하기는 커머스 플랫폼인 만큼 MD 전략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UX)을 고도화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선물 여정에서 사용자가 겪는 페인포인트를 개선하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AI를 적용했다. 상대방의 취향을 잘 몰라 고민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AI 선물 탐험’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선물하기 상단의 ‘선물탐험’ 탭에 들어가면 과거 선물 이력을 기반으로 AI가 가장 선호할 만한 선물 카테고리와 상품을 추천해준다. 이때 선물 받는 상대방의 성별이나 연령 등을 바탕으로 추천하면 개인정보 보호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선물 구매자인 사용자 본인의 취향을 추천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위시리스트에 비슷한 가격대의 핸드크림과 과일을 담아놓은 지인이 있으면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을 가미해 선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선물 받는 사람에게 각인되고 싶은 이미지에 따라 선택하는 선물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사용자 본인의 구매 이력, 상품 검색 및 조회 이력과 지인들과 평소 주고받았던 선물 이력 등이 추천 알고리즘에 반영된다. 카카오에 따르면 선물하기 전체 거래액 중 AI가 적용된 서비스를 이용해 발생한 거래액 비중은 올해 4월 기준 10.5%다.

생일 친구 알림과 위시리스트에 이어 최근 도입한 AI 선물 추천까지. 선물하기는 사용자들이 선물할 때 겪는 불편함을 부가 기능 도입을 통해 개선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해왔다. 박 리더는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발견하고 이를 해소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카카오의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꼽는다. 일례로 선물하기 기획자들은 주 1회 ‘아무말 대잔치 회의’에 참여한다. 현재 선물하기가 빠르게 달성해야 하는 전략 목표나 해결 과제 등과 관계없이 기획자들이 선물하기 플랫폼의 헤비 유저로서 느끼는 불편 사항과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회의다. 박 리더는 “CS 부서가 공유하는 고객의 불편 사항을 담은 리포트를 읽고 입점 파트너사들의 의견도 청취하지만 아무말 대잔치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실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기능으로 구현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카카오가 자체 개발해 사용하는 협업 툴 ‘아지트’에서는 선물하기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 카카오 내 모든 부서의 자료와 문서,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기록되고 투명하게 공유돼 구성원들의 아이디에이션과 부서를 넘나든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구성원들이 메일로 자료를 주고받으며 소통한다면 카카오는 아지트에 모든 자료를 기록하고 댓글이나 채팅 등을 통해 소통하며 부서 간의 정보가 원활히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팀이 사용하는 아지트에 방문하면 카카오톡 구성원들이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과제를 수행 중인지 파악할 수 있어 선물하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카카오톡팀에 제안해 바로 협업을 추진하는 식이다. 이렇게 탄생한 대표적인 기능이 바로 생일 친구 알림이다. 카카오톡 아지트에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더 많이 대화하고 관계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물하기팀이 생일 친구 알림을 제안했다. 생일 친구 알림을 노출하면 생일을 맞은 지인과 자연스레 대화를 더 나누고 선물도 주고받을 수 있어 카카오톡과 선물하기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제안한 것이다. 두 부서의 협업으로 추진된 생일 친구 알림은 성공적으로 도입돼 서비스 성장을 견인했다. 이 밖에 카카오톡이 비지인들과 대화할 수 있는 ‘오픈 채팅’ 출시를 아지트에 공개했을 때도 선물하기 기능 추가를 요청해 비지인 간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기도 했다.

특히 선물하기팀은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아지트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선물하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비롯해 선물 관련 주요 키워드가 포함된 국내 대형 커뮤니티 게시글들을 크롤링해 키워드 분석한 결과를 아지트에 올리면 기획, 사업 부문 구성원들이 보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트렌드를 파악한다. 이런 방식으로 트렌드를 파악해 재빠르게 입점시킨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이미스(emis)다. 트렌드 분석을 통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이미스가 출시한 모자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흐름을 포착하고 선물하기 단독 물량을 확보해 일주일 만에 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품절 대란’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이미스 모자를 선물하기에서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커뮤니티에 돌면서 10~20대 소비자들이 몰린 것이다. 김 리더는 “잘 팔리는 브랜드 아이템의 경우 빠르게 선물하기 단독 물량을 확보해 대응하고 있다”며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트렌디한 아이템을 확보하면 선물이 아닌 자기 구매를 위해 소비자들이 몰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변화에도 굳건한 포지셔닝

선물하기의 꾸준한 성장세에 네이버, 29CM 등 타 플랫폼도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했고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저가형 C커머스의 공세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그러나 선물하기는 이런 이커머스 시장 변화가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관계형 커머스로 발전한 선물하기만의 독특한 포지셔닝 덕분이다.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나누다 선물로 위로나 고마움을 표현할 상황이 생겼을 때 선물하기가 아닌 다른 이커머스로 이동해 선물을 구매하는 건 사용자 입장에서 매끄러운 동선이 아니다. 카카오톡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연계된 관계형 커머스라는 선물하기만의 강점은 향후에도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잡기 힘든 경쟁 우위라는 설명이다. 최근 부상한 중국발 저가형 이커머스도 마찬가지다. 선물이라는 맥락에서 저가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핵심 요소가 아니기에 선물하기는 출혈 경쟁에 참전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랬듯 사용자들의 선물 경험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 리더는 “선물하기는 현재 지인과 가족, 연인뿐만 아니라 선물을 주고받을 만한 새로운 관계가 있을지 고민하고 사용자들의 선물 고민 해소를 위한 개인화 추천을 강화하는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물 맥락을 확장하고, 선물 고민을 해소하고, 선물 경험을 개선한다’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DBR mini box I : 성공 요인 및 시사점

편의성-안전성-피드백… 선물 주고받는 만족도 높여


김새롬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ksr3691@naver.com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 donlee@sejong.ac.kr


온라인 선물 경험 확산한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성공 요인

불과 10년 전만 해도 온라인 선물하기는 기프티콘과 같은 e-쿠폰 서비스 형태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장 이후 온라인 선물 기능은 다양한 플랫폼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선물하기가 단순한 기능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격식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선물 문화로 인해 상급자나 연장자들에게 e-쿠폰을 보내는 것이 결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인식이 크게 변했다. 초기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온라인 선물하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장년층에도 보편화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에 대한 사용자의 전통적인 인식과 행동 양식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선물 시장의 판도를 혁신적으로 재편했다. 선물하기가 온라인 선물 문화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1. 커뮤니케이션과 커머스 플랫폼의 결합

선물하기는 국내 대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선물이라는 콘텐츠를 커머스로 발전시켜 선물 경험의 전체 프로세스를 한 플랫폼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즉 온라인 포털 서비스 믹스의 3C(Communication+Contents+Commerce)를 성공적으로 결합해 대면(face-to-face)으로 주고받던 전통적인 선물 행동 양식을 완전히 혁신한 사례다. 존 셰리 옥스퍼드대 교수의 ‘선물 교환 프로세스 모델’에 따르면 선물 행위는 선물 구상 및 구매, 상호 행동 및 교환, 피드백 및 재구성 단계를 거친다. 이 모델을 선물하기에 적용하면 사용자는 카카오톡과 선물하기를 오가며 평소 연락을 주고받던 지인에게 적합한 선물을 고르고 구매한 뒤 선물을 받을 대상으로 지정해 메시지 형태로 전송한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배송지를 입력하고 받은 선물에 대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보낼 수 있다. 또 선물을 주고받은 이력은 플랫폼 내에 기록돼 향후 선물을 보낼 때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네이버, 29CM 등 타 플랫폼도 선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선물 교환 프로세스의 핵심 요소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부재해 다른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사용자 특성을 고려할 때 선물 구상 및 구매, 교환, 피드백 등 선물 경험의 모든 프로세스를 한 플랫폼 내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타 플랫폼 대비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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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온라인 선물 불안의 극복

전통적인 오프라인 선물 행위와 달리 온라인에서의 선물 행위는 메시지 형태의 선물을 비대면으로 전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선물 구매 과정에서 받는 사람을 잘못 입력하거나 구매 후 메시지가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등 선물 과정에서 착오가 일어나면 최악의 경우 사회적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선물할 때 불안을 느끼는 이유다. 이 같은 잠재적 위험 요소들은 사용자의 플랫폼 이용을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선물하기는 선물 선택과 구매, 전달, 피드백을 일원화된 시스템 내에서 완결된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불안을 효과적으로 완화한다. 나아가 선물 구매 결정 후에도 지속적인 정보와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선물하는 사람은 주문 완료 및 선물 전달 완료 알림을 받는 한편 선물 받는 사람은 감동 카드,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빠르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배송지 입력 알림을 통해 기한을 놓치지 않고 선물을 받아볼 수 있다. 선물하기가 제공하는 종합적인 정보는 선물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용자의 통제력을 강화해 온라인 선물에 대한 불안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도록 돕는다.

또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선물에 비해 온라인 선물 행위는 의례적인 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선물 교환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인 재구성 단계에서 선물하는 사람은 받는 사람의 기쁨, 놀람, 고마움 등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선물을 고른 이유나 배경 등을 추가적으로 설명하면서 관계를 강화한다. 그러나 온라인 선물 과정에서는 비대면 특성으로 인해 이런 상호작용이 약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온라인 선물에 대한 사용자의 불안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이다. 그러나 선물하기는 재구성 단계에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특성을 이용해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직접 찍은 사진, 영상 및 음성을 넣어 만든 나만의 선물 메시지 카드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할 수 있고, 받는 사람 역시 다양한 감동 카드로 보답할 수 있다. 이처럼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즉각적으로 주고받는 선물에 대한 원활한 피드백은 사용자들의 온라인 선물에 따른 불안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며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3. 호혜의 의무를 생성하는 선물 정보 제공

사회에서는 무언가를 받으면 되갚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범이 공유된다. 많은 사람이 이 규범을 준수해 서로 특별한 혜택을 주고받으며 호혜성(reciprocity)i 을 유지해왔다. 선물하기 역시 사회적 교환 이론의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선물하기는 사회적 메커니즘을 온라인 환경에 적용해 관계 관리를 혁신한 사례다. 카카오톡의 친구 카테고리 상단에는 생일을 맞은 지인들의 정보가 배치돼 있다. 사용자가 생일을 맞은 지인 이름 옆에 위치한 선물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지인의 위시리스트, 주고받은 선물 기록 등 여러 정보가 제공된다. 이런 기능은 사용자들이 지인의 생일을 지나치지 않고 챙길 수 있도록 유도하며 선물하기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주고받기’ 의무를 강화해 이용률을 높인다. 또한 주고받은 선물 이력 등 관계에 기반한 다양한 선물 정보는 선물을 준 사람이 나중에는 받는 사람이 되는 등 역할 전환을 더욱 용이하게 한다. 특히 오프라인 환경보다 더 자연스럽고 빈번하게 이뤄지는 온라인상의 역할 전환은 선물 교환 구조를 강화하고, 이는 곧 선물하기 이용 활성화와 수익 창출로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성장을 위한 제언

1. 선호의 역전 현상 활용

선물 시장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선호의 역전’ 현상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을 위해서는 구매하지 않을 물건을 선물로 고르곤 한다. 이를테면 집에서 혼자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워서 사지 않을, 몸집보다 큰 대형 인형은 선물로서는 좋은 대안이 되기도 한다. 선물의 가치는 단순한 실용성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화려한 케이크나 평소에는 쓰지 않는 공주 파티 왕관, 어깨띠 같은 일회성 상품도 생일 같은 기념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이는 선물의 실용성뿐만 아니라 경험적 가치, 즉 받는 사람에게 주는 즐거움이나 특별한 감정도 중요한 구매 유인임을 보여준다. 한때 선물하기의 ‘쓸모없는 선물’ 카테고리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선물의 용도가 명확해지면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선물하기 배송 상품의 상위 랭킹에는 실용성이 높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이 자리하고 있다. 선물의 용도를 명확히 제시하고 받는 사람이 선물을 사용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상품 구매를 유도하기에 용이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호의 역전 현상을 활용해 실용성이 덜하지만 특별한 감정을 주는 선물과 용도가 명확한 고가의 선물, 이렇게 두 가지 상품군을 투 트랙으로 노리는 것은 사용자에게 주는 경험적 가치와 매출을 동시에 잡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2. ‘네트워크 허브’ 사용자 타기팅

회사 동료들처럼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의 네트워크 밀도는 높은 편이다. 네트워크 밀도가 높을수록 집단 내 개인이 상호작용하며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기회도 늘어난다.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선물을 발송하거나 마케팅 이벤트 경품을 발송할 때 대량으로 선물할 수 있도록 개발한 ‘선물하기 for Biz’ 서비스는 이 네트워크 밀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좋은 예다. 네트워크 밀도가 높은 집단에 재구매로 이어질 만한 상품을 대량으로 선물하면 이 영향력은 다른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집단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 원리를 활용해 선물하기는 향후 사용자 간의 관계 중에서도 밀도가 높은, 일종의 ‘네트워크 허브’를 담당하는 사용자를 찾아 타기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과 빈번하게 선물을 주고받는 유대 관계가 강한 사용자보다는 여러 사람과 선물을 주고받는 유대 관계가 약한 사용자가 다양한 이들과 접촉하고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는 사용자층을 파악한 뒤 이들을 타기팅한 새로운 이벤트를 여는 것도 선물하기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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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롬 교수는 세종대 일반대학원 경영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유통학회 사무국 간사직을 맡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온라인 쇼핑 산업, 온라인-모바일 선물하기, 소비자 행동, SNS 마케팅, 소매 관리 등이다.

이동일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유통학회 회장,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한국마케팅학회 부회장으로 다양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온라인 쇼핑 산업, 온라인-모바일 소비자 행동, 온라인 경로 촉진 및 설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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