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으레 각종 시상식들이 열린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7호 스페셜 리포트 ‘2009 Best Marketing’에서는 화려한 시상식과 달리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최고의 마케팅 브랜드들을 선정하여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먼저 설문 조사 결과 높은 순위에 오른 브랜드들에 동경을 담아 진심 어린 축하를 드리며, 베스트 프랙티스를 남기려는 마케터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 소비 트렌드 변화가 브랜드 변화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에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도, 브랜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앞서가야 할 패션 기업이 이번 2009 Best Marketing에 오르지 못했다니, 패션 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하다.
특히 서울우유의 제조일자 표시 마케팅 사례는 오래된 브랜드가 제품의 기능적 속성을 강조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시그널링 효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흰 우유 산업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를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우유는 끊임없이 고객들을 관찰함으로써 고객들의 선택 포인트를 찾아냈다. 무엇보다도 조직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객 분석 자료를 활용해 조직원들을 설득한 점이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필자의 개인적 업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아티클 ‘혁신가, 그들의 DNA가 궁금하다’는 매우 참신했다. 최근 우리 회사의 화두는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계속 찾게 만드는 ‘브랜드 DNA’를 구축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혁신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박찬수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의 강의를 지면에 옮긴 ‘직원을 내편으로 만드는 내부 브랜딩’ 기사도 재미있게 읽었다.
매 호마다 세계적인 성공 사례들과 학문적 토대로 독자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며 의욕을 북돋워주는 DBR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에게 창의적인 자극제가 되어주길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