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국내 제조요? 다 중국에서 만드는 거 아닌가요?” 가전 브랜드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많이 들은 말이다. 소비재 스타트업에 ‘국내 제조’는 사실상 비현실적인 선택지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더 낮은 원가를 위해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서의 생산을 택한다. 가전 브랜드 ‘스테나’를 만들면서 필자 또한 창업 초기에는 자연스럽게 중국에서 제조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고,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제품 개발과 제조, 품질 관리 과정에서 늘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아쉬움을 보완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싶었다. 이에 스테나는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를 겨냥했고 그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타사에서 시도하지 않는 독자적인 디자인, 소재 그리고 기능을 구현하려 노력했다. 그때부터 ‘진짜 좋은 제품은 어디서 만들어야 할까’라는 끊임없는 질문이 시작됐고 그 질문의 종착점이 바로 제조업이었다. 이에 필자는 국산 가전 제조에 과감히 도전했다. 그리고 시행착오 끝에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디자인 가전 브랜드’라는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의 현실과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통찰을 얻게 됐다.
먼저 대한민국의 제조 인프라는 매우 훌륭하다.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기술 개발, 금형, 사출, 마감, 양산에 이르기까지 소비재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가 잘 갖춰져 있다. 실제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과 기술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각 분야의 뛰어난 협력사와 인재들을 만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처럼 훌륭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 그로 인해 산업 전반에 젊은 인재의 유입이 줄어들고 수십 년간 기술력을 축적해온 협력사 대표들은 고령화로 인해 하나둘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입하면, 한 달 무료!
걱정마세요. 언제든 해지 가능합니다.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