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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려면, 인내심 버리고 조바심을 가져라

요한 하노스(Johann Harnoss),라미로 팔마(Ramiro Palma),토머스 핑크(Thomas Fink),마틴 리브스(Martin Reeves) | 238호 (2017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기업이 어떻게 하면 더 스마트한 혁신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혁신 시장이 발전 초기에 있을 때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상품을 빨리 출시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 시장 성숙도가 높아졌다면 미래 지향적인 옵션을 개발하는 데 혁신의 초점을 맞추는 인내심 전략(patient innovation strategy)이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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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를 맞이한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이 절실하다. 기업의 리더들은 혁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품 개발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공간을 선정하는 것부터 창조적 조직문화를 확립하는 것까지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침을 얻기 위해 방대한 이론과 사례들을 참조한다.1 그러나 현실에서 혁신은 과학보다 예술에 더 가깝다.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2 혁신도 마케팅이나 인사와 마찬가지로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하면 교묘한 직감에 덜 의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혁신을 행운이나 비범한 예지력의 산물이 아닌 용의주도한 탐색 과정의 결과로 봐야 한다. 이는 유리한 혁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신호 역할을 해 주는 핵심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성공적인 혁신의 기본 구조를 활용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

 
혁신 전략 비교하기

레고 장난감을 가지고 이 개념을 설명해 보겠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 당신은 지금 커다란 레고 박스(레고의 인기 상품인 ‘소방서’ 세트라고 치자)를 가지고 조이와 레이철이라는 두 친구와 함께 놀고 있다. 세 아이의 목표는 같다. 레고 블록들을 가지고 새로운 장난감을 가능한 많이 만드는 것이다. 당신과 친구들은 열심히 박스 안을 헤집으며 목표 달성에 필요한 블록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때, 세 친구가 각각 다른 전략을 취한다고 가정해 보자. 성격이 급한 조이는 소위 ‘조바심 전략(impatient strategy)’을 채택함으로써 기초적인 수준의 장난감들을 재빨리 만들기 위해 사람 모양의 블록에 소방관 모자를 끼워 나간다. 당신은 자신의 직관을 믿으므로 재미있는 모양의 블록들을 무작위로 골라 마음 가는 대로 맞춰본다. 반면, 레이철은 간단한 장난감을 금방 만들 수는 없겠지만 좀 복잡한 구조물을 만들 때 많이 쓰이는 바퀴와 차축, 작은 받침대 블록들을 선택한다. 필자들은 레이철의 접근법을 ‘인내심 전략(patient strategy)’이라 부른다.

시간이 지나 놀이가 끝났을 때, 과연 어떤 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었을까? 본 연구의 시뮬레이션 내용을 보면 그 결과는 여러 변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처음에는 조바심 전략을 택한 조이가 훨씬 앞서 나갈 것이다. 하지만 놀이가 진행되면서 상황은 바뀐다. 레이철이 고른 차 바퀴와 축들이 처음에는 쓸모없어 보였지만 차츰 정교한 소방차 모양에 가까워지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레이철이 뜻밖에 발견한 행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럼 당신의 레고는 어떻게 됐을까? 손 가는 대로 블록을 고른 당신이 아마도 가장 적은 수의 장난감을 만들었을 것이다. 친구들은 정보 기반의 전략을 택했지만 당신은 우연이라는 직관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혁신이 하나의 탐색 과정이라면 지금 선택한 요소들이 미래에 취할 수 있는 옵션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단순한 제품을 금방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을 선택해서 바로 성과를 내고 싶은가? 아니면 미래에 더 높은 가치를 발휘할 옵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들을 선택할 것인가?

필자들은 본 연구에서 실행 가능한 제품 디자인을 찾기 위해 방대한 요소들 속에서 최선의 조합을 찾는 과정으로 혁신을 규정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이런 통찰을 검증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 요리, 음악, 언어라는
4개 분야에서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시뮬레이션 모델을 분석했다. (‘연구내용’ 참고.)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혁신이 전개되는 과정과 관련된 정보를 활용하면 유리한 혁신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탁월한 전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최고의 혁신 전략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 더욱이 세상에는 수많은 혁신 공간이 존재하며 각 공간은 고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혁신에 있어서도 성공 전략은 맥락에 따라 다르다.

DBR mini box 

연구 내용

필자들은 혁신이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구성요소들을 결합하는 과정이라는 관점에 따라 본 연구를 이행했다. 그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 요리, 언어, 음악이라는 4개 영역에서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시뮬레이션 분석을 실시했다.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상품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툴을 구성요소로 각각 정했다. 이를 위해 1000개의 개발 툴로 만들어진 1200개의 소프트웨어 상품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는 기술 회사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툴들을 모두 정리해 놓은 웹사이트인 스텍셰어(https://stackshare.io)를 활용했다.

요리에서는 요리법을 상품으로, 식재료를 구성요소로 정하고 분석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요리법을 제공하는 주요 웹사이트인 올레시피닷컴(allrecipes.com), 에피쿠로스닷컴(epicurious.com), 메뉴판닷컴(menupan.com)에서 381개 식재료로 개발한 5만8000개 요리법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언어에서는 단어를 상품으로, 글자를 구성요소로 두고 분석했다. 단어에 대한 데이터는 스크래블 대회(Scrabble tournaments, 알파벳 조각들을 가로나 세로로 조합해 단어를 만드는 대회-역주)의 공식 사이트에 등록된 단어들을 사용했고, 26개 알파벳을 구성요소로 사용했다.

음악 분야에서는 20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재즈 밴드들을 상품으로 연구했고, 재즈 밴드의 일원이었던 뮤지션들을 구성요소로 활용했다. 관련 데이터는 1930년대 이전에 활동했던 재즈 밴드들에 대한 정보가 정리돼 있는 레드핫재즈 아카이브(redhotjazz.com)에서 찾은 1000개의 밴드와 4700명의 재즈 뮤지션을 활용했다.


필자들의 연구는 3가지 중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그림 1) 첫째, 탐색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를 활용하는 전략은 그렇지 않은 전략보다 더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 둘째, 혁신 공간의 발전 초기에는 조바심 전략이 더 유리하지만 후반기에는 인내심 전략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세 번째 통찰력이 특히 중요한데, 적응형 전략이다. 이는 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것으로 시장이 발달하는 모든 단계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낸다. 적응형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조이의 전략에서 레이철의 전략으로 방향을 바꿀 시기가 언제인지 잘 알아야 한다. 이 시기는 제품의 복잡함이 증가하다 완만해질 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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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한 하노스(Johann Harnoss)

    BCG 뉴욕사무소 프로젝트 리더. 기업개발, 에너지, 전략 관련 프로젝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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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미로 팔마(Ramiro Palma)

    BCG 댈러스사무소 프로젝트 리더. 기술, 미디어, 통신 관련 프로젝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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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머스 핑크(Thomas Fink)

    런던수리과학연구소(London Institute for Mathematical Sciences) 소장
    국립과학연구소(National Center for Scientific Research)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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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틴 리브스(Martin Reeves)

    마틴 리브스(Martin Reeves)

    -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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