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글로벌 기업? 정작 경영진은 몽땅 내국인 다국적 경영진, 세계화 앞당긴다

182호 (2015년 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질문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위 경영진은 얼마나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돼 있는가?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들도 일반적으로 본국인들이 지배권을 쥐고 있다

- 타깃 시장 출신의 임원들이 있으면외국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외국인을 고위 임원으로 뽑으면 직원들에게 회사가 개방적이며 진급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5년 여름 호에 실린 뉴욕대 경영대학원 경영 전략 글로벌 교수 판카즈 게마와트와 벨기에 전략 컨설팅 업체 아코르데온 이사 헤르만 반트라펀의 글 ‘How Global Is Your C-Suite?’를 번역한 것입니다.

 

 

기업의 세계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기업의 세계화에 대한 연구는 해외 매출 및 자산, 국제적인 공급망과 공유 서비스, 조직 구조, 개별 기능 부서의 정책(표준화된 마케팅 vs. 시장 맞춤형 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뤄져 왔다. 본고에서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약했던 기업 구성원 측면의 세계화를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위 경영자들이 본사 소재국을 기준으로 본국 출신인지, 외국인인지를 분석한다. 분석 대상은 CEO CEO에게 직보(直報)하는 최고위 경영진(top management team)이다.

 

국가 다양성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

글로벌 대기업의 리더들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가 연구 주제가 될 만한 것일까? 상위 계층 이론(upper echelons theory·최고경영자를 기업 전략 및 성과의 결정 요인으로 보는 이론, 편집자주)에 대한 논의들이 있긴 했지만, 이를 테면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류의 세계화론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프리드먼은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과 모든 장소가 세계화의 영향력에 동일하게 노출돼 있다고 보는평평한세계론을 폈다.1 하지만 여러 데이터에 따르면 국제적인 상호작용의 대부분은 불완전하게 세계화돼 있으며완전하게 통합돼 있음쪽보다는전혀 통합돼 있지 않음쪽에 훨씬 가깝다.2 세계화 진전도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본고의 필자 중 한 명(게마와트)이 매년 산정하는 세계화 지수에 따르면 오늘날의 세계화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도달했던 수준보다 여전히 낮다.3

 

국가 맥락을 벗어나 프리드먼의 표현처럼평평한 세계 위를 떠다니는듯이 보이는 초거대 기업들을 보면서 국적 연구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4 하지만 프리드먼이 예로 든 레노버 그룹을 한번 살펴보자. 레노버는 2005년에 IBM PC 분야를 인수했는데,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테크놀로지 쪽이 그렇다). 하지만 두 나라에 뿌리를 두는 것과 어디에도 뿌리를 두지 않고 코스모폴리탄적이 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레노버는 미국보다 중국에 더 깊이 뿌리를 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2014년에 IBM의 서버 분야를 인수할 때 미국 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했다. 또한, 레노버 최고위 경영진의 국적이 7개국에 걸쳐 있다는 것은 일반적이라기보다는 예외적으로 봐야 한다.

 

선진국의 많은 기업이

본국 이외의 지역에서 높은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목표 시장

출신 임원을 고용하면외국인 비용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컨설팅

회사 맥킨지와 베인은전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고용하라

기업들에 조언한다.

 

최고위 경영진이 본국 출신인지 외국인인지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양성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에 따르면 차이를 극복해가며 일하는 것의 어려움 때문에 다양성이 높은 집단은 구성원이 동질적인 집단보다 성과가 나쁠 수 있다.5 최근의 한 연구에서 최고위 경영진의 국적 다양성은 국제화 수준이 매우 높은 기업에서만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는데6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긍정적 효과가 이보다 분명하게 드러난 연구들도 있다. 2013년에 <전략 경영 저널(Strategic Management Journal)>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최고위 경영진의 국적 다양성은기업 성과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몇 안 되는 다양성 변수 중 하나이며국제적 경험과 기능적 다양성의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 반면 국적 다양성의 효과는 증가했다”.7 고위 임원의 성별 다양성 및 국가 다양성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집행 이사진의 다양성이 높은 상위 25%의 기업은 하위 25% 기업보다 평균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53%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자 및 세전이익률(EBIT)도 다양성이 높은 상위 25% 기업이 하위 25% 기업보다 14% 높았다”.8

 

선진국의 많은 기업이 본국 이외의 지역에서 높은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목표 시장 출신 임원을 고용하면외국인 비용(liabilities of foreignness)’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컨설팅 회사 맥킨지와 베인은전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고용하라(think global, hire local)”고 기업들에 조언한다.9  CEO들도 신흥시장 전략을 실행하는 데 주된 어려움으로 적합한 경영진의 부족을 흔히 꼽는다. 이는 CEO나 최고위 경영진이 출장을 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며 (그나마 중국처럼 큰 시장이 아니면 고위경영진이 가볼 수도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고위경영진의 잦은 방문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10

 

다양성이 집단의 창조성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성과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미시간대 사회과학자 스콧 페이지(Scott Page)는 이렇게 언급한 바 있다.

 

 

각기 다양한 배경에서 온 사람들은 문제를 바라보는 각기 다양한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을 나는도구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도구들의 합은 다양하게 구성된 조직이 똑같은 학교 출신에, 똑같은 트레이닝을 받고,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보다 훨씬 강력하다.11

 

이와 관련해, 인식의 다양성, 혹은 관점의 다원성은 적절한 구조와 절차로 뒷받침돼야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다. 특정 배경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집단에서론 레인저(lone ranger·이 논문의 맥락에서는, 최고위 경영진 중 유일한 외국인)’는 집단의 숙고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고위 경영진의 다양성이 주는 신호 효과

기업 성과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이외에도 고위경영진의 국가 다양성은 신호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자산, 매출, 직원의 상당 비중을 해외가 차지하는 회사가 최고위 경영진은 계속해서 본국 출신으로만 구성한다면 외국 출신인 중간관리자나 그 회사에 입사를 하려는 외국인들에게 장기적인 경력의 가능성이 제한된 회사라는 신호를 줄 것이다. CEB(Corporate Executive Board)의 서베이에 따르면, 중국의 고급 인력이 중국 기업에 비해 다국적 기업을 선호하는 정도가 2007년에서 2010년 사이에 절반으로 떨어졌다.12 몇몇 사례를 통해 봤을 때 고위 직책으로의 상향 이동 가능성이 중국 기업에서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가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역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 또한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 인도 출신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된 것은 이 회사에 유리천장이 없다는 신호를 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아마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인도인 직원들에게 특히 의미심장한 일이었을 것이다.13

 

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 최고위층

앞의 논의가 시사하듯이, 최고위 경영진의 국가 다양성은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할 주제일 수 있다. 이 절은 새 데이터를 활용해 경영진의 국가 다양성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문제가 있다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밝혀 둘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본고의 내용은 단순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 현상 기술 쪽에 가깝다. 현재로서는 이 주제에 대해 논의의 구심점이 돼줄 치밀한 분석과 이해하기 쉬운 사실들, 즉 선행 연구가 부족한 상태임을 짚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하리라고 생각한다. 둘째, 우리는 구성원 수준에서 세계화를 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만 분석했다. 본고의 관심은 경영진 중 본사 소재국 기준으로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외국 태생의 경영진이 본사 소재국 권역 내 국가 출신인지, 최고위 경영진에 소속된 이들의 국적 수가 몇 개나 되는지도 검토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 구성원 개인 수준에서 세계화를 측정하고자 했다. 물론, 해외 거주 경험, 유학이나 해외 근무 경험, 배우자 국적, 다중 언어 구사 능력 등 여러 가지를 구성원의 세계화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용 데이터의 한계상포천 글로벌 500’ 기업 최고위 경영진을 출신지별로 구분하는 작업만 가능했기 때문에 다른 지표로까지 분석을 확대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에 드러난 패턴은 명확했다. CEO 수준과 (CEO를 제외한) 최고위 경영진 수준 모두에서, 세계적인 대기업들마저도 대체로 본국 출신이 지배하고 있었다. 우선 CEO를 보자. 우리는포천 글로벌 500’ 기업의 2008년과 2013년 자료를 활용했다. 2013년의 500대 기업 중 CEO가 외국인인 기업은 67개로 13%에 불과했다. 2008년의 14%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았다.14  2008년에 비해 약간 감소한 것은포천 글로벌 500’에 신흥 경제권, 특히 중국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포천 글로벌 500’에 오른 중국 기업은 29개에서 89개로 세 배나 늘었는데 중국 기업의 외국인 CEO 비중은 세계 평균보다 현저하게 낮다. 한편 500대 기업 CEO 중 외국인 CEO의 비중 13%는 이 기업들의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대략 30% 혹은 그 이상)의 절반 이하였는데, 이 역시 2008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 CEO 교체가 상당히 많았는데도 외국인 CEO 비중은 큰 변동이 없었다. 2008년에포천 글로벌 500’에 있었던 기업 중 2013년에도 리스트에 있는 기업은 386(77%)였는데 이 중 207(54%)가 이 동안에 CEO가 바뀌었다.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 500대 기업 지위를 계속 유지한 기업 두 개 중 한 개는 CEO를 바꿀 기회가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본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뀐 경우는 거의 없었다. CEO가 바뀐 기업 중 2008년에 CEO가 본국 출신이었던 기업은 173개였는데, 새롭게 교체된 CEO 역시 본국 출신이었던 기업의 비중은 91%(157)였다.

 

또한 놀라운 점은, CEO가 바뀐 기업 중 2008년에 CEO가 외국인이었던 기업 34개가 보이는 대조적 경향이다. 34개 기업 중 절반 이상(18) 2013년에도 CEO가 외국인이었다. ‘문화 접변(acculturation effect)’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일단 외국인 CEO에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그 기업은 이후에도 외국인 CEO를 더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i

 

2013년 분석을 CEO에서 최고위 경영진 전체로 확장해보니 (CEO를 제외한) 최고위 경영진 중 15%가 외국인으로, CEO의 외국인 비중(13%)보다 약간밖에 높지 않았다.

 

이 수치들은 모두 평균치이므로 중요한 여러 편차들을 드러내지 못한다. 추가 분석 결과, 어느 기업의 최고위 경영진이 외국인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네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었다.

 

- 매출, 자산, 직원 면에서 해당 기업의 국제화 수준

- 해당 기업의 본사가 있는 나라

- 해당 기업의 주요 사업 분야

- 이사회 등 해당 기업의 여타 고위층에 외국인이 있는 정도

 

기업의 국제화 수준최고위 경영진의 외국인 비중은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에서 현저하게 높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포천 글로벌 500’의 데이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UNCTAD의 세계 100대 비금융 초국적 기업 데이터를 활용했다. UNCTAD 자료는 자산, 매출, 직원 각각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을 제공한다.15  UNCTAD 100대 기업은 2013년 매출이 평균 930억 달러로포천 글로벌 500(평균 매출 620억 달러)’보다 규모가 크며, (양쪽 다 구할 수 있는 자료를 기준으로 봤을 때) 더 많이 국제화돼 있다. UNCTAD 100대 기업은 매출의 3분의 2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데포천 글로벌 500’ 기업은 3분의 1정도만 해외에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UNCTAD 100대 기업이 최고위 경영진에 외국인 비중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분석 결과 UNCTAD 100대 기업 CEO 중에서는 29%가 외국인이고 최고위 경영진 중에서는 32%가 외국인으로, ‘포천 글로벌 500’ 기업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에 견주어 보면 외국인 경영자 비중은 그 절반 수준으로포천 글로벌 500’ 기업의 경우와 비슷했다. 한편, UNCTAD 100대 기업의 초국적성 지수(transnationality index, 자산, 매출, 직원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 평균)와 최고위 경영진의 외국인 비중은 높은 상관관계(r=0.60)가 있었다.(그림 1)

 

국가 특성포천 글로벌 500’ 기업 최고위 경영진 중 외국인 비중은 국가별로 편차가 컸다. ( 1) 스위스, 호주, 네덜란드,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최고위 경영진이 더 코스모폴리탄적인 경향이 있었다. 미국은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일본은 2013년에 500대 기업에 오른 62개 기업 중 CEO가 외국인인 곳이 2개뿐일 정도로 이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2008년에도 2개였다). 또한 몇몇 신흥시장 국가들도 외국인 경영자 비중이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외국인 CEO 비중이 높은 나라는 외국인 최고위 경영진 비중도 높았다. 또 외국인 경영자 비중은 국가의 경제 수준과 비례하고 경제 규모와 반비례했다. 언어 역시 중요한 요인이었다. 영어권 국가들은 인재를 더 폭넓은 지역에서 불러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지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대개 스페인 사람들보다 외국어를 더 많이 할 줄 아는데16  ‘포천 글로벌 500’에 포함된 네덜란드 기업의 42%가 외국인 CEO를 둔 반면 스페인 기업 중에는 외국인 CEO를 둔 곳이 하나도 없었다.

 

 

 

 

 

 

이 밖에 국가 특유의 여러 요인들이 외국인 경영자 비중에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 대기업의 고위경영진은 그랑제콜 출신에 공무원 경력이 있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 않은외부인에게 이는 명백한 진입 장벽이 된다.17 일본 기업에 외국인 경영자가 적은 것도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일본은 언어 및 커뮤니케이션 장벽이 높다. 또한 일본 고위경영자들은 명문 대학을 기반으로 외국인은 침투하기 어려운 긴밀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인사 관리 시스템은 글로벌 기준과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주요국 대기업에 비해 임원 보수가 높지 않으며, 연공 서열과 충성심이 보수와 연계돼 있다.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문화 때문에 빠른 변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경영인과 맞지 않는다. 이런 점들이 모두 외국인 경영자가 일본 기업에 접근하기 어려운 요인들이다.18

 

국가별 특수성을 계속 열거하기보다는 한 국가의 외국인 CEO 비중으로 본 세계화 정도와 그 나라 경제의 전반적인 세계화 정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통해 국가 간 차이를 알아보기로 하자. 국가 경제 전반의 세계화 정도는 ‘DHL 글로벌 연결 지수(DHL Golbal Connectedness Index, 교역, 자본, 인력, 정보의 국제 교류 규모를 나타낸 지수)’19 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위의 두 세계화 지표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었다(r=0.46). (그림 2) 이것이 인과관계일지, 인과관계라면 원인과 결과의 방향이 어느 쪽일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사업 분야의 특성어떤 기업 CEO가 외국인일 가능성은 그 기업의 주력 사업 분야에 따라서도 편차가 컸다.20 외국인 CEO는 의료·제약, 비즈니스 서비스, 소비재·유통 분야에 많았으며 시간에 따른 변동성도 거의 없었다. 이들 분야는 리딩 기업 상당수가 오랫동안 높은 국제화 수준을 보여왔으며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 본사가 있다. 또한 건설, 교통, 은행, 에너지 등의 분야에 비해 본국의 인맥(특히 공공 분야 및 규제 당국과의 인맥)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 의료·제약 분야는 예외일 수 있다).

 

서로 다른 고위 경영층 간의 상보성:데이터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놀라운 패턴은 서로 다른 고위 경영층 간의 상보성이다. 어느 기업 최고위 경영진의 외국인 비중은 그 기업 CEO가 외국인인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포천 글로벌 500’ 기업 중 CEO가 외국인인 기업은 최고위 경영진의 외국인 비중이 평균 45%나 됐다. CEO가 본국 출신인 경우에는 이 비중이 11%에 불과했다. 한편, 외국인 최고위 경영진 중 거의 절반은 본사 소재국과 같은 지역 출신이고 절반 정도는 다른 지역 출신이었다.21

 

상관관계는 인과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CEO를 내부에서 승진시키는 경향이 있다면 최고위 경영진에 외국인이 많을 경우 외국인 CEO가 임명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한편, 혹은 그에 더해, 외국인 CEO는 외국인 경영자를 최고위 경영진으로 승진시키려는 경향이 클 수 있다. 2008년에서 2013년 사이 CEO가 본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뀐 16개 기업 중 12개 기업이 내부 승진을 한 경우라는 사실은 첫 번째 메커니즘이 유의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메커니즘에 대한 뒷받침은 UNCTAD 100대 기업 이사회를 분석한 데서 얻을 수 있다. CEO와 이사회 의장이 다른 사람이고 이사회 의장이 외국인인 21개 기업 중 86% CEO도 외국인이었다. 반면 CEO와 이사회 의장이 다른 사람이고 이사회 의장이 본국인인 43개 기업은 9%만이 CEO가 외국인이었다.22 또한 이사회 의장이 외국인일 경우 이사회 멤버 중 외국인 비중은 59%나 된 반면 이사회 의장이 본국인인 경우에는 이사회 멤버 중 18%만이 외국인이었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두 메커니즘 중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작용하든 간에 CEO가 외국인인지 아닌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그 기업이 외국인 경영자에게 얼마나 열려 있는지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꽤 신빙성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위한 지렛대들

고위경영진이 지나치게 본국중심적이라는 것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의 측면에서나 외국인 직원들에게 주는 신호 효과의 측면에서 그 기업에 우려되는 문제일 수 있다. 과도한 본국중심주의가 걱정된다면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경영진의 다양성 부족이 발생시키는 문제들을 완화하는 가장 명백한 방법은 경영진 구성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 기업이 국제적인 차이들을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는 지렛대로 몇 가지를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절에서는 기억을 돕기 위해 앞 글자를 모으면 CHANGE(변화)가 되도록 다양성 제고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다. 변화: 경영진의 국적 구성을 바꾼다(Changing the mix of nationalities at the top). 인사: 채용과 승진에서 직원 풀을 넓힐 수 있는 인사 정책을 편다(Hiring and promoting to broaden the pool of employees). 이전: 부서나 팀의 장소를 옮긴다(Altering locations (and other structures)). 네트워크: 국가 경계를 넘는 네트워크를 만든다(Networking across borders). 제스처: 다양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조치들을 취한다(Gestures and symbols). 교육: 직원들에게 세계화에 대해 교육한다(Educating employees about globalization).

 

 

C 변화: 경영진의 국적 구성을 바꾼다CEO, 최고위 경영팀, 이사회 각각의 국적 다양성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생각할 때 이 세 가지 모두에서 본국중심성이 높은 기업이 변화를 일구고자 한다면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벨기에에 본사를 둔 철선(鐵線) 제조업체 베카르트(Bekaert)는 매출의 70% 이상이 신흥시장에서 발생하는데도 2014년까지 CEO 8명의 최고위 경영진 모두가 벨기에인이었다. 그해 5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 CEO를 찾아야 했을 때, 이 회사는 임원 전문 헤드헌팅 업체에 외국인 CEO를 물색해 달라는 요청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그 결과 영국인 매튜 테일러(Matthew Taylor) CEO로 임명됐다.

 

약간 다른 사례를 하나 들자면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다국적 엔지니어링 업체 ABB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이사회와 최고위 경영진 모두 다양성이 이미 높았지만 2008년에 미국인 조 호건(Joe Hogan) CEO로 임명했다. 줄곧 입지가 약했던 미국(ABB가 인수한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이 큰 골칫덩이였다.23 )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호건이 CEO로 재직하는 동안 ABB는 미국에서 인수합병을 하는 데 100억 달러를 들였는데,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미 다양성이 높은 기업이더라도 타깃 시장을 잘 아는 경영자를 뽑으면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극적으로 보이지만 국가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렇게 심하게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벨기에와 스위스 모두 외국인 임원이 많은 나라다. 물론 해당 기업의 개방성도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많은 기업에서는 CEO를 외국인으로 뽑는다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런 경우, CEO보다는 이사회나 최고위 경영진에 외국인을 두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단순한 구색 맞추기로서는 아니어야 할 것이다.) 액센추어(Accenture)는 현재 아일랜드에 본사가 있고 CEO가 프랑스인이지만 전에는 버뉴다에 본사가 있었고 미국인인 윌리엄 그린(William Green) CEO였다. 2004년에 CEO가 된 그린은 일부러 최고위 경영진에 외국인이 포함되도록 신경을 썼다. 그린의 뒤를 이은 CEO는 프랑스인 피에르 낭텀(Pierre Nanterm)으로 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본국 출신 CEO가 외국인 CEO로 교체되는 데 내부 승진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렇듯 덜 직접적인 방식이 더 일반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발전적인

해외 파견 프로그램이 되려면

본국 출신뿐 아니라

타국 출신 관리자에게도

해외 순환 근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H 인사: 채용과 승진에서 직원 풀을 넓힐 수 있는 방향의 인사 정책을 편다기업들은 고위경영진뿐 아니라 고위경영진으로 올라가는 기업 사다리의 모든 파이프라인에서 비본국인(혹은 더 폭넓게 말하자면 국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채용 시에 지원자의 개방성, 적응성, 세계에 대한 호기심 등을 염두에 두는 게 한 가지 방법이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을 뽑는 것이 뽑은 뒤에 이런 특성들을 육성하는 것보다 쉽기 마련이다. 네슬레 S.A.는 경영훈련생을 뽑을 때 이중국적을 가졌거나, 부모가 외국인이거나, 여러 나라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정교한 정책의 사례고, 많은 기업들은 작동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정책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개선을 이룰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저명한 경영대학원에 리크루팅을 하러 오는 몇몇글로벌기업들은 아직도 외국인 학생들을 단지 그 학생의 고국에 있는 부서에 배치하기 위해서만 채용한다!

 

적합한 인재를 회사가 잃지 않고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 정책을 펴는 것도 중요하다. 현지의 인재는 (특히 오늘날 신규 채용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신흥시장의 경우) 회사가 자신에게 실현가능한 경력개발 경로를 제공한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해외 파견 직원도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한 연구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다국적 기업의 임원 중 해외 근무를 한 사람들은 최고위 경영진으로 올라가는 데 기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24 2011 ‘EIU 인재 관리 회의에서 진행된 서베이에서 응답자의 60% 이상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신흥시장과 선진국 시장에서 파견 근무를 하면 경력에 도움이 돼야 마땅하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이것이 자기 회사의 인재개발 전략에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27%에 불과했다.25 기업들이 해외 파견이 축소되는 경향을 뒤집고 글로벌 대역폭을 넓히고 싶다면 이런 양상과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 주요 신흥시장의 고위경영진 포지션 중 해외 파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998년에서 2008년 사이에 56%에서 12%로 줄었다.26

 

물론 발전적인 해외 파견 프로그램이 되려면 본국 출신뿐 아니라 타국 출신 관리자에게도 해외 순환 근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프로그램은 고위 경영진의 본국 출신 비중을 더 높이게 될 것이고 타국 출신 관리자들의 불만을 사게 될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본사 파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해외의 관리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본사에 파견돼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도이치 포스트 DHL그룹(Deutche Post DHL Group) CEO 프랭크 아펠(Frank Appel)은 독일 본에 있는 본사 직원의 국적 구성을 적극적으로 트래킹한다. 미디어 기업 베텔스만(Bertelsmann)은 성과가 좋은 관리자들을 정기적으로 독일 귀터슬로에 있는 본사에 몇 년간 파견한다. 또 네슬레의 경력 개발 프로그램은 해당 직원을 경력의 초기에 한 번, 중간관리자가 됐을 때 한 번, 이렇게 두 번 스위스 브베의 본사에서 근무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독일에서 3개의 다국적 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느 연구에 따르면, 해외 직원의 본사 파견은 전체 직원 중 0.05∼0.5% 정도였는데 전체 직원 중 국제 파견자 전체(단기 포함) 1∼2%였다.27

 

 

A 이전: 부서나 팀의 장소를 옮긴다해외 파견이나 본사 파견이 개인을 이동시키는 것이라면 팀이나 구조를 (영구적 혹은 일시적으로) 이전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CEO 장 파스칼 트리쿠아(Jean-Pascal Tricoire)는 홍콩 근무를 자원했다.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의 성장 기회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스타우드 호텔(Starwood Hotels) CEO 프리츠 반 파션(Fritz van Paasschen)의 경우 2011년에 한 달간 상하이로, 2013년에는 두바이로 본사 팀을 두 번 옮겼다.28 본사의 해외 이전은 드물다 해도 사업부의 이전은 그보다 일반적이다. P&G는 신시네티에 있던 스킨·화장품·개인용품 사업부를 싱가포르로 옮겼으며, 유럽 최대 소비자가전 업체 로얄 필립스 일렉트로닉스(Royal Philips Electronics)는 가전 사업부를 상하이로 옮겼다.

 

사업 부서나 기능 부서를 옮기는 것 이외에 글로벌 대역폭을 넓히기 위한 구조적 접근 방법으로는 (대체로 신흥시장에 베이스를 두는) 최고세계화책임자(Chief Globalization Officer·CGO) 임명, (IBM처럼) 신흥시장에 초점을 두는 신규 부서 창설, 지역 본사 설립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은 서로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인 경우가 많다. 일례로 P&G가 세제 사업부 글로벌 본사를 제네바로 옮겼을 때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글로벌 비즈니스팀 직원들이 이미 제네바에 베이스를 두고 있어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N 네트워크: 국가 경계를 넘는 네트워크를 만든다 기업들은 다양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 사이에 수평적인 연결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간 프로젝트와 다국적 태스크포스는 꽤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또한사내 대학을 제도화해 외국인을 포함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할 수도 있다. 베카르트는 500명의 경영·관리자가 참여하는 1주일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주일 동안에는 기업의 가치에 대한 논의만 하는데 문화적인 차이가 큰 사람들끼리도 가령 성실성(integrity) 같은 핵심 개념에 대해 합의된 이해와 용어를 끌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조치는 본국인은 시야를 넓히고, 외국인은 명시적 규칙뿐 아니라 암묵적 규칙에까지 익숙해지며, 이 두 집단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되게 하려는 것이다.

 

기술 인프라와 개인 디지털 장비 또한 사내의 다양한 팀과 사람들에 걸쳐 연결과 소통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익숙한 직원들을 사내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연결시키는 것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이 면대면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좋은 보완재가 될 것이다. 벨기에 화학 회사 솔베이(Solvay) CEO인 장 피에르 클라마듀(Jean-Pierre Clamadieu)가 말했듯 고화질 동영상 등의 기술은 임원들이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다.29

 

G 제스처: 다양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조치들을 취한다정책을 구체적으로 바꿔내는 것에 더해 제스처와 상징도 매우 중요하다. 궁극적인 목적은 본국중심성이 높았던 기업의 문화를 국가 다양성을 허용하고 촉진할 수 있는 문화로 바꾸는 것이다. 사업 모델뿐 아니라 행동 모델까지 바꾸는 것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상징적 행위들은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외국인 경영자가 승진했을 때 축하해주는 것에서부터 경영진 회의를 새로운 장소에서 개최하는 것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다양하다. 일례로, 2006년 당시 IBM CEO였던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는 임원 회의와 직원, 투자자, 애널리스트, 기자들도 참여하는 일련의 이벤트를 인도 방갈로르에서 열기로 하고 우리 중 한 명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용을 듣고 처음 든 질문은?”였다. 팔미사노는 IBM의 인도인 직원이 1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인도를 잘 모르는 투자자, 기자, 직원, 애널리스트들이 인도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팔미사노가 더 강조한 것은 점점 많아지는 인도인 직원에게 IBM이 인도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었다. IBM은 코카콜라와 함께 인디라 간디(Indira Ghandi) 총리가 다국적 기업에 압력을 가했던 1970년대에 인도에서 철수했다. 방갈로르에서 인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6년의 이벤트는 IBM이 인도에 대대적으로 돌아왔으며 앞으로도 오랫 동안 인도에 있을 것임을 의미하는 신호였다.

 

E 교육: 직원들에게 세계화에 대해 교육한다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는 다른 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 사람들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세계화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하다. 그리고 이 교육은 단순한 다양성 훈련의 범위를 넘어서야 한다. 최고위 경영진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세계가 어느 정도나 글로벌한지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국가 간의 차이는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30 이런엉터리 세계화(globaloney, 1943년에 클레어 부스 루스(Clare Booth Luce)가 만든 말이다)’는 여러 문화를 넘나드는 감수성을 키우는 데 좋은 기반이 될 수 없다. 합리적인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매우 빈약한 기반임은 물론이다. 세계화의 기본적인 흐름에 익숙해지는 것이 훨씬 나은 전략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날 일반적으로 관찰되는불완전 세계화(semiglobalization)’, 즉 국가 간의 불완전한 통합을 인식해야 한다.31 지도자들은 국제적 차이에 대해 폭넓지만 뿌리를 둔 접근을 해야 한다. 그것들이 아예 극복 불가능하다고 보아서도(전적으로 지역적·국가적인 세계), 아니면 무시해도 좋을 만큼 미미하다고 보아서도(완전히 전적으로 세계화된 세계) 안 된다.

 

 

기업에 주는 시사점

이제까지 세계 최대 기업들의 고위경영진의 출신국 구성, 그 구성의 원인과 발생할 법한 결과,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살펴봤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여기에서 다룬 것은 국가 다양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거나 더 작은 기업들까지 포함하는 등으로 분석을 유용하게 확장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가 다양성 자체도 다양성의 여러 차원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다른 차원의 다양성도 분석해 보고 또 여러 다양성 차원 간의 연관성을 조사해보는 것도 유용한 작업이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최근에 여성은 임금 인상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던 것을 보면 한 차원에서 다양성 감수성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차원에서도 다양성 감수성이 높은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한계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우리가 발견한 사실들은 기업 사다리의 윗단과 아랫단 모두에 시사점을 준다. 우선 윗단에서, 이사회는 국가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사회의 관여는 특히 CEO가 본국인일 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포천 글로벌 500’ 기업 중 87%에서 CEO가 본국인이며, 이보다 기업 범위를 더 확대하면 이 숫자는 아마 더 올라갈 것이다. 물론 CEO들도 (그리고 그 밖의 고위경영자들도) 위에서 논의한 다양성 제고 방안들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으며 노력해야 한다.

 

사다리의 아래로 내려와보면 외국인이 취업하기에 모든 기업이 똑같이 호의적인 여건인 것은 아니다. 외국인으로서 어떤 회사에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 회사의 자산, 매출, 직원 중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 본국이 외국인에게 비교적 열린 문화를 가졌는지 여부(이것은 그 국가의 일반적인 세계화 수준과 상관관계가 있다), 최고위 경영진과 이사회의 외국인 비중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최고경영진의 아랫단에서 더 많은 사람이 이렇게 한다면, 위계의 윗단에 있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성에 대해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게 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의 말씀

본 필자들은 연구 조교로 수고해 준 아드리아 보라스 카르보넬(Adrià Borràs Carbonell)과 빅토르 페레즈 가르시아(Victor Pérez Garía)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를 전한다.

 

판카즈 게마와트·헤르만 반트라펀

판카즈 게마와트(Pankaj Ghemawat)는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New York University, Stern School of Business)의 경영 전략 글로벌 교수이자 교육 및 경영 세계화 연구소 소장이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IESE 경영대학원(IESE Business School)의 글로벌 전략 교수다. 헤르만 반트라펀(Herman Vantrappen)은 벨기에 브뤼셀의 전략 컨설팅 업체 아코르데온(Akordeon)의 이사다. 이 글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6407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번역 |김승진 mafaldakim@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