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거래 기업도 분할하고, 지역은 분산하고… 공급망 파괴의 위험을 줄여라

152호 (2014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운영관리

질문

심각한 파괴로부터 공급망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공급망을 분할하거나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해 회복력을 길러야 한다.

- 지나친 자원 집중을 막아 성과 손실을 제한해야 한다.

- 장기적으로 따져보면 충분히 투자를 하지 않는 것보다 공급망 보호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좀 더 이익일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4년 봄 호에 실린 켈로그 경영대학원 운영관리 특훈교수 수닐 초프라(Sunil Chopra), 카스 경영대학원 운영/공급망 관리 교수 만모한 S. 소디(ManMohan S. Sodhi)의 글 ‘Reducing The Risk of Supply Chain Disruptions’를 번역한 것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공급망을 책임지는 관리자들은 중대한 공급망 파괴 현상을 경험했다. 공급망 파괴 현상으로 인해 개별 기업과 전 세계 모든 산업의 취약성이 있는 그대로 드러났다. 2011년에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는 많은 생명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이후 몇 달 동안 세계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었다. 2011년에 태국을 혼란에 빠뜨린 대홍수는 태국에서 생산된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컴퓨터 제조업체들과 태국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다. 2010년에 발생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사태는 수백만 명의 여행객들에게 피해를 입혔고 분초를 다투는 항공 수송품에 영향을 미쳤다.

 

대다수의 관리자들은 많은 비용을 초래하며 위험천만한 파괴 현상으로부터 자사의 공급망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재고를 늘리거나, 여러 지역에서 생산 역량을 강화하거나, 다양한 공급자를 확보하는 방법 등 가장 효과가 확실한 방법들은 공급망 비용 효율성(supply chain cost efficiency)을 개선하는 데 방해가 된다. 설문조사를 통해 관리자들이 공급망 파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예방하거나 공급망 파괴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1  공급망 비용 효율성과 비교하는 과정이 생략되면 위험을 낮추기 위한 방안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비용을 지불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공급망 효율성과 위험 감소

공급망 효율성(supply chain efficiency)은 공급망 회복력(supply chain resilience)과 다르다. 전자는 기업의 재무 성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반면 후자는 위험 감소를 목표로 한다. 물론 둘 모두 위험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반복적인 위험(recurrent risk)과 파괴적인 위험(disruptive risk)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르다. 반복적인 위험(: 관리자가 공급망 내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수요 변화)에 대처하려면 수급을 조절하는 방법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효율성에 집중해야 하는 반면 파괴적인 위험에 대처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회복력을 길러야 한다.

 

파괴적인 위험은 공급망 내에서 도미노 효과(domino effect)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공급망을 구성하는 특정 부분에서 발생한 문제(: 생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른 부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비용 효율성의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 추가로 부품 재고를 확보하는 방법만으로는 이런 위험에 대처할 수 없다. 반면, 수요 변화나 공급 지연과 같은 반복적인 위험은 독립적인 경향이 있다. 적재적소에 적절한 재고를 배치하는 방안을 비롯해 바람직한 공급망 관리 관행을 활용하면 반복적인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관리자들은 좀 더 효율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방법을 활용해 훨씬 능숙하게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고 반복적인 공급망 위험을 완화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90년대에 공급망 비용 효율성이 대폭 높아졌다. 하지만 단일 공급자와 공통 부품, 중앙집중화된 재고 관리 방식에 의존하게 되면서 공급망은 파괴적인 위험에 더욱 취약해졌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부품을 조달하거나 이런 곳으로 아웃소싱하고 과잉 설비와 불필요한 공급자를 모두 없애면 단기적으로 공급망의 비용 효율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결정으로 인해 공급망은 파괴에 더욱 취약해진다.또한 실제로 공급망이 파괴되면 금전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오랜 리드 타임(lead time)을 감수하고 해외 공급자와 협력하면 특정한 지역이나 운송 경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중단해야 할 위험이 있다.

 

공급망 비용 효율성 개선을 통해 힘겹게 얻은 이익을 포기하지 않되 공급망이 파괴적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추려면 경영자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파괴는 대개 관리자들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또한 파괴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면 공급망의 비용 효율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 관리자가 비용 증가를 피하기 위해 불가항력(acts of God, force majeure)에 대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 혹은 파괴가 비용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파괴에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변경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들이 얼마든지 주변 상황이나 시기에 맞춰 각기 다른 전략을 적용할 수도 있다. (‘연구 내용참조.)

 

 

연구 내용

 

정형화된 수학 모형(stylized mathematical model)과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파괴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우에 관찰되는 부정적인 여파와 억제 전략(containment strategies)의 효과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위험을 과대평가하는 경우와 과소평가하는 경우를 비교하기 위해 공급망(실패 가능성이 크고 공급망을 파괴할 위험이 큰 저비용 시설과 더불어 신뢰할 수 있지만 많은 비용을 초래하는 시설을 설립해 회복력을 강화시킨 공급망)의 네트워크 모형(network model)을 분석했다. 필자들은 모형을 활용해 신뢰할 수 있지만 많은 비용을 초래하는 시설의 최적 비율(optimal proportion)을 찾아낸 다음 파괴 가능성을 잘못 추정한 결과로 발생하는 상대적인 손실을 비교했다.

 

 

또한 필자들은 억제 전략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파괴가 발생할 경우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하며 공급망 비용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모형을 활용했다. 또한 취약성과 네트워크 연결성, 파괴의 정도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했다. 서로 연결돼 있는 네트워크로 이뤄진 공급망, 즉 파괴의 여파가 네트워크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공급망은 파괴의 여파가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도록 설계돼 있는 네트워크에 비해 좀 더 파괴에 취약한 경우가 많았다.

 

필자들은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2004년 가을 호에 실린 글 ‘Managing Risk to Avoid Supply-Chain Breakdown(공급망 와해를 피할 수 있도록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에서 위험과 성과를 고려해 다양한 공급망 구성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2  기업이 자사가 직면한 위험의 유형과 위험도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다양한 완화 전략(mitigation strategies)에 대해 논의했다.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필자들은 관리자들이 공급망 위험 감소를 위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 번째 방법은 공급망 효율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서윈윈방식이다. 두 번째 방법은 공급망 비용 효율성이 받는 영향을 제한하는 한편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위험을 낮추고 성과를 개선하라

공급망은 여러 곳에서 조달·제조·저장되는 엄청난 숫자의 제품이나 상품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복잡성(complexity)이 생겨난다. 복잡성이 증대되면 관리자들이 지연과 변동으로 인한 일상적인 위험들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고 결국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복잡성이 높아지면 파괴의 위험이 증가한다. 다시 말해서, 제품 간 의존성으로 인해 모든 것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복잡성의 수준을 통제하면 비용 효율성을 높이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윈윈이다.먼저 위험을 고려해 보자.

 

위험이 공급망 전체로 확산되도록 내버려두기보다 위험 억제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설계하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유조선 설계 사례를 통해 공급망을 제대로 설계하면 취약성(fragility)을 낮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자. 초창기의 유조선들은 배관으로 연결된 2개의 철제 저유조에 기름을 저장했다. 하지만 2개의 커다란 저장 탱크를 사용하는 방식은 심각한 안정성 문제를 초래했다. 기름이 한쪽 저유조에서 다른 쪽 저유조로 출렁거리며 옮겨가는 탓에 유조선이 전복될 위험이 컸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저유조의 수를 늘려야만 했다. 물론 저유조의 숫자가 늘어나자 그만큼 유조선 건조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설계 방식이 도입되자 안정성 문제가 사라졌다.

 

비슷한 맥락에서 경영자들은 공급망 파괴의 여파가 공급망 전체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3  단 하나의 공급망만 유지하는 방법은 유조선에 단 하나의 저유조만 설치하는 접근방법과 다르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하나의 사소한 문제가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개괄적으로 이야기하면 억제 전략(containment strategies)의 목표는 파괴의 여파가 공급망을 구성하는 한 부분(다시 말해서 유조선 내에 있는 하나의 저유조와 같다) 너머로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회사는 리콜 사태나 부품 부족 사태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공급처를 통해 공통 부품을 확보하거나 여러 차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품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 재무 성과를 개선하는 동시에 억제 전략을 통해 공급망의 취약성을 낮추려면 (1) 공급망을 분할(segmenting the supply chain)하거나 (2) 공급망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regionalizing the supply chain)해야 한다. 지금부터 이와 같은 2개의 전략을 활용해 업무 연속성 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을 수립하거나 파괴적인 위험 사건에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드리고자 한다.

 

1. 공급망을 분할하라(Segment the supply chain).유럽을 기점으로 대응적 조달 전략(responsive sourcing)을 활용해 대성공을 거둔 자라(Zara)의 사례는 유명하다. 하지만 스페인 알테이소(Arteixo)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의류 액세서리 소매업체 자라가 무려 2006년부터 터키와 아시아에 위치한 저비용 공급자들을 통해 전체 상품 중 절반을 조달해 왔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4  자라는 무엇 때문에 생산비가 저렴한 시장에서 상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을까? 성장을 거듭하던 자라는 모든 제품을 생산비가 높은 유럽 국가에서 생산하는 방식이 마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최신 유행 의류는 유럽 공장에서 생산해 신속하게 유럽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야만 했다. 하지만 흰색 티셔츠를 비롯해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선보일 때마저 최신 유행 제품을 내놓을 때와 같은 속도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었다. 따라서 자라는 일부 제품을 비용이 저렴한 국가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이런 방법은 파괴의 여파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공급망의 구조상 한 지역에서 발생한 파괴 현상이 모든 제품에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이윤을 늘리고 공급망의 취약성을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분할할 수 있다. 수요의 불확실성이 낮고 대량 생산되는 제품의 경우에는 해당 제품과 관련된 공급망에 전문적이고 분산된 역량을 배치해야 한다. 판매 회전 속도가 빠르고 마진이 낮은 제품의 경우에는 자라와 같은 방법을 써볼 만하다. ,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여러 공급자들로부터 제품을 조달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만하다. (그림 1) 이런 방법은 특정한 지역에서 발생한 파괴 현상이 공급망 전체에 미치는 여파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여러 공급자들이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 비용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수요 불확실성이 높고 생산량이 적은 반면 마진이 높은 제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총수요를 고려해 생산 역량을 중앙집중화하는 한편 수요 불확실성이 낮은 제품을 취급할 때와는 다른 접근방법을 활용하고 공급망을 탄력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림 1공급망 분할

생산량, 제품의 다양성, 수요의 불확실성을 토대로 공급망을 분할할 수 있다. 생산량이 많으면 공급망을 분산(decentralizing)시키는 편이 좋다. 다시 말해서 공급망을 좀 더 많은 부분으로 분할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가 약화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의 다양성이 높으면 개별 제품의 생산량이 낮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앙집중화(centralizing)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공급망을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으로 분할해야 한다. 수요의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에도 합리적인 성과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중앙집중화가 필요하다.

 

생산이 중앙집중화돼 있더라도 하나의 공장이나 생산 라인에 위험이 집중되는 현상을 피하려면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예컨대, 자라 유럽 사업부는 공급 파괴 현상을 피하기 위해 여러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활용한다. 자라는 총생산량이 많지 않은 제품마저도 여러 공장에서 나눠서 생산한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런 수준의 분할 방법은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 활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공급망을 분할해 위험을 낮춘 또 다른 사례로 여러 기업에 산업 용품을 공급하는 W.W. 그레인저(W.W. Grainger Inc.)를 들 수 있다. 일리노이 레이크포레스트에 위치한 그레인저는 미국에서 약 400개의 매장을 운영한다. 그레인저는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 판매 회전 속도가 가장 높은 제품을 전국 매장과 9개의 유통센터에 보관한다. 하지만 판매 회전 속도가 느린 제품은 시카고에 위치한 유통센터에 보관한다. 이와 같은 분할 방법은 파괴의 여파를 차단하고 공급 예비 방안을 마련해 취약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마찬가지로, 아마존닷컴(Amazon.com Inc.)은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미국 내 유통센터의 숫자를 늘렸다. 아마존은 그레인저와 마찬가지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의 재고는 여러 유통센터에서 보관하며 판매 회전 속도가 느린 제품은 좀 더 중앙집중적인 방식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공급망은 제품 수명 주기나 새로운 시장에서의 경험에 발맞춰 발전한다. 또 그래야만 한다.5  판매가 저조하고 수요 불확실성이 높은 초기에는 생산 역량을 중앙집중화해 반복적인 위험을 통합하고 공급망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가 늘어나고 불확실성이 감소하면 현지 시장의 요구에 좀 더 신속하게 반응하고 파괴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분산을 택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각기 다른 위험 특성을 갖고 있는 제품들을 따로 취급해야 할 뿐 아니라 수요의 여러 측면 중 예측 가능성이 높은 측면과 예측 가능성이 낮은 측면에 별도로 대처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이런 접근방법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법을 파괴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여기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하다. 일부 공익기업들은 이런 접근방법을 활용한다. 예측 가능한 기초 수요(base demand)에 대처하기 위해 비용이 적게 드는 석탄 화력 발전소를 가동하는 한편 불확실성이 높은 최대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좀 더 많은 비용이 들고 가스와 석유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운영한다. 2개 이상의 공급원을 확보하면 하나의 생산 시설과 관련된 파괴 위험의 여파가 줄어든다.

 

 

 

2. 공급망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라(Regionalize the supply chian).파괴의 여파를 억제하려면 하나의 공장에서 계획대로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의 여파가 해당 지역 밖으로 퍼져나가지 않도록 공급망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쓰나미가 일본을 덮친 2011년에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쓰나미로 폐허가 된 지역에 위치한 공장에서만 조달 가능한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전 세계의 자동차 공장이 피해를 입었다.

 

연료 가격 인상이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급망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글로벌 공급망 내의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유통비를 낮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운송비가 낮았던 시절에는 기업들이 비용이 가장 저렴한 곳에서 제품을 생산해 비용을 최소화하려 했다. 하지만 일본의 지진 사태를 비롯한 여러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이런 접근방법으로 인해 오히려 취약성이 커질 수도 있다. 공급망의 한 부분에서 파괴가 발생하면 공급망 전체로 그 여파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운송비가 증가하면 지역 공급망이 글로벌 공급망을 대체할 수도 있다. 다른 기업들이 사용 중인 공급망과 마찬가지로 P&G(Procter & Gamble Co.)의 공급망 역시 배럴당 유가가 10달러에 불과했던 1980∼1990년대에 설계됐다. 당시 P&G는 자본 지출 및 재고 최소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좀 더 중앙집중화된 생산 네트워크를 설계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유가가 훨씬 높다. 따라서 중국을 비롯한 단일 국가 내에서도 여러 공장을 가동할 정도로 좀 더 분산돼 있는 네트워크가 가장 비용 효과적이다.6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의 수요가 증가하자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증류주 기업 디아지오(Diageo plc)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생산 네트워크와 유통 네트워크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디아지오는 시장점유율과 이윤을 함께 늘리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포기하고 현지에서 조달하고 유통하는 등 지역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국가 단위로 지역 공급망을 구축할 정도다.7 공급망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자연 재해나 지정학적인 문제와 같은 파괴적인 사건의 여파가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한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만일 문제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인근에 위치한 공급망을 활용해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여러 제품 카테고리에서 선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지역 공급망을 구축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예컨대, 미네소타 메디나에 본사를 둔 전지형(全地形·all-terrain) 자동차 제조업체 폴라리스 인더스트리즈(Polaris Industries)는 미국 남부 시장에서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중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폴라리스는 운송비를 줄이고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종적으로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인도의 일부 직물 제조업체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자랑하는 자국 시장 대신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기업들이 공급망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목적은 비용 절감이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공급망의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공급망이 파괴되면 관리자들은 공급망 파괴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관리자들의 대처 방식은 공급망 설계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대처 과정은 (1) 파괴 탐지 (2) 해결방안 설계 혹은 미리 정해 놓은 해결방안 선택 (3) 해결방안 적용 등 총 3개 단계로 이뤄진다.8  

 

많은 기업들이 성과를 보장하고 반복적인 위험을 관리할 목적으로 자재의 흐름(: 배달, 판매)과 정보의 흐름(: 수요 예측, 생산 일정, 재고 수준, 품질에 대한 정보)을 감시하기 위한 다양한 IT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윈윈 전략에 도움이 된다. 파괴로 인한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해 공급망 파괴 사태의 여파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런 IT 시스템은 윈윈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파괴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파악해 신속하게 대처하면 위험으로 인한 여파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파트너들과 협력해 다양한 파괴 사태에 대한 긴급 복구 계획(contingent recovery plan)을 사전에 수립해 두면 공급망 설계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위탁생산업체 리앤펑(Li & Fung Ltd.)은 어느 국가에 위치한 공급자가 담당하는 생산 활동을 다른 국가의 공급자에게 이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긴급 공급 계획(contingent supply plan)을 마련해 두고 있다.

 

앞서 설명한 2개의 억제 전략을 활용해 공급망을 분할하거나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좀 더 신속하고 좀 더 간결하게 탐지, 설계, 배치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공급망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으면 예비 공급을 위한 설계와 필수 배치 활동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공급망을 설계할 때 비용 효율성 개선만을 중요시하면 실제로 파괴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급망을 분할하거나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중요한 부품이나 상품을 조달하기 위한 예비 공급원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공급망을 분할하고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실제로 파괴가 발생하더라도 상당히 신속하게 해결방안을 설계하고 배치할 수 있다. 예컨대, 국제적십자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ed Cross and Red Crescent Societies)은 세계 어느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거나 그 외 인재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4개의 물류센터에 필수 물품들을 보관한다.9  똑같은 물품을 여러 장소에 보관하는 방법이 낭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분산 수준이 낮으면 신속하게, 혹은 효율적으로 대처하기가 힘들다.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면 공급망 자체가 좀 더 탄탄하다. 물류센터 중 한 곳에 재난이 닥치더라도 나머지 물류 센터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효율성에 미치는 여파를 최소화하고 위험을 낮춰라

파괴 위험을 낮추려면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가 많다. 사실 경영자들이 공급망 위험에 대처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위험을 낮추려면 비용 효율성이 현저하게 저해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자, 생산 역량 같은 자원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막으면 위험을 상당히 낮추면서도 비용 효율성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파괴 위험을 과소평가하거나 외면하는 방법보다는 파괴 가능성을 과대평가해 자원 집중도를 낮추는 한편 적절한 취사선택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이 장기적으로 훨씬 커다란 도움이 된다.

 

1. 자원 집중도를 낮춰라.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제거했을 때 발생하는 직접적인 결과는 취약성 증가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 Corp.) 2010년에 대대적인 차량 리콜을 실시했다. 당시 도요타가 잃어버린 판매 기회와 실제로 지불한 비용을 모두 더하면 수십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손해가 막심했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는 단 하나의 공급업체에서 조달한 단일 부품을 여러 차종에 적용하는 공급망으로 인해 발생한 직접적인 결과였다. 도요타는 공통 부품을 사용한 덕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공급망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기업들이 소수의 유통센터나 공장을 운영하거나 공통 부품을 사용하는 등 재고와 생산 역량을통합(pooling)’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위험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통합의 강도가 커질수록 반복적인 위험(파괴적인 위험과 반대되는 개념)을 낮추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공급망 비용이 줄어든다. 다시 말해서 통합되는 부품과 생산 역량의 총량이 증가할수록 총이익이 커진다. 하지만 반복적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것을 통합하면 한계편익이 줄어든다.10  그와 동시에 통합된 부품과 생산 역량의 양이 늘어나면 공급망 전체가 파괴 위험에 좀 더 취약해진다. 도요타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단일 공급자가 생산한 공통 부품을 여러 모델에 사용하면 품질과 관련된 파괴의 여파가 확대된다.

 

그렇다면 공통 부품을 생산하고 단일 공급자를 활용해 좀 더 효율적이며 군더더기가 없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할까, 그렇지 않으면 파괴 위험을 낮추는 한편 좀 더 효율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는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에서 손을 떼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유통센터의 숫자를 줄이는 방법 등을 활용해 반복적인 위험을 통합하면 공급망의 한계수익이 떨어지고 공급망의 취약성이 증대되며, 그 결과 파괴의 추가적인 위험 역시 커진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모든 차종에 각기 다른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어느 정도 공통 부품을 활용했을 때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품이 늘어날수록 한계편익이 줄어든다. 반대로, 유통센터를 1개에서 2개로 늘리면 반복적인 위험을 통합했을 때 발생하는 편익은 과도하게 줄어들지 않는 반면 취약성은 대폭 줄어든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11  (그림 2) 따라서 좀 더 많은 부품을 여러 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거나 공장이나 유통센터의 수를 줄이면 최적의 자원 통합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다시 말해서, 자원을 통합해 반복적인 위험을 낮추되 극단적으로 자원 집약을 강조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면 공급망의 취약성 역시 낮출 수 있다.

 

그림 2분산과 비용

창고의 수를 늘리고 재고량을 늘리면 실제로 투입되는 자원의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파괴가 부정적인 여파를 초래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 자원을 집중시키거나 한데 모으게 되며, 이로 인해 총비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일정한 지점을 넘어서 자원을 집중시키면 비용이 급증한다. 따라서 단일 공급자나 단일 창고를 사용하면 비용이 늘어난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공급망 내의 반복적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면 좀 더 자원을 중앙집중화하고, 자원을 통합하고, 공통된 부품을 사용하는 쪽으로 균형이 기우는 반면파괴적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면 균형이 반대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반복적인 위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으려면 재고와 생산 역량, 탄력성, 반응성, 기타 역량을 늘리거나 줄일 때 발생하는 비용, 재고와(혹은) 생산 역량을 중앙집중화시키거나 분산시킬 때 발생하는 비용을 평가해야 한다.12 하지만 파괴적인 위험을 관리하려면 자원(: 부품 재고, 공급자 수)이 결코 한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공급망을 설계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항상 최소한 2개가 넘는 공급자를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제2의 공급자가 총 공급량의 20%만을 공급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2개 이상의 공급자를 확보하는 것을 방침으로 삼고 있다.13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2개의 바구니에 달걀을 나눠 담으면 취약성이 줄어든다. 새롭게 바구니가 추가될 때마다 한계비용은 대폭 늘어나는 반면 취약성은 조금씩 줄어든다.

 

이런 원칙들의 효과는 명확하다. 공장이나 유통센터를 짓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은 경우에는 여러 장소에 여러 시설을 짓는 방법을 활용해 눈에 띄는 비용 증가 없이 공급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규모가 큰 단일 공장을 짓더라도 상당 수준의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지 않거나 유통센터에서 재고를 관리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우라면 이런 방법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일 공급자가 반복적인 위험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정도로 규모의 경제가 상당하거나 재고를 유지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파괴적인 위험의 여파를 고려해 극단적인 집중은 피해야 한다. 파괴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면 장기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 파괴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2개의 바구니에 달걀을 나눠 담으면 취약성이 줄어든다. 새롭게 바구니가 추가될 때마다 한계비용은 대폭 늘어나는 반면 취약성은 조금씩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바구니의 수는 2개면 충분하다. 바구니의 수를 그 이상 늘리면 비용은 훨씬 많이 들지만 취약성은 그다지 많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2. 파괴 가능성을 과대평가해 위험을 줄이되 적절한 취사선택을 위해 노력하라. 2000년에 발생한 유명한 공급망 파괴 사건을 살펴보자. 당시, 뉴멕시코에 위치한 필립스전자(Philips Electronics)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필립스전자의 주요 고객이었던 에릭슨(Erricson)과 노키아(Nokia)는 중요한 휴대전화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할 처지가 됐다. 노키아는 단 3일 만에 자사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해줄 업체를 찾았지만 에릭슨은 약 1달 동안이나 생산을 하지 못했다. 에릭슨의 휴대전화 사업부는 부품 부족 문제로 인해 이 기간 동안 무려 2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노키아는 필요할 때 공급망을 신속하게 재정비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사전에 많은 돈을 지출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파괴로 인한 여파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키아를 지켜줬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공급자가 파산하거나, 부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가능성을 추산하기란 불가능하다. 설상가상으로 인간은 발생 빈도가 매우 낮은 사건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사건이 마지막으로 일어난 때와 멀어질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커진다.14 따라서 공급망 설계자들과 관리자들은 완화 전략을 고민할 때 파괴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위험 평가는 가능성을 추정하고 특정한 사건이 미칠 영향을 추정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15  파괴적인 위험의 맥락에서 보면 괜찮은 추정치, 심지어 신뢰할 만한 추정치를 생각해내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도요타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추산하거나 항공사들이 유럽의 하늘길이 막힐 가능성을 예측할 만한 방법은 없었다.

 

이런 환경에 처한 관리자들은 파괴적인 위험을 못 본 척해 파괴적인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원을 분산시키거나 다른 선택을 해야 할 필요성을 회피하는 셈이다. 결국, 발생 가능한 파괴적인 위험에 대비하려면 위험 완화를 위해 미리 투자를 해야 한다. 따라서 고정된 금액의 예산을 할당받은 관리자들은 파괴가 발생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완전히 외면하고픈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파괴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방안(: 파괴적인 위험을 완전히 외면하는 태도)은 위험천만하다. 필자들은 분석 모형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파괴적인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것보다 파괴적인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훨씬 값비싼 대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6  파괴가 발생하면 대개 위험 완화 전략에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절약한 것보다 많은 금액의 손실이 발생한다. 에릭슨의 경우가 그랬다. 단일 공급자로부터 부품을 조달한 덕에 에릭슨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장 폐쇄로 인한 손실이 그보다 훨씬 컸다. 반면, 파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 여러 공급자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면 사전에 투자한 비용을 어느 정도 벌충할 수 있다. 반복적인 위험(: 특정 지역의 수요나 환율이 변하면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자를 교체할 수 있다)을 낮추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파괴가 이뤄지기 전까지 파괴 가능성을 외면한 대가로 절감한 비용을 실제로 손에 쥘 수는 없다.반면 발생 빈도가 낮은 파괴의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추가 시설에 투자를 하면 진짜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사건조차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괴가 초래하는 평균 비용이 사전 투자를 회피한 대가로 절감한 비용보다 훨씬 크다. 파괴에 대비하기 위한 보호 방안에 과도한 투자를 하는 쪽이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대비하지 않는 것보다 더욱 경제적일 수도 있다. (그림 3)

 

그림 3위험을 과대평가하면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파괴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면 파괴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경우에 비해 장기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오차가 적은 경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파괴 가능성을 매우 정확하게 추산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공급망의 경우라면 파괴 가능성을 추산할 때 사소한 오차가 있더라도 실제로 파괴가 일어났을 때 탄탄한 공급망이 부담해야 하는 총비용을 산출할 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필자들이 직접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에 의하면 파괴 가능성을 추산할 때 어느 쪽으로든 최대 50%까지 오차가 있다 하더라도 파괴적인 위험 사건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총비용은 2%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파괴의 위험을 완전히 외면하지 않는 한 향후에 파괴로 인해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파괴의 위험을 어림 짐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과대평가가 과소평가보다 낫다. 이 같은 사실을 숙지하고 있으면 관리자들이 파괴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과 낮은 비용 효율성을 용인하는 방법 사이에서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고위급 관리자들은 파괴 위험 관리(disruption risk management)를 무시할 수 없다. 각 지역 차원에서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내고 실행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은 철저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통해 공급망 내 어느 지점에 파괴 위험이 존재하는지 찾아내야 한다.17  이와 같은 사고 실험(thought exercise)의 목표는 파괴 가능성이 아니라 파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근원을 찾아내는 것이다. 특정한 파괴의 근원에 대처하기 위해 위험 완화 전략을 전혀 수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파괴 가능성이 0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파괴 가능성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하면 장기적으로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파괴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파괴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파괴 가능성을 외면하는 방법보다 어느 정도 임의적이고 과장된 방식으로 파괴 가능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저렴한 경우가 많다.

 

 

특히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에는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비용 인상 없이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제품의 양, 다양성, 수요의 불확실성을 토대로 공급망을 분할하면 이윤이 늘어날 뿐 아니라 파괴의 여파를 억제하는 공급망의 능력 역시 개선된다.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제품들, 특히 운송비가 높은 제품들의 경우에는 공급망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면 비용을 절감하고 공급망 회복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위험 완화 전략이 값비싸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안이 훨씬 커다란 대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고위급 관리자들이 파괴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 오랫동안 이익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공급망의 회복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기꺼이 투자를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파괴 가능성을 외면하는 것이 항상 좀 더 값싼 방법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향후 몇 년 동안 파괴가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 하더라도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추가 투자를 위한 노력(: 예비 공급자를 확보하는 방안)을 이어가야 한다.

 

두 번째 장애물은 공급망의 회복력을 측정하고 실행하는 방법과 관련 있다. 경영진은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들에 파괴 가능성 과대평가가 결국에는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파괴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글로벌 메커니즘(지역적인 메커니즘과 대비되는 개념)을 구축해야 한다. 각 지역 차원에서는 비용이 저렴한 곳에서 자원을 확보하는 쪽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보면 비용이 많이 드는 장소에서 안정적인 예비 공급원을 확보하는 방법이 타당할 수도 있다. 분할되거나 분산된 공급망에 분산된 자원을 배치하면 전 세계적인 비용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특정 지역의 비용이 증가한 이유를 설명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수닐 초프라·만모한 S. 소디

수닐 초프라(Sunil Chopra)는 일리노이 에번스턴에 위치한 노스웨스턴대 (Northwestern University) 켈로그 경영대학원(Kellogg School of Management) 운영관리 IBM 특훈교수(IBM Distinguished Professor). 만모한 S. 소디(ManMohan S. Sodhi)는 런던 시티대(City University London) 카스 경영대학원(Cass Business School) 운영/공급망 관리 교수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5318에 접속하여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