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Kinsey Quarterly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The Coming Era of ‘On-Demand’ Market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이 좀 더 까다로운 영역에 진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소비자의 권한이 대폭 증가하는 추세에 힘입어 마케팅이 ‘온디맨드(on demand)’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그저 ‘On’ 상태에 있는 마케팅이 아닌 정확한 전달 방식을 토대로 불필요한 소음을 가뿐하게 통과해 목표 대상에 제대로 도달하는 마케팅을 기대한다.
기술과 소비자의 기대수준이 지속적으로 함께 진화하는 추세가 온디맨드 마케팅에 불을 붙이고 있다. 검색 기술로 인해 이미 어디에서나 손쉽게 제품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는 소비자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비교하고, 평가하도록 자극한다. 또한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어디에서든 디지털 환경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업 경영자들은 매일 고객의 권한이 강화됐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예컨대 케이블 텔레비전 가입 고객들은 언제건 원할 때 모든 기기에서 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여행객들은 스마트폰 앱을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항공사 서비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들이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뛰어난 마케터들은 대개 검색과 관련해 고객이 어떤 요구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또한 검색 포지셔닝 최적화는 미디어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됐다. 기업들은 고객이 공유할 긍정적인 미디어 경험을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소셜 채널을 통해 자사의 활동을 공개하고 또 소비자 반응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심지어 자사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가령, 소비자들이 자사에 보탬이 되는 우호적인 의견을 게재하거나 브랜드에 대한 느낌을 편리하게 묘사할 수 있도록 사용이 간편하고 자동으로 웹에 게재되는 도구를 개발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마케팅 경험을 더욱 진화시키는 요소로 모바일 연결성 증대, 강력하고 새로운 HTML 5 웹 언어를 토대로 하며 좀 더 효과적으로 설계된 온라인 공간, 저렴한 통신 태그와 초소형 전자 송신기1 덕에 수많은 기기에서 활성화된 사물 간 인터넷(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big data)’ 처리 기술의 발달 등을 들 수 있다. 소비자들이 조만간 이미지, 목소리, 몸짓을 이용해 검색하고, 사진 촬영이나 거래 등을 통해 자동적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시력 부문에서 현실을 증강시키는 기기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구글 안경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할 수도 있다.
디지털 역량이 배가되면 다음과 같은 4개의 영역에서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1. 현재화: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2. 가능성: 온갖 정보(금융 계좌에서부터 물리적 활동에 대한 데이터에 이르기까지)들이 좀 더 효과적인 방식, 즉 소비자에게 좀 더 커다란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배치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진정으로 새로운 일을 하기를 원할 것이다.
3. 개인화: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자신에 관해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의 요구를 정확하게 충족시키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4. 단순성: 소비자들은 모든 상호작용이 간편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할 것이다.
필자들은 이 글을 통해 이와 같은 특징을 지닌 새로운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그려보고 기업을 운영하는 리더들에게 새로운 세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명하고자 한다. 브랜드 및 카테고리와 관련된 소비자의 경험이 한층 강렬하고 결정적인 힘을 갖게 될 것임은 틀림이 없다.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필자들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이런 경험이 고객의 전체 의사결정 중 3분의 2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나머지는 가격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2
각 기업이 하나의 조직으로서 판매, 서비스, 제품 사용, 마케팅 등 모든 기능 부문에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기업은 드물다.3 상호작용이 증가하면 기업들은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와 같은 기법을 활용해 고객 경험에 영향을 미치려 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은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서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새로운 도구에 익숙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능 부문과 사업 부문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마케팅 조직의 구조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2020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향후 몇 년 동안 물리적 환경과 가상 환경에서의 고객 경험이 근본적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은 이미 시장에 출시돼 있다. 특히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NFC(near-field communication·근접통신) 기술이다. 휴대전화에 내장된 반도체는 NFC 태그가 부착된 물체가 가까이 다가오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런 태그의 가격은 이미 개당 15센트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또한 새로운 연구로 인해 NFC 태그 가격이 더욱 내려갈 수도 있다. NFC 가격이 떨어지면 좀 더 많은 기업들이 거의 모든 기기에 NFC 태그를 부착할 수 있게 된다. NFC 태그가 부착된 기기가 급증하면 새로운 유형의 상호 경험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면 기술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가상의 소비자 다이앤(Diane)이 오디오 헤드폰을 구입하는 과정을 살펴보자.(‘미래의 소비자를 만나다: 다이앤’ 참조)
필자들은 앞서 새롭게 성장 중인 4개의 소비자 수요 영역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다이앤의 경험을 묘사한 10개의 장면에는 필자들이 앞서 언급한 4개의 영역이 모두 포함돼 있다.
현재화
마케터들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에서든 신속한 대응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이미 맛보고 있다. 은행 잔고가 줄어들고 있는가? 그러면 소비자의 휴대전화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은행 트위터 계정에 수수료에 관한 질문이 올라왔는가? 그러면 즉각적으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대형 은행에서 근무하는 경영자 A는 스마트폰 앱의 신속성 덕에 상당수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상에서의 만남이 이미 불필요한 일이 돼 버렸다고 확신한다. A는 대다수의 젊은 소비자들이 계좌 관리를 위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활용하며 물리적으로 은행을 찾는 일이 드물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휴대전화 안에 은행을 통째로 집어넣는 것은 앞으로 맞이하게 될 경험의 맛보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NFC 기술이 내장된 맥주잔 받침을 시범적으로 출시한 유럽의 주류 회사 B의 사례를 살펴보자. 술집에 앉아 새로운 맥주를 마셔볼지 고민 중인 손님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휴대전화를 맥주잔 받침에 갖다 대기만 하면 B가 판매하는 맥주의 역사, B의 맥주가 제공되는 술집, 앞으로 진행될 판촉 행사, B가 판매하는 맥주에 만족한 친구 목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마케터의 ‘퍼블리싱(publishing)’ 활동은 맥주잔 받침, 다이앤의 헤드폰 등과 같은 가상화된 미디어로 확장된다. 또한 이와 같은 가상 미디어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려하고 평가하기 위한 접점이 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비자가 경험하는 모든 상호작용에 관한 데이터를 은밀하게 수집하는 디지털 정보 기술은 기업에 가장 효과적인 영향력 경로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며 소비자에게는 새롭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시한다.
가능성
대부분의 초창기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하고 있는 활동(쇼핑, 은행 업무, 정보 검색 등)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소비자들이 디지털 경험을 하면서 타협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탄탄한 프로그래밍, 데이터 접근성, 인터페이스 가능성 등을 결합하면 모든 디지털 상호작용을 무언가 뛰어난 것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이 새롭게 선보인 스마트폰 앱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커먼웰스은행이 선보인 스마트폰 앱은 집을 구하러 다니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주택 구매를 고려 중인 고객은 먼저 자신이 원하는 집의 사진을 촬영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이 앱은 화면 인식 소프트웨어와 위치 기반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다음 해당 주택의 가격, 세금, 기타 정보를 제공한다. 그 후, 앱은 구매자의 개인 금융 데이터에 접속해 (금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추가 접속) 주택 구매자가 주택 담보를 얻기 위한 사전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만일 그렇다면 금액이 얼마가 될지 평가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상호작용이 거의 즉각적으로 진행되면 고객은 원하는 집을 찾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체 사이트를 뒤진 다음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자금 융통을 위해 모기지 브로커에게 연락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피할 수 있다(이런 과정을 밟는 데만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
모기지 앱 사례는 디지털 환경이 수많은 새로운 영역에서 저렴하면서도 방대한 규모로 다양한 정보원을 어떻게 통합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기업들은 현재 활용 가능한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 너머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타협하는 차원을 넘어서려면 포장, 가격 책정, 배송, 제품과 관련 있는 측면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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