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년 10월 호에 실린 마셜 피셔(Marshall Fisher)와 램나스 바이디야나탄(Ramnath Vaidyanathan) 의 글 ‘Which Products Should You Stoc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판매할 제품을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는 유통업의 성공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재고 관리나 가격 결정 분야에는 다양한 데이터와 분석도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제품 구성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예술에 가깝다. 잘못된 결정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덜 붐비는 매장을 선호한다는 고객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월마트(Walmart)는 2008년 프로젝트 임팩트(Project Impact)를 실시하고 판매 중인 제품 SKU(Stock Keeping Unit, 상품 분류 단위)의 15%를 축소했다. 그 결과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해 변경했던 대부분의 사항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식료품 유통업체 A&P가 운영하는 슈퍼프레시(Super Fresh)는 판매율이 낮은 건조식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신선식품의 비중을 늘렸다. 그러나 판매를 중단한 상품들이 사실은 고객들의 필수 구매 품목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던 고객들은 다른 곳에서 쇼핑을 하기 시작했고 A&P는 파산하고 말았다.
가정용 제품을 취급하는 한 업체는 고객의 입맛에 맞춰 제품 구성을 지역화하기 위해 인구통계 정보를 활용했다. 먼저 침구용품 부문에 적용한 결과, 매출이 18% 이상 상승했고 그들은 흥분했다. 그러나 동일한 내용을 목욕용품 부문에 적용했더니 별다른 성과가 없었고 실망한 그들은 더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한 타이어 유통업체의 CEO는 제품군을 저가 타이어에서 좀 더 비싼 타이어로 변경한 뒤, 가격이 고객 의사결정에 미치는 중요성을 뼈저리게 배웠다. 2년 뒤 그의 후임자는 판매 중단했던 대부분의 제품을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제품관리 전략이 그렇듯 위의 결정들 또한 감에 의지한 결과였다. 업체들은 판매수치를 참고해 더 이상 팔지 않을 제품을 쉽게 골라낼 수 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찾기는 어렵다. 판매가 저조한 제품이 사실은 고객들에게 필수적이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했을 때 경쟁업체에 틈새를 내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다. 잘 알려져 있듯 제품 구성은 최적의 균형을 찾아 유지하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한쪽에서의 변화가 전체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제품들의 조합이 매출 극대화로 이어질지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제품 구성 기획을 지원하는 다양한 툴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감에 의존한 수동적 기획을 조금 쉽게 만들어줄 뿐 새 제품에 대한 수요나 제품 변경으로 인한 수요 변화까지는 예측하지 못한다. 제품 구성 결정에 동반되는 위험을 줄이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는 과학적 제품 구성 기획을 가능하게 할 특별한 기술을 고안했다. 관찰 결과, 고객의 대부분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한 묶음의 특성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구입한 TV를 떠올려보라. 그때 “X라는 TV를 사야겠어”라고 생각했는가, 아니면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 가격, LCD나 플라즈마 등의 타입, 브랜드 등을 생각했는가? 우리는 제품 특성에 대한 고객 수요를 예측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매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 결과를 사용해 새로운 제품 수요를 예측했다. 이런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유통업체는 좀 더 과학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구성할 수 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소비재 상품이나 식품을 다루는 유통업체에 특히 도움이 된다. 반면 의류 분야에는 직접 적용이 어렵다. 의류는 유행에 민감해서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이다. 최근 식료품 유통업체들은 풍부한 시장 데이터를 활용해 판매가 가능한 추가 제품을 찾아낸다. 다른 유통업체에서 잘 팔리는 SKU 중 우리 매장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들을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수행한 연구 결과는 특성을 토대로 하는 우리의 접근 방식이 더 작은 오차 범위를 보인다는 점을 나타냈다. 우리의 방식은 또한 유통업체들이 아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판매가 저조한 제품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면 제품 구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무엇이 그 새 제품이 될 수 있을까?
원하는 제품을 찾지 못하면 고객은 어떻게 행동할까?
취급 품목의 수를 늘리거나 줄이면 매출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제품 구성의 지역화, 즉 취급품목을 매장이나 매장군별로 다르게 하는 것이 좋을까? 만일 그렇다면 어떤 제품 카테고리들을 지역화하면 될까? 만일 제품 구성의 차별화를 위해 매장군을 형성한다면 얼마나 많은 매장군을, 어떤 조건으로 만들어야 할까?
제품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면 “내가 찾고 있던 바로 그 제품이네!” 혹은 “내가 찾는 제품은 아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으니 이걸로 사야겠다”와 같이 얘기하는 고객들의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그 과정을 살펴보자. 이를 위해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의 타이어 부서(우리가 조사한 사례 중 하나다.)와 외장관리제품 부서(컨설팅 방식으로 진행했다.)의 예를 참고할 것이다. 각 단계별 프로세스가 있긴 하지만 이는 다차원적이고 매우 반복적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분석 작업은 컴퓨터로 진행했으며 그 과정을 통해 최종 제안을 도출했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