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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원하면, 성장의 언어를 써라

켄 파바로(Ken Favaro),삼랏 샤마(Samrat Sharma),데이비드 미어(David Meer) | 127호 (2013년 4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5월 호에 실린 켄 파바로(Ken Favaro), 데이비드 미어(David Meer), 삼랏 샤마(Samrat Sharma)의 글 ‘Creating an organic growth machine?’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고성장 기업은 언젠가는 저성장기에 접어든다. 많은 CEO들은 사업이 성숙했기 때문이라며 불가피한 일로 받아들이고 고성장 기회를 찾기 위한 내부적 노력을 중단한다. 대신 작은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하거나 계속 성장하고 있는 다른 큰 기업을 인수해 변혁을 꾀한다.

 

유기적 성장을 포기하거나 이에 대한 책임을 사업부서에 떠넘기는 CEO는 다음 세 가지 면에서 크게 실수하는 것이다. 우선 인수를 성공으로 만들려면 인수한 기업의 유기적 성장을 자극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비용절감 효과만으로 정당화되는 인수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고 이런 인수만 계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인수를 위해 지불한 프리미엄을 충당할 정도의 비용절감을 달성하는 사례는 36%에 불과하다. 나머지 64% 기업에서는 연간 총 주식 수익률이 평균 -2%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인수를 통해 본질적인 유기적 성장을 이룬 기업과 단순히 덩치만 커진 기업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다. 아무리 인수합병에 열심이라도 유기적 성장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 경영진이 유기적 성장 추진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면 회사가 중심을 잃을 수 있다. 대부분 기업에서법인 M&A를 하거나, 다음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기업의 강령과 비전을 만들거나, 사업부서의 목표를 정해주는 등 굵직한 일을 한다. 반면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일은 그런 부서의 관리자들에게 떠넘겨진다. 이는 CEO가 유기적 성장을 중시한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관리자들은 통상 시장 주변에서 빠르고 손쉬운 성장기회를 찾는다. 새로운 고객군을 찾거나, 판매 채널을 늘리거나, 상품 라인을 확대하는 식이다. 그들은 이런 방식이 수익을 내더라도 금방 급감하고 회사 운영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사업부서가 제각각 성장을 추구하면 큰 기업들은 점점 일관성 없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제품군, 역량으로 고군분투하면서 노력과 투자를 중복하게 된다.

 

셋째, 글로벌 경제는 단기간에 극적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금리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 없고, 소비자들은 다시 돈을 흥청망청 쓸 수 없으며, 빚에 눌린 정부들은 일자리 창출에 돈을 쏟아부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수를 통한 성장은 지난 30년간 경험한 것처럼 순조롭지 못할 것이다. 일반적인 성장 방식으로 유기적 성장에 접근하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며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경영진은 유기적 성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우리는 수십여 곳의 기업을 연구해 회사의 중심에 있는 임원들이 사업부서들의 유기적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부터 회사의 내부 성장 엔진에 시동을 걸고 측정하기 위해 경영진이 따를 수 있는 유기적 성장 법칙 네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법칙들을 적용한 경영진은 예전에는 못 봤던 유기적 성장 기회를 찾아냈다. 이는 기업의 잠재성장률을 두 배로 높일 만큼 강력했다.

 

 

 

 

법칙1: 큰 그림을 그려라

유기적 성장을 사업부서에 위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일선에 가깝기 때문에 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다. 게다가 유기적 성장은 대개 대규모의 신규 자금 투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 없는 경우 예산 및 자금책정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업부서가) 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각각의 유기적 성장 과제는 회사 입장에서 작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합치면 회사 이익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경영진이 사업부서에서 직접 각 성장과제를 주도적으로 실행할 필요는 없지만 사업부서와 적극 협의해 어디에서 어떻게 유기적 성장을 추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만난 CEO 중에 유기적 성장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사람은 없지만 예산 편성과정 등을 통한 목표 설정 및 그 이후 진행과정 점검에만 참여하는 CEO가 다수였다.

 

물론 목표는 절제와 책임감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그것이 사업부서의 유기적 성장을 직접 돕지는 않는다. CEO가 유기적 성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기회를 포착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신경을 덜 쓸 수 있다. CEO와 다른 경영진은 조직 전체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다음 네 가지 중요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기회의 기준을 세운다.유기적 성장을 일선에만 맡긴다면 그들은 잠재력 있는 프로젝트보다는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호할 것이다. 관리자들은 용감하게 실패하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성공하려고 할 것이다. 이는 그들의 경력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회사의 성장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이런 경향을 막으려면 회사에서 성장 기회의 크기와 원천을 분명히 하는 기준과 관행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연구한 어느 금융회사에서는 각 사업부서가 유기적 성장 잠재력을 담고 있는 세 가지 변수를 추적하고 보고하도록 했다. ‘성장 가능성’(회사가 갖지 못한 고객 수 및 점유율 - 영원히 못 가질 것 같은 고객 수 및 점유율), ‘전환고객’(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는 고객), ‘고객 니즈와 제시안의 차이’(고객들이 이용 기관을 바꾸도록 할 정도의 편익과 현재 거래하는 기관이 제공하는 편익의 차이) 등이다. 이는 관리자들이 잠재력 높은 기회를 알도록 도와서 수확이 별로 없을 곳에 투자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지침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알아라. CEO와 회사는 사업부서별 및 사업부를 넘나드는 회사 전체의 유기적 성장 기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정보는 기업이 가장 생산적일 수 있는 곳에 시간과 노력, 자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금융회사는 제품군별, 판매경로별, 마케팅·영업·IT·인사 등 업무별로 조직돼 있다. 유기적 성장 과제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경영진은 사업부서들이 중복된 기회를 좇느라 실제 필요 이상의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회사가 데이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잘못된 곳에서 성장을 추구할 수도 있다. 기존 매장에서 어떻게든 더 성장해보려고 노력한 어느 대형 유통업체가 그랬다. 유동인구를 늘리고 고객들이 더 많은 카테고리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는 대신 이미 매장에 들어선 고객들이 기존에도 구매하고 있던 카테고리에서 더 많이 사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성장기회였다. 예를 들어 여성의류 매장에서는 더 다양한 사이즈와 스타일을 제공하고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시골에 거주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런 기회에 집중하면서 이 업체는 성공 가능성은 훨씬 크고 전체적으로는 회사 자원이 덜 소모되는 방향으로 성장 과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회사 차원의 성장 능력을 만들어라.회사가 투자은행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실사를 하고 인수를 진행하는 식의 M&A 능력을 지니듯 유기적 성장 능력도 가질 수 있다. 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미 중서부에 위치한 매니토웍은 크레인 사업체와 식품서비스장비 사업체를 갖고 있었다. 두 사업 모두를 위한 가장 좋은 성장 기회는 이머징마켓에 있었다. 이머징마켓은 지역적 전문성을 필수로 하는 데 비해 경영능력이 있는 업체는 적다는 특징이 있다. CEO인 글렌 텔록은 이머징 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모든 회사 업무 중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두 사업체가 각각으로는 개발할 수 없을 능력에 접근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머징 시장에서의 니즈는 서로 다르지만 두 사업체는 관습이나 현지 정부의 정책 이해 등 공동의 과제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사업이 둘이기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려는 정부 당국에 제시할 카드가 많았다. 텔록은 경영진이 이머징 시장에서의 능력을 계속 발전시켜서 회사에는 규모의 경제를 얻게 하고 각 사업체는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기를 원했다.

 

사업과 시장을 넘나들며 살펴본다.유기적 성장을 위해 사업부서와 관계를 맺는 경영진은 단독으로는 별 의미도 없을 작은 기회들이 모여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종종 알게 된다. 1990년대 후반 인기 생맥주를 병에 담아 출시한 기네스의 성공이 좋은 예다. 당시 기네스 맥주는 소매점에서 캔으로만 판매됐는데 널리 알려진 부드러운 맛과 거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질소를 내보내는 작은 장치가 사용됐다. 기네스의 미주 사업부는 병맥주를 성장기회로 여겼다. 특히 병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 수가 증가하던 미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맥주를 만들려면 질소 캡슐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바꿔야 했다. 미국시장만으로는 투자 명분이 크지 않았다.

 

병맥주가 또 다른 맥주 소비대국인 아일랜드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경영진의 깨달음이 반전의 기회가 됐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원래 기네스 맥주를 술집에 앉아서 마셨지만 젊은층은 활기 넘치고 사람 많은 곳에서 병맥주 마시기를 좋아했다.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곳에서는 병에 든 맥주가 유리컵에 든 맥주보다 넘치거나 흐를 위험이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 아일랜드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수출 가능성과 연결되면서 투자를 정당화했다. 오늘날 기네스 병맥주는 아일랜드 공장에서 생산되며 일부만 미국으로 수출된다. 지역을 구분해서 사업할 때는 기회가 보이지 않았다. 두 시장을 합쳐 큰 그림을 보자 비로소 기회가 보이기 시작했다.

 

 

 

 

 

법칙2: 사업 사이클의 압박을 이겨내라.

대부분의 큰 기업들은 호황기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만 불황에는 비용에 민감해지고 수익성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업 사이클을 키우는 것은 사업부서의 유기적 성장 노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사이클의 정점에서는 사업부서 관리자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업 전망을 믿는다. 불필요한 인력을 늘리거나 필요 자산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상황이 반전되면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시간과 돈, 성장에 대한 관심 등에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경기 저점에 진입했을 때 경영진이 비관적인 신호를 보내면 부서 관리자들은 새로운 제품을 후원하거나, 고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시장 형성에 투자하는 것을 꺼린다. 이렇게 몸을 사리는 행동들이 손실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 충격은 막대하다.

 

사업 사이클을 거스르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에성장을 위한 투자나 호황기에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업 사이클의 요란한 소리를 걸러내는 것은 경영진의 중요한 역할이며 임원, 특히 CEO의 의지를 시험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경기를 거스르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과는 다르다. 경영진은 경기와 상관없이 회사가 투자하도록 도울 수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질레트 CEO를 지낸 제임스 킬츠는 경영진이 이런 일을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준다.

 

정확한 성과기준을 세워라.킬츠는 종종 사업부서 관리자들이 제시한 목표치를 낮췄다. 그는 관리자와 주주들에게 모든 산업에서 5년간 살펴봤을 때 성장과 수익성이 매년 3분의 1 안에 포함된 회사가 승자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한 해 1위나 2위를 했다고 장기적으로 업계 선도업체가 되는 것은 아니며 1, 2위 자리를 얻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이 요요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질레트 관리자들의 야망을 억누르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호황기에는 성장에 집착하고 불경기가 되면 성장을 잊어버리는 등 부적절한 시기에 부적절한 것을 걱정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각 부서에서 절감한 비용을 그 부서에 돌려줘라.킬츠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거침이 없었다. 그는간접비 증가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지랖 넓게 개입했다. 하지만 그는 절감분의 대부분을 절감 부서의 유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로 돌려줬다. 이런 관행은 사업부서들이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가장 안 하는 시기에 성장 노력을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었다.

 

회사의 유기적 성장을 위한 펀드를 만들어라.킬츠는 절감된 비용을 통해회사 장학금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일례로 빨간색 레이저 면도기의 자금을 댔다. 글로벌 면도기 사업부는 단순한 포장 변화라며 처음엔 반대했지만 결국 크게 성공했다. 장학금은 500∼1500만 달러로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었다. 킬츠는 복잡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 돈을 배정했다. 사실 그는 대부분 혼자 결정했다. 유기적 성장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는 항상, 심지어 불경기에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질레트에서 글로벌 개인용품 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조셉 스칼조는 킬츠의 세 가지 관행 모두가 그에게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스칼조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분의 기대가 낮았던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영웅처럼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어요. 그는 영웅주의가 갖가지 파멸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비용절감과 투자를 맞바꿀 줄 아는 킬츠의 능력으로 스칼조는 절감한 7000만 달러의 일부를 자신의 사업부에 재투자할 수 있었다. 그는 회사 장학금 덕분에 유망한 기회가 될 수 있는 연구나 실험을 해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른 CEO들이라면 7000만 달러 전부를 가져가겠다고 말했겠지요. 아이디어를 들어줄 열성적인 협력자가 있었기 때문에 다들 더 적극적으로 성장의 기회를 찾게 됐습니다.”

 

킬츠가 회사에 합류했을 때 질레트는 정체돼 있었다. 5년간 매출은 연간 4%씩 감소했고 수익은 정체됐다. 킬츠의 임기가 끝날 무렵 매출은 연 9%의 성장을 기록했고 이익은 16%씩 성장했다. 당장의 수익을 늘리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수익의 꾸준한 증가를 추구해서 킬츠는 질레트가 매우 수익성 높은 유기적 성장 기제를 확보하도록 했다. 그의 리더십 덕분에 이미 20% 정도로 높던 회사의 자본이익률은 30%를 넘겼다. 그리고 P&G가 질레트를 매출액의 5.5,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9배를 주고 인수하도록 했다. 이는 보통 고도성장 기업에만 적용되던 비율이다.

 

법칙3: 역할고정을 피하라

관리자들은 이름표 붙이기를 좋아한다. 이름표는 경영의 복잡한 과제를 단순화한다. 그 결과성장엔진으로 지정돼 투자금을 한몫 챙기는 부서들이 있는 반면 다른 부서들은캐시카우로 성장엔진에 돈을 댄다. 문제는 이런 이름표가 성장에 대한 믿음을 정형화하고 사업부서의 행동에 영향을 주며 궁극적으로는 자기파멸로 이끈다는 것이다.

 

수많은 부서를 가진 대기업들이 종종 이 같은 역할 고정의 희생양이 된다. 예를 들어 질레트에서 킬츠는 아예 유기적 성장이 필요 없다는 글로벌 면도기 사업부의 반대에 부딪쳤다. 어쨌든 레이저 면도기가 회사를 성장시켰고 질레트는 그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0% 2위 업체의 4.7배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들은 킬츠에게듀라셀을 인수할 때 돈을 너무 많이 지불했나요. 오랄비를 보세요. 성장하려면 오랄비 같은 데를 봐야 합니다. 우리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요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관리자들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두는 것은 매우 낭비다. 모든 비즈니스에는 현재 고객에게 새로운 편익을 제공하거나 고객을 새로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 게다가 만약 관리자들이 유기적 성장을 포기하면 그들은 경쟁에서 앞서게 하는 혁신이나 발전을 열심히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특정 부서를 성장부서로 고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만약 어떤 부서의 관리자들이 자신들만 회사의 유기적 성장을 맡고 있다고 느낀다면 필요 이상의 위험이나 투자, 비용을 감수하게 될 것이다.

 

이름표 붙이기가 얼마나 잘못되고 패배주의적일 수 있는지 <월스트리트저널>의 사례가 보여준다. 2000년에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우존스의 가장 크고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였지만 온라인 매체의 부상, 광고주들이 탐내는 젊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능력 부재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다우존스도 신문이 사양산업이라는 일반적 통념을 믿고 원가를 줄이고 재투자는 최소화해서 다른 비즈니스의 성장에 돈을 대도록 하는 식으로 경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대신 당시 다우존스 CEO이던 리치 재니노의 명에 따라 경영진은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영팀과 함께 열독률이 떨어지는 젊은 독자 잡기에 나섰다. 신문의 디자인을 현대화하고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일반적인 흥밋거리 기사들을 더 실었다. 토요일 판을 추가해 부수와 광고 수익을 늘리도록 했다. 그 결과 신문이라는 사양산업에서 두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뤄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와 경쟁하는 수준의 신문이 됐다. 처음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신문이 절대 성장엔진이 될 수 없다며 변화를 거부했다. 많은 사람들은 핵심 부수가 너무 급격히 줄지 않게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경영진은 그와 같은 역할 고정이 확산되지 않도록 했다.

 

회사의 다른 조직들과 분리하는 것도 비즈니스가 이름표를 떨쳐버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CBS가 좋은 예이다. 비아콤의 일부였던 CBS는 비아콤 회장인 섬너 레드스톤에 의해저성장사업으로 분류됐다. 그는 2006년 회사를 쪼개기로 했는데 케이블 방송인 VH1과 니켈로디언 같은고성장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레드스톤의 성장엔진으로부터 분리되자 오히려 CBS는 새로운 삶을 얻은 듯했다. CBS는 핵심 TV 사업에서는 국제 신디케이션, 인터넷, 무선, DVD VOD 사업 등을, 새로운 매출 신장원으로는 옥외 광고, 출판, 라디오 비즈니스 등을 공격적으로 추구했다. 이 모든 것은 CBS가 비아콤의 현금인출기 역할을 하고 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CBS를 털어내면 비아콤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CBS가 장애물을 벗어나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비아콤은 곧 기대성장률에 못 미쳤으며 계속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업부서의 역할을 고정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이 아이는 똑똑한 아이, 저 아이는 야망 있는 아이, 저기 저 아이는 그냥 조용히 예쁘게 앉아 있는 아이 하는 식으로 꼬리표를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세 아이 모두에게 높은 성취 기준을 주고 결과를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평범하게 예쁜 아이가 나머지 두 아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잠재력을 지닐 수도 있다.

 

 

 

 

법칙4: 성장의 언어를 만들어라

조지 오웰은우리 언어가 단정하지 못하면 어리석은 사고를 하기 쉽다고 말했다. 우리도 성장에 대한 단정한 언어가 더 단정하고 현명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고 믿는다. 만약 어떤 회사가 바람직한 개념을 세우고 그것을 잘 선택된 단어로 표현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면 혼동과 혼란의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경영진은 회사 전체를 조망하고 아이디어와 개념을 전체에 전파할 책임을 갖고 있으므로 성장의 언어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다우존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현대화할 때 다우존스는 미술실장, 마케팅 담당, 부수 관리자, 판매원 및 온라인판 담당자 등 모든 사람들이 변화가 독자와 광고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나아가 이런 변화들이 유기적이고 수익성 있게 성장하려는 다우존스에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초점을 두도록 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신문을 만들고 있다고 믿는 직원들의 상당한 저항에 부딪혔다. 난관을 뚫기 위해 CEO상대적 고객가치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여기서 고객이란 독자와 광고주를 포함한다. 이 용어는 모든 사람이 신문을 어떻게 현대화할지 논의하도록 했고 오랫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변화를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더 작고 수익성은 높은 포맷의 상대적 고객가치를 시험해보니 대부분 에디터들의 생각과는 달리 다수의 독자가 그런 포맷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1면에 광고를 싣는 것은 범죄 행위와 같다는 것이 편집담당자들의 오랜 믿음이었지만 독자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재니노는성장에 대해 생각하고 얘기할 공동의 용어를 갖는 것이 합심하게 했고 사업을 키우기 위해 새롭고 일관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명확히 해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로 앞서 언급한기회의 기준을 세운 금융회사는 용어집을 만들어 어떻게 하면 회사 전반에 걸쳐 유기적 성장을 가장 잘 추구할 수 있을지를 쉽게 만들었다. 용어집에는성장여지’ ‘전환고객’ ‘고객니즈와 제시안의 차이뿐 아니라노력 대비 수익’ ‘교차 구매’ ‘영업 분화’ ‘유기적 성장 기회의 정의가 명확히 나와 있었다. 이런 용어들은 회사 전체에 걸쳐 사용되면서 경영진과 사업부서의 대화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줬다. “목표 대비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어디 절약할 데는 없나요? 무엇을 없앨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더 생산적이 될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들을 하는 대신 경영진은성장 여지가 얼마나 됩니까? 가장 가능성 높은 전환고객은 누구입니까? 전환하려면 어떤 비용이 들까요? 고객니즈와 제시안의 차이가 가장 큰 부분은 어디입니까?” 하고 물을 수 있다. 사업부서들이 투자 대비 가장 큰 유기적 성장 잠재력을 깨닫는 데는 후자의 질문들이 훨씬 도움이 된다. 이는 그 금융회사가 노력의 중복을 없애고 투자의 제약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며 경영진이 첫 목표 수립 후 18개월 만에 자신감을 가지고 유기적 성장 목표를 올리도록 해줬다.

 

언어의 명확함은 관리자들이 흔히 빠지는 목적과 수단의 혼동도 막아준다. 우리는 많은 기업에서 사람들이기회라는 용어를 세일즈 인력 보강, 새로운 플랜트 건설, IT 증설, 판매 촉진책의 시작이나 종료 혹은 CRM 시스템 설치와 같은 행동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행동들도 기회를 포착하게 해줄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기회인 것은 아니다. 이런 행동을 기회인 것처럼 생각하면 관리자들은 그들 앞에 놓인 진짜 기회를 무시할 수 있다. 세일즈 인력의 고용이나 CRM 시스템 설치 등의 성공은 유기적 성장의 성공을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다.

 

유기적 성장에 대해 명확한 언어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성장 잠재력을 과대평가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더불어 정확하면서도 덜 중복되는 계획이나 더 일관성 있고 성과가 좋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커진다.

 

유기적 성장은 성공적인 사업 모델의 필연적인 결과물이 아니다. 모든 기업은 이미 갖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기적으로 성장시키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러려면 열정적이면서도 참여하는 경영 리더십이 필요하다. CEO와 다른 고위경영진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많이 만들거나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사업부서들이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업 사이클의 압박을 이겨내며 역할 고정을 막고 유기적 성장에 대한 분명한 언어를 만들면 된다. 이런 법칙들을 따르면 회사의 내부 성장엔진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켄 파바로, 데이비드 미어, 삼랏 샤마

켄 파바로는 뉴욕에 위치한 부즈앤컴퍼니의 시니어 파트너이며 엔터프라이즈 전략 부문을 이끌고 있다.

데이비드 미어는 부즈앤컴퍼니의 임원이며 북미 시장 소비자 직관 및 수요 분석 부문을 이끌고 있다.

삼랏 샤마는 부즈앤컴퍼니 클리브랜드 오피스를 이끌고 있다.

 

 

번역 |윤자영 pompo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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