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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e all marketers now

우리 회사? 모든 조직이 마케터!

톰 프렌치(Tom French) | 91호 (2011년 10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7월 호에 실린 글 ‘We’re all marketers now’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심층적인 고객 관계 구축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적 상황을 경험했다. 그들은 소셜미디어 관리와 같은 새로운 업무를 추가하는 한편 온라인, TV, 인쇄매체 등 기존 방식의 광고 캠페인들이 통합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해왔다. 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디지털화된 고객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웹 전문 인력들을 충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방적 푸시(Push) 광고가 점점 통하지 않는 고객들을 사로 잡기 위해 이제 기업들은 전통적인 마케팅 조직의 업무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한다. 고객들은 더 이상 마케팅 활동과 제품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으며 ‘마케팅이 곧 제품’이라고 인식한다. 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마케팅과 별개로 구분하지 않으며 ‘매장 내 경험이 곧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관계’가 화두인 현 시대에서 ‘기업 그 자체는 곧 마케팅’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 도전임이 분명하다. 모두가 마케팅을 담당한다면 누가 총 책임을 져야 하는가? 마케팅 조직의 구조와 업무 분장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런 도전 상황은 품질 개선 운동의 초기 시절을 연상시킨다. 지금은 품질 개선 운동이 기업 경영의 일상적 업무가 됐지만 기업들에 상당한 도전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1977년 크라이슬러의 전직 CEO인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는 할 스펄리치(Hal Sperlich)를 신임 제품 기획 담당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새로 부임한 그의 첫 질문은 “품질 관리 담당은 누구입니까?”였다. 이에 한 임원은 “우리 모두가 품질 관리 담당입니다”라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스펄리치는 “그렇다면 품질에 문제가 생길 때는 누가 책임을 집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아무도 없습니다(Nobody)”였다. 스펄리치는 ‘제길!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군’하고 생각했다.1
 
이와 같은 ‘고생길’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 모두가 ‘마케팅을 담당한다’는 인식을 가짐과 동시에 마케팅 부서와 나머지 부서들 간의 업무상 관계를 새로 정립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업 내 모든 조직들이 마케팅을 수행하는 주체가 되되 마케팅 부서는 고객과의 관계 구축 강화를 주도적으로 리드하는 ‘엔진’의 역할을 해야 한다. 마케팅 조직은 최신 고객 관리 기법들을 설계, 구축, 운영, 개선하면서 전사 차원에서 추진할 우선순위를 정하고 조직 간 소통을 장려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변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마케팅 조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난다. 전통적인 마케팅 업무는 다른 부서로 위임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며 전사 차원의 마케팅 활동을 조율하기 위한 사내 협의체와 비공식적인 부서 간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또 외부 협력 업체, 고객, 심지어 경쟁사들과도 보다 심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마케팅 부서는 데이터 기반의 고객 통찰력 분석에 대한 역할이 커질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런 변화의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첨단 마케팅 기법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정적인 방법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케팅 담당자들과 경영진이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추가적인 보충 자료를 원할 경우 mckinseyquarterly.com에 올라와 있는 ‘How we see it: Three senior executives on the future of marketing’ 기사를 참고할 것.)
 
고객 관계 구축 강화(Engagement)의 진화
2년여 전 맥킨지의 데이비드 코트(David Court), 데이브 엘징가(Dave Elzinga), 수전 멀더(Susan Mulder), 올레 요르겐 베트빅(Ole Jorgen Vetvik)은 전 세계 3개 대륙, 5개 산업 분야에 걸쳐 2만 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2  이 연구에 따르면 일방적인 푸시 광고에만 의존해서는 고객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각각의 구매 프로세스 단계가 상호 작용한 결과가 고객들의 구매 의사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의 CMO인 존 헤이스(John Hayes)는 “독백의 시대에서 대화의 시대로 가고 있다. 대중 매체가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그 역할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2년간 이러한 진화는 더욱 가속화돼 왔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소비자들이 디지털 비디오 기기를 활용해 빨리 감기 기능으로 TV 광고를 건너뛰고 있으며 유튜브(YouTube) 등 웹사이트나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제 기차 철로와 버스 노선을 따라 세워진 입간판들은 스마트폰 화면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역부족이다. 반면, 고객들은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며 가격에는 더욱 민감해졌다. 그들은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 그리고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많은 신경을 쓰는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 블로그, 온라인 후기 등 다양한 채널들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일부 개인들은 자신들 스스로의 광고를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고객들이 기업과 소통하기 위해 활용하는 채널들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푸시 마케팅이 효과적일 수 있도록 해주던 중앙집중식 고객 채널 운영 모델은 현대와 같은 ‘고객 관계(Engagement)’가 중요해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기업에서 고객 콜센터, 영업 담당자와의 직접 소통 등 다양한 고객 접점(Touch point)들이 전통적인 마케팅 조직의 범주 밖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때 마케팅 부서는 다른 부서나 사업부의 업무에 관여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양한 고객 접점을 담당하는 각 기능 부서들이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부서들을 총괄하는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 기능의 경우 대개의 기업들에 부재한 편이며 일부 있다 하더라도 실행 및 성과 측정을 위한 시스템은 못 갖추고 있는 형편이다.
 
마케팅 기능의 전사적 체질화
고객들이 회사를 찾게 되는 모든 상황, 즉 매장, 전화, e메일, 블로그, 온라인 후기 등에서 고객들을 사로 잡기 위해서는 마케팅 기능이 조직 전체로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스타벅스, 자포스 등의 기업들은 설립 초기부터 고객과의 관계에 각별한 역점을 뒀으며 이것이 곧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우리의 관심은 이 기업들의 사례 자체보다는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글로벌 수준의 고객 관계 구축 방법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있다.
 
 
우선 고객 접점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 변화를 보자.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고객 접점을 관련 조직들이 나눠 각각의 고유의 기능을 담당하게 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조직은 브랜드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영업 조직은 대고객 관계 업무를 담당하며, 머천다이징 혹은 유통 조직이 매장 내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식이다. 하지만 오늘날 마케팅 환경에서 기업들은 고객 관계 구축의 핵심을 불연속적인 상호 접촉의 나열이 아닌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구성하는 일련의 상호 교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 변화는 조직 내에서 누가 전반적인 고객 접점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는지, 그리고 누가 각각의 접점을 구축, 운영,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촉발을 가능하게 한다. 전통적인 기능 혹은 담당 부서의 개념은 의미 없다. 해당 업무에 가장 적합한 부서 혹은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설계 종합적인 고객 관계 전략을 수립하고 유의미한 고객 경험 장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접촉하게 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접촉 방식은 제품 그 자체를 통해서일 수도 있고 서비스, 마케팅, 홍보 등 다른 경영 활동의 일부를 통해서일 수도 있다.
 
스타우드호텔 그룹은 대고객 관계 강화를 위해 고객 정보를 철저히 분석해 1000개 이상의 자사 호텔 체인에 투숙한 적이 있는 고객들에 대한 통계 데이터를 확보했다. 2006년 스타우드호텔 그룹은 셰러턴 같은 4성급 호텔부터 럭셔리컬렉션 및 세인트레지스호텔에 이르는 각 호텔 브랜드별로 상이한 새로운 포지셔닝 전략을 발표했다.
 
각 브랜드는 각기 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프런트 직원들이 고객들을 응대하는 방식에서부터 객실에 비치하는 욕실용품에 이르기까지 각 브랜드별로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르다. 각 브랜드는 경험 가치를 다르게 설계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 또한 다르게 접근한다. 따라서 스타우드호텔 그룹은 여러 기능 간에 어떤 업무 조율이 필요한지, 각기 다른 고객 접점을 누가 관리해야 하는지, 또 고객들에게 회사 웹사이트, 마일리지 프로그램 소개 우편물 및 기타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통해 어떤 콘텐츠를 제공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만 했다.
 
스타우드의 성공 사례는 소셜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고객 접점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효과적인 고객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보다는 제품 혹은 서비스 자체가 그 핵심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버진애틀랜틱항공의 CEO인 스티브 리지웨이(Steve Ridgway)는 “우리는 다른 항공사들과 동일한 기종으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고객들이 비행기에서 만족해 하면서 내리면 그들이 집에 돌아가 이런 경험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의 고객이 돼 우리 비행기를 계속해서 타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마케팅 툴입니다”라고 말했다.
 
구축 고객과의 관계 구축 방식을 설계했다면 이제는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이 요구된다. 직원들을 충원하고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고객 응대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보고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케팅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서들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마케팅 조직도 회사의 다른 부서 업무를 익혀야 한다. 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이러한 접근방식을 채택해 조직을 완전히 재정비하면서까지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했다.
 
웹 기반 고객 관계는 기업들이 효과적인 ‘전달’ 매체를 갖추도록 하기 때문에 고객 접점 구축업무를 세분화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3  회사의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내부 및 외부 출판물, 멀티미디어 사이트, 쿠폰 및 기타 프로모션 자료에 게재할 콘텐츠 수요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이들 콘텐츠를 생산하는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많은 럭셔리 제품 제조 기업들도 편집팀을 구성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사회화(socialize)’하고 있으며 고객과의 상호 작용의 주기 및 심도를 강화할 수 있는 블로그, 디지털 잡지 및 기타 콘텐츠 등을 제작해 고객과의 관계에 변화를 불어넣고 있다.
 
루이비통(LVMH Moet Hennessy-Louis Vuitton) 그룹은 작년에 온라인 잡지 ‘NOWNESS’를 출간해 고객들에게 회사가 생산하는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참고 정보’를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전통적인 광고보다는 일상적 멀티미디어 스토리를 제공하며 (Facebook, Twitter, YouTube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과 연계해) 대고객 관계를 심화시켜 준다. 영국의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도 ‘Art of the Trench’라는 사이트를 열어 이와 유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의 샤넬도 사내에 콘텐츠 제작 전문 디렉터를 두고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콘텐츠 위주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디어에 걸쳐 적시에 적절하고도 설득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들이 필요하다. 이들 전문 인력은 심층적인 고객 관계 확보를 위한 핵심 접점 구축에 있어 마케팅 부서와 기타 부서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기도 한다.
 
운영 및 개선 포장 소비재에서 금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은 기업들의 고객 관계 구축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고객들은 하나의 웹사이트만 방문해도 여러 고객 접점을 통합한 고객 관계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기업들은 오프라인 서비스 체계부터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통한 유튜브에서의 고객 서비스 홍보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운영 능력과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
 
기업들은 여러 부서들 간 업무를 조율하고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춤과 동시에 예산 분배 절차를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펩시는 디지털 마케팅 담당 임원인 최고디지털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 직책을 만들어 단일 고객 접점을 구현했다. 펩시의 CDO는 전 세계 음료 기업들의 선진 디지털 마케팅의 사례를 도입하고 접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기업들은 고객 접점들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할 수 있는 명확한 접근 방법을 갖춰야 한다. 한 호텔 체인 업체는 하나의 부서가 전 세계 체인점들의 고객 접점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SWAT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서는 라이선스 호텔 체인점의 경영진을 만나 회사의 대고객 관계 구축 접근 방법 및 핵심 고객 접점 관리 방식을 소개하고 새로운 운영 프로세스에 대해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마케팅 조직의 새로운 전망
최고마케팅책임자(CMO, Chief Marketing Officer)들이 CEO를 비롯한 다른 경영진과 협력해 고객 접점을 설계, 구축, 운영, 개선함에 있어 공동의 접근방법을 모색하게 됨에 따라 CMO들은 이제 새로운 마케팅 조직을 갖출 필요가 있다. 마케팅 조직이 고객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의 경험을 관리, 조율하는 진정한 대고객 관계 구축의 엔진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핵심 측면에서의 진화가 필요하다.
 
업무 분산 마케팅 기능이 점차 전체 조직으로 스며들게 됨에 따라 마케팅 조직은 브랜드 및 대행사 관리 등 고유의 업무에 집중하는 한편 여러 부서들에 분배된 고객과의 상호 작용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기능 중 일부를 직접 담당하기도 한다. P&G는 구매 부서 내에 디지털 미디어 광고 구매를 담당하는 하부 조직을 신설해 미디어의 글로벌한 속성을 활용한 전 세계 디지털 미디어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조직은 구매 부서 내에 있기는 하지만 그 구성원들은 주로 마케팅 출신 인력들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마케팅 기능이 기존 조직과 타 조직으로 나뉘어 있는 기업의 경우 CMO는 직접 업무 보고를 받지 않는 부서의 업무 성과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의 마케팅 기능 조직도는 고객 접점 설계, 구축, 운영 등 주요 마케팅 관련 활동들에 따라 굵은 선(직접 보고)과 점선(간접 보고)으로 복잡하게 표시되는 경향이 있다.
 
한 대규모 물류회사의 경우 마케팅 인력들을 각 지역별로 배치해 전사 차원의 마케팅 추진과제들이 현지 상황에 맞춰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각 지역 영업 담당자들에게 지역 현실에 따른 맞춤형 아이디어들을 제공하게 돼 본사 마케팅 조직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지시나 압력을 받는다는 그간의 영업 담당자들의 불만을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었다.
 
협의체 및 파트너십 강화 선도 기업들의 경우 경영진 간 업무 조율을 위해 마케팅 협의체를 활용해 왔다. 앞으로는 이 마케팅 협의체가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다른 부서의 인력들의 활발한 참여도 요구될 것이다. 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경우 고객을 응대하는 모든 사업부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 회사는 조직 전체가 고객 데이터 및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이 채널(웹사이트, 지점, 콜센터, ATM)에 상관 없이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자사의 IT 시스템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도록 했다.
 
외부와의 강력한 공식 및 비공식 파트너십도 중요해질 것이다. 버진애틀랜틱항공이 스마트폰용으로 개발한 택시 합승 어플리케이션이 좋은 예다. 유통업체들과의 체계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서도 고객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슬레의 경우 네슬레-월마트팀을 통해 월마트와의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 이 팀은 매장 내 업무에서부터 프로모션, 물류, 혁신, 상품 설계에 이르기까지 월마트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한다. 그 결과 월마트는 네슬레와 단일 접점을 가지게 돼 양사는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협력 관계를 통해 두 기업이 고객들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됐으며 보다 심층적인 대고객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는 것이다.
 
고객 통찰력(customer insight) 중요도 증대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한 핵심인 고객 통찰력을 확보하고 이해하는 일은 점차 중요해짐과 동시에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모든 고객 접점에 걸쳐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여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해야 하며 고객들의 변화하는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고객 통찰력을 도출하기 위해 요구되는 스킬 유형 또한 바뀔 수 있다. 앞으로는 고객 설문지 설계,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 전통적인 시장 조사 역량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나 전략적 마케팅 기술들이 더 중요시될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외부 파트너들로부터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능력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이나 예산이 부족한 보험회사와 의료급여지급기관(health care payer)들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기업 내에서의 고객 통찰력 수집 담당 조직의 입지 역시 변할 수 있다. 한 고급 호텔의 경우는 고객 통찰력 수집 관련 업무를 마케팅 부서에서 완전히 분리했다. 이제 고객 통찰력 수집 담당 조직은 전략기획 담당 임원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있으며 이 정보는 가격 책정, 중점 영업 대상 선정, 개발 대상 부지 선정 등의 핵심 업무를 재설계하는 데 활용된다.
  
풍부한 데이터 확보 및 철저한 데이터 분석 고객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분석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역량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전사 차원의 상호 협력과 명확한 업무 분장 없이는 모든 고객들과의 상호 작용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로부터 고객 통찰력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일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소셜미디어 게임회사인 징가(Zynga)의 경우 고객들이 매일 클릭하는 정보의 양이 약 5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이는 노래 파일 150만 개에 해당하는 용량이다.4  야후리서치의 덩컨 와츠는 “앞으로 마케팅은 훨씬 더 과학에 기반한 활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금융 서비스업이나 항공업 등 실적 관리가 특히 중요한 산업에서 진행된 정교한 데이터 관리를 위한 혁명적 변화가 타 산업 영역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마케팅 조직들은 이미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통업체인 윌리엄소노마는 고객 그룹별 관심사에 맞춘 e메일을 발송하기 위해 6000만 가구에 대한 수입, 주택 가격, 자녀 수 등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포함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렇게 발송된 e메일은 무작위 발송 e메일에 비해 응답률이 10∼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5  그러나 이러한 역량을 기업이 반드시 자체적으로 구축할 필요는 없다. 많은 기업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외부 파트너십을 활용해 데이터를 교류하고 대안 마케팅 전술을 공동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고객 관계 구축에 있어 주된 장애요인은 개념 자체의 문제보다 조직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다. 고객들이 기업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접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마케팅 조직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CM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은 고객들이 행동하는 방식에 맞춰 자신들의 조직을 변화시켜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마케팅 조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기업들은 결국 새로운 고객 관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경쟁사에 밀리는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톰 프렌치,로라 라버지,폴 매길
 
톰 프렌치(Tom French)는 맥킨지 보스턴사무소 디렉터(director)다. 로라 라버지(Laura LaBerge)는 스탠퍼드 사무소의 시니어 엑스퍼트(Senior Expert)이며 폴 매길(Paul Magill)은 동 사무소의 파트너(Partner)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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