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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 companies live up to investor expectations

갑자기 가치 높아진 中기업들, 수익률은?

데이비드 코그맨(David Cogman) ,엠마 왕 | 84호 (2011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발행하는 경영 전문 계간지 <맥킨지 쿼털리> 2011년 2분기 호에 실린 맥킨지 컨설턴트 데이비드 코그맨, 엠마 왕의 글 ‘Can Chinese companies live up to investor expectations’ 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중국 기업들이 선진국 동종 업체에 비해 높은 시장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 과연 무엇이 바뀐 것일까. 중국 및 여타 신흥시장 기업들의 가치가 마침내 온당하게 평가 받는 걸까? 과거 중국 기업의 주식은 그 어떤 기준으로 봐도 선진국 기업보다 20∼30% 낮은 가격에 거래된 바 있다.1
 
중국 경제가 발전을 거듭하고 중국 기업의 주식이 보편적 투자수단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됐다. 그러나 여전히 위험이 큰 투자대상이라는 인식은 기관투자가 및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팽배하다. 1990년대 후반의 아시아 금융위기는 이러한 인식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였다. 그러나 2007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이런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일부 주요 신흥시장 기업들은 선진국 동종업체 수준을 능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이후 서구에서 아시아 중심으로 세계 경제구도의 축이 전격 재편되자 이를 감지한 투자자들이 선진국 및 개도국 자산의 상대적 안정성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재고하기 시작한 건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가 과연 신흥시장 자체에서 비롯된 건지, 단지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에서 기인한 건지는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다. 이는 브라질, 인도 및 러시아를 포함한 수많은 신흥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 질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역전세가 두드러지는 중국에서 중요한 문제다.
 
이러한 가치평가가 향후 성장 및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거라면, 경기침체기 동안 중국 업체들의 실질 성장을 입증할 만한 타당한 근거가 과연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면, 단지 실물 경제가 호전될 거라고 투자자들이 미리 가정해버린 건 아닐까. 많은 경제 데이터들은 후자에 그 무게를 두고 있다.
 
기업 가치 평가의 변동
신흥시장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적용되던 디스카운트는 대체적으로 해당 기업의 실적과 관련이 있다. 맥킨지 연구에 의하면2  신흥시장 기업들은 서구 동종업체들 대비 성장률은 더 높았지만 자본 수익률은 훨씬 낮았다. 두 지역 기업들 간의 주가배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6년에서 2010년까지 중국 기업들의 평균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미국 기업 대비 6%포인트 낮았다. 이 격차는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어졌다.3
 
이는 왜 선진국 기업과 신흥시장 기업이 평균 약 20%의 주가수익비율(P/E multiple) 차이가 나는지 설명해준다. 신흥시장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보다 3∼5%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으나 자본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기에 약 10∼15%의 P/E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최근 경제위기 이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 추세가 반전됐다. 중국, 인도, 남미가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의 기업들은 동종 업계의 선진국 기업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림 1)
 

2008∼2009년에는 이 추세를 유동성에 기인한 일시적 이상 현상으로 치부하는 것이 가능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선진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재무보고의 투명성 미흡 및 취약한 지배구조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감독이 있었기에 시스템 관련 위험은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자동차 산업 지원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미국과 달리 이들 국가의 경우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서서 산업재 부문을 특별히 지원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 결과,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저원가 기반의 주요 신흥시장들은 선진국들보다도 더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됐다.
 
물론 모든 신흥시장이 이렇게 인식됐던 건 아니다. 기업가치 평가에서 비교적 장기간 프리미엄을 누린 개도국은 중국과 인도가 유일하다. 브라질 및 러시아 기업들은 경기침체기 내내 선진국기업 대비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
 
중국 기업이 선진국 기업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은 일시적 이상 현상이 아니다. 현재 중국 기업의 가치는 미국 및 EU 시장의 동종 업계 기업 대비 20∼30% 높은 수준이다. 이는 상이한 산업 구조만으로는 결코 설명되지 않는 격차다.
 
업종별로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 커지기도 한다. 2008년 미국의 동종 부문 대비 중국 산업재 기업의 P/E 비율은 9% 낮았고, 금융업체는 33% 낮았다. 소비재 업체들만 22% 높았다. 반면 2010년 이들 기업의 가치는 미국 동종업체들을 각기 38%, 6%, 58%씩 상회하고 있다.4
 


향후 성장세를 감안한 일종의 선납금
이러한 현재의 가치평가 수준이 실물 경제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면 영업실적이 조만간 대폭 개선될 것임을 증명하는 단서나 선진국 기업을 능가하는 성장 수준이 향후 지속될 것임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데이터들은 그 어떤 쪽에도 무게를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성장과 P/E 배수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현재 중국 기업들이 누리고 있는 높은 수준의 기업 가치가 정당성을 지니려면 막대한 영업 실적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그림 2)
 

하지만 지난 10년간 중국 기업들의 자본 수익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자본 수익의 대폭 신장을 달성한 특정 부문 혹은 기업 유형 또한 거의 찾아볼 수 없다.5
 
영업권을 포함한 수익률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의 영업권 포함 자본 수익률은 미국 및 EU 기업보다 평균 약 2∼3%포인트 낮다. 지난 10년간 별 변동이 없다. 영업권을 제외하면 그 격차는 더 커진다. 1999년에서 2004년까지 미국 기업들의 자본 수익률은 중국 기업보다 평균 6%포인트 높았다. 이후 격차는 더욱 커져 현재 13∼14%포인트에 이른다.6
 
상향 조정된 가치 평가가 영업실적 개선에 기인하지 않았다면 이는 중국 기업의 향후 성장세를 가정한 일종의 선납금으로 봐야 한다. 물론 지난 수십 년간 중국 기업들이 미국 및 유럽 기업들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해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기업 실적 및 GDP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던 것 역시 사실이다.
 

현재 미국 및 유럽과 중국의 예상 성장률 간 격차는 경기침체기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그리 놀랄 만한 사실이 아니다. 향후 수년간 중국 기업들은 선진국 시장을 대상으로 막대한 수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내수시장에서 이들의 성장 잠재력에 전혀 타격을 주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향후 수년간 미국 및 유럽과 중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은 사실상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중국 기업들은 과연 이처럼 높은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까. 거듭 말했듯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본 수익률의 개선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수익 신장에 관심이 있는 중국의 경영인들이라면 무엇보다도 더욱 철저하고 체계적인 사고를 통해 상이한 비즈니스 및 성장 기회들에 대한 자본 활용방안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투자 우선순위 수립 방안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원칙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을 시작한 기업들은 더러 존재한다. 그러나 자본 조달이 쉽고 기업의 크기가 경영인의 능력을 의미하는 중국의 환경에서 철저한 원칙에 입각한 자본활용 관행을 유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 및 주주들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자본효율성 증진을 위해 공기업에 행정적 압박을 대폭 가하고 있다. 공기업들의 자본 수익률은 민간 기업보다 매우 낮다. 이러한 환경에서 은행에 관한 여러 제도는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 방안이다. 은행 대출은 중국 경제에서 여전히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자본 조달 방법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정부를 대신해 공기업들을 감독하는 국유자산감독위원회(SASAC)를 통해서도 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SASAC는 지난 수년 동안 포트폴리오 편입기업들과 적극 공조하면서 자본 활용 관련 규율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일반 주주들 역시 이에 일조할 수 있다. 주주들이 투자 원칙과 같은 주요 이슈를 해당 기업과의 대화에서 정기적으로 강조한다면 경영진도 이를 과거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길 테니 말이다.
 
다른 방법은 중국 기업의 매각 및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이는 서구 기업들조차 적극 활용하지 않는 방안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더더욱 찾기 어렵다. 중국 내 M&A는 극히 드물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막대한 가치창출 기회가 존재한다.
 
기업 매각은 매수업체보다 매각업체의 주주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안겨다 준다.7 특히 견실한 사업체를 매각하면 최고의 매각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8  우리는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일이 결코 실패 혹은 방만한 경영의 상징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을 견지해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제 규모 확대 중심 경영에서 경영 효율화 중심 경영으로 선회해야 한다.
 
중국 정부와 SASAC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행정적 조치들을 통해 자본 활용 효율화를 독려하고 있다. SASAC는 시장의 힘을 활용해 더욱 효율적으로 자본을 배분하고 더 나아가 더욱 철저하게 원칙을 고수해줄 것을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시점에서도 여전히 중국 기업들의 가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의 영업 수익 증가 가능성을 여전히 확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자본 수익률 개선 없는 성장에 대한 투자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데이비드 코그맨•엠마 왕
 
데이비드 코그맨(David_Cogman@McKinsey.com)은 맥킨지 상하이 사무소의 파트너다. 엠마 왕(Emma_Wang@McKinsey.com)은 맥킨지 홍콩 사무소의 컨설턴트다. 이번 글의 작성에 많은 도움을 준 리차드 돕스 및 궈킹 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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