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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ing the Co-Creative Enterprise

고객과의 공동 가치창조 성공하려면 이해당사자의 경험을 전략에 녹여라

벤캇 라마스와미 | 80호 (2011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년 10월 호에 실린 벤캇 라마스와미와 프란시스 귈라트의 글 ‘Building the Co-Creative Enterpris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경험에 대해 고민한다. 이들 기업 중에서 소비자 경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다른 이해관계자들, 이를테면 자사 직원과 협력업체, 유통업체, 비정부기구(NGO), 규제기관의 경험까지 신경을 쓰는 기업은 과연 몇이나 될까? 단순히 관심을 보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신경을 쓰는 기업 말이다.
 
물론, 기업들이 오랫동안 이해관계자와 믿음직한 관계를 수립하고 문제 해결 과정에 이들을 적극 개입시키려고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다. 과거 일본식 참여 경영,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 품질 분임조, 린(lean) 생산, 식스 시그마 등이 도입됐고,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와 기업 웹사이트에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도록 하는 경영 방식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고객을 제외한 이해관계자의 경험은 여전히 찬밥 신세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이들의 의견 자체가 대폭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창조적 본능을 발휘해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는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하고 정해진 생산 절차를 묵묵히 따르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다. 요즈음에는 양방향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보다 직접적으로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거나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들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있다. 이들은 위계질서에 매달리고, 이해관계자가 제품 및 서비스로부터 얻는 경험이나 이를 결정짓는 요소보다 자신들의 통제력을 유지하는 데 더 연연한다.
 
다행히도 이해관계자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 일부 선도 기업이 제품 개발 과정에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이런 변화가 시작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레고(Lego)다. 소비자들은 레고 장난감 로봇이나 건축 모델을 설계하는 기회를 얻었고, 원하는 로봇을 신청하거나 자신이 설계한 로봇 등을 레고 웹사이트에서 다른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도 있게 됐다. C.K. 프라할라드 교수와 이 원고의 공동필자 중 한 명인 벤캇 라마스와미는 이렇게 달라진 기업-고객 관계를 지칭하기 위해 ‘공동 창조(co-creation)’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시스코나 델, 프록터앤드갬블, 소니, 스타벅스, 유니레버 등의 기업들은 고객과의 공동 창조 개념을 수용하며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최종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려면 먼저 내부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업무 절차 분석에서 종종 간과됐던 점이기도 하다.
 
예전에 유럽 대형은행의 저가 변액 생명보험 상품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해당 은행의 생명보험 부서는 상대적으로 신생 기업이었던 네덜란드 ING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었다. ING는 보험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 유통 원가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영업 방식을 고수하던 기존 은행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전통적인 프로세스 디자인은 “비용 및 상품 출시 기간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제품 개발 및 판매 절차를 어떻게 재설계할까”라는 의문을 갖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고객 인터뷰를 통해 기본적 요구 상황을 파악하고, 기존 상품 개발 및 출시 절차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 단계나 인수인계의 수를 감축시켜 보다 효율적이고 조직화된 절차를 수립하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의 경험에 신경을 쓰는 이는 아무도 없다. 최소한의 고객 경험만을 보장하는 정도에 그친다. 예를 들어 다른 은행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금리, 고객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잘 훈련된 자문 인력, 이해하기 쉽고 포괄적인 상품 브로셔 등과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공동 창조 방식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먼저 새로운 상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거나 이로부터 영향을 받게 될 모든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필자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 유럽은행은 보험상품 관리자, 계리사, IT 담당자, 은행 보험 전문가, 지점장, 지점의 선임 상담사, 하급 상담사 등 7개 유형의 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이들은 워크숍에서 과거 내놓은 상품에 관해 고객 및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의 토론을 지켜보면서 은행은 하급 보험 상담사의 경험이 바뀌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급 상담사의 업무는 계좌 개설, 상품 안내서 전달 등 창구 업무로 제한된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대부분은 25∼35세였다. 이들은 자신의 직업에 별다른 희망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상황이 더 나아질 여지가 없다고 느꼈다. 많은 하급 상담사들이 수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뒀다. 은행에서 경력을 개발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야 했다. 하지만 지점 책임자나 선임 상담사들은 투자 위험이 있는 상품을 ‘자격 없는’ 하급 상담사에게 맡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면 하급 상담사들은 새로 나온 생명보험 상품을 복잡한 투자 상품을 익히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리엔지니어링이나 식스 시그마 프로젝트라면 하급 보험 상담사들의 경력 개발 욕구를 하나의 요인으로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동 창조를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경험 공유를 통해 자신과 상호작용을 하는 상대방의 상황을 잘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새롭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유럽 은행은 워크숍을 통해 하급 보험 상담사와 신규 상품의 목표 고객 사이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규 보험 상품은 자산이나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고객층, 다시 말해 하급 상담사와 같은 연령대의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이들 목표 고객층은 하급 상담사처럼 재테크 노하우를 익히고 싶어했다. 하지만 복잡한 투자 이론이나 위험, 수익 등과 관련된 전문용어에 위축돼 있었다. 그리고 돈을 잃을까 두려워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하급 상담사와 고객이 선임 상담사나 본부 투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의 기본을 함께 익힐 수 있다는 게 자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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