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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tting It Together: How to Succeed in Distributed Product Development

분산 제품 개발: ‘협력코드’를 공유하라

제프리 G. 파커(Geoffrey G. Parker),제이슨 애머럴,에드워드 G. 앤더슨 2세(Edward G. Anderson Jr.) | 78호 (2011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1년 겨울호에 실린 부즈 앤드 코 제이슨 애머럴 회장, 텍사스 주립대(오스틴) 맥콤스 경영대학원 에드워드 G. 앤더슨 2세 부교수, 툴레인대 A.B. 프리먼 경영대학원 제프리 G. 파커 부교수의 글 ‘Putting It Together: How to Succeed in Distributed Product Development’를 번역한 것입니다.
 
기업들은 제품 및 공정 개발과 관련된 혁신 활동을 가장 중요한 기업 활동의 일부로 간주하며 적극적으로 보호해 왔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웃소싱, 오프쇼어링, 제휴 관계 등이 증가하면서 혁신을 위해 각기 다른 문화적, 지리적, 법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여러 조직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1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하나의 주도 조직이 총괄 지휘권을 갖고 나머지 조직들이 부수적인 ‘공급자’의 역할을 하는 중앙 집중 방식이다. 반대로 분산돼 있는 ‘오픈 소스’ 네트워크에서 혁신 노력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2  양극단 사이에는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이 있다.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은 분산 제품 개발(DPD·distributed product development)이라는 트렌드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하지만 분산 제품 개발의 성공 요인은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필자들이 이 논문을 집필한 이유는 분산 제품 개발에 관해 좀 더 많은 내용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다. 복잡한 제품 개발 업무를 아웃소싱하면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기업들이 완벽하게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음에도 수백만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값비싼 수정 과정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필자들의 주장은 관리자들이 이런 변화 중 일부를 예측하면 위험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먼저 제대로 수립된 것처럼 보이는 분산 제품 개발 전략이 기대만큼 금전적 이익이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이 내용은 분산 제품 개발 방식에 확신을 갖고 투자를 하려는 고위급 경영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3  하지만 본 논문에서 핵심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중간급 관리자들을 위한 지침이다. 결국 분산 제품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중간급 관리자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10년이 넘는 기간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한 끝에 분산 제품 개발을 위한 조언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연구 내용’ 참조)
 
‘경계’를 중심으로 떠오른 문제 - 2개의 경고성 이야기
필자들은 먼저 분산 제품 개발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한다. 지금부터 필자들이 들려줄 2개의 사례가 그 근거다. 첫 번째 사례는 여러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하위 부품을 개발하면 그 부품을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컴퓨터 서버 회사에 관한 것이다. 물론 실현 가능한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제조업체가 개발한 시범 원형에서는 전자기적 상호작용, 기계적 상호작용, 열 상호작용 등 제품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연구 내용
 
필자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포춘 선정 1000대 기업 중 제품 개발 활동을 위해 다른 기업, 혹은 다른 지역과 협조하는 기업에서 일하며 이들을 상대로 컨설팅 및 연구를 진행해 왔다. 본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으로부터 일부 지원도 받았다.i 본 논문의 밑바탕이 된 연구를 진행하던 중 다양한 산업에 속해 있는 20개 이상의 기업에서 추진한 6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100명 이상의 담당자를 상대로 심층 조사 및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dvanced Micro Devices Inc.), 어플라이드 머티리얼(Applied Materials Inc.) 카디널 헬스(Cardinal Health Inc.), 델(Dell Inc.), 엔터지(Entergy Corp.), 포커 에어로스페이스 그룹(Fokker Aerospace Group), 프리토레이 북미 사업부(Frito-Lay North America Inc.), 후지쓰 지멘스 컴퓨터(Fujitsu Siemens Computers Inc.),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Co.), 헤라우스 홀딩(Heraeus Holding GmbH), IBM, IEM,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Corp.),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 모토로라(Motorola Inc.), 비스티온(Visteon Corp.), 좀비 스튜디오(Zombie Studios)에서 진행한 분산 제품 개발 프로젝트는 필자들이 분산 제품 개발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 휴렛 팩커드(Hewlett-Packard Co.)와 넷앱(NetApp Inc.)의 직원들은 필자들의 연구에 특히 커다란 도움이 됐다. 필자들은 개발 파트너를 관리하는 프로젝트 엔지니어 및 해당 엔지니어의 직속 상사들을 상대로 양적 조사 자료 및 질적 인터뷰 자료를 모두 수집했다. 상사들은 성과, 비용, 시기적절성 등 여러 가지 잣대를 근거로 프로젝트 결과를 평가했다. 프로젝트 엔지니어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당시 프로젝트의 본질(주도 기업 및 공급 기업의 지리적인 위치, 양측이 사용한 언어, 규모, 복잡성), 프로젝트 진행 당시 활용했던 통합 및 의사소통 메커니즘, 관리자의 배경 및 훈련 수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이런 문제들이 성능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를 연구하느라 이 부품이 들어가야 할 최종 제품 개발이 지연됐다. 아무런 성과도 없이 귀중한 시간이 흘러갔다. 결국 이 회사는 하위 시스템을 짜맞추면 성능이 손상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특정 부품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아이디어를 폐기했다. 개발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출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손에 쥔 것은 없었다.
 
두 번째 사례는 주력 상품에 들어가는 고성능 처리 보드를 제조하는 공급업체를 바꾸기로 결정한 의료 영상 기술업체에 관한 것이다. 새로 선정한 공급업체는 이미 회로판을 납품한 경험이 있는 믿을 만한 업체였다. 하지만 고성능 처리 보드는 회로판보다 훨씬 복잡하고 뛰어난 성능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었다. 처리 업무 영역이 확대된 것도 문제였다. 새로 선정된 공급업체는 고성능 처리 보드 생산뿐 아니라 설계 업무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업무를 전달하고 생산과 더불어 설계 업무까지 맡기는 과정 어딘가에서 일이 틀어졌다. 원형을 제작해 테스트를 시작하자 새로 개발된 처리 보드가 나머지 시스템과 심각한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고 원하지도 않았던 일이었다. 결국 제품 출시는 6개월이나 지연되고 말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는 여러 개의 까다로운 단계를 밟아나가야 했다. 먼저 의료 영상 기기 제조업체는 다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주요 엔지니어들을 빼내 위기에 처한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둘째 공급업체는 제조업체의 설계 전문가와 협력하고 원활하게 공동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추가로 엔지니어를 고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후 제조업체는 차후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현지의 설계·제조 업체를 인수하는 등 ‘재인소싱(re-insourcing)’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위에서 살펴 본 2건의 사례에서는 모두 기업 경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계란 협업을 해야만 하는 서로 다른 조직이 기업, 산업, 지리적 위치, 시간대, 비즈니스 문화가 서로 다른 탓에 융합되지 못하고 분리되는 지점을 일컫는다. 물론 분산 제품 개발 프로젝트에서만 경계 현상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직접 모든 것을 설계, 검사, 생산하는 기업에서 경계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해 있는 여러 조직이 복잡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협업을 할 때에는 경계 현상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경계 정의 및 연결: 분산 제품 개발이 갖고 있는 2개의 중대한 문제점
경계 정의:분산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관리자가 다양한 조직에 업무를 나눠줘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누가 무엇을 하는가, 내부에서 해야 할까(인소싱: insourcing), 외부로 넘겨야 할까(아웃소싱: outsourcing)’라는 것과 ‘어디에서 해야 할까, 국내에서 해야 할까(온쇼어링: onshoring), 해외에서 해야 할까(오프쇼어링: offshroing)’이다.
 
프로젝트 팀은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 활동(단일 주체가 수행할 수 있으며 특정한 결과로 이어지는 연관된 과업의 집합) 단위를 중심으로 공정을 분석해야 한다. 활동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예측이 어려운 과업과는 달리 개발 프로그램 과정 전반에서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론적으로 프로젝트 팀은 모든 개발 비즈니스 공정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것을 분석한다는 건 현실적이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조직 경계는 고위 경영자가 전략적인 분석, 기술, 시장, 비용 요인을 근거로 결정하게 된다.
 
기업들이 분산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필자들은 잠재적인 경계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실행 담당 관리자는 다음과 같이 서로 연결돼 있는 3개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1.활동 통합 대 활동 분리
 
2.인소싱 대 아웃소싱
 
3.온쇼어링 대 오프쇼어링4
 
활동 통합 대 활동 분리:활동을 통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상호 의존적이거나 서로 연결돼 있는 활동을 단일 조직 내로 통합하면, 트레이드 오프를 단순화할 수 있고 비상 대책을 쉽게 수립해 경계 영역 관리에 수반되는 간접비를 없앨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상부 활동을 통해 얻어낸 결과물의 질을 측정하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측정이 쉽지 않을 때 등장한다. 이 경우 활동을 통합하면 한층 책임감이 강해지며 성과가 높아진다.
 
활동을 분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여러 활동들이 각기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필자들은 유정 관찰 장비 설계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는 기업과 협력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기기 가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특수 회로판을 설계하기 위한 내부 역량은 갖고 있지 않았다. 이런 경우 전문화된 조직을 활용하면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활동이 분리돼 있으면 감시도 그만큼 수월해진다. 따라서 담당자의 책임감을 높이고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뿌리뽑는 데 도움이 된다.
 
인소싱 대 아웃소싱:어떤 분산 제품 개발 전략에서든 활동을 인소싱하는 게 좋은 이유가 2가지 있다. 첫째, 어떤 활동을 수행하려면 특수한 물리적, 지적, 인적 자산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자산을 지닌 공급업체가 양보를 요구할 수 있고 직접적인 경쟁업체가 될 수도 있다. 둘째, 미래에 불확실성이 높으면 초기 협상 시 계약 체결에 많은 비용이 들 수 있고 재협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반면, 아웃소싱이 좋은 이유도 있다. 첫째, 공급업체가 여럿이고 교체 비용이 적은 상황에서 최고의 가격을 얻어낼 수 있다. 둘째, 공급업체가 사내에 없는 중요한 역량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온쇼어링 대 오프쇼어링:대부분의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요한 이유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모든 활동을 진행하는 쪽을 선호한다. 첫째, ‘연결(linkage)’ 비용이 줄어든다. 연결 비용에는 출장, 통신, 안전한 데이터 이동 등과 같은 유형의 비용, 야간 화상회의, 관리자들의 피로 누적, 의사소통이 잘못 이뤄질 가능성 등과 같은 무형의 비용 등이 포함된다.
 
둘째, 국내에서 모든 활동을 처리하면 직원 이직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바뀌지 않는 게 중요하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애용하는 수많은 오프쇼어링 국가들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기로 소문이 자자하다.5  직원 이직률이 높아지면 채용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기업 소유의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기업들이 오프쇼어링을 택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적절한 가격에 풍부한 인재와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시장 접근을 위해 현지의 콘텐츠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이유는 현지 시장이 갖고 있는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소형 프린터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선호한다. 만일 R&D 담당 경영자가 미국 내에서만 연구를 하면서 제품이 차지하는 공간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성능에만 집중한다면 이런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요인 분석을 통해 얻은 결론 활용:프로젝트 팀은 잠재적 경계 영역의 공정 지도를 그린 다음 위에서 설명한 서로 연결돼 있는 3개의 요인을 따라 활동을 평가해야 한다. 활동들이 서로 인접해 있다면, 그 활동들을 통합하는 게 좋을지 분리하는 게 좋을지 답을 찾아야 한다. 각 활동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처리하는 게 좋을지 외부로 아웃소싱하는 게 좋을지, 국내에서 활동을 처리해야 할지 해외에서 처리해야 할지 답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각 활동에 대한 조언이 다른 활동에 대한 조언과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여러 활동에 대한 조언이 서로 충돌한다면 조정이 필요하다.
 
경계 메우기(Spanning the Boundary):경계를 찾아냈다면 경계 양측에 있는 당사자들이 효과적으로 업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경계를 메워야 한다.(‘경계 가로지르기’ 참조) 효과적으로 경계를 메워 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5개의 지지 메커니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조직의 목표를 정렬하기 위한 적절한 인센티브
 
- 경계 양쪽에서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는 상세 설명
 
- 파트너와의 협력 및 데이터 동기화를 위한 공유 정보 시스템
 
- 프로젝트 설명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격차에 대응하고 사소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인적 가치 사슬 통합자
 
- 가치 사슬 통합자가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적절한 관리방식
 
인센티브:조직을 정렬시키는 일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 정렬을 위해서는 금전적인 인센티브와 비금전적인 인센티브 모두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6  금전적인 인센티브는 가능한 한 단순한 게 좋다는 점은 아인슈타인도 동의할 것이다. 길고 복잡한 인센티브 스케줄의 최종 종착지는 프로젝트 관리자와 엔지니어의 책상 위가 아니라 변호사의 문서 보관함이 되고 만다. 인센티브는 고객이 진정으로 가치를 두는 게 무엇인지 고려해야 하며 서비스 공급 업체는 그에 따라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인센티브를 측정하기 힘들거나, 제대로 정렬돼 있지 않거나, 모호하거나, 편향돼 있으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업무의 범위가 제대로 이해되고 계약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고정 가격 계약(fixed-price contracts)을 맺는 게 좋다. 반면 유사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없거나 실행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서, 혹은 두 가지 문제가 모두 존재하는 탓에 프로젝트 수립 단계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가 가산 계약(cost-plus contracts)을 체결하는 게 좋다.7
 
 

 
물론, 두 가지 접근방법을 함께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도요타(Toyota)는 중요한 원자재인 석유의 가격이 예상치 않게 급등한 탓에 플라스틱 공급업체가 지출한 비용이 예상을 넘어서자 초과분 중 70%를 직접 부담했다.8
 
행동(엔지니어링 업무)이 결과(제품 판매)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결과가 명확하고 즉각적인 활동이 강조되는 것은, 결과가 미묘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가시화되는 활동이 희생된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9  다시 말해, 특정한 서비스와 관련된 대부분의 측면을 관찰하는 게 어렵다는 말은 관찰 가능한 극소수의 측면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으로 비금전적인 인센티브(또 다시 일을 따낼 수 있는 기회, 다른 업체와 일을 하고자 할 때 긍정적인 추천을 해 주겠다는 암묵적인 약속 등)를 제공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서비스 공급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최고의 마케팅은 고객 만족이다.
 
지불해야 할 비용을 깎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 있겠지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다. 서비스를 설계하는 일은 서비스를 생산하는 일에 비해 ‘거래적인’ 성향이 약하다. 따라서 공급업체가 하찮은 취급을 받았다고 느끼게 되면 미묘한 방법으로 적정 수준의 마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는 계약서를 위반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급업체가 가장 몸값이 비싼 최고의 엔지니어를 프로젝트에서 제외시킬 수도 있다. 혹은, 수정 요구가 있을 때 공급업체가 은밀하게 추가 서비스 요금 및 수수료를 청구할 수도 있다. 비금전적인 인센티브와 더불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조직 정렬 개선도 가능하다.
 


프로젝트 상세 설명:기업 경계를 넘어 일을 처리할 때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파트너 조직에 명료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이다. 필자들이 지금껏 만나 본 분산 제품 개발 프로젝트 담당 관리자들은 한결같이 이 점을 강조했다. 대형 항공우주 업체의 고위급 관리자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보잉(Boing Co.)은 뛰어난 항공회사다. 하지만 (어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보잉과 함께 일을 하는 동안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같은 것을 두고도 서로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 게다가 부품을 수정하는 일과 같이 동일한 활동을 하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을 사용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공정은 대부분 보잉의 공정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보잉과 우리 회사 모두가 각자 맡은 일을 잘 해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걸 분류하는 일이 어렵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면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 한층 더 어려워진다. 필자들의 연구 대상 중 한 곳이었던 미국의 자본설비 공급업체는 아시아 소재 석유 서비스 회사의 엔지니어로부터 공급업체의 설비가 ‘원숭이가 와도 끄떡없는가(monkey-proof)’라는 질문을 받았다. 공급업체 측은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했다.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컴퓨터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일부러 장비의 버튼에 색까지 입혔던 터였다. 6개월 후, 자본설비 공급업체의 관리자는 자사에서 공급한 장비가 설치돼 있는 곳을 방문하게 됐다. 안내를 받아 정글로 들어간 자본설비 공급업체의 관리자는 살아있는 원숭이들이 장비 주위를 오가며 장비를 구성하는 여러 부속품을 연결하는 선을 즐거운 듯이 물어뜯는 장면을 목격했다. (질문한 사람은 ‘원숭이가 건드려도 괜찮을 만큼 튼튼한가’를 물었지만, 답을 하는 사람은 ‘monkey-proof’가 바보가 와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간단하다는 뜻의 영어 표현 ‘foolproof’를 응용한 표현으로 생각해 ‘원숭이도 쓸 수 있을 만큼 쉽게 만들어졌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해석한 상황-역주)
 
물론 이 일화는 극단적이고 코믹하다. 하지만 이 사례에 담겨 있는 의미는 분명하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 속하는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의도와 해석에 관한 상호 이해 수준을 ‘이중 점검’하는 게 최선이라는 뜻이다.(‘차이를 주의하라’ 참조)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유창하게 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세부 사항이나 의미를 놓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프로젝트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담은 설명서를 작성할 때에도 지식의 저주(무언가를 알게 되면, 그것을 알지 못한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현상)가 나타난다.10  의사소통의 단절이 발생하는 건 반드시 상대방이 집중을 하지 않거나, 노력을 하지 않거나, 동기를 갖고 있지 않거나, 똑똑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다. 우리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즉, 명료하게 얘기하지 못했거나 인내심을 갖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프로젝트 설명서에 관한 의사소통은 서비스 공급자가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공급자가 제한적인 수준의 전문 지식만을 갖고 있다면 프로젝트 설명서를 개발 계획서 수준으로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을 해야 할지(what needs to be done)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그 동안의 경험을 근거로) 해서는 안 되는 일 처리 방식(how not to do it)을 일러주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how it should be done)며 지나치게 권위적인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발 공정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방법과 일절 중간 개입 없이 완성된 프로젝트만을 넘겨받는 방법 사이에도 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결국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일은 제품 개발 노력을 주도하는 기업의 몫이다. 서비스 공급업체가 전문성을 키우고 자사가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면 관리자들은 언제든지 더 많은 활동을 공급업체로 넘길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문제 발생 시 관리자들이 공급업체를 변경할 수도 있다. (혹은 단순히 진행 속도를 늦추고 범위를 줄일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범위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만을 택할 수도 있다.)
 
서비스 공급업체가 상당한 전문성을 갖고 있을 경우에는 서비스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협력관계로 여기는 게 더욱 유용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중대한 불확실성과 발생 가능한 사태를 명쾌하게 정의해야 한다. 모든 것을 명료하게 밝혀두면 서비스 공급업자가 자신이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후에 공급업자 측이 업무의 범위가 늘어났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걸 막을 수 있다.)
 
공유 정보 시스템: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조직들이 데이터를 교환하고 동시에 같은 데이터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여러 조직이 참여하는 분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2000년대에는 e메일, 화상회의, 전화 등 기초적인 기술이 가장 흔히 사용됐다. 직접 오프라인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등 전혀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영상 품질이 좋지 않은 탓에 영상회의 시스템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약화됐으며 영상회의가 널리 사용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분산 제품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제품 개발 파트너들은 집단 소프트웨어에서부터 고품질 원격지 간 회의(teleconferencing), 공유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점차 가치 있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11  파트너들 간의 관계가 긴밀하고 양측 모두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공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거나 컴퓨터 이용 설계(CAD·computer-aided design) 시스템을 공동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대역폭이 확장되고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가상 회의 기술이 마침내 잠재력을 실현해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여러 기업들이 ‘화상 회의(telepresence)’ 시스템(물리적으로 서로 수천 마일이나 떨어져 있으며 각자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이 마치 한 방에 앉아서 회의를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실제로 상대방과 접촉할 수 있도록 동일한 가구를 배치하고 고화질 동영상 기술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가치 사슬 통합자: 우수한 인센티브 전략, 정확한 설명, 최첨단 기술을 모두 활용하더라도 여러 가지 격차로 경계 주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12  많은 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계 문제를 담당하는 전문가를 채용한다. 이들 가치 사슬 통합자(필자들은 경계 문제 전문가를 ‘가치 사슬 통합자’라 칭함)들은 단순한 프로그램 관리자나 관계 관리자가 아니다. 초기 콘셉트 단계에서부터 고객 전달 단계까지 해당 제품이 제시하는 비전을 완벽하게 유지하기 위해 가치 사슬 경계면에서 조정 및 협상을 하는 게 가치 사슬 통합자의 역할이다. 이들은 가치 사슬 통합자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기술 역량 및 비즈니스 역량을 적절하게 활용한다.(‘가치 사슬 통합자가 갖추어야 할 능력’ 참조)13
 
의사소통 능력, 즉 모호한 프로젝트 설명서를 명료하게 정리하는 능력은 가치 사슬 통합자가 갖춰야 할 특히 중요한 능력이다. 필자들은 이런 능력을 두고 50:1 상세화 배수(Specification Multiplier)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 계약서나 설명서에 적혀 있는 단어 하나 당 그 의도를 명료하게 정의하고 의미를 설명하고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추가로 50개의 단어가 필요하다. (필자들이 50:1이라는 비율을 택한 이유는 연방주의자 논집(Federalist Papers)의 페이지 수(500페이지)와 연방주의자 논집이 설명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서인 미 헌법(10페이지) 간의 비율이 50:1이기 때문이다. 제품 설명서가 헌법처럼 멋지게 만들어져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최소한 설명서에 적혀 있는 것 이상의 해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소통이 명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엉뚱한 일을 하느라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고 정작 중요한 일은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가치 사슬 통합자가 갖춰야 할 또 다른 중요한 능력은 설득력이다. 상당수의 아웃소싱 관계, 혹은 오프쇼어링 관계에서는 경계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공급자 측)이 가치 사슬 통합자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사실 오프쇼어링 관계에서는 공통 관리 첫 단계가 몇 단계 높은 곳에서 나타나기도 하며, 그나마 아웃소싱 관계에서는 이마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어느 쪽이든, 통합자는 공급업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일을 해 나가도록 강요할 권한을 가질 수 없다. 이런 문제가 ‘악화’될 때 발생하는 지연 현상(고위급 관리자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업무 진척을 방해하고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이럴 때 설득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치 사슬 통합자와 함께 일을 해 오고 있는 한 관리자는 필자들에게 “모두가 명확하게 짚어내기 힘든 것들”이라고 얘기했다. “직무 분석표에 적어 넣기가 매우 어렵다. 다른 사람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화의 힘을 이용해 업무를 완수해야 한다.”
 
가치 사슬 통합자를 활용할 때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일을 해낼 자질을 갖춘 사람을 찾는 것이다. 처음에는 과거 기업이 수직적으로 통합돼 있었던 시절 제조, 설계, 기타 지원 부서에서 폭넓고 심도 깊은 경험을 쌓았던 중간급 관리자를 통합자로 활용했었다. 하지만 조직의 제품 개발 활동이 점차 분산돼 온 탓에 필요한 능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사람을 찾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지금은 MIT의 글로벌 운영 리더(Leaders for Global Operations) 프로그램 등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 대형 경영 컨설팅 업체, 여전히 수직적인 제품 개발 과정을 고수하는 업계, 최종 수요 기업 등에서 가치 사슬 통합자를 발굴할 수 있다.
 
통합 담당자를 뽑았다면 통합 담당자가 역량을 키워갈 시간을 줘야 한다. 필자들은 연구를 진행하던 중 경계 메우기의 유효성과 관련된 중요한 학습 곡선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가치 사슬 통합자가 극도의 피로를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오프쇼어링 방식을 택하고 있을 경우 더 그렇다.14  통합 담당자를 해외에 배치해 뒀다면 몇 년 내에 담당자를 주도 기업이 위치해 있는 본국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국 시장 및 주도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통합 역할도 약해진다. 통합 담당자가 주도 기업이 위치해 있는 국가에서 일을 할 경우, 정규 근무 시간이 아닐 때 회의를 하고(해외에서 오프쇼어링을 담당하는 파트너들이 주도 기업과 10∼14시간 시차가 나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시차가 나는 지역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 따라서 통합 담당자가 업무 시간도 짧고 강도도 약한 ‘좀 더 쉬운’ 일을 찾아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처음 업무를 시작한 지 몇 년 내에 담당 업무를 교체해 줘야 한다.
 
 
가치사슬 통합자가 갖춰야 할 능력
 
가치사슬 통합자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기를 바라는가? 많은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A.의사 결정: 비용 추정, 시간 결정, 설계를 고려해 선택해야 할 성능과 포기해야 할 성능 결정
 
1.시스템 엔지니어링: 제품 구조 수립, 하위 조직 간의 기술적인 균형, 제품을 모듈 형태의 하위 단위로 ‘분해’해 모듈 인터페이스 명시.
 
2.비즈니스 사례 평가: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며 대가를 지불하는 제품 속성에 대한 이해, 첫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제품 비용 추정, 투자 수준, 특징, 스케줄, 수익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목표 간의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
 
B.프로젝트 실행: 개념 형성 단계에서부터 소비자 전달 단계에 이르기까지 제품 비전을 완벽하게 유지하면서 의사결정 과정 동안 구체적으로 명시된 기술 예산 및 비즈니스 예산 내에서 적합한 제품 전달
 
1.‘경성(hard)’ 프로젝트 관리: 목표 및 중요한 사건 설정, 위험 확인, 적절한 진정 혹은 비상 대책 수립, 효과적인 프로젝트 진척 관찰, 프로젝트 실행 문제 해결.
 
2.‘연성(soft)’ 프로젝트 관리: 효과적인 동기 부여, 설득, 협상, 명상, 통역, 자원 활용 및 개발.
 
3.의사소통: 직접 만나서 얘기할 때, 전화로 얘기할 때, 특히 e메일을 주고 받을 때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젝트 요구 사항을 명료하게 설명.
 
C.특정 분야의 지식: 비화되는 문제를 이해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능숙하고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역량
 
1.제품 개발: 근본이 되는 기술 및 해당 기술이 소비자가 인식하는 제품 성능(여러 공급업체가 납품한 하위 조직 간의 기술적인 상호 작용 등)에 기여하는 바에 대한 이해.
 
2.운영 관리(특히, 공급망 관리):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공정을 개선하고, 효율성과 반응성, 위험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
 
3.정보 기술: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 및 기타 IT 시스템의 역량 및 한계 인정, 필요한 경우 시스템의 변화나 개선 용인.
 
4.금융: 예산, 비용 할당, 할인율, 국제적인 세금 우위, 관세, 수입 관세, 수입 신고(고정 비용, 변동 비용, 각종 경비, 자본 투자, 연체료 등) 등 기업 금융 관행에 관한 지식(직관적이지 않은 지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 주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가치 사슬 통합자들은 대규모 ‘가상’팀을 관리하고 있을 때조차 한 명의 개인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처음 연봉을 책정할 때 매력적인 금액의 연봉을 정당화하기가 쉽지 않다. 휴렛 팩커드는 1990년대에 가치 사슬 통합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당시 휴렛 팩커드에 몸담고 있었던 경영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사내외에서 가치 사슬 통합자가 통제하는 범위를 기준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관리 방식:인센티브, 상세 설명서, 통합 담당자만으로 충분치 않은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게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흥적으로 생각해낸 공정의 등장, 과열된 논쟁, 긴장감 가득한 관계, 지나치게 높은 비용 등이 전형적인 실패의 징후다. 필자들이 살펴본 한 기업에서는 개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고 프로젝트 팀 내에서 불신과 적대감이 팽배해 팀원들 간의 업무 관계가 망가졌다. 양쪽 기업의 고위 경영자들은 중재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결국 분산 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팀을 가동하기 전에 관리 방식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관리 방식이란 가장 발생 가능성이 큰 문제 및 사건에 대처하기 위한(분쟁 예방 및 해결, 변화 대처) 신속하고 비싸지 않은 절차를 뜻한다. 1990년대 초, 마쓰다 자동차와 포드 자동차는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특별하게 정해진 단계적 갈등 조정 경로를 확립했다. 이는 냉전 당시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이어주었으며 오해가 재앙으로 번지기 전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통로가 됐던 핫라인 ‘레드 텔레폰’과 유사한 사례다. 기업 간의 협력 관계를 냉전 시대에 비유하는 게 과장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분산 제품 개발을 위한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는 현상을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다면 이 비유가 그리 터무니없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양측의 협력 관계가 틀어지면 믿기 힘들 만큼 상황이 골치 아파질 수 있다.
 


결론: 성공적인 분산 혁신을 위한 3대 원칙
 대규모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위험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제품 개발 노력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이 각기 다른 여러 기업에 분산돼 있으면 위험이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기회가 나타났을 때 적절히 활용하고 위험을 피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규칙 1: 분산 제품 개발 생태계를 분석하라 제품 개발을 하나의 거대한 기능으로 잘못 여기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제품 개발은 수백, 수천 개의 병렬 행동으로 구성돼 있다. 제품 개발 관리자들은 어떤 행동이 주주 가치를 창출하고 지지하는지, 어떤 행동이 그렇지 않은지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핵심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활동은 무리 없이 아웃소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비핵심 활동과 핵심 활동을 구분하는 일이다. 조직은 핵심 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업무를 넘기기로 결정했다면 내외부 조직 경계를 기준으로 업무를 어떻게 넘길지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하다.
 
규칙 2: 경계를 메우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라 학술지와 대중지는 이따금 모듈 방식(업무를 여러 개의 유사한 개발 노력으로 분해해 차후에 정확하게 통합할 수 있다는 개념)에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15  모듈 방식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직접 나사를 만드는 것보다 표준형 나사를 구매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다. 하지만 온전히 모듈 방식에만 의존하기에는 대부분의 분산 제품 개발 노력을 진행할 때 다양한 하위 부품 사이에서 지나치게 많은 상호 의존 관계가 발생한다.
 
관리자들은 완벽하게 들어맞는 부품을 이용해 이상적인 제품을 조립해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적절한 인센티브, 상세 설명서, 정보 시스템, 인재, 관리 방식 등을 활용해 조직 경계를 연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분산 제품 개발에 익숙지 않은 기업들이 경계를 메우는 역량에 필요한 것보다 적은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규칙 2가 특히 중요하다.
 
규칙 3: 변화에 적응할 준비를 하라 분산 제품 개발은 한 번 세우고 잊어버려도 좋은 그런 종류의 계획이 아니다. 거시경제 문제, 업계 역학관계, 기술 혁신 등에 따라 진화해야만 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필자들이 살펴 본 거의 모든 분산 제품 개발 사례가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의 경우 시작과 끝이 판이하게 다르다.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바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분산 제품 개발을 활용할 생각이라면 조직 경계를 검토하고, 재정의하고, 다시 메우기 위한 메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이면 분산 제품 개발이 주주 가치를 파괴하기보다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목 관계 및 협력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제이슨 애머럴 • 에드워드 G. 앤더슨 2세 • 제프리 G. 파커
 
제이슨 애머럴(Jason Amaral)은 부즈 앤드 코(Booz & Co.)의 회장이다. 에드워드 G. 앤더슨 2세(Edward G. Anderson Jr.)는 텍사스 주립대(오스틴) 맥콤스 경영대학원(McCombs School of Business)의 영업관리 부교수다. 제프리 G. 파커(Geoffrey G. Parker)는 툴레인대(Tulane University) A.B. 프리먼 경영대학원(A.B. Freeman School of Business) 부교수이자 툴레인 에너지 연구소(Tulane Energy Institute) 소장이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2209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면 된다.
  • 제프리 G. 파커(Geoffrey G. Parker) | - 툴레인대(Tulane University) A.B. 프리먼 경영대학원(A.B. Freeman School of Business) 부교수
    - 툴레인 에너지 연구소(Tulane Energy Institute)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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