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A New Alliance for Global Change

영리 기업+사회단체, 새로운 제휴

빌 드레이튼 | 78호 (2011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년 9월 호에 실린 빌 드레이튼 아쇼카 재단 CEO와 아쇼카 재단 경제 시민 의식 구상(Full Economic Citizenship Initiative)의 수석 기업가 발레리아 부디니히의 글 ‘A New Alliance for Global Chang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작업을 수행하며,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식이 대대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과 사회적 기업가들은 협업을 통해 산업혁명 이후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시장을 확장하는 중이다. 새롭게 형성된 시장은 모두에게 혜택을 안겨 주겠지만, 아직까지 세계 공식 경제의 일원이 되지 못한 40억 명의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많은 혜택을 선사할 것이다. 교육, 운송, 금융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형성된 영리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파트너십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물론 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희생 정신으로 무장한 봉사자들이 급박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 중인 전 세계 수백만 개의 단체를 포괄하는 ‘시민 분야(citizen sector)’는 오래 전부터 인력 부족 및 비효율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세계 3000여 개의 사회적 기업과 함께 일하는 아쇼카 재단은 지난 30년간 시민 분야의 생산성, 규모, 파급력이 영리 기업을 따라잡을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능하고 창의적인 지도자가 시민 분야에 참여하면서 에너지 및 의료를 비롯한 주요 산업에서 게임의 법칙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영리 기관은 시민 분야 기관(CSO·citizen sector organization)과의 협업을 통해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지 못한 거대한 규모의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기회를 얻고 있다. 양자의 파트너십은 서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생산, 운영, 재무에서 전문성을 갖춘 영리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가와 CSO는 더 저렴한 비용, 긴밀한 사회 네트워크, 고객 및 지역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협업의 효과를 높이려면 파트너십을 통해 사회적 가치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까지 창출해야 한다. 이는 각 주체의 보완적 강점을 살려서 효용성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해 주는 ‘혼합 가치사슬(HVC·hybrid value chain)’ 형성을 통해 가능하다.
 
영리 기업과 사회 단체의 협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다. 아쇼카 재단은 다수의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해 놀라운 변화를 이끌고 높은 성장을 달성해 왔다. HVC는 이제 다수의 산업에서 뿌리를 내렸다.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표준 활동 방식으로 자리잡은 기업과 CSO 간의 협업을 전략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곧 전략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른다.
 
시민 분야의 역동성
HVC의 내부 구조를 살피기 전에 그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자. 개인의 영세 사업이 기업의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는 1700년대부터다. 이후 더 빠르고 효과적인 생산 기법이 개발되면서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 혁신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됐다. 1000년 동안 답보를 계속하던 서구의 1인당 소득은 1700년대 평균 20% 증가했다. 1800년대에는 200%, 20세기에는 무려 740% 증가했다. 그러나 영리 산업이 포괄적 성장을 이어가는 동안 시민 분야는 시들어갔다. 외부 시장의 압력을 거의 받지 못한 시민 분야는 많은 독점 산업이 흔히 그렇듯, 경쟁을 두려워하며 정부의 자금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시민 분야는 생산성, 실적, 요금 비율, 신뢰도, 명성 등에서 자꾸만 뒤처졌다.
 

1980년대가 되자 기업과 사회 부문의 격차는 더 이상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정부 간섭으로 기회가 사라진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새로운 기회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시민 분야는 기업가적 면모를 살리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구조개편에 들어갔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생산성과 규모를 급격히 확장한 시민 분야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기업보다 낮추면서 혁신에 성공했다. 이후 시민 분야는 OECD 회원국 기업들보다 무려 3배나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창출했다. 브라질 CSO의 수는 지난 20년간 3만 6000개에서 100만 개로 급증했다. 미국 CSO의 수도 1982년 이후 300% 증가했다. 현재 수백만 개에 달하는 CSO는 개인적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세계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데이비드 그린의 사례를 보자. 그린은 백내장 환자를 위한 인공 수정체 렌즈를 생산하는 비영리 기관 오로랩(Aurolab)을 설립했다. 오로랩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제조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인공 수정체의 가격을 300달러에서 10달러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인공 수정체 생산을 위해 오로랩 설립을 지휘했던 아라빈드(Aravind) 안과 병원은 환자 소득에 비례해서 인공 수정체의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오로랩은 세계 인공 수정체 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다. 또 세계 109개국에 매년 150만 개의 인공 수정체를 수출한다. 아쇼카 재단, 국제실명예방 재단(International Agency for the Prevention of Blindness), 도이치 은행과 함께 눈 치료 기관의 발전을 돕고 실명을 줄이기 위한 1500만 달러의 기금(The Eye Fund)도 조성했다.
 
로드리고 바지오 또한 사회적 기업에서 역량을 펼치는 인재다. 중남미와 아시아 지역 수백 개 빈민가에 컴퓨터를 보급하는 네트워크를 설립한 그는 다양한 기관 및 조직을 돌아다니며 중고 컴퓨터 기부, 보관, 운송을 부탁했다. 또 수천 명의 빈민가 주민들이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했다. 바지오의 도움으로 설립된 학교는 지금껏 70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활발한 활동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사회적 기업가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과거 기업들은 사회 운동가들의 활동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시민 분야가 관여하는 경제 규모가 작고 생산성 또한 낮아서 시민 분야의 활동을 무시해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이제 CSO와 먼저 손잡고 이들로부터 교훈을 얻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 모델에서 경쟁 우위를 얻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신흥 시장도 선점할 것이다. CSO가 영리 기업과 동일한 혁신 역량을 갖춘 만큼, 파트너십 체결은 다음 수순으로 자리잡았다. 협업을 통해 이들은 산업 혁명과 견줄 정도의 강력하고 파급력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응급 치료의 효율성 제고
 
인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제때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심한 인도의 청년 전문가들은 함께 힘을 모아 응급 앰뷸런스 서비스 1298을 개설했다. 기억하기 쉬운 네 자리 전화번호로 앰뷸런스를 부를 수 있도록 해서 응급 의료의 접근성을 확장한 서비스다. 요금은 사용자의 지불 능력에 맞게 차등 적용된다. GPS와 실시간 추적 시스템을 사용해서 앰뷸런스를 신속히 배치하는 1298 서비스는 지금까지 뭄바이에서만 5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 - 라시카 웰란키와르(Rasika Welankiwar)
 
혼합 가치사슬(HVC)
HVC는 기업과 CSO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체계적 변화를 가져왔다. HVC는 기존 가치를 혁신적 방식으로 재정의해서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각 주체가 위험과 보상을 명확히 이해하고 기꺼이 이를 수용하도록 도와주는 협업의 한 형태다.
 
주택 산업을 보자. 현재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은 빈민가나 불법 점유지에 거주한다. 무려 10억 명의 사람들이 정식 주택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소외돼 있다는 뜻이다. 시멘트 회사나 타일 및 벽돌 제조업체, 은행, 개발업체, 공공서비스 제공업체라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 1조 달러 규모의 잠재 주택 시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이 개별 활동을 고집하던 최근까지도 1조 달러의 신규 시장 창출은 거의 불가능한 과업이었다. 기존 비용 구조를 고집하고 현지 시장에 대한 제한적 지식 밖에 없는 기업은 소외된 고객의 존재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나 CSO 또한 소외된 고객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세라믹 타일 제조업체가 남미의 한 CSO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남미 최대의 건축자재 판매업체 코로나(Corona)의 콜롬비아 자회사 콜세라미카(Colcerámica)는 저소득 소비자를 위한 세라믹 타일 및 가정용품 시장을 연구해서 수요를 파악하고자 했다. 아쇼카 재단은 콜세라미카 경영진을 분쟁지역 난민을 위한 인권 재단 카이로스(Kairos)의 공동 창립자 하이디 두큐(Haidy Duque)와 연결시켜 줬다. 이들은 함께 시장조사 및 사업 구상을 추진했다.
 
콜세라미카는 이베리카의 타일 생산라인을 가동시켜 제품을 공급했고, 기술 및 사업 노하우(영업 및 마케팅 기술)도 함께 지원했다. 인권 재단 카이로스는 수임료를 받고 여성 영업사원을 모집·관리했다. 이를 통해 상점에서 고객을 기다리기보다 잠재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배달하는 사업 모델이 도입됐다. 실업 상태에 있던 현지 여성들은 수입원을 얻었다. 새로운 사업모델로 콜세라미카는 유통비를 30%가량 절감했다. 수익의 일정 부분은 여성 판촉 사원과 지역 파트너업체에 지불했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다른 CSO들은 기타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았다. 또 이 돈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에 재투자했다.
 
2006년 1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집을 꾸미세요’라는 뜻의 비스테 투 카사(Viste Tu Casa)다. 2009년 5개의 CSO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프로젝트 범위를 콜롬비아 6대 도시로 확장했다. 콜세라미카의 매출도 1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 2만 8000여 명의 거주 환경이 개선됐다. 여성 영업 사원 179명은 매달 230달러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인도에서도 아쇼카 재단은 대출기관과 영리 주택개발업체, 현지 CSO 등과 손을 잡고 잠재력이 엄청난 주택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바로 ‘비공식’ 노동자를 위한 저렴한 신규 주택 시장이다. ‘비공식’ 노동자란 일정한 수입원이 있지만 이를 문서로 증명하지 못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인도의 주택 부족량은 최소 2억 4700만 가구로 추산된다. 잠재 시장 규모로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향후 시골을 떠나 도시로 이주할 7억 명의 사람들까지 합하면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새로운 건설 HVC에서 CSO는 소비자와 영리 개발업체를 연결해주는 ‘수요 취합자’로서의 역할을 전개함과 동시에, 설계 및 투자 파트너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지금 인도에서는 2500여 가구가 건설 중이다. 향후 18개월 내에 7500 가구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매출 규모가 무려 1억 달러에 달한다.
 
농업 또한 HVC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주요 시장이다. 멕시코의 적수 관개(drip irrigation) 시스템을 보자. 멕시코에서는 200만 명의 소농인이 평균 5헥타르(12에이커)의 농지를 개간하며 하루 2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아간다. 잠재 고객의 소득이 너무 낮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용성을 의심한 대부분의 기업은 이 시장에 진출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쇼카 재단과 현지 CSO는 관개 시스템 생산업체 아만코(Amanco)의 시장 진출을 설득했다.
 
소농인 시장에서 엄청난 기회를 발견한 아만코는 소규모 거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모델을 재구성했다. 여기에서는 CSO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은 농부들이 단체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출 기준에 따라 농부들을 그룹으로 조직했고 관개 기술을 홍보하는 동시에 관개 시스템을 설치해줬다. 또 농부들이 소비자 대출 지원을 받아 이 돈으로 아만코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했다. 창출된 적수 관개 시장의 연간 매출은 5600만 달러에 달한다. 새로운 HVC에 참여한 농부들은 농사의 효율성을 높여 다양한 작물을 더 많이,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이들의 수입은 3배로 증가했다.
 
윈윈 제안
HVC에 참여하는 기업은 다음 3가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수익 HVC는 많은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아쇼카 재단과 컨설팅업체 히스트라(Hystra)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 소비자를 위한 안전하고 저렴한 청정 에너지 시장의 규모는 5530억 달러에 달한다. 저소득 소비자를 위해 고수익의 HVC를 구축하고 나면, 동일한 서비스를 선진 시장의 고소득 소비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다.
 
지식
HVC 구축에 앞장선 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학습에서 경쟁 기업보다 한 발짝 앞서 나아갈 수 있다. 경험 축적으로 얻은 새로운 지식은 다른 환경에도 적용 가능하다. HBR 2009년 10월호에 게재된 <GE의 혁신 방법(How GE Is Disrupting Itself)>에서 공동저자 제프리 R. 이멜트와 비제이 고빈다라잔(Vijay Govindarajan), 크리스 트림블(Chris Trimble)은 “신흥 시장에서 성공해야 선진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GE는 신흥 시장에서의 상품을 ‘역으로 혁신’한다.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응용 방식을 탐구하고 극적으로 낮은 가격 선을 설정하면, 선진 시장에서 이를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HVC는 기존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새로운 상품 개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인재 HVC에서는 기회를 포착하고 창의적 해결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다양한 그룹의 파트너와 협업할 수 있는 기업가가 필요하다. HVC는 유능한 인재를 파악하고 육성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준다. HVC로 형성된 미개척의 분야에서 일하는 경험은 흥미로우면서도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능력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진보적 사상가의 영입이 가능하고, 근로자의 기업에 대한 헌신도 강화할 수 있다.
 
CSO 또한 기업과 마찬가지로 HVC에서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혜택은 보다 저렴한 자본에 대한 접근성이다. 맥킨지 컨설팅은 자선 자본을 받기 위해 드는 비용이 실제 자본 금액의 25∼40%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영리 기업과 협업을 하는 경우 자본 획득 비용은 2∼5%로 줄어든다. 영리 기업이 더 끈기 있게 투자 수익을 기다려 준다는 의외의 사실도 있다.
 
특정 영역에 가장 먼저 진출한 CSO는 동일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다른 CSO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와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비용을 더욱 낮출 수 있다. HVC로 얻은 CSO 활동을 위해 재투자하거나 원래 가격을 지불할 수 없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기업과 협업하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인재를 더욱 손쉽게 모집할 수 있다.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돕고자 했던 사람들의 삶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고객이 HVC를 통해 얻는 혜택 또한 엄청나다. 건축 자재에서 의료진단 키트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점도 그 중 하나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HVC가 필요한 건 아니다. HVC 사업 전략을 채택하려면 다음 3가지 기회가 존재해야만 한다.
 
시민 분야의 규모가 크고 빠르게 성장할 때 아쇼카 재단은 현재 2020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저소득 의료 시장이 신흥 기업과 사회 혁신 덕분에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 예상했다. 세계 저소득 식량 시장의 규모는 이보다 더 큰 3조6000억 달러다. 아직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엄청난 규모의 잠재 시장을 발견하고 가슴이 뛰지 않을 기업은 없다.
 
시장 가치가 급변할 때 에너지 및 환경 등의 산업에서 소비자는 종종 큰 양보를 할 수밖에 없다. 사업 모델이 유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HVC는 고객이 편익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아준다. 인도의 시골에서는 등유나 나무를 연료로 해서 요리와 난방을 해결한다. 건강이나 환경에 유해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2010년 작고한 C.K. 프라할라드(Prahalad) 교수의 자문에 따라 인도 현지 생산업체, 아쇼카 인도 지부의 급비 연구원 뮤튜 벨라유탐(Muthu Velayutham), 프레마 고팔란(Prema Gopalan)과의 협업을 통해 스토브용 바이오 연료를 생산·판매했다. 그러자 주민들의 월 에너지 지출이 급감했을 뿐만 아니라 실내 연기에 대한 노출 또한 감소했다. 이 사업은 아직까지 걸음마에 불과하지만, 2020년까지 인도 시골 지역 2000만 가구에 연료를 공급한다는 야심 찬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바이오 연료가 자사의 핵심 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한 BP는 프로젝트를 접었다. 하지만 인도 현지 기업이 BP의 자리를 물려받아 현지 CSO 및 시골 지역 판매점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선 기금과 ‘무료 서비스’를 대신할 진짜 시장이 형성될 때 혁신적 가격 선정과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기존 가치와 새로운 가치를 함께 전달하는 제품 및 서비스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다. 소액대출이 그 좋은 예다. 그라민은행을 비롯한 전 세계 소액대출 기관의 활동 덕분에 소액대출자들은 영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지역사회의 경제 성장을 촉발시키는 동시에 수십억 달러의 금융 산업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공립 학교 물품 공급
 
기부를 위한 도너추즈(DonorsChoose.org)는 교육에 필요한 자원을 학교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공교육을 개선한다. 일선 교사들이 기부가 필요한 교육 프로젝트 정보를 웹사이트에 올리면, 기부자들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지원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 기부한다. 사이트에는 2010년 6월을 기준으로 5000만 달러의 돈이 모금됐다. 기부금은 현재까지 13만 개의 프로젝트에 쓰였다. 330만 명의 학생이 지원을 받았다. - 라시카 웰란키와르
 
HVC 구축
HVC를 직접 구축하고 여러 참여 조직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경험이 있는 아쇼카 재단은 직접 HVC를 구축할 준비가 된 기업인들에게 다음의 조언을 하고자 한다.
 
현재의 사업 방식에 관해 어려운 질문을 해라 ‘가치사슬’은 1980년대 마이클 포터와 맥킨지 컨설턴트가 함께 만든 용어다. 제품을 구상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사업 체계’를 대체하는 뜻을 가진다. 가치사슬은 가치를 선택·제공·전달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가치사슬을 통해 관리자나 전략가는 제품의 가치와 효용성의 관계를 점검하고, 경영진은 고객이 가격을 정의하는 방식을 깊이 고찰한다. 고객에게 중요한 건 구매 가격인가, 총 비용인가? 각 부문의 가격 민감도와 수요 탄력성은 어떠한가? HVC를 구축하려는 조직이라면 반드시 이 질문을 해야만 한다. 새로운 HVC를 만들려는 기관은 사업 전략과 산업 전반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자세를 익혀야 한다.
 
다양한 시각에서 가치를 재정의해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라 아쇼카 재단에서 시작한 영리 의료사업 헬스포인트 서비스(Health-point Services)는 인도 기업과 CSO, 벤처 캐피탈, 사회 기금의 힘을 한데 모아 시골 마을에서 의료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단을 내리는 현대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젝트에 따라 시골 지역에는 ‘e-헬스포인트’라는 이름의 지역 보건소가 들어섰다. 이곳에서 환자들은 영상 기술과 전자 의료기록을 활용한 원격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덕분에 환자들은 하루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도시 병원에 가지 않고 그 사이의 수입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서도 의사의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보건소는 현장에서 바로 환자 상태를 진단하는 첨단 검진 기술과 저렴한 카피 약(generic drug), 현지 직원 채용을 통해 치료 비용을 크게 낮췄다. 진단 비용은 1달러, 진단 테스트 대부분은 50센트 이하로 책정됐다. 4달러가 넘는 치료는 하나도 없다. 보건소에서는 깨끗한 식수와 요리용 물을 가구당 하루 5센트의 가격에 제공한다. 신청자는 월 이용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신청자가 물을 받으러 오면 직원들은 이를 기회로 건강 정보를 알려주고 조기 예방을 위한 의식 제고 교육을 실시한다. 프로그램이 초기 성공을 거두면서 인도 펀잡(Punjab) 지방 재무장관은 펀잡에만 600개의 e-헬스포인트를 추가 개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e-헬스포인트와 같은 시스템은 선진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 수출돼 무엇이든 부족함을 풍부함으로 바꿔줄 수 있다. 남아시아와 중남미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부족한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헬스포인트 시범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시골 지역 주민은 매일 장시간 노동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고, 교통 수단도 마땅치가 않기 때문에 병이 생겨도 도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기 힘들다. 헬스포인트는 이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보건소를 개설하고 원격 의료를 통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엄청난 잠재 수요를 발굴했다.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만 있다면 저소득 소비자도 그만한 값을 지불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신흥 경제국 저소득 시장
 
혼합 가치사슬(HVC)로 공략 가능한 잠재 시장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2005년 세계 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와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가 공동 실시한 선도적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의 가치는 6조 달러 정도였다. 2005년 이후 인도,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 경제국의 인구 및 소득이 급증하면서 신흥 경제국의 시장 기회 또한 급증했다. 보수적 기준으로 추산해도 2005년 이후 신흥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은 5% 정도다. 신흥국 총 시장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는 2020억 달러의 의료 산업, 4240억 달러의 저비용 주택 산업, 5530억 달러의 에너지 산업, 3조 6000억 달러의 농산물 및 식품 산업이다.
 
폭발적 성장이 예견되는 시장으로 종종 거론되던 저소득층을 위한 무선통신산업의 가치는 앞서 언급된 4개 산업의 규모보다 작다. 그러나 HVC로 창출되는 잠재 시장의 규모는 4개 산업의 총 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HVC는 경제의 전 부문에 걸쳐 확장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도국의 도심 중산층이 필요로 할 양질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생각해 보라. 더 저렴한 의료 서비스, 건강 식품, 저비용 주택에 대한 미국 및 기타 선진국의 수요까지 합한다면 더욱 엄청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혁신적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가격을 책정하라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기업 운영과 마찬가지로, HVC는 새로운 발전 단계에 돌입할 때마다 다른 유형의 자본을 필요로 한다. 처음에는 투자를 위한 종자돈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 HVC를 구축한 설계자들은 그때를 대비해 적절한 재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새로운 파트너와 손을 잡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고객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 업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에 소매금융을 직접 제공할 수도 있고, 기존 파트너와 새로운 방식의 파트너십을 체결할 수도 있다. 인도의 사회적 기업 셀코(Selco)는 은행 및 대출기관에 태양 발전기를 통한 생산성 제고를 보여주기 위해 이들과 손을 잡고 자사가 개발한 400달러짜리 가정용 태양 발전기를 저렴하게 고객에게 제공했다. 셀코와 달리 임대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
 
영리 소액 대출기금은 금융기관이 직접 투자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선진적 사례다. 금융산업에는 120∼150개에 달하는 대규모 소액 대출기관이 존재하고, 이들의 보증 하에 추가 비용 없이 대규모 자금을 안전하게 투자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 대출기관과 CSO의 빠른 파트너십 활용이 가능했다.
 
금융기관은 HVC로 창출되는 시장에서 매력적 투자 기회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HVC는 금융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HVC는 사업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사업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를 갖췄다. 둘째, 성공적 재무 구조를 갖춘 HVC는 금융기관이 사랑해 마지 않는 기회, 다시 말해 거래 비용이 낮고 투자 위험 또한 낮은 수백만 개의 대출 상품을 판매할 시장을 열어준다. CSO가 대출 상품을 구성해서 이를 은행에 판매하는 경우 성공적 재무 구조가 HVC로 발전할 수 있다. 셋째, 소액대출을 한데 묶어 대출 상품을 구성하면 금융기관 고객은 주택에서 교육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 브라질에서 폴란드에 이르는 다양한 지역에서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기회를 얻는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한 금융기관은 그만큼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구축하는 게 가능하다.
 
금융산업이 세상과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보다 현명한 방식으로 투자할 때가 왔다. 지금까지는 이들에게 자선 기금이나 전략적 기부(impact philanthropy) 같은 투자 방식 밖에 제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면서도 개발도상국 빈곤층의 농지 개간, 주택 재건, 자녀 교육, 시장 이동을 도와줄 금융 상품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재무 가치뿐 아니라 자신이 중시하는 다른 가치에 기반해서 각 상품의 위험과 보상 수준을 판단해 투자 대상을 결정할 수 있다.
 
혁신을 위한 조직 구성 HVC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2개의 혁신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좋은 아이디어 발굴, 둘째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사업 모델 개발이다. 아이디어에 국경의 한계는 없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디어 대부분이 신흥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도 기업 릴라이언스 그룹(Reliance Industries)의 회장이자 경영이사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는 “20년 후 혁신의 중심은 실리콘 밸리의 차고에서 인도 시골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시작된 혁신은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쇼카-레멜슨 연구장학재단이 지금껏 발굴한 발명 기업가 100명 중 대다수도 개도국 출신이다. 이들 모두는 청정 에너지와 무선통신 기술, 수자원, 위생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GE를 비롯한 대기업이 신흥 시장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역혁신’ 과정을 통해 이를 선진 시장에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신흥 시장을 면밀히 살피는 작업은 혁신을 위한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HVC 구축을 위한 4대 기준        
 
다음의 4개 기준을 충족시킬 경우 혼합가치사슬(HVC)은 기존 산업을 변혁하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1.상당한 규모로 확장되고 해외 시장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최고의 HVC는 참여 기업의 수익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삶도 크게 변화시킨다.
 
2.영리 기업과 사회적 기업가들이 힘을 합해 다양한 종류의 가치를 창출한다.
기업과 CSO는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해 개별적으로는 절대 제공할 수 없는 높은 가치의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한다.
 
3.포괄적 의미의 소비자가 돈을 주고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HVC는 자선 사업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완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아니다. 사업을 지속하고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가장 먼저 담보돼야 한다.
 
4.시스템을 혁신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이 시작돼야 한다.
그라민뱅크 창립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가 30년 전에 시작한 소액대출은 현재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료 산업과 보험 상품으로 확장돼 산업을 변화시켰다.
 
HVC는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에 정해진 성공 법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쇼카 재단은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두 번째 혁신 과제인 사업 모델 개발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많은 기업이 HVC를 어떤 사업으로 분류할지 몰라 애를 먹는데, HVC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CSR)로 분류되지 말아야 한다. 기업 CSR 부서는 선행을 하거나 사회적 변화를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고, 수익 창출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지도자 선임 다양한 잠재적 파트너를 포괄하는 HVC는 자발적으로 구성되기보다 누군가 솔선수범해서 구성원을 결정해 줘야 한다. HVC는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통로이므로 기업과 CSO 모두 역량 있는 인재를 선임해야 한다. HVC의 지도자는 인내심이 강하고, 끈기가 있으며, 모든 구성원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하고, 공감 능력도 있어야 한다. 팀 구축에도 강하고 다양한 부문에서 낯선 협력업체 및 고객과 직접적으로 교류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가치사슬에 참여한 기업 중역이나 CSO 지도자를 HVC 팀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좋다. 누가 팀장이 되든, 지도자는 다양하고 복잡한 조직 및 기관을 하나의 HVC로 아우르고 관리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충분한 시간과 실패할 기회 엄청난 잠재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는 과실이나 실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방법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물론 노력의 결과도 중요하다. 선택한 사업 모델의 수익성과 확장 가능성은 빠른 시일 내에 검증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내와 결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아야만 한다.
 
컴퓨터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팀의 집념과 열정을 묘사한 트레이시 키더(Tracy Kidder)의 놀라운 저서 <새로운 기계의 영혼(The Soul of a new machine)>을 기억하는가? HVC를 구축하는 일 또한 컴퓨터 개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일이 수익뿐 아니라 인류의 진보를 가져온다고 굳게 믿으며 어떠한 위험과 도전이라도 흔쾌히 받아들일 과감한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해결책을 찾는 속도보다 문제가 더욱 빠르게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빈곤층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저렴하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는 일은 아직 요원하다. 적절한 의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시민도 너무 많다. 그러나 문제가 무엇이든, 경쟁력과 역량을 갖춘 수백만 개의 사회 단체와 영리 기업의 협력은 가장 강력하고 수익성 높은 해결책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사회 문제와 기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실용적 해결책을 개발할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빌 드레이튼 • 발레리아 부디니히
 
빌 드레이튼(Bill Drayton)은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본사를 둔 사회적 기업 아쇼카 재단의 CEO다. 발레리아 부디니히(Valeria Budinich)는 아쇼카 재단 산하 경제 시민 의식 구상의 창립자이자 수석 기업가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