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년 7-8월 호에 실린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로렌스 카프론,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 윌 미첼 교수의 글 ‘Finding the Right Path’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새로운 전략을 실행하려면 당연히 새로운 자원과 역량을 습득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 가능한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때 기술 계약, 제휴, 인수합병(M&A) 등이 합리적 대안으로 쓰인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부분의 기업은 주로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해서 자원을 확보한다. 우리가 전 세계 162개 통신사를 10년간 연구한 결과, 모든 가능한 방안을 골고루 활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어떤 기업은 필요한 거의 모든 자원을 내부에서 조달했고, 다른 기업은 기술 제휴나 합작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있었다. 설사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내부 개발을 보완하기 위한 M&A처럼 기껏해야 방식을 하나 더 추가할 뿐이었다. 새로운 자원과 역량을 구축하는 게 왜 그리 힘든지에 대한 질문에, 조사에 응한 경영진 중 ‘잘못된 방식을 끈질기게 고수해서’라고 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과반수는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실행 차질을 꼽았다. 특히 인적자원 및 기술 부족(67%)과 인수 사업의 통합 능력 부족(50%)을 구체적 예로 들었다.
기업 전략의 문제일 수 있는데도 단순히 실행을 실패의 원인으로 돌림으로써 기업은 엄청난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 결과 우리는 모든 형태의 자원 확보 방법을 활용한 기업은 제한된 방법을 사용한 기업보다 뛰어난 결과를 얻는다는 확실한 결론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살펴보자면,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을 확보한 기업은 5년간 생존할 확률이 제휴에 의존했던 기업보다 46% 높았고, M&A 기업보다는 26%, 내부 개발 기업보다는 12% 더 높았다. 선택한 자원 확보 방법의 결과를 유심히 살펴보지 않은 경영진이 실패할 확률은 54%였다. 반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20%밖에 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는 자원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더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줄 기본 틀을 제공한다. 기업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전술을 선택하려면 다음 3가지 질문을 순차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첫째, 내부 개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보유 자원이 새로 필요한 자원과 연관됐는지 살핀다. 관련이 없다면 제휴를 추진하거나 외부 협력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편이 현명하다. 둘째, 외부와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의 모든 당사자가 해당 자원의 가치를 동일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모두가 똑같이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외부와의 계약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 셋째, 외부 계약의 범위와 깊이를 정한다. 그래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지 상대 기업을 온전히 인수할지 결정할 수 있다.(자료 ‘필요 자원 확보를 위한 적절한 방법’ 참조)
지난 10년간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산업에서 활동하는 전세계 중견 및 신흥기업 경영진과 깊은 논의를 가지고 여러 연구를 진행한 끝에 자원 확보를 위한 기본 틀을 수립했다. 이를 따른다면 기업은 더욱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질문 1 적절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가?
기업의 현재 보유 자원이 필요 자원과 유사하고, 목표 시장에서 경쟁업체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외부 조달보다 내부 개발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다. 점진적 변화를 원할 때 자체 개발이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부 개발은 회사의 다른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제약업체 테바(Teva)는 내부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외부 기관과 장기적 파트너십을 체결함으로써 단순한 복제약(generic) 생산이 아니라 특허 보유가 가능한 브랜드 약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인도 뉴랜드 연구소(Neuland Laboratories) 또한 기존의 기술 및 생산 기지를 바탕으로 약리 활성 물질의 상용화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연구 업무까지 수주하는 전문 연구 및 제조 기관으로 거듭났다.
내부 개발을 선택한다 해도 새로운 자원과 역량의 확보는 기성 체제를 위협한다. 때문에 기존 관행과 문화, 절차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기득권 세력은 새로운 자원의 개발 자체를 막으려 할지도 모른다. 이동통신회사에서는 이런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데이터 관리 부서와 음성 통화 부서 사이에는 권력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이해관계 다툼이 많다. “일부 이동통신사에서는 내부 갈등과 경쟁 때문에 데이터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와 자원 배분이 지연되거나 제한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면 사업 운영 기술이나 지식 이상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때는 이에 맞는 조직 모델을 함께 도입해야지, 기존 구조를 고수하면 안 된다. 특히 M&A를 비롯한 시장 압력의 증가로 추진력을 받았을 때 조직 구조를 함께 변화시키면 직원 및 기타 이해관계자의 지지를 얻어 새롭게 확보한 자원을 기존 자원과 효과적으로 통합시킬 수 있다.
영국 의료 영상기술의 선구자 EMI와 인도 IT 컨설팅업체 인포시스를 보자. 기존 CT 장비에서 경쟁이 심화되자 EMI는 차세대 CT 스캐너를 내부 개발하고자 했다. 그러나 예산 및 자원 사용에 대한 내부 갈등과 EMI 연계 연구소 간의 기술 교환, 마케팅 직원 사이의 의견 불일치로 개발이 좌절되고 말았다. 만약 EMI가 외부기관을 통해 기술 개발과 확보에 나섰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중견 엑스레이 장비업체 피커(Picker)가 좋은 대안이었다. 탄탄한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시장에서 고전하던 피커는 당시 파트너십 체결, 나아가서는 기업 매각까지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인포시스는 의료산업 진출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가 기존 사업과 비슷해서 내부 기술 역량을 활용할 수 있었음에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외부 소프트웨어 기술을 도입했다. 의료 컨설팅 사업의 조직 구조가 인포시스의 기존 조직 구조와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인포시스는 새로운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시장을 점유할 수 있었다. 기존 기술을 수정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발생할 수 있었던 조직 갈등도 효과적으로 피해갔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항상 갈등을 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갈등을 제대로 활용하면 자원을 강화해줄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아무리 생산적 갈등이라도 이를 해결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 만큼 조심해서 선택해야 한다. 내부 논의로 외부 계약에서 불가능한 혜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하라. 단, 필요한 통찰력을 얻은 후에는 갈등을 봉합해야만 한다.
내부 개발인지 외부 개발인지는 단번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 영리한 기업이라면 새로운 사업에서 경쟁 입지를 확보할 때마다 이 문제를 재점검해야 한다. CT 스캔 사업 진출을 위해 신생 기업 디스코(Disco)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제너럴 일렉트릭(GE)을 보자. 기존 영상 기술로는 충분한 지식 기반을 창출할 수 없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GE는 라이선스 계약을 선택했다. 그러나 필요한 지식 기반을 확보한 다음에는 내부 개발로 방향을 바꾸었고, 결국 훌륭한 CT 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질문 2 우리 기업과 협력업체는 가치를 동일하게 해석하고 있나
내부 개발로는 충분치 않을 때 라이선스 계약이 합리적 대안으로 등장한다. 내부 개발 다음으로 가장 손쉽게 외부 자원을 확보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제약업체 중에는 다른 업체의 약물을 특정 시장에서 등록하고 판매할 권리를 계약으로 취득하는 회사가 많다.
Ideas in Brief 대부분의 기업은 성장을 위해 매번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성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원을 내부에서 개발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매입이나 합작을 통해 조달하는 기업도 있고, M&A를 선택하는 기업도 있다. 그러다 자원 개발에 실패하면 많은 기업은 이를 실행 문제로 생각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은 실행이 아니라 자원 확보의 방법이었다. 많은 기업이 자원 개발에 실패하는 이유는 이를 한 가지 방법으로만 시행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을 확보하는 기업은 향후 5년간M&A가 더 효과적이다. |
그러나 이러한 구매 계약은 양방이 투명한 계약을 체결할 때에만 효과가 있다. 계약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이 해당 자원의 가치에 대해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계약은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자원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에 차이가 있을 때, 지식이 적은 쪽은 상대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계약을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 자동차 및 산업 기술업체 보쉬(Bosch)는 일본 기업 덴소(Denso)와 에어컨 기술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려다 결국 접었다. 자원의 가치에 대해 덴소가 훨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약의 가치를 측정하는 일 또한 어렵다. 자원 교환이 가져오는 결과를 쉽게 정량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웨덴 제약업체 아스트라(Astra)와 미국의 머크(Merck)는 아스트라의 궤양 치료제 프릴로섹(Prilosec)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기 위한 계약을 함께 검토했지만, 계약이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을 즉시 깨달았다. 우선 대규모 임상실험을 다시 실시해야 했고, 미국 시장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기법을 개발해야 했다. 라이선스 비용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이었다. 새로운 자원의 현재 및 미래 가치 측정이 어려울 때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는 어려워지고, 계약을 체결한다 하더라도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이행하기 힘들다. 또 이해관계의 조정으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
문제의 심각도는 자원 확보에 나선 기업이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완화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조사에 참여한 한 경영진은 “데이터 분석 역량이 강할수록 정량화가 가능해져 계약으로 얻게 되는 기술의 무형적 실체가 분명해진다. 또 정성적 통찰력과 직감이 뛰어날수록 구매 기술의 무형적 실체를 간과하는 위험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기술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려면 특정 역량의 보유가 필수라는 뜻이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역량이 부족하다면 외부 협력업체와 더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고려해야 한다. 제휴는 연구개발에서 마케팅, 독립 합작사 설립까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제휴를 체결하면 지배관리를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할 수 있어 기회주의적 행동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물론 메커니즘 자체가 불완전할 때도 많지만, 양 당사자가 일정 거리를 두고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구매 계약보다 더 많은 안전 조치를 제공한다. 계약에 따라 이전되는 자원의 가치가 명확해지면 당사자 간의 상시적 자원 교환을 조정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아스트라와 머크는 합작사 아스트라머크(AstraMerck)를 통해 미국 시장에 프릴로섹을 출시했다. 합작사는 단순한 라이선스 계약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성취했다. 임상실험에 필요한 기술 이전의 틀 마련이었다. 이와 함께 미국 위장약 시장에 대한 진출로를 개척하고 양측의 권리와 재정 의무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한편, 해당 기간에 양측의 기업 활동을 조정해 주었다.
참여 인력과 부서 수가 많지 않을 때 제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스트라머크 합작사가 좋은 예다. GE 또한 항공우주 사업을 위해 프랑스 항공엔진 개발업체 스네크마(Snecma)와 합작사 CFM을 설립하고 장기 계약을 유지해 왔다. CFM은 양사의 공동 활동을 요구하지 않을 때가 많으므로 서로 다른 시장에서 기술 및 마케팅 활동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
합작 규모가 너무 광범위해서 실패한 대표적 사례는 바로 르노(Renault)와 볼보(Volvo)다. 르노와 볼보는 독립 기업으로 남으면서 개발 및 마케팅 업무를 포괄적으로 통합하는 시도를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복잡한 지배구조와 경영 그룹을 만들고 양사의 활동을 조정하려 했다. 합작으로 여러 자동차 모델이 개발되기는 했지만, 갈등이 생기면서 합작은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2개의 독립 기업이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너무 광범위한 범위에서 공동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은 르노는 닛산(Nissan)과의 합작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주장했고, 결국 실질적으로 닛산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일라이 릴리 사례 연구: 일라이 릴리
바람직한 기업 발전을 위해서는 내부 개발 주도, 외부 계약 체결, 파트너십 관리, 사업부 인수 등 모든 형태의 자원 확보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일라이 릴리는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스페인 등지의 제약 연구소에서 실시되는 내부 개발 프로젝트에 수천 명의 직원이 참여한다. 회사는 기존 역량의 활용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일라이 릴리 주요 프로젝트의 80% 가량은 암과 당뇨, 신경 질환이라는 3개 핵심 부문에 할당된다.
일라이 릴리는 기술 매입 계약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지난 20년 동안 일라이 릴리는 약 200개의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화학 합성물과 제품, 전달 기술 및 장비, 개발 및 생산 절차, 소프트웨어, 지역 시장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계약이다. 일라이 릴리는 계약 내용이 주요 우발 상황을 포함하는 구체적 합의일 경우에만 기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계약 관계가 복잡해질 경우에는 독립 합작사 설립이나 양사의 시설을 공동 사용하는 협업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이와 함께 제휴관리 부서를 설립해서 어떤 파트너십이 가장 합리적일지 결정하고 체결된 파트너십을 관리했다. 현재 일라이 릴리는 제휴를 통해 파트너 기관의 포괄적 역량을 활용한 제품 및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년간 일라이 릴리가 체결한 파트너십은 100개가 넘는다.
독립적 파트너사와 관계가 너무 복잡해져 관리가 어려워지면 M&A가 대안으로 활용된다. 인수 결정은 최고 경영진이 포함된 인수평가팀이 내린다. 지난 20년간 일라이 릴리는 10여 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인수 비용만 무려 140억 달러다. 이 중에는 2007년 20억 달러에 인수된 시알리스 개발 파트너 ICOS도 포함돼 있다.
일라이 릴리가 인수한 기업 중 절반은 기존 협력회사다. 인수를 한 이유는 일라이 릴리와 ICOS의 관계가 크게 발전해서 시알리스를 사용한 신약 개발 및 상용화, 시알리스 약리활성화물질의 추가적 적용(폐동맥 고혈압 등)과 같은 공동 연구를 위해 대대적 통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즉, 일라이 릴리가 성공적 성장과 혁신을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적절한 방식으로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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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파트너사와 어느 정도까지 협력해야 하나
파트너십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자원 확보를 위해 다수 인력 및 부서의 지원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때 최선의 대안은 기업 인수다. 양사의 전략 자원이 제휴에 포함될 때 특히 그렇다.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를 보자. 일라이 릴리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Cialis)의 약리활성물질을 다른 약물에도 적용하기 위해 시알리스의 공동 개발자 ICOS와 파트너십을 연장하는 대신 ICOS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제휴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 신약 개발을 위한 업무 조정에 장기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자원을 확보하겠다고 기업 인수에 나서는 건 일차원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합병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이 저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는 특정 자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보유 자원과 신규 획득 자원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제휴보다 안정적인 방식으로 발전 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개별 라이선스로 얻는 자원보다 포괄적인 자원을 확보하도록 돕는다. 존슨앤드존슨(J&J)은 필요한 사업부를 인수한 후 기존 사업부와 점진적으로 통합하고 사업 구조를 재배치하는 전략을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타이레놀에서 약물 코팅 스텐트에 이르기까지 J&J의 전략 제품 중 다수가 이 방식을 통해 만들어졌다.
다른 기업을 인수하고 기존 사업부와 통합시키는 데에는 엄청난 자금과 경영 노력이 필요한 만큼, M&A는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 기업 인수를 지나치게 많이 하면 위험이 증가하고, 통합 능력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명심해야 한다. 어느 때는 지나친 인수보다 까다로운 제휴를 체결할 때가 더 나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M&A를 추진하는 기업은 필요하지 않은 자원을 매각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잉여자원을 힘겹게 끌어안고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J&J의 경우 필요한 자원을 얻고 난 다음에는 필요 없는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GE도 인수 사업부의 재정비가 완료되면 종종 사업부 분할과 매각을 단행했다.
기업이 한 가지 방법만 이용해 자원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을 사용하려면 다양한 선택 기술과 이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문화와 구조가 다양해야 하고, 다양한 조직 문화와 구조를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하면 단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 위험이 커진다. 그 기업은 아주 열심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포괄적 역량을 갖춘 경쟁업체에 뒤처지고, 그 자신이 인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다.
로렌스 카프론(Lawrence Caparon)은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인시아드-와튼 공동연구소(Insead-Wharton Alliance)의 수석 연구원이다. 윌 미첼(Will Mitchell)은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