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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이제, 프로세스로 접근하라

토마스 H. 대븐포트(Thomas H. Davenport) | 46호 (2009년 12월 Issue 1)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오류들을 목격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세계 기후 협약 무시, 다르푸르 사태 외면 등은 모두 역사책에 분별없는 결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투자나 신용디폴트스왑(CDS)을 이용한 위험 분산 결정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관행은 그간 수많은 기업에 널리 퍼져 있었지만 개별 기업도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던 대기업 테네코는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린 탓에 지금은 단 하나의 자동차 부품 회사를 거느리는 처지로 전락했다. GM 또한 신규 모델 출시를 결정하면서 끔찍한 실수들을 저질렀다. 타임워너는 자회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는 대신 AOL과 야후의 지분을 사들여 위기를 자초했다.
 


이렇게 의사결정에 문제가 생기는 까닭은 무엇일까? 첫째,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단지 개인의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개인이란 고위 경영진을 뜻할 때가 많다. 즉, 의사결정의 바탕이 되는 과정, 정보, 논리 등이 마치 블랙박스의 내용물처럼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은 채 개개인에게 전적으로 맡겨지는 일이 벌어진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둘째, 다른 비즈니스 과정과 달리 의사결정은 조직 내에서 체계적인 분석의 대상이 될 때가 극히 드물다. 오직 극소수의 조직들만이 일단 내려진 결정을 재설계하는 과정을 거칠 뿐이다. 하지만 다른 과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존재하듯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통찰력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가령, 학자들은 이미 50여 년 전부터 ‘집단 사고(groupthink)’를 동의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수단으로 정의해왔다. 가톨릭 교회는 16세기 무렵 성인 추대 결정을 내릴 때 이에 의도적으로 반대하는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지명해 반대 주장을 펼치도록 했다. 하지만 오늘날 이에 상응하는 제도를 공식적으로 두고 있는 조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최근 출간된 인기 있는 경영 서적을 통해 의사결정과 관련된 대안을 확인해보자.(▶DBR TIP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도서를 엄선한 목록’ 참조)
 
DBR TIP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도서를 엄선한 목록
 
블링크(Blink):말콤 글래드웰이 집필한 이 책은 직관적 의사결정을 중요시한다.
 
대중의 지혜(The Wisdom of Crowds):제임스 서로위키는 이 책에서 ‘결정을 내릴 때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탁월한 결정의 비밀(How We Decide):조나 레러가 집필한 이 책은 의사결정과 관련된 정신 생물학과 합리성의 한계를 다룬다.
 
상식 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댄 애리얼리가 집필한 이 책에는 행동 경제학 및 행동 경제학과 의사결정의 관련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넛지(Nudge):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미 정계에서 행동 중심 정책에 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분석적이고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관한 2권의 책
분석학 경쟁(Competing on Analytics):토머스 H 대븐포트, 장 G 해리스
슈퍼 크런처(Super Crunchers):이언 에어즈
 
 
기업 관리자들이 이런 책을 읽어보고 있는 건 틀림없지만 실제 조언을 수용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의사결정 개선에 도움을 주는 조언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즉, 이제 의사결정이 개인적 영역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왔다는 뜻이다. 조직은 자사의 관리자들이 한층 우수한 의사결정 과정을 채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이 개선된다고 반드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건 분명하다.
 
 
의사결정 개선을 위한 큰 틀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추라는 말이 관리자들의 정신적 사고 과정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어떤 정보를 공급해야 할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역할에 관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 현명한 조직은 기술, 정보, 조직 구조, 방법, 관련 인력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사내의 의사결정 문제에 개입한다. 특히 다음의 4단계를 거쳐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한다.
 
확인 관리자들은 먼저 의사결정이 필요한 문제들을 열거하고 어떤 결정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가령 ‘전략 실행이 필요한 10가지 중요한 결정’ ‘재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해야 할 10가지 중요한 결정’ 등의 목록을 만들 수 있다. ‘어떤 기업을 인수할 때 어떻게 필요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까?’처럼 매우 전략적이고 흔하지 않은 의사결정이 있는 반면 ‘손해배상 청구액을 얼마나 지불해야 할까?’와 같이 영업 일선에서 빈번하게 직면하는 의사결정도 있다. 먼저 우선순위를 결정하지 않으면 모든 결정을 동등하게 취급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정작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충분한 관심을 쏟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사 당면한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확인한 후에는 각 결정과 관련된 요소를 구체적으로 평가해봐야 한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가? 의사결정을 위해 어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가? 과거 이런 종류의 결정을 얼마나 잘 내려왔는가? 이런 조사를 통해 각 조직은 의사결정을 논의하기 위한 공통 언어를 구축할 수 있다. 동시에 어떤 결정에 개선이 필요하고 어떤 과정이 의사결정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지 이해할 수 있다.
 
개입 의사결정 목록을 작성하고 각 결정과 관련된 요소들을 살펴본 후에는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에서 활용해야 할 역할, 과정, 시스템, 행동 등을 설계할 수 있다. 효과적 의사결정 개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모든 개선 방법을 고려하고 의사결정 과정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흔히 간과되는 의사결정의 실행 문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제도화 모든 조직은 관리자들에게 ‘의사결정 방법 결정’에 도움을 주는 도구 및 지원을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에어 프로덕츠 앤 케미컬의 관리자들은 결정을 내릴 때 한 사람의 관리자가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는 방법, 다른 구성원들과 상의를 거친 후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는 방법, 여러 사람이 모여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는 방법, 구성원 모두가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리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할지 훈련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누가 의사결정을 내릴 책임을 맡을지, 누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지, 누구의 의견을 묻거나 누구로부터 정보를 구해야 할지도 결정한다.
더 나은 의사결정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의사결정 전문가를 채용하기도 한다. 미국 정유업체 셰브런은 의사결정 개선을 위해 결정 분석 그룹을 운영한다. 그룹 구성원들은 결정의 틀을 구체화하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분석을 위한 데이터 수집 업무를 진행하며, 경제 분석 모델을 수립하고 다듬는다. 또 프로젝트 관리자와 의사결정권자들이 분석 내용을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추가 정보와 분석이 결정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시기를 지적하며, 결정의 질을 평가하고, 의사결정권자들을 지도한다.
 
셰브런의 결정 분석 그룹은 이틀간 진행되는 워크숍을 통해 지금까지 2500명의 의사결정권자를 훈련시켰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1만 명에게 수료증도 발급했다. 대형 정유회사에서는 많은 금액의 자본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를 자주 운영한다. 셰브런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이런 체계적인 분석 과정을 거친다.
 
이런 4단계 의사결정을 도입한 조직이라면 도입 후 의사결정의 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를 할 때는 정치적 부분이나 비즈니스 결과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 및 해당 관리자가 사용한 정보도 고려해야 한다. 셰브런은 주기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재점검한다. 의사결정 결과뿐 아니라 결정 과정에서 더 나은 실행 과정이 사용됐는지,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는지도 평가한다.
 
ETS와 스탠리 웍스의 의사결정 개선 사례를 살펴보자.
 
ETS: 한층 우수한 신제품 결정
미국교육평가원(ETS)은 SAT, GRE, 토플, AP 등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시험을 개발, 관리한다. ETS의 최고경영자(CEO)인 커트 랜드그래프는 2007년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에 관한 결정을 가속화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거 ETS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 때 ‘스테이지 게이트(stage-gate)’ 방식의 승인 과정을 활용했다. 하지만 매트릭스 같은 ETS의 조직 구조, 분산된 의사결정 책임 구조 등으로 스테이지 게이트 방식은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했다.
 
랜드그래프는 ETS의 전략적 인력 솔루션 담당 부사장인 T J 엘리엇과 기술이전 부사장 마리사 파넘에게 의사결정 과정을 검토할 팀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팀은 몇 개의 근본적 문제를 발견했다. 우선 의사결정권자들이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에 관한 지적 재산권, 파트너, 주기, 예상되는 시장 규모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없을 때가 종종 있었다. 둘째, 의사결정을 내릴 때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가 분명치 않았다. 셋째,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모호했다.
엘리엇과 파넘이 지휘하는 팀은 좀 더 확고한 근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결정을 내릴 중앙 집중화된 심의 기구를 설립하고, 각 제안에 대한 새로운 평가 방법 및 정보를 필요로 하는 심의 방식을 개발하고,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가 ETS의 전략 및 시장 수요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에 대한 기준을 정했다. 이 과정은 지금까지 2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훌륭히 쓰였으며, 중요한 개선 사항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새로운 과정을 도입한 덕에 잘못된 제품 출시 결정을 내리는 사례도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ETS의 심의기구는 더욱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이 팀을 의사결정 초기 단계에서부터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결과, 이 팀은 상품 수정이나 신상품에 관한 모든 기회를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스탠리 웍스: 한층 우수한 가격결정
건설, 산업, 경비용 장비를 비롯한 각종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공구업체 스탠리 웍스는 2003년부터 우수 가격책정 센터(Pricing Center of Excellence)를 운영해오고 있다. 지속적인 운영 개선을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뜻하는 ‘스탠리 성취 시스템(Stanley Fulfillment System)’이라는 기치도 내걸었다. 가격책정 센터 구성원들은 한 명의 책임자, 각 사업부를 담당하는 내부 컨설턴트, IT 전문가 및 정보 추출 전문가 등이다.
 
우수 가격책정 센터를 만든 후 스탠리 웍스는 가격책정, 판매, 운영 계획, 성취 과정, 린 생산방식 등 자사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영역을 찾아냈다. 각 요인들은 모두 강력한 정보 요소를 갖고 있는 만큼 각 요인별로 우수 센터를 설립했다. 가격책정 센터 덕에 스탠리의 사업 부서들은 가격책정, 데이터 및 분석 도구, 컨설팅 업체 및 소프트웨어 업체와 가격책정 전문가 간의 관계에 대해 심도 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가격책정 센터는 스탠리 웍스의 사업부들이 가격책정 결정에 도달하고 실행하는 방법에 다각도로 개입해오고 있다. 가격책정 센터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가격책정 방법을 개발해왔으며 현재는 가격 최적화 접근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격책정 센터에서는 가격책정의 책임을 각 사업부 관리자들에게 위임할 것을 권한다. 스탠리 웍스의 각 사업부들과 정기적으로 ‘매상 총이익 회의’를 열어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실패 사례를 살펴본다. 스탠리 웍스의 CEO인 존 런드그렌,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짐 로리도 이 회의에 자주 참석한다.
 
가격책정 결과는 개인 평가 및 보상에 반영된다. 한 해외 공급업체는 경쟁업체의 가격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왔다. 가격책정 센터는 홍보 이벤트 허가 과정 등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 개발을 지원해오고 있다. 가격책정 센터는 고객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가 판매나 마진을 확보할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 ‘여백 분석’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 각 사업부들이 가격책정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고, 프로젝트 출범에 참여하고, 교육 및 조언도 제공한다. 가격책정과 관련된 혁신 및 최고의 관행도 퍼뜨린다.
 
가격책정 센터가 이뤄낸 결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지난 6년 동안 스탠리 웍스의 매출 총 이익률은 33.9%에서 40%로 늘어났다. 스탠리 웍스의 시가총액도 2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변환 및 정보 시스템 총괄 책임자인 버트 데이비스는 가격책정 센터의 우수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데이터와 분석 도구만 이용해 가격 결정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가격책정 센터를 설립하고 나서야 가격 결정 과정이 개선됐다.”
 
HBR TIP 의사결정을 둘러싼 새로운 환경
 
최근 의사결정에 관한 기존의 접근법을 강화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방법에는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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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분석론과 의사결정 자동화는 의사결정 개선에 도움이 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 전술적 이유로 분석론을 받아들여 경쟁 전략을 구축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추세다.(▶HBR 2006년 1월 호에 실린 필자의 논문 ‘Competing on Analytics’를 참조) 사실상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에 분석론을 접목하면 효과가 한층 커진다. 미국에서는 대출이나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의사결정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위 접근법 중 하나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출을 해주거나,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엄청난 돈을 잃을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서브프라임 대출을 승인한 수많은 은행들을 생각해보라. 즉 의사결정 도구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인간의 직관과 판단을 함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조직들은 반드시 다음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 관리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조차 못하는 분석 모델을 활용하지 않도록 경고해야 한다. 물론, 분석 모델의 효과를 높이려면 관리자들의 분석력이 우수해야 한다. 2004년 4월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맥킨지 쿼털리>에 기고한 내용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수리에 밝아야 한다. 숫자에 관한 세부 사항은 매우 중요하다.”
 
- 명확한 가정을 세워야 한다. 모든 모델은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가령 ‘주택 가격이 앞으로 한동안은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 ‘대출 상각 수준이 과거 10년 동안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가정 등을 생각해보자. 2가지 가정 모두 최근 잘못된 가정이라는 게 밝혀졌다. 의사결정의 바탕이 되는 가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면, 특정 모델이 의사결정에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을 때가 언제인지도 예측할 수 있다.
 
- 의사결정 모델 관리를 해야 한다. 즉, 조직 내에서 사용 중인 의사결정 모델에 대한 정보를 얻고, 해당 모델들이 엄선한 변수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관찰한다. 일찍부터 의사결정 모델 관리 방식을 도입했던 미국 금융회사 캐피털 원은 마케팅 및 영업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 인적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 때로는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대체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인력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완전히 대체해버리면 유능한 인재들을 잃을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결정의 범주를 수정하고 자동화된 알고리즘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시점이 언제인지를 파악하려면 분석 모델이 아닌 전문가가 필요하다.
 
특정한 의사결정 접근방법을 사용할 수 없는 때가 언제인지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분석론을 사용하는 일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또 거의 모든 정량 분석 모델, 심지어 예측 모델까지도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경험이나 직관을 바탕으로 과거가 더 이상 현재나 미래의 길잡이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 서면 다른 의사결정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새로운 데이터 및 분석 방법이라도 사용해야 한다. 다양한 접근 방법의 강점 및 약점을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HBR TIP ‘의사결정을 둘러싼 새로운 환경’을 참조하기 바란다.
 
다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체계적 검토가 없으면 의사결정은 개선될 수 없다. 어떤 의사결정이 가장 중요한지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면, 개선 내용에 우선순위를 매길 수도 없다. 회사 내에서 어떤 식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지를 모르면 결정을 내리는 과정도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다. 변화의 결과를 평가하지 못하면, 더 나은 결정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의사결정 개선을 위한 첫걸음은 의사결정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의사결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운이 의사결정의 성공을 좌우할 뿐이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1월 호에 실린 미국 밥슨대 토머스 대븐포트 교수의 글 ‘Make Better Decision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토머스 H 대븐포트는 매사추세츠 주 웰슬리에 위치한 밥슨대에서 정보기술(IT) 및 경영을 가르치는 석좌 교수다. 곧 출시될 ‘직장에서의 분석론: 현명한 결정, 더 나은 결과 (Analytics at Work: Smarter Decisions, Better Results)’ (장 G 해리스, 로버트 모리슨과 공저,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부, 2010년)를 비롯해 총 13권에 이르는 저서의 단독 저자, 공동 저자, 편집자로 활약해왔다.
  • 토마스 H. 대븐포트(Thomas H. Davenport) | 매사추세츠 주 웰슬리에 위치한 밥슨대에서 정보기술(IT) 및 경영을 가르치는 석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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