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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맞춤 생산’ 우리도 할 수 있다

파브리시오 살바도르 | 32호 (2009년 5월 Issue 1)
대량 맞춤 생산은 타당성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실행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대량 맞춤 생산 체제를 도입한 대다수 기업들은 큰 실패를 겪은 후 이 전략에 진저리를 쳤다. 맞춤형 데님 진 생산에 실패한 리바이스가 대표 사례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경영자들은 대량 맞춤 생산을 ‘흥미롭지만 실용성이 떨어지는 전략’으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성공한 기업은 PC업계의 ‘델’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우리가 내린 결론은 다르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8개국 200여 개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수많은 조직의 대량 맞춤 생산 방식을 연구해, 이 방식이 결코 적용하기 까다로운 별종 전략이 아님을 밝혀냈다. 적절한 이해와 실행만 따른다면 대량 맞춤 생산은 거의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대량 맞춤 생산이 성공하려면 경영자들은 전략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하는 ‘과정’임을 이해해야 한다. 즉 대량 맞춤 생산의 목적은 기업이 고객 개개인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 모든 요구에 부응하는 고유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 있지 않다. 장기간에 걸쳐 기존 비즈니스의 단점을 보완하고, 그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조직 역량1 을 배양함으로써 이상적 목표로 이행하는 과정 그 자체다.

대량 맞춤 생산을 위한 조직의 핵심 역량은 3가지다. 첫째 고객 요구가 다양한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는 역량, 둘째 조직과 가치 사슬의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거나 재조합하는 능력, 셋째 고객이 스스로의 요구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찾아내거나 뽑아내도록 기업이 이를 지원해주는 역량이다. 이 역량을 개발하려면 때로 뼈아픈 변신이 필요하다. 조직이 타성에 젖어 있어 변신이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 3가지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은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장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뜻도 된다. 우리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면 대량 맞춤 생산에 관한 장애물을 상당수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량 맞춤 생산 전략에는 최선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영진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최적화한 방식으로 대량 맞춤 생산을 시도해야 한다.
 
[GP TIP] 본 연구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차례의 프로젝트로 이번 연구 결과를 얻었다. 기본 개념과 아이디어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일본 등 8개국 238개 제조업체의 공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뽑아냈다.a 이 밖에도 대량 맞춤 생산에 관한 다수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얻은 결론과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얻은 이론적 통찰력도 포함시켰다. 실험b , 3년에 걸친 사례 연구c , 기타 다수 사례 연구d , 개념 논문(conceptual papers) 등 다양한 방법과 관점을 활용했다. 또한 본 연구e 중 일부 내용은 동일 주제의 저서 2권에 포함돼 있다.f
 
대량 맞춤 생산을 올바로 이해하라
대량 맞춤 생산’이라는 용어를 처음 유행시킨 사람은 조셉 파인이다. 그는 ‘대다수 요구에 최대한 부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량 생산을 통해 알맞은 가격으로 개발, 생산, 판매, 유통하는 일”2 이라고 대량 맞춤 생산을 정의했다. 즉 고객이 원하는 바를 원하는 시점에 제공하는 것이 대량 맞춤 생산의 목표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판도라닷컴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일일이 라디오 채널을 돌리지 않고도 각자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아낼 수 있었다. 판도라닷컴은 개인용 방송국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초기 값으로 선호하는 곡의 제목을 몇 가지 입력해두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알아내 계속 재생해준다. 2008년 12월 현재, 판도라닷컴은 2100만 명의 청취자가 만든 개인 채널 3억6100만 개를 통해 6만 명의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6100만 곡을 매일 재생하고 있다.
 
BMW의 고객은 온라인 툴킷을 통해 미니 쿠페의 지붕에 직접 자신이 갖고 있는 그래픽이나 사진을 넣어 디자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니 쿠페를 구입하면 각종 자동차 부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BMW는 고객의 선택에 따라 완전한 맞춤형 미니 쿠페를 제작해주기도 한다.
 
몬트리올 소재 IT 기업 마이버추얼모델(MVM)은 소비자의 구매 경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MVM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자신과 비슷한 가상 모델인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MVM 고객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아디다스, 베스트바이, 리바이스, 시어스 등 의류업체 제품을 입어보고 평가할 수 있다. MVM은 이미 1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MVM 서비스 이용 업체들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랜즈엔드는 MVM 등록 후 자사의 평균 주문 물량이 15% 늘어났다고 밝혔다. 웹사이트 방문객 중 제품을 구매한 사람의 비율인 ‘구매 전환율(conversion rate)’은 무려 45%가 늘었다.
 
대량 맞춤 생산에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취급 제품의 종류나 업종을 막론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문제점이 아닌 가치 창조의 기회로 활용했다. 기존 대량 생산 체제의 ‘일률화(one-size-fits-all)’ 전략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그러나 대량 맞춤 생산에 대해 생산 유통 공정을 대체하는 독자적 경영 전략 정도로만 생각하면 수익을 내기 힘들다. 앞서 말한 대로, 대량 맞춤 생산을 ‘기업이 고객 요구에 더욱 적절히 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조직 역량’으로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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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브리시오 살바도르

    스페인 인스티투토 데 엠프레사(the Instituto de Empresa Business School) 경영대학원 운영관리 전공 교수, MIT 스마트 맞춤 생산 그룹(the MIT Smart Customization Group) 창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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