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olumn

주식 창에 오늘 하루를 쏟아붓는 당신께

제갈현열 | 315호 (2021년 02월 Issue 2)
2021년, 직장인들은 투자에 미쳐 있다. 회사에 미쳐 있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직장은 내게 부를 안겨다 주는 아파트가 아니니까, 매일 빨강 그래프를 보여주는 주식 창도 아니니까. 그런데 정말 아닐까? 만약 직장도 하나의 투자물이라면? 심지어 어떤 투자물보다 더 매력적인 가치가 있다면? 믿지 못할 이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온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과장, 차장, 부장이란 이름의 중간관리자가 사라지고 있다. 계급 체계를 뒤로 하고 새로운 지휘 체계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의사결정을 하는 디렉터 그룹과 그 의사결정을 이행하는 오퍼레이터로 양분화된 체계로 말이다. 직무별로 최종 지휘자를 둠으로써 의사결정은 전문적으로 이뤄지고, 지휘 체계가 단순해서 실행에 속도가 붙는다. 훌륭한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 속도, 이 두 가지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런 디렉터 그룹을 C 레벨이라 부른다. 널리 알려진 CEO에서 이제는 익숙한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이들이다. 아직은 낯선 CIO(최고정보책임자), CLO(최고경청책임자), CXO(최고경험책임자) 등 수많은 C 레벨이 이 순간에도 폭발적으로 생기고 있다.

과거 100명의 중간관리자에게 줬던 권한과 대우가 한 명의 C 레벨에게 몰리고 있다. 기업은 이 그룹의 가치에 미래를 배팅했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대기업에서 3년가량 마케팅 업무를 하고 다른 영역의 산업으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2년간 경험과 능력을 끌어올려 최근 한 핀테크 기업의 CMO가 됐다. 최근 그가 받은 지분을 정리해 보니 대기업 부장의 15년 치 연봉 수준이었다. 그는 지금도 동종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비단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필자가 컨설팅했던 기업에는 나이로 보면 과장 또는 차장 수준의, 심지어 그보다 훨씬 어린 수많은 C 레벨 임원이 존재한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직장도 훌륭한 투자물이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C 레벨에 올라가는 시간도 과거에 비해 훨씬 짧아졌다. 아주 빠르면 5년이고, 10년 만에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두 가지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의 밀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이를 통해 어떻게 C 레벨 역량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 지금의 C 레벨은 진급이 아닌 직무 수행자에서 경영자로 진화해야 갈 수 있는 자리다. 회사가 일을 지시하는 사람에서, 회사에 일을 제안하는 사람으로서의 변화인 것이다. 스스로 의사결정 능력을 키우거나 회사를 대표해 뛰어난 협상 능력을 발휘하는 등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희망적이기만 한 건 결코 아니다. 아무리 늘어도 C 레벨의 자리가 모두가 만족할 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중간관리자는 오퍼레이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의 세상이 그랬듯, 모든 투자가 그랬듯 성공은 언제나 소수의 전유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길이 생겼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아직 눈여겨보지 못한 성공의 길이 어제까지 아무 생각 없이 혹은 희망 없이, 걷고 있던 바로 자신의 발 아래에 생겼다는 것이다. 그 길은 계속 넓어질 것이고, 아직 많은 이가 주목하고 있지 않아 블루오션이다. 눈치채야 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잡아야 한다, 많은 이가 눈치채 경쟁으로 붉게 물들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투자물을 실은 이미 가지고 있었음을. 당신이 가장 집중해서 봐야 하는 것은 아파트 시세도, 주식 창도 아니다. 바로 지금의 당신이다.


012

제갈현열 나우잉 대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관점 기획자.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섭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한다. 현재 교육 컨설팅회사 나우잉의 대표이며 인사이트파트너스 파트너 컨설턴트, SK그룹 기획 전문가 과정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인사 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 『최후의 몰입』 『부의 확장』 『C의 유전자』 『돈의 시나리오』 등이 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