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unting

CSR 성과와 연동한 보상 체계, 기업 가치 높여줘

295호 (2020년 4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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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성과와 연동한 보상 체계, 기업 가치 높여줘

Based on “Corporate governance and the rise of integrating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riteria in executive compensation: Effectiveness and implications for firm outcomes” by Caroline Flammer, Bryan Hong, and Dylan Minor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9), 40(7), pp. 1097-1122.


무엇을, 왜 연구했나?

현대자동차는 올해(2019년)부터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계량화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핵심성과지표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1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숫자 주도의 기업 문화가 기업과 사회에 위험을 가져다준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미국 엔론(Enron) 및 월드컴(WorldCom)의 회계 스캔들과 독일 폴크스바겐(Volkswagenwerk)의 디젤 게이트 등이 숫자 주도의 기업 문화가 낳은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CSR 성과를 반영하고 있을까? 그리고 CSR을 반영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은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의 연구팀은 CSR을 평가요소로 포함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이하 CSR 계약)의 유효성과 영향력에 대해 연구했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는 CSR이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다양한 기업 이해관계자의 모든 요구에 부응하는 데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다. 첫 번째,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은 다양하며 심지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두 번째, 심리학 및 경제학 선행연구들이 밝히는 바와 같이 경영자라는 개인은 하이퍼볼릭 디스카운터(hyperbolic discounter)다. 하이퍼볼릭 디스카운터는 과도하게 현재를 선호해 장기적 보상이 훨씬 더 큰 경우에도 단기 보상을 선호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특히 경영자의 경우 경력관리(career concern), 단기 보상 조항, 애널리스트들의 분기 이익 예측에 따른 압박 등으로 단기 성과에 대해 더욱 뚜렷한 선호를 보인다. 투자의 관점에서도 장기 투자는 꺼리는 반면 단기에 보상받을 수 있는 투자를 더욱 선호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사회가 제공하는 CSR 계약이 경영자에게 유효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지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S&P 500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연차보고서(proxy statement)를 수집해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CSR이 성과지표로 사용됐는지 살펴봤다.

실증 분석 결과, S&P 500 기업들의 24%가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CSR 지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CSR 계약은 광산, 석유 추출, 수송과 같은 배출집약적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2004년에는 S&P 500 기업 중 12%만이 CSR 계약을 사용했던 반면 2013년에는 그 비율이 37%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CSR 계약의 비약적인 증가 추세가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CSR 계약을 도입한 기업은 장기지향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기업 가치(자산의 시장 가치를 장부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가 3.1%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 및 환경 성과에 근거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경영자가 장기적 성과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들을 포기하지 않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가치가 상승하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CSR 계약의 도입은 KLD지표2 로 측정된 CSR 성과를 5.2%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CSR 성과의 증가는 주동적인 이해관계자들(직원 및 고객)과 관련된 활동보다 피동적인 이해관계자들(자연환경 및 지역사회)과 관련된 활동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해관계자 중에서도 고객과 직원은 기업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동적인 역할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기업과 공식적인 계약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반면, 자연환경과 지역사회는 기업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뿐더러 환경운동가 및 지역활동가와 같은 다른 주체를 통해야만 요구가 전달되는 피동적인 이해관계자다. 자연환경 및 지역사회와 관련된 CSR 성과의 뚜렷한 증가는 최근 소셜미디어 유행과 주주행동주의에 따른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요구에 이사회가 CSR 계약을 통해 경영자가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에 공헌하도록 유도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와 관련된 구체적인 CSR 활동은 가스 배출의 감소와 친환경 특허의 증가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CSR 계약의 도입은 유독성 가중 평균 배출량을 8.7% 감소시켰으며 전체 특허 중 친환경 특허의 비율을 2.8% 증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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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엑셀에너지(Xcel Energy)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본사를 두고 8개 주에서 500만 고객에게 전기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에너지 공급 업체다. 미국의 작은 지역 기업에 지나지 않지만 학자들은 이 기업의 CSR 계약에 주목한다. 엑셀에너지는 일찍이 지속가능성 진단을 경영자 보상에 도입해 기본급을 제외한 나머지 경영자 보상이 탄소 배출 감소율, 고객 만족, 에너지 요율 안정화, 직원 안전 및 지역사회 안전과 같은 CSR 성과와 연동되도록 보상 체계를 만들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CSR 행보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의 CEO는 ‘힘든 시기에 고객의 안전과 직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의 가치’라고 밝히며 ‘비상시기에 전기 혹은 가스 요금을 연체하는 고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며 이들 고객에게 현실적인 대금 결제 방안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 결과 2019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엑셀에너지의 3년 평균 탄소 배출 감소 목표는 26%였으나 실제 결과는 이를 훨씬 상회하는 31.8%를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 요율 안정화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8년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은 84.12달러로 2013년의 83.52달러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2018년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47.81달러로 2031년의 53.25달러보다 오히려 낮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CSR 계약의 현저한 증가가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CSR 계약은 경영자들에게 장기적 시각을 제공해 그들의 관심을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에게 향하도록 유인을 제공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오레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러트거스대 경영대학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및 세무회계연구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감사 및 조세 회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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