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리더십에서 드러난 반면교사의 지혜 1. 교주고슬(膠柱鼓瑟)의 우를 범하지 마라 2. 만기친람(萬機親覽)의 위험성을 경계하라 3. 거안사위(居安思危)는 동서고금의 진리다 4. 절차탁마(切磋琢磨)에 힘써라
경영 실패인가, 정책 실패인가. 시대를 앞서간 전문 경영자인가, 시대에 편승한 개발 독재 시대의 후진 자본가인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그의 공과(功過)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주지하다시피 김 전 회장은 1967년 단돈 500만 원으로 창업, 재계 2위의 대기업으로 끌어올린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에서 1999년 징역 8년6개월에 추징금 18조 원을 선고받은 악덕 기업인으로 추락했다. 일각에선 그의 개척가적 기업가정신을 그리워하는가 하면, 한쪽에선 ‘일그러진 기업 영웅’에 대한 복고풍 향수를 경계한다. 기획 해체설을 제기하는 음모론적 시각 역시 여전한 듯하다.
사람들마다 대우와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바로 대우그룹의 흥망사가 우리 경제사의 비극적 서사이자 아픈 상처라는 점이다. 대우는 글자 그대로 세계를 무대로 큰 집[大宇]을 지었지만 국가의 큰 우환[大憂]이 돼 몰락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회장이 별세한 2019년은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째 되는 해였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못지않게 경제 위기설이 제기되고 수축사회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는 2020년 벽두, 우리가 대우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김 전 회장에 대한 일방적 칭송이나 비판을 뛰어넘어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냉정한 되새김질이다. 본 글에서는 김 전 회장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야 할 점 및 대우가 남긴 업적과 흔적을 중심으로 리더십 측면에서의 교훈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