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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쿠퍼 “내 인생에 은퇴란 없다”

조선경 | 120호 (2013년 1월 Issue 1)

 

마틴 쿠퍼내 인생에 은퇴란 없다

휴대폰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틴 쿠퍼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3년에 최초로 휴대전화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스타트랙이란 공상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은 쿠퍼는 사람들이 들고 다니면서 통화할 수 있는 휴대용 전화 개발에 매진했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제품을 창조해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초로 휴대전화라는 콘셉트 제품을 선보인 후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까지 무려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기업의 오너도 아닌 엔지니어가 그 긴 시간을 버텨낼 때 주변의 눈총과 압박은 가히 짐작이 된다. ‘도대체 돈은 언제 벌거냐는 동료의 공격과 압박을 견디는 것이 무엇보다 어려웠다는 그의 고백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수익 사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왜 우리가 고생한 성과를 엉뚱한 일에 쏟아붓느냐, 그동안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때 언제까지, 얼마나 더 투자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은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한다. 특히 신기술개발팀의 경우엔 기술적인 정보 부족보다 내부의 압박이 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원이 될 수 있다. 마틴 쿠퍼도 그런 상황에서는 짐짓 못들은 체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마틴 쿠퍼의 삶에서 배울 점은 언제나 현역으로 살았다는 점이다. 내 인생에 은퇴란 없다는 주장처럼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주변에서이미 충분히 많은 돈을 벌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돈보다는 만족, 행복, 자아실현을 위해 일한다는 모범적인 대답을 줬다. 그가 삶의 과정에서 만난 많은 어려움과 스트레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 왔을 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은퇴의 시점이란 주관적인 결정사항이다. 결혼 적령기가 따로 없고 결혼하고 싶을 때가 적령기이듯 은퇴란 하던 일을 그만 하고 싶을 때가 적절한 시점일 것이다. 물론 직장이 아니라 직업의 개념을 전제해서 하는 말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일을 수행할 생물학적 기능만 살아 있으면 언제나 현역에 있고자 한다. 은퇴 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겠다는 희망으로 버티지 않아도 되는 진짜 자기 일을 찾는 것이 영원한 현역으로 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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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버클리리더란 위기의 순간에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조직도 하나의 생명체처럼 생로병사의 생장과정이 있다. 태동하고 성장할 때까지는 변화와 발전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지만 성장한 이후에 조금만 관리를 소홀이 하면 군살이 붙어 움직임이 느려지고 동맥경화 현상으로 조직이 뒤뚱거린다. 그러므로 지속 성장하는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해 노화를 방지하고자 노력한다. 그렇더라도 급격한 외부 환경의 변화는 다루기 쉽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건실했던 기업들조차 휘청거렸다. 당시 3M CEO였던 조지 버클리는 과연 이 위기를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순간 깨달은 것은 과연 조직구성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리더를 믿고 따를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아마도 믿을 수 없으니 따르기 어려울 것이고 리더의 두려움은 바이러스처럼 전체 조직으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순간 제정신을 차리고 한발 물러서서 평상심을 회복하니 문제와 현실이 보였고 대처할 방법도, 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할 용기도 갖게 됐다고 한다.

 

리더의 평상심 유지는 자기관리의 기본이다. 리더십은 부하 직원이나 팀을 관리하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리더의 자기관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영역임을 알아야 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도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그 누구보다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그릇된 자신감은 오히려 신경쇠약을 불러온다. 어떠한 문제도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교만의 산물이자 책임강박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돌보는 자아도 필요하다. 최선의 노력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힘든 시기에 처했다면 과거 자신의 인생에서 자랑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려 보고 그때 그 순간 자신의 정신자세나 태도를 기억해보라. 힘과 에너지가 느껴지고 위대한 존재인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자신감에 넘치며 표정이 밝고 편안함이 배어 나오는 리더와 함께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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