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일교수의 Leader's Viewpoint
편집자주
리더들의 모습은 제각각입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부터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섬기는 리더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을 것처럼 보이는 리더들의 모습 속에서도 일관되게 흐르는 보편적 원리는 존재합니다. 리더십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온 정동일 연세대 교수가 다양한 리더들의 모습을 통해 경영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시공을 초월한 리더십의 근본 원리에 대해 많은 통찰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번 DBR 102호 기고문에서는 리더십의 정의와 두 가지 구성요소, 그리고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그 상대적인 중요성이 바뀌어야 리더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리더십 전이에 대해 다뤘다. 리더십의 첫 번째 구성요소인 긍정적 영향을 통한 자발적 추종의 중요성, 그리고 이것이 결여될 때 리더가 감수해야 할 감시비용과 전략적 사고의 부재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이번 칼럼에서는 ‘리더로서 부하들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힘의 원천과 이에 대한 부하들의 반응이 무엇인가’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나는 어떻게 타인을 설득하려 할까?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자. 점심시간이 됐다. 나는 오랜만에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KFC.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프라이드치킨을 생각하면 벌써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거의 매일 점심을 같이하는 직장동료는 샐러드가 당긴단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사무실을 나가 나는 KFC가 있는 옆 건물로, 동료는 샐러드바가 있는 길 건너편으로 각자의 길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혼자 먹는다면 이 또한 바람직한 결과는 아니다. 내가 원하는 치킨을 동료와 같이 먹으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
어떤 사람은 얼마 전에 당신이 원하는 메뉴를 내가 먹어 주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러 가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치킨을 먹었을 때의 좋을 점을 부각시키며 설득하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자신이 입사 선배라거나 나이가 많다는 점을 내세워 치킨을 같이 먹자고 강요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치킨을 먹는다면 비용은 내가 내겠다며 동료를 설득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상호작용을 통해 타인을 끊임없이 설득해야 하는 존재다
이처럼 우리는 한평생 사회 또는 조직의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영향을 받으며 사는 존재다.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필요한 이유는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목표가 다르고 이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구(needs)가 다르다. 따라서 인간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이를 절충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 내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대상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일관적’이라는 사실이다. 독자들도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내가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쳐야 할 때, 혹은 타인에게 무엇을 하게끔 만들어야 할 때 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대개 정해져 있다.
사람들의 이 같은 일관된 성향 혹은 패턴이 리더십에서는 큰 의미를 갖는다. 리더가 부하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들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이때 무엇을 통해 부하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위에서 말한 리더의 특성(예를 들면 성격이나 기질)이나 과거 경험에 바탕을 둔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선택일 경우가 많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구체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역설적으로 나의 선택이 내가 어떤 리더인가를 말해주는 자아의 표출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내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이 다양한 만큼 부하들의 이에 대한 반응도 천차만별이란 사실이다.어떤 방법은 오히려 생각지도 않은 저항을 불러일으켜 동료가 화를 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샐러드 바로 향하게 하는 가 하면, 어떤 방식은 샐러드를 먹고 싶다던 동료가 기쁜 마음으로 KFC에 가서 음식값까지 지불하게도 한다.
리더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의 5가지 원천
그렇다면 리더로서 긍정적 영향을 통한 자발적 추종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우선 내가 가진 부하들에 대한 영향력이 어디에서 출발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영향력이란 나의 말이나 행동에 따라 그들의 행동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리더로서 다양한 형태의 힘 또는 권력(power)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권력이란 ‘상대방을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힘’이라 정의할 수 있다.
리더로서 내가 지시를 하면 부하들이 왜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일을 하게 될까? 많은 독자들이 “그거야 내가 상무니까 내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라는 식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는 내가 가진 직급·직책(사장, 상무, 부장 혹은 부서장, 팀장 등)이나 타이틀(박사, 교수, 판사 등)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이다.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조직에서 자신에게 부여한 지위나 타이틀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힘 또는 권력의 원천은 <표1>처럼 대개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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