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잘 살아가는 방식은 윈윈(win-win) 공생 구도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윈윈하기 위해서는 서로 주고받는(give-and-take) 두 사람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어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는 게 먼저고 받는 게 나중이다. 그래야 진정한 공생이 가능해지고 양자 모두에게 유익한 가치가 만들어진다.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우리는 3가지 기본자세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첫째, 자신에게 손해가 큰 쪽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원칙은 굳이 합리적인 경제 논리를 들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먼 길을 같이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친구에 한해서만 먼저 손해를 보라는 뜻이다. 먼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오래도록 같이 갈 만한 친구인지 여부를 판단해 선별적으로 손해를 보라는 뜻이다. 아무한테나 다 퍼주며 혼자만 손해보고 살아가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이 피폐해지고 만다. “일단 평화를 추구하라. 그것이 불가능할 때만 전쟁을 준비하라.”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한 말이다. 자연 상태에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군을 찾아내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최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친구하기를 원하는가? 매사에 털끝만큼이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을 원하는가, 아니면 자신에게 손해일 줄을 알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을 원하는가?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면 모든 해답이 보인다.
둘째, 나와 거래하는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법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이 조언은 40대에 1000억 원을 모은 사람에게 전해들은 말이기도 하다. 이 사람은 젊은 나이에 거대한 부를 모은 비결로 세 가지 원칙을 꼽았다. 약속을 지켰고, 상대방의 신용을 얻기 위해 노력했으며, 자신의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법에 대해 연구했단다. 쉽지 않은 이야기다. 아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실천해야 결과가 나온다. 한 번 깊이 생각해보자. 나하고 거래한 사람마다 망했다면 나도 곧 망하고 말 것이다. 어느 누가 나와 거래하려고 하겠는가? 반대로 나하고 거래하는 사람마다 다 부자가 된다면 사람들이 나에게 몰려들어 저절로 돈방석에 앉게 된다.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려면 공동의 가치가 창출되는 방정식을 풀어야만 한다.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가? 먼저 남을 부자 되게 만들어라. 이것이 바로 영국의 철학자 흄이 말하는 정의 개념의 핵심인 상호 호혜성이다.
셋째, 서로 상대방에게 젓가락으로 먹여 주어라. 지옥에 갔더니 자기 팔 길이보다 더 긴 젓가락으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입에 들어가지지가 않아서 아수라장이 연출되고 있었다. 천당에 갔더니 그 문제가 다 해결되고 없었다. 서로 먹여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CEO는 전 부서장을 모아 놓고 딱 한마디를 했다고 한다. “다른 부서의 업무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라.” 이 한마디가 그 직장을 지옥에서 천당으로 바꿔 놓는다.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어시스트(assist)’의 개념이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는 없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자신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필수 충분조건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밀림과 사막으로 뒤덮인 아프리카의 속담이라서 더욱 가슴에 파고든다.
김형철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교육원장
필자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철학회 사무총장, 사회윤리학회 사무총장, 연세대 리더십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윤리경영 리더십,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조경영을 주제로 다수의 기업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 사회의 도덕 개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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