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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교수의 경영 거장 탐구

‘靑春-盛夏-晩秋-嚴冬’…CEO 四季 읽어라

신동엽 | 76호 (2011년 3월 Issue 1)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몇 년이 적절할까요?”

필자의 주 관심사 중 하나가 CEO학이다. 그러다 보니 CEO 임명권이나 선출권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바로 CEO의 적정 임기다. 기업들의 실제 관행을 보면 CEO 임기는 기업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천차만별이다. 불과 1, 2년마다 CEO를 교체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10년 이상 임기를 보장해주는 기업도 있다. 어떤 기업들은 특별한 패턴 없이 CEO 임기를 변덕스럽게 바꾸기도 한다.

필자는 CEO의 적정 임기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 햇수를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고, CEO가 수행하는 핵심 역할의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보라고 조언한다. 구체적 햇수는 산업의 성격과 해당 기업의 전략적 지향성, 그리고 CEO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CEO 임기의 라이프 사이클이 몇 가지 단계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 라이프 사이클 모형

1년이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로 나눠지듯이 CEO의 전체 임기도 수행하는 핵심 역할의 변천에 따라 계절처럼 구분될 수 있다. 리더의 라이프 사이클에 관한 이런 관점은 1972년 조직이론가였던 스탠리 아이첸(S. Eitzen) 교수와 노먼 예트먼(Norman Yetman) 교수가 세계 최고의 조직이론 학술지로 자타가 공인하는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처음으로 제시됐다. 아이첸과 예트먼 교수는 미국 대학 농구팀들의 코치 교체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이 논문에서 코치 교체 자체는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나 코치의 임기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코치의 재임기간과 팀 성적의 관계는 종 모양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느 정도까지는 코치의 임기에 비례해 팀 성적이 높아지다가 특정 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코치 임기가 길어질수록 팀 성적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흥미로운 발견을 CEO 임기의 라이프 사이클 모델로 발전시킨 이가 1990년대 초 최고경영진(Top Management Team) 이론과 전략적 리더십(Strategic Leadership) 이론의 거장인 도널드 햄브릭(D. C. Hambrick) 교수다. 햄브릭 교수가 주로 관심을 둔 연구 주제는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특수한 리더십이다.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구조를 설계 및 변경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CEO와 최고경영진(top team)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중간관리자나 소집단 리더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햄브릭 교수는 아이첸과 예츠먼 교수의 리더 라이프 사이클 이론과 개인의 일생도 몇 단계로 구분되는 라이프 사이클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한 예일대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 Erickson) 교수의 생애 발단 단계 이론 및 대니얼 르빈슨(D. Levinson) 교수의 인생의 4계절 이론을 결합해 CEO 5계절 이론을 제시했다.

햄브릭의 5계절 모형

햄브릭 교수는 CEO 5계절 모형에서 CEO 전체 임기는 CEO의 핵심 역할의 변천에 따라 4계절처럼 각각 구분되는 몇 단계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한다.햄브릭의 CEO 임기 5계절 모형의 첫 번째 계절은임무 완수(Response to Mandate)’ 단계다. 이 단계에서 신임 CEO는 이사회나 임명권자가 자신을 선발 임명했을 때 제시한 임무들의 완수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그 신임 CEO에게 주어진 임무들은 다양하다. 고성과 조직들의 경우 기존 성장세를 지속 발전시키는 것일 수도 있고, 신성장 동력의 발굴과 성장전략의 추진일 수도 있다. 반대로 위기에 빠진 조직들은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통한 위기극복과 회복(turnaround)을 임무로 제시할 수도 있다. 이 첫 번째 단계에서 신임 CEO는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시적 성과를 하루속히 창출해내야 한다. 보유하고 있지 않는 새로운 경영모델이나 방식을 개발할 여유도 없다. 그래서 과거 성과 창출의 확실한 기반이 됐던 자신의 성공공식(success formula)을 최대한 활용해 이 임무를 완수한다.

신임 CEO가 임명권자가 기대했던 당초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새로운 비전과 새로운 경영모델 등을 개방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자율권이 주어진다. 햄브릭은 이 단계를실험(Experimentation)’이라고 부른다. 실험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CEO가 조직의 전략과 구조, 역량을 자신의 비전과 관심사, 전문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재설계하는 시도를 한다. 1단계의 다양한 CEO직 수행 경험을 통해 전체 조직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풍부한 지식과 지지 세력, 자신감을 획득했기 때문에 전임자의 경영모델이나 임명권자가 부여한 당초 임무를 넘어서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기 위한 탐색 활동을 한다. 이때가 바로 두 번째의 실험 단계다.

세 번째는 실험단계에서 시도해본 다양한 가능성들 중 한 가지 강력한 핵심 과제를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추구하는핵심 과제 선택(selection of an enduring theme)’ 단계다. 이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기대되는 미래 성과와 CEO 자신의 과거 경험, 전문 분야 등이 종합적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 단계는 CEO 자신의 경영모델을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구체화하는 단계다. CEO는 이 시기에 단순화한 경영 모델을 정립하고 이를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기 시작한다.

네 번째는 조직 경영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실행 방안들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효율화하고 개선하는 수렴(convergence)’ 단계다. 이 시기에는 전 단계에서 선택한 핵심 과제의 추구에 집중한다. 모든 조직의 경영 활동이 한 가지 핵심 목적을 향해 모인다고 해서 수렴이라고 한다. 조직의 전략과 구조는 물론 인사제도, 역량 및 자원 관리시스템 등이 모두 선택된 핵심 과제의 효과적이고 효율적 추구를 위해 집중된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방안들이 서로 일관되게 정렬하는 내부 적합성(internal fit)이 중시된다. 이때 전략이나 구조, 제도 등 한 분야에서의 핵심 과제에 집중된 행동이 조직경영의 다른 다양한 분야들에서도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연쇄다발적 행동을 촉발시키도록가속도(momentum)’와 탄력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 CEO가 추진하는 핵심 과제로부터 성과가 실현되게 된다. 이 단계가 CEO 5계절 라이프 사이클 중 가장 높은 성과가 창출되는 때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CEO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재임이 창출하는 긍정적 가치보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더 커지는역기능(dysfunction)’ 단계다. CEO는 수렴 단계에서 창출한 높은 성과를 기반으로 직책과 임기를 계속 유지하지만 관성이나 경직성, 과욕 등 다양한 이유로 더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하지 못한다. 결국 조직은 침체기에 접어들게 된다. 다양한 역기능의 징후가 보이는데도 CEO가 계속 그 직책을 유지하면 조직은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CEO가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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