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많은 리더가 ‘공감’을 따뜻한 위로나 무조건적인 동의로 이해한다. 하지만 리더가 발휘해야 할 공감은 단순히 감정적인 이해가 아니다. 구성원의 상황을 깊이 파악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며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공감을 타고나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려운 선천적인 능력으로 봐서도 안 된다. 경청, 질문, 상상이라는 구체적 방법을 통해 누구나 공감하는 태도를 갖출 수 있다. 동시에 리더 스스로 번아웃을 겪지 않도록 과도한 공감을 자제하며 선호하는 팀원에게만 선택적으로 공감해서도 안 된다. 상황에 따라 개인에 대한 공감보다 팀 전체를 위해 냉정한 의사결정을 우선시해야 할 때도 있다.
편집자주 | DBR과 인터비즈가 진행하는 도서 출판 ‘WOW(Write Our Way)’ 프로젝트의 두 번째 책 『리더십 뒤집기』가 출간됩니다. 공동 저자들이 직접 5회에 걸쳐 내용 일부를 연재합니다.
구성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리더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는 확실한 답이 있다. 바로 ‘부재중인 리더’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묘하게 와닿는 이유는 정말 그렇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리더여도 구성원 입장에서는 되도록 대면하지 않는 상황이 더 편할 수 있다. 조직에서 꾸준히 인정받고 사내 평가에서도 90점씩 받는 리더라고 해도 자리를 비우는 날이면 구성원들은 ‘무두절(無頭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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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외치며 자신도 모르게 편안함을 느낀다. 그만큼 리더십은 어려운 영역이고 리더는 외로운 존재다. 더 냉혹한 현실은 외로운 상황 속에서도 팀원들에게 공감하는 자세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정작 본인의 외로움은 공감받지 못해도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에는 공감할 줄 아는 미덕이 리더의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
하지만 생각만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공감이 막연하고 추상적인 행동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하는 원온원 미팅부터 해야 하나?’ ‘일단 고민을 들어주고 맞장구쳐주면 되는 건가?’라는 고민에 휩싸이며 답답함만 커진다.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팀원 대상 평가에서 ‘공감력 부족’이라고 피드백을 받아 충격을 받는 리더도 적지 않다.
『리더십 뒤집기』는 공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리더가 발휘해야 할 공감은 팀원의 고민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며 따뜻하게 위로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공감은 타고난 감성적인 능력이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시도하기 낯간지러운 행동으로 여겨서도 안 된다. 공감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뒤집어야 리더로서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
따뜻한 위로가 최선?
뒤집어야 할 공감에 대한 오해
리더가 구성원에게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자기중심적 성향에 있다. 특히 리더가 될수록 이런 성향이 더 심해지며 흔히 ‘내로남불’이라고 불리는 귀인 오류로 표출된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리더 입장에서는 구성원의 어려움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공감에 대한 2가지 오해도 경계해야 한다. 첫째, 공감을 동감으로 착각하는 경우다. 두 단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다르다. 구성원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같이 슬퍼하며 동일한 감정을 느낀다면 ‘동감’이다. 상대방의 생각에 그대로 동의하는 개념에 가깝다. 반면 슬픔의 배경과 맥락을 살피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같이 고민하는 것은 ‘공감’이다. 조직에서의 공감은 구성원을 단순히 인정하고 위로해 주는 감성적 이해 행위가 아니다. 리더는 팀원이 처한 상황에 감정이입해 그대로 동의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이 다시 심리적 안전감을 얻고 업무에 몰입해 성과를 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정서적 공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행동 유도로 이어져야 한다. 감정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구성원 스스로 해결책을 실행하도록 지원해야 비로소 공감이 완성된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루는 전략적 공감을 펼치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공감을 ‘좋은 사람 되기’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모든 요구를 들어주고 항상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공감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무조건적 수용은 오히려 구성원의 성장을 저해한다. 때로는 따끔한 피드백을 공유하고 원칙을 지키는 단호함도 필요하다. 공감은 무조건적 동의가 아닌 상대의 처지를 이해한 뒤 최선의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Accept)이 아닌 마음을 들어주고(Listen) 함께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임을 인지하자.
둘째, 공감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으로만 보면 안 된다. “나는 원래 이성적인 편이라 공감하는 건 체질에 안 맞아”라며 포기하는 리더가 적지 않다. 공감하는 자세를 애초에 시도하기 힘든 성향으로 단정 짓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안 바뀐다”라는 말이 있지만 여기서 안 바뀌는 것은 천성에 가깝다. 반면 구성원들이 “우리 리더가 달라졌어요”라고 말할 때 달라진 것은 대부분 태도다. 타고난 성품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태도는 후천적인 노력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애초에 공감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공감하려는 태도는 노력을 통해 가질 수 있다.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려는 태도, 판단을 유보하고 먼저 이해하는 태도,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태도는 충분히 개발 가능하다. 리더로서 공감 능력이 아닌 공감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관점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제대로 공감할 수 있는 3가지 방법
공감 태도를 갖추는 방법에는 경청, 질문, 상상이 있다. 경청하기는 구성원을 인정 및 존중하는 자세에서 시작한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부하 직원이 아닌 파트너로 바라보는 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동시에 제대로 경청하려면 ‘충조평판’을 피해야 한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줄임말이다. 팀원의 고민을 들으면서 잠시 후 말하고 싶은 충고와 조언을 생각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경청은 실패한다. ‘리더이자 직장 선배로서 가르침을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실시간으로 상황을 평가하며 피드백을 건네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구성원의 고충을 리더의 관점에서 함부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다른 사람들도 힘들어” “나는 더 심한 일도 겪었어”라는 말로 일반화하는 식이다. 이는 특히 경험이 풍부한 리더일수록 저지르기 쉬운 실수다. 리더로서 쌓아 온 경험을 잠시 배제하고 온전히 상대방의 현재 입장에 집중하자.
제대로 경청했다면 이제 질문할 차례다. 중요한 과정임에도 많은 리더가 질문하길 주저한다. 무엇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평소 느꼈던 아쉬움 등 구성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고 우선 애정 어린 호기심으로 묻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때는 닫힌 질문이 아닌 열린 질문을 떠올려야 한다. “네” “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은 닫힌 유형이다. 이런 질문은 솔직하게 어려움을 털어놓고 싶은 상대방의 마음까지 굳게 닫는다. 팀원이 생각을 충분히 풀어내고 다음 대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열린 질문을 건네자. 가령 “현재 상황에서 지금처럼 생각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당시에는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현재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운가요?”라고 묻는 식이다. 또 다른 질문법으로 ‘리프레이징(Rephrasing)’이 있다. 팀원이 한 말 중에서 핵심 단어나 감정이 실린 표현을 되짚어서 다시 물어보면 된다. “팀장님이 저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들었다면 “어떤 부분에서 신뢰하지 않는다고 느꼈나요?”라고 되묻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구성원 입장에서는 리더가 자신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음을 인지하며 안정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질문할 때는 ‘왜’로 시작하면 추궁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어떻게’ ‘무엇’으로 풀어가야 한다. 여러 개를 동시에 묻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확인하는 흐름도 중요하다. 질문 이후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는 배려도 잊지 말자. 리더가 대답이 나오기까지의 짧은 공백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말을 이어버리면 구성원 스스로 감정을 탐색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사라진다.
경청하고 질문했음에도 공감하기 어렵다면 상상력을 동원해 보자.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나 같은 리더를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내 동료가 이런 상황을 겪으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10년 후 지금의 상황을 마주하면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와 같은 질문을 떠올리면 상황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 리더가 아닌 구성원의 입장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다. 제3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드론이 위에서 내려다보듯 상황을 객관적으로 조명하는 자세다. 나와 상대방의 입장을 제3자의 눈으로 살피면 좁은 시야에서는 고려하지 못한 요소를 포착할 수 있다.
리더가 피해야 할 공감의 함정
리더의 필수 역량임에도 ‘공감’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우선 과도한 공감은 리더의 번아웃을 초래한다. 모든 구성원의 이야기에 공감하다 보면 정작 리더가 지쳐서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공감의 적절한 경계선을 설정하고 자칫 감정노동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꾸준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공감 태도를 갖추고자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구성원은 리더의 변화를 충분히 감지한다. 공감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지 상대의 감정까지 대신 짊어지는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택적 공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유독 호감 가거나 성과가 뛰어난 팀원에게만 집중적으로 공감을 표하면 조직 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리더는 이 점을 경계하며 항상 팀의 부분 최적화가 아닌 전체 최적화를 실현하는 공감을 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감이 의사결정을 흐리지 않도록 유의하자. 각 구성원에게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체를 위한 냉정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일부 팀원에 대한 공감이 전체 조직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감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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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프로젝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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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프로젝트 3기 모집 공고 QR코드
DBR과 인터비즈가 연간으로 진행하는 ‘WOW(Write Our Way)’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업종과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현직 리더와 리더십에 관심 있는 코치 등이 모여 각자 경험한 조직문화 및 리더십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토론해 한 권의 책에 담는 공동 도서 출판 프로젝트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 시리즈 등을 쓴 김진영 코치가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해 프로젝트 전반을 진행한다. 『리더십 뒤집기』는 2025년 2기 참가자들의 책이다. 현재 3기를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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