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리더가 조익서 오티스코리아 CEO

“가격 대신 차이를 말하고, 가치를 팔아라”

345호 (2022년 0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오티스코리아의 사업 성장이 정체되고 있던 시기에 취임한 조익서 대표는 매달 현장을 방문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열정과 긴 영업 경력에서 비롯된 탁월한 친화력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글로벌 표준 기술과 한국 고객의 독특한 니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글로컬’ 신제품을 출시했다. 리더로서 원칙에 충실한 모습으로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었으며 직원들도 오너십을 갖고 가치 추구에 동참하도록 이끌었다.



글로벌 기업의 해외 법인 CEO는 본사와 현지 시장을 매개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본사의 글로벌 ‘통합’ 방침에 동참하는 동시에 국가별로 서로 다른 니즈를 만족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 법인이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외국계 기업의 태생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본사와 현지 시장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해외 법인의 위상을 높인 CEO가 있다. 2022년 현재 9년째 오티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조익서 대표(6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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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그가 대표로 취임한 오티스코리아는 오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회사인 미국의 오티스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시절 LG산전의 엘리베이터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우량 회사였지만 2005년 LG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된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시기에 당시 같은 모회사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의 계열사인 캐리어의 아시아 총괄 사장이었던 조 대표가 전격 투입됐다. 초대 대표를 제외하고 지난 10여 년간 줄곧 외국인이 맡은 자리였다.

취임 후 1년 만인 2015년에 조 대표는 한국형 독자 모델인 ‘젠투다이나믹(Gen2 Dynamic)’을 출시해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글로벌 기업인 오티스의 차별화된 품질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제품 디자인과 서비스를 대폭 개선했다. 15년 이상 영업맨으로 현장에서 뛰면서 체득한 세일즈 철학을 구성원들에게 전파했다. 2017년 젠투라이프(Gen2 Life)로 업그레이드된 이 모델은 8년 연속 이노스타1 인증 엘리베이터 부문 1위 상품으로 선정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더 나아가 조 대표는 글로벌 본사의 투자를 유치해 2019년 인천 송도에 대규모 생산 및 R&D센터를 설립했다. 조 대표의 리더십과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산 본사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었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갖춘 송도 공장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주요 시장에 최신 부품을 수출하는 허브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비즈니스의 글로벌 위상을 높인 성과는 국내 다른 외국계 기업 CEO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른 한편, 오티스코리아는 ‘8년 연속 중대재해 무사고’ 기록을 가진 회사로도 주목받는다. 오티스의 역사는 1852년 창업자인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가 안전 브레이크를 장착해 사람이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데서 기원한다. 창업 이래 160년간 오티스는 ‘안전’을 핵심 경영 가치로 실천해왔다. 하지만 조 대표가 취임할 당시만 해도 국내 승강기 작업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조 대표는 사고를 뿌리뽑기 위해 취임 초부터 전국 지사를 돌면서 “위험하면 즉시 작업을 중지하라”고 현장 직원들에게 호소했다. 또 안전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협력사까지 참여하는 안전 캠페인을 추진했다. 특히 오티스코리아에서 시작된 ‘안전 UCC 비디오 제작 콘테스트’는 오티스의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로 확산됐다. 조 대표는 국내 외국계 기업을 이끄는 많은 동료 및 선후배 경영자들이 롤모델로 추천하는 경영자로 꼽힌다. 그의 경영 전략, 리더십 비결은 무엇인지 DBR가 그를 직접 만나 물었다.

직원들에게 프레젠테이션하는 CEO

2014년 취임한 이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이
무엇인가. 그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는가.

오티스코리아의 사업 성장이 정체되고 있던 시기에 취임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취임 후 분기별로 한 번도 빠짐없이 올핸즈 미팅(All Hands Meeting)이라는 형식으로 한 시간가량 전 직원을 상대로 회사의 방향성과 전략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핵심 가치인 안전과 품질을 설파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씩 전국 20여 개 지사를 직접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만났다. 이런 자리는 CEO가 구성원들로부터 사업 보고를 받는 그런 엄숙하고 형식적인 분위기가 결코 아니었다. 반대로 사장인 내가 직접 직원들에게 회사의 전략과 도전 과제, 핵심 가치를 브리핑하고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브리핑이 끝난 다음에는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격의 없이 어울리면서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했다. 직원들이 쏟은 그동안의 땀과 노력, 헌신을 인정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새로운 팀워크를 다지고자 했다.

이처럼 취임 직후 직원과의 친밀한 소통에 집중한 이유는 직원들 스스로 성장 마인드세트를 갖도록 독려하는 것이 변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진심으로 회사의 비전과 목표에 공감하고 한배에 올라타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데 동참하기를 바랐다. 회사 생활 30년 만에 대표와 처음으로 밥 먹는다며 감격하는 직원, 또 셀카 사진을 찍어 가족에게 보내 자랑하던 직원, 조만간 또 방문해 달라며 손을 잡아주던 직원들을 보면서 나 또한 깊은 감동을 느꼈다. 이들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이 높아져서 한 팀으로 성장의 스토리를 만드는 데 동참했기에 오티스코리아가 현재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회사로 변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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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대면 소통이 어려워진 이후로는 유튜브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전국의 직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스크립트 없이 한 시간 가까이 유창하게 발표하는 대표의 모습을 보고 어떤 직원은 전문 유튜버로 나서도 되겠다고 놀리기도 한다. 2021년 말에는 밀레니얼세대 직원들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회사의 비전과 미래를 주제로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미 현재 오티스코리아 직원의 절반이 밀레니얼세대이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주축이 될 이들과 회사의 비전, 그들의 솔직한 고민과 기대를 공유했다. 직원들은 아바타를 통해 대화하니 직급 격차에서 오는 부담감 없이 내용에만 더 집중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고 피드백을 줬다. 이런 진솔한 소통이 구성원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고 회사의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고 믿는다.

고객 목소리에서 출발한 ‘글로컬’ 전략

국내에서 ‘젠투다이나믹’과 같은 독자 모델을 개발한 경위와 과정, 그 성과가 궁금하다. 오티스코리아가 생각하는 한국형 글로벌 전략의 의미는 무엇인가.

오티스는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국가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제품과 서비스, 안전과 품질 기준 등의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한다. 이런 표준화된 글로벌화(globalization) 전략은 차별화된 기술과 신제품 개발을 효율화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로컬 고객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을 적절하게 결합할 필요가 있다.

취임한 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회사의 문제와 해결책은 고객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고객의 요구 사항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설치 및 부품 교체의 신속함, 둘째는 차별화된 디자인이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오티스코리아가 2015년 첫 출시한 상품이 ‘젠투다이나믹’이다. 젠투다이나믹은 오티스가 절대 타협하지 않는 안전 기준과 엄격한 글로벌 핵심 기술2 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국내 고객이 원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을 접목함으로써 글로벌과 로컬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글로컬(Glocal)’ 상품이다. 또 충남 아산에 고객 물류센터(CLC, Customer Logistics Center)를 추가로 열어 제품과 부품을 최대한 빠르게 공급해 고객 불편을 해소하고자 했다. 이런 국내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시장 접근 전략(Go-To-Market) 덕분에 젠투다이나믹은 오티스코리아의 재기를 알리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뒤이어 2017년에는 유럽 디자인 스튜디오와 국내 디자인 스튜디오가 협업해 만든 ‘앰비언스(Ambiance)’ 디자인을 적용한 젠투라이프를 출시했다.

이처럼 글로벌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고, 이를 지원하는 R&D와 생산 시설 확충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리고 2019년 인천 송도에 R&D 센터 및 생산 시설을 확충하면서 다시 한번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본사의 대규모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수개월간 본사의 임원진 수십 명을 상대로 투자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설득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있었다. 한국이 중국, 인도에 이어 신규 설치 규모로 세계 3위 엘리베이터 시장이며, 앞으로 재개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어필했다. 취임 후 젠투다이나믹, 젠투라이프 같은 후속 제품들을 성공시키면서 리더십을 증명한 점도 경영진의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 글로벌 본사의 100% 신규 투자로 설립한 인천 송도의 생산 및 연구개발센터는 오티스가 한국 시장의 고객과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미래 성장에 대한 약속이었다.

R&D센터는 오티스의 글로벌 9대 연구소 중 하나로 현재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커넥티드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서 개발한 디지털 커넥티드 기술을 적용한 젠쓰리(Gen3) 엘리베이터를 2023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이곳 생산 시설에서 만든 핵심 부품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수출한다. 한 예로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 제3터미널 확장 프로젝트에도 본 센터가 생산한 부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안전 오너십으로 “중대재해 무사고”

중대재해 무사고 기록을 8년간이나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오티스는 창업 이래 169년 역사에 걸쳐 안전을 핵심 경영 가치로 삼고 오티스와 협력사 직원, 승객의 안전을 비즈니스의 최우선으로 실천했다. 세계 최초로 사람이 탈 수 있는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선보인 명성에 걸맞게 오티스는 그동안 혁신을 거듭하며 제품 개발 단계3 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적용하고, 가장 안전한 방식의 설치 공법4 을 도입해왔다.

그런데 오티스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지 100일이 채 안 됐을 무렵에 협력사 직원이 현장에서 엘리베이터 수리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회사 대표로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사고를 뿌리째 뽑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전국 현장을 방문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작업 진행 중에 위험을 발견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즉시 작업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이른바 ‘작업 중지 권한’은 나의 동료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은 처음에 CEO의 이런 모습을 낯설어 했다. 사고가 어쩌다 한번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 직원들에게 나는 재해율 같은 수치를 개선하는 것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직원들 입장에서 현장에서 각종 안전 규정을 지키는 일이 처음에는 굉장히 번거롭고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을 지키는 일은 예컨대, 딸이 결혼할 때 결혼식장에 함께 손잡고 들어갈 아빠, 대학생이 된 아들에게 호프집에서 맥주 한잔을 사줄 아빠를 구하는 위대한 일이다. 그러므로 안전이 그 어떤 다른 가치보다도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모든 직원이 아침에 나온 모습 그대로 가족의 품으로 귀가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직원들이 안전의 가치를 몸소 깨닫고 작업 현장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동참해주길 바랐다.

오티스코리아 구성원은 현재 규정과 절차를 잘 지키면 얼마든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굳건히 공유하고 또 실천에 옮기고 있다. 리더의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신념, 그것을 지키려는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현재까지 중대재해 무사고의 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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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오티스코리아는 법 시행 이전부터 안전 관행과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아래로부터 안전 문화를 고취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펼쳤다. 한 예로 매년 서비스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안전 지식을 겨루는 안전 골든벨 대회를 연다. 지사에서 열리는 예선부터 시작해 본사 최종 결선에 이르기까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퀴즈 이벤트다. 일명 ‘안전 왕’으로 뽑힌 최종 수상자들에게는 해외 안전 현장을 탐방하는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골든벨 대회가 열리는 두 달가량 동안에 회사 분위기는 안전 공부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또 ‘안전 UCC 비디오 제작 콘테스트’를 열어 본사뿐 아니라 협력 업체 직원들까지 작품을 출품하도록 독려했다. 대표이사 혹은 상사가 직원들에게 규정 엄수를 지시하고 페널티를 주는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현장의 문화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 비디오 제작을 계기로 동료들끼리 안전의 의미를 직접 고민해보면서 그 중요성을 깨닫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동료와 가족들까지 함께 출연해 ‘안전이 나와 동료, 가족을 지키는 중요한 일’이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 진다. 콘테스트 영상은 글로벌 오티스에도 공유돼 전 세계 직원들까지 감동시켰다. 이에 글로벌 본사도 이 행사를 베스트 프랙티스로 벤치마킹하고 매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디오 제작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안전 문화 구축과 관련해 CEO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회사가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관련 제도와 시스템, 안전 관리자를 갖추고 있지만 대표이사부터 안전에 대한 오너십을 확실하게 갖고 진심으로 노력해야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나는 취임 직후 중대재해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CEO가 주재하는 안전 관련 회의를 열었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도록 정해져 있는 회의였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1년 동안 매주 회의를 열었고, 그 후 2년간은 2주에 한 번씩 열었다. 작업 현장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CEO의 강력한 의지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오티스코리아 CEO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성과를 꼽으라면 회사의 안전 문화를 완전히 바꾼 것을 들고 싶다.

“가치를 팔아라”

승강기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신규 승강기 설치 부문의 국내 시장점유율 1위는 현대엘리베이터다. 이에 대응하는 오티스코리아의 세일즈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영업직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30여 년의 경력에서 15년 이상을 영업 현장에서 뛰었다. 사장이 된 후에도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세일즈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강조하는 내용은 바로 ‘차이를 강조하고(talk the difference)’ ‘가치를 팔라(sell the value)’는 것이다.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고자 하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는 데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가격은 고객에게 금방 잊히지만 품질은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 20∼30년 안전하게 사용해야 하는 승강기의 경우에 품질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결국에는 품질이 좋은 상품이 고객의 선택을 받고 이후에도 재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오티스는 승강기 산업을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으로 보고 설치 이후 유지 관리를 포함한 승강기의 전체 수명 주기 관점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안하고 있다. 한 예로 오티스는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스마트한 유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련된 현장 엔지니어들은 오티스가 자체 개발한 앱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활용해 승강기 소음, 진동 등을 즉시 측정하고, 안전 검사를 실시하고, 부품 재고 확인 및 자재 주문을 진행하는 등 현장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고객의 요청을 처리한다. 또 젠쓰리에 탑재될 예정인 ‘오티스원 솔루션’은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커넥티드 센서로 진동, 소음, 출입문, 조명 상태 등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고장을 예측해 최상의 운행 상태를 유지하는 지능형 유지 관리 솔루션이다. 이 같은 오티스의 탁월한 품질과 유지 관리 서비스 덕분에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글로벌 랜드마크 빌딩이 다른 회사가 아닌 오티스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했다. 직원들에게도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가격보다는 오티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를 적극적으로 세일즈하라고 조언한다.

앞으로 승강기 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2021년도 기준 국내 승강기의 누적 설치 대수는 약 78만 대이며 매년 신규 승강기 설치 대수는 4만여 대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9년 3월부터 적용된 개정 승강기안전관리법으로 노후 승강기에 대한 안전 기준 및 법적 요건이 강화되면서 교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오티스코리아 역시 신규 설치 및 교체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른 한편,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오티스는 글로벌 리더로서 고객과 승객을 위해 더 높고, 더 빠르고, 더 스마트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내연 기관에서 전기 모터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승강기 산업 또한 기계식에서 전자식, 디지털식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인더스트리 4.0 기술 기반의 디지털 커넥티드 엘리베이터는 새로운 세대의 엘리베이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2023년 신제품이 될 디지털 커넥티드 엘리베이터 젠쓰리(Gen3)는 보다 강화된 연결성과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미래형 승강기의 새로운 승객 경험을 제시할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디지털 커넥티드 엘리베이터가 오티스코리아의 또 다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랜 CEO 경험을 토대로 후배 리더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먼저, 항상 직원과 고객에게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는 겸손함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CEO가 권위 의식을 버리고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업무에 몰입시킬 수 있다. 직원뿐 아니라 고객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 역시 항상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응답하고자 노력한 결과 ‘젠투다이나믹’ 같은 히트 상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다음으로 리더 본인도 전략의 실행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실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때론 격려하고 축하하며, 고쳐야 할 것이 있으면 전략을 수시로 수정해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리더가 실행 과정에서 빠져 있으면 직원들이 결정을 미루거나 타이밍을 놓치게 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리더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비즈니스에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의사결정의 상황에 부딪히는데 이때 원칙을 갖고 있어야 어떤 난관에도 흔들리거나 타협하지 않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오티스가 어느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핵심 가치는 안전, 윤리, 품질이다. 나 또한 모든 선택의 순간에서 이를 지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했으며 그 성과가 오늘날의 오티스의 성공을 이끌어왔다고 자부한다.

겸손한 리더, 솔선수범하는 리더, 진실된 리더를 존경하지 않을 직원은 없다. 이런 리더가 되려고 노력했더니 직원들이 신뢰했고 자연스레 강한 팀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 심지어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어떤 조직에서든, 앞으로의 내게도 이런 성공 공식은 계속 통할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도 직원들과 함께 도전하면서 성공과 보람을 공유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