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iz Books

뭘모아싫 外

284호 (2019년 11월 Issue 1)



여행은 어디로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도 중요하다. 물론 쉬러 가기만 해도 일상으로 돌아올 힘이 생긴다. 김영하 작가는 책 『여행의 이유』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억이 소거된 작은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워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에너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 들 때, 그게 단지 기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p. 68)

‘생각의 재료’를 구하기 위한 여행은 어떨까. 그러면 여행의 효용이 달라진다. 각국 도시마다 생활방식과 소비문화, 소득 수준이 모두 다르다. 다른 도시에 가보면 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뻔하지 않게 펼쳐지곤 한다. 제품이나 매장, 시스템 등에 대한 고정관념과 생각의 틀이 깨진다. 저자 이동진 트래블코드 대표는 “여행을 떠나면 일상과의 단절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차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타이베이와 홍콩, 상하이,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6개 도시에서 발견한 식음료업을 다뤘다. 여기에 식음료 업체를 소개하면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담아냈다. 이 업체를 이끄는 주역들은 과거를 재해석하고, 고객 경험을 바꾸고, 고정관념을 부수는 방식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빠른 트렌드 변화로 비즈니스 전장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보기 좋게 정리한 점이 돋보인다.

홍콩의 디저트 가게 ‘잇 달링 잇’은 형태를 바꿔 전통 디저트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고구마 통 수이에는 고구마로 만든 케이크에 보라색 타로 아이스크림을 얹었다. 여기에 원래 형태의 고구마 통 수이는 소스로 별도로 제공했다. 보통 떠먹던 월넛 스위트 수프도 케이크 형태로 변형했다. 이처럼 낯선 재료를 등판시키면서도 기존 메뉴를 연상하게 하는 지점을 살려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인시투’는 스스로를 ‘전시 레스토랑(exhibition restaurant)’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고객 경험을 바꿔 성공한 곳이다. 인시투는 세계 각국 미슐랭 스타 셰프의 요리를 카피해 선보인다. 메뉴명과 재료, 조리방식뿐만 아니라 접시나 플레이팅까지 원래 식당의 방식 그대로 옮겨 놨다. 물론 해당 식당에 먼저 허락을 받는다. 또 메뉴판에 요리마다 언제, 어느 레스토랑의 셰프가 창작했는지 상세히 적고 있다.

이 같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인시투는 오리지널 요리가 없는데도 미슐랭가이드 별 1개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독창성을 피함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레스토랑이 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새로운 게 없을까?’는 전략, 마케팅, 콘텐츠, 서비스 등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입에 달고 사는 질문이다. 뭘 할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하기 싫은 책 제목과 같은 상황은 기획자가 항상 처하는 기본값이다. 당장 여행을 떠나기 어렵다면 ‘뭘모아싫’부터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변화와 혁신으로 성공한 6개 도시의 식음료 업체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의 재료’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FC 바르셀로나, 브라질 축구 대표팀, 뉴욕 양키스(야구) 등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팀을 만든 캡틴들에게는 어떤 리더십 특징이 있을까. 초특급 선수를 보유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두둑한 자금력이나 우수한 경영진이 배경이 됐을까.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월스트리트저널 베테랑 스포츠 전문 기자인 저자는 이를 논증하기 위해 폭넓은 자료를 들여다봤다. 20개국 1200여 팀의 선수, 단장, 코치, 팀 구성 전문가와 인터뷰하고 각종 통계와 논문 등을 배경으로 위대한 팀의 현장 지도자들의 7가지 리더십 특징을 밝혀냈다. 리더십으로 최고의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참고할 만하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맞추기)’ 시대에 자기만족은 일보다 삶에서 추구되는 듯 보인다. 그렇다고 일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삶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일하는 데 쓰고 있다. 우리가 항상 ‘일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일본 이토추상사에 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지냈다. 당시 4000억 엔의 불량 채권을 일괄 처리하면서도 이듬해 결산에서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책에서 ‘왜 일하는가’라고 자문하며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전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85호 AI on the Rise 2019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