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멍키 外

236호 (2017년 1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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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가 돈을 버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 월스트리트, 실리콘밸리를 두루 섭렵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저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스타트업’이라고 말한다. 성공한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의 면면을 보면 이해가 간다. 빌게이츠는 운영 체제를 만들어달라는 IBM의 의뢰에 킬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고,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무리한 일정의 프로젝트를 떠맡긴 후 중간에서 보너스를 가로챘다. ‘페이스북’이라는 아이디어를 만든 윙클보스 쌍둥이를 배신한 마크 저커버그도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이들의 행동이 전혀 놀랍지 않다.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작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리콘밸리를 ‘무상태 머신(Stateless Machine)의 땅’에 비유한다. 무상태 머신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처럼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매뉴얼대로 정보를 처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 컴퓨터 ‘공돌이’들은 아무리 파렴치한 일을 겪어도 앙심을 품지 않고, 자신에게 베풀어진 관대한 행동에 대해서도 보상하지 않는다. 철저히 ‘성과’와 ‘결과’로만 움직인다.

저자라고 다르지 않다. 그는 전 직장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애드브로크’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어 트위터에 500만 달러 이상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동료를 버리고 홀로 페이스북에 입사했다. 페이스북에서 트위터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한다.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월스트리트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 2010년 ‘자본주의 격랑의 안전지대’라고 판단한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느낀 기대와 실망, 기회에 도전하는 열정과 실패로 인한 좌절 등 4년간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겪은 일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간판 스타인 셰릴 샌드버그 COO(업무최고책임자) 등 거물들과 겪은 이야기들도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가 본 실리콘밸리는 결코 자유롭지도, 유연하지도, 쿨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시종일관 비관적인 태도로만 실리콘밸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이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스타트업이 매각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협상하는 것이 유리한지 등 실무적인 경험도 함께 전달한다.

책 제목인 『카오스멍키』는 넷플릭스가 온라인 서비스의 견고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제작·배포한 소프트웨어다. 보통의 IT기업들은 이처럼 최악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시스템이 각종 문제를 견디는지 시험하고 오류를 수정한다. 저자는 우리의 삶 전체를 시험하고 바꾸고 있는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리스 등 스타트업의 본거지인 실리콘밸리를 빗대어 표현했다. 또한 괴짜의 삶을 살면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저자의 삶을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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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과 편의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대다. 열 명 중 두 명은 자영업을 하며 사장님이란 소리를 듣는다. 퇴사하고 사업을 하려는 젊은이들,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년 등 골목상권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저자는 비싼 커피 가격은 어떻게 결정이 되는 것인지, 어느 상권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어떤 아이템을 생각해봐야 하는지 등 골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 정보를 모아 정리했다. 저자는 우리나라도 가까운 미래에 자영업자 수가 선진국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게 되면 골목상권 생존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철저히 준비한 자만이 단 열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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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은 글로벌 경제의 상수가 됐다. 저성장에 적응해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옆 나라 일본에서 25년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눈여겨볼만 하다. 저자는 매해 매출이 연 10% 이상 성장한 52개 불사조 기업들을 분석했다. 일본의 대표 가구 전문점 니토리홀딩스, 슈퍼마켓 체인 야오코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하나로 수렴된다. 바로 ‘욕심쟁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혁신을 반복했다. 제품보다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도쿄와 같은 대도시보다 지방에 근거지를 둔 일본 기업이 많았다는 점도 기억해둬야 한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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