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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싱 : 가격이 모든 것이다 外

이미영 | 235호 (2017년 10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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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소비자는 더 싸게, 좋은 물건을 사려고 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값싼 물건을 살 때조차 각종 인터넷 정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체험기를 꼼꼼히 살펴 제품 구매를 결정한다.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사람들의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들이 섹시한 마케팅이나 품질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없단 얘기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합당한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얼마짜리 물건을 만들 것인가’ ‘얼마에 팔 것인가’ 등을 고민해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의 저명한 경영 석학이자 가격 결정 분야의 최고전문가인 헤르만 지몬은 신간을 통해 그의 가격 결정 전략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는 우선 가격이 주는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격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다. 소비자들이 그 돈을 지불하는 것이 합당한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또 기업의 ‘이익’ 측면에서 가격을 바라봐야 한다. 흔히 기업들은 매출이나 시장점유율과 같은 지표로 성과를 평가한다. 그러나 남기는 이익을 간과하고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우면 오히려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모토로라가 2006년 4분기(9∼12월) 휴대전화를 대폭 할인해 판매한 결과,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익은 전년 대비 48%나 하락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가격 그 자체가 마케팅 효과를 내는 경우도 소개했다. 2012년 영국 런던 하계 올림픽이 대표적 예다. 런던 올림픽은 창의적인 가격 체계를 적용해 예상 수익 목표(3억7600만 파운드)보다 75% 더 많은 수익(6억6000만 파운드)을 올렸다. 직전 올림픽 3개 대회 수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런던 올림픽 티켓 담당인 폴 윌리엄슨이 내세운 가격 정책은 18세 이하 청소년들이 티켓을 구매할 때 ‘나이만큼 지불하는 것’이었다. 청소년과 아이들을 배려한 공정한 가격 정책이라는 신호를 줘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정책 자체가 화제가 되면서 런던 올림픽 홍보 효과도 톡톡히 봤다.

이외에도 저자는 초저가, 초고가 가격 결정에서 기업이 염두에 둬야 할 필수 전략, 저성장 시대에 기업들이 고려해볼 만한 새로운 가격 전략 등도 함께 소개했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더 비싼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지, 가격 정책 하나만으로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팁도 넣었다. 이제 가격은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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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홀로 조선 왕조를 대표하는 성군이 될 수 있었을까. 그의 뒤에 황희라는 훌륭한 재상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황희는 세종 곁을 19년간 지키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세종은 그의 의견을 잘 따랐고, 덕분에 혁신적인 국가사업들을 매끄럽게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이렇듯 한 국가나 조직의 성공을 위해선 리더만큼 2인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훌륭한 2인자는 리더의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고, 조직 내 대립하는 세력을 조율해 조직을 안정시키고 성장을 도모한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 등 각종 문헌을 토대로 왕이 아닌 재상의 시선에서 조선시대를 바라보고, 각 재상의 역할에 따라 왕과 조선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소개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조직에서 아랫사람을 이끌고 윗사람을 보좌하는 2인자다. 조선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재상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다. 1인자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2인자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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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한국의 영향력 있는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 연구진은 지난 30개월간 소셜미디어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시대 감성을 분석했다. 이렇게 도출해낸 키워드는 엉뚱하게도 ‘장소’다. 한국 사람들은 이제 언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가 나를 규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는 우리 사회의 지향점이 변화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연구진이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유 지향 사회’를 추구한다. 야근하고 열정을 태우기보다 월차를 내고 휴가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빅데이터를 통해 선정한 장소 10곳을 소개하고 장소가 지닌 의미와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사람들은 기술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할수록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은 ‘사람들의 움직이는 마음’일 것이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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