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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外

조진서 | 150호 (2014년 4월 Issue 1)

 

 

히트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재영 지음/ 한스미디어/ 1 6000

저자 김재영은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보령메디앙스, 보령제약, 애경, 천지양 등을 거치며 소비재 산업 마케터로 23년을 일해 왔다. 기자는 그를 작년 봄 처음 만났다. 그는 한 뭉치의 원고를 보여주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들의 기록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DBR에는 결국 실리지 못했지만 저자는 그때의 초고를 바탕으로 1년 가까이 수정과 보완을 거쳐 책을 펴냈다. 이자녹스, 닥터아토, 뜨레아, 트리오 곡물설거지 등 소비재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만한 브랜드의 개발 스토리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소비재 마케팅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한 사람이 흔하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이라면 그만한 경력을 가진 마케팅 전문가가 몇 명씩은 다 있다. 하지만 기록에 인색한 한국 문화에서 이렇게 자신이 한 프로젝트들을 꼼꼼히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외부로의 자료 유출을 꺼리는 국내 기업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이렇게 방대한 자료와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저자의 용기, 또 전 동료들의 동의 혹은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던 인맥 관리에 감탄하게 된다.

 

한 사례인닥터아토를 보자. 2002년 보령메디앙스 영업마케팅 본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연매출 430억 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 회사 규모에 실망하고단일 브랜드로 500억 원 매출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팀원들은 회의론을 펼친다. 유아 시장에서 의류를 제외하면 그만한 매출이 나올 만한 카테고리가 없다고. 그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단일 콘셉트로 500억 원을 만들기 힘들다면 타깃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성인층이나 다른 용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는아토피콘셉트를 활용한 브랜딩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아토피를 앓는 유아용 비누 등 스킨케어 제품은 이미 시장에 있었다. 보령메디앙스는 이를 확대해 아토피를 앓는 청소년과 성인, 그리고 피부제품 외 아토피를 줄여줄 수 있는 다른 제품들(세제, 물티슈, 진드기 방지제, 베이비 푸드) 등으로 확장하기로 전략을 짠다. 이름, 로고 같은 브랜드 요소들은 외부 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닥터아토라는 상위 브랜드 아래 스킨케어, 세제류, 지류 등 각 카테고리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연결 이름(linked name) 전략을 도입했다. 네슬레가 네스카페, 네스티, 네스퀵 등의 제품명을 사용하는 것처럼 닥터아토 역시 닥터아토피스, 닥터아토미드, 닥터아토제로 등의 연결 이름을 쓴다.

 

이런 마케팅 전략보다도 더 눈길이 가는 건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다. 마케터가 제품이나 서비스 하나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 조직원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닥터아토의 경우 그는 내부 조직원들의 참여와 몰입을 이끌어내는 내부 브랜딩에 초점을 맞춘다. 사내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우수한 성과를 거둔 사원들에게는 각본 없는 즉흥적 시상을 했다. 회의론은 점차 줄어들고 회사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런 여러 가지 전략과 실행의 결과로 닥터아토는 2011년 기준 연매출 700억 원의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회사 전체 매출 역시 1600억 원대로 커졌다.

 

생생한 사례들이 많이 들어 있는 책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너무 많은 제품과 브랜드, 해외 사례, 마케팅 이론들이 혼재돼 있다 보니 각 챕터가 주는 핵심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전문 작가가 쓴 글이 아니다 보니 스토리의 재미도 다소 약하다. 편집과 글다듬기에 좀 더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저자의 개인적 관점에서 쓴 글이다 보니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트리오 곡물설거지사례처럼 DBR에 실렸던 여러 가지 관점을 비교해가며 읽는 것을 권한다.

 

 

 

 

감성의 끝에 서라

강신장, 황인원 지음/ 21세기북스/ 15000

 

경영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분야를 뒤적이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음악과 스포츠, 그림과 음식 등 사람들은 경영 그 자체에서 얻지 못한 답을 구하려 다양한 분야를 파고든다. 이번엔 시다!

 

장석주 시인이 쓴대추 한 알이라는 제목의 다음 시를 읽어보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저자에게 이 시는운명적으로 다가왔다’. 대체 시인들은 어떻게 대추 속에 있지도 않은 태풍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여러 시인들을 찾아가 물었다. 답을 듣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비결은일체화(一體化)’. 이제까지 경영의 세계에서의 극한은역지사지(易地思之)’였다. 상대방의 입장이 돼보려고 하는 단계다. 점포 주인은 손님의 마음을 생각한다. 경영자는 소비자 또는 직원들의 입장을 고려한다. 공급업체는 물건을 받는 다른 기업들을 배려한다.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시인들은 역지사지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보다 한발 더 나간다. 상대방의 입장이 돼보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곧그것이 된다. 일체화다. 세상 곳곳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면서 벽이 되고 하늘이 되고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대추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시인들만 가진 독창성이자 깊이 있는 관점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시구들은 여기서 나온다.

 

우리는 안다. 지금은 이성 못지않게 감성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감성 없이 이성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문제는 이제껏 아무도 감성의 눈을 어떻게 뜨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일 영어, 수학 공부하고 앞만 보며 달려왔지, 머리 아닌 마음의 눈을 열고 다른 사물 그 자체가 되는 일을 꿈에서라도 시도해본 적이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감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나 스스로그것이 되는 일이다라고. 내가 그것이 되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던 것이 새롭게 열린다. 감성의 눈이 뜨인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지금 쓰고 있는 이 건전지를 얼마나 더 사용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해 전자제품이 작동을 멈출 때마다 우선 건전지부터 갈아 끼우곤 했다. 건전지는 억울하다. 아직 수명이 다하지 않았는데 버려지기 일쑤다. 한 업체에서 파워체크기능이 있는 건전지를 내놨다. 남은 양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저자는이 같은 혁신적인 생각의 이면에는의인화의 공로가 숨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건전지를 사람으로 의인화하고 그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파악하기 쉬워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생각하는 방법을 자주 연습하고 사고를 확장하면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쉽다. 나아가 상대방을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장에서 통하는 기획과 콘셉트다.

 

많은 경영자들이 입으로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한다면서도 막상 현실에서는 지극히 공급자적인 관점을 버리지 못해 비난을 사거나 소비자 마음 깊은 곳으로 침투하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고, 생명 없는 것을 살아 움직이게 하며, 일상적인 언어를 특별한 언어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시인들의 관점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사내기업가정신

케빈 데소자 지음

IGMBooks

2만원

 

조직의 혁신을 추구할 때 많은 경영자들이 외부 컨설팅에 의존한다. 신선한 변혁의 바람을 불게 하겠다는 의미로 외부 인사를 발탁해 들여오기도 한다. 혁신을 위한 개방과 협업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조직 내부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내기업가정신은 벤처 창업에서 말하는 기업가정신과는 다르다. 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처럼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구축해 수익성 있는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는 개념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으려면 사내기업가정신을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 분야 전문가인 저자가 경험과 이론을 고루 담았다.

 

 

 

 

한국형 장사의 신

김유진 지음

쌤앤파커스

14000

 

안 되면 때려치우고 치킨집이나 한다? 뭘 모르는 소리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존재하는 치킨집은 3만 개가 넘는다. 괜히 어설프게 뛰어들었다가는 본전도 건지지 못하고 튕겨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는 어렵고 창업은 더 어려운 시대지만 대박 음식점은 분명 존재한다. 절대 망하지 않는 음식 장사의 비밀은 무엇일까. 상권이 없다면 당신이 상권을 만들어라, 숨겨진 10%의 마진을 찾아라, ‘싸가지 없는’ B급 파워블로거에 대처하는 법 등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물론 다양한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조언들이 실렸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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