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外

107호 (2012년 6월 Issue 2)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지음/ 교보문고/ 14000

 

미국 남북전쟁의 전사자 수는 남북을 통틀어 60∼70만 명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희생자는 29만 명이었는데 이를 기준으로 인구 비율로 환산하면 남북전쟁 전사자는 260만 명에 달한다. 2차 세계대전에 비해 무기도, 화력도 열악했던 남북전쟁 때 전사자가 10배나 많았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렇다.

 

원인은 나폴레옹의 전쟁 방식을 그대로 따른 데 있었다. 남북전쟁 직전 미국과 유럽의 사관학교와 군대는 하나같이 나폴레옹을 존경했다. 사관학교 때 별명이리틀 나폴레옹인 장군이 여럿 있을 정도였다. 나폴레옹식 전쟁은 이렇다. 대포로 집중 사격하는 가운데 보병이 열을 지어 행진한다. 양군이 50m 이내의 거리로 근접하면 소총으로 사격전을 벌이고 서로 일제 사격을 벌인 다음 돌격해서 총검으로 승부를 낸다. 여기서 핵심은 대형 유지다. 당시 소총은 위력이 떨어져 유효 거리가 25m에 불과했다. 그나마 총을 쏘면 총알이 곧게 나가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리기 때문에 정조준의 의미가 없었다. 마지막 총검 승부는 집단 전투이기 때문에 대형 유지가 필수였다.

 

나폴레옹은 1821년 사망했다. 이후 50년 사이에 총과 대포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총열과 포선에 나선형의 홈(강선)을 새겨 넣으면서 총탄의 사거리와 살상력이 5배 이상 증가했다. 강선은 총알과 포탄을 회전하게 만들었고 회전하는 총탄은 공기 저항을 이겨내고 목표물에 정확히 꽂혔다. 이런 총구 앞에서 차곡차곡 열 지어 행진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걸고 사선에 순순히 걸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과거 방식을 답습한 것이 엄청난 사상자로 이어졌다.

 

전쟁과 경영에서 개혁을 강조하는 것은 개혁이 깨달음만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쟁이 6년이나 계속됐지만 남북 군대는 모두 전술을 바로잡지 못했다. 여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남북전쟁 이후 벌어진 보불 전쟁에서 병사들을 산개하게 하는 전술이 실험된 적이 있다. 하지만 빽빽이 열을 맞춰 꿋꿋하게 걸어가던 병사들이 대형을 해체하자 밭두렁에 머리를 박고 꼼짝하지 않았다. 밀집 대형에서 산개 대형으로의 전환은 깨달음이나 훈련만으로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경영 현장은 흔히 전쟁에 비유된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기업들은 경쟁사와 고객, 정부, NGO 등과 수시로 부딪치고 충돌한다. 딱 떨어지는 숫자로 매정하게 순위가 매겨지는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생명을 내걸고 가능한 전략과 병력을 최대한 동원하는 전쟁은 위기 중에도 가장 극한 위기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위기에 몰리면 자신도 모르는 잠재력을 발휘한다. 잠재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는 마법을 부린다. 13척 함선으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친 이순신과 1개 대대로 5개 연대가 포진한 크라곤자 산을 28시간 만에 점령한 롬멜, 노르웨이부터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콘크리트 요새를 만든 독일군에 대항해 인공 항구를 띄워 맞선 아이젠하워 등 전설 속에 빛나는 명장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이 겨루는 전략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오늘날 수시로경쟁이라는 전쟁에 내몰리는 경영자들에게 깊이 있는 시사점을 준다.

 

미래 기업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짐 스텐겔 지음/ 리더스북/ 18000

 

전 세계 5만 개 이상 브랜드의 10년 성장 실태를 연구한 바에 따르면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브랜드이상(Brand Ideal)을 핵심 가치로 삼는 기업들이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저자는 브랜드이상을 기업의 존재 이유이며 기업이 세상에 가져다주는 보다 고차원적인 혜택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직원에서부터 고객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접촉하는 모든 사람을 결집하고 통합하며 고무시키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즉 이것이 없으면 어떤 기업도 진정으로 뛰어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브랜드이상의 의미와 가치, 추구하는 전략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HUMAN COMPUTER INTERACTION

김진우 지음/ 안그라픽스/ 33000

 

전통적으로 HCI는 사람들이 컴퓨터 시스템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리 또는 방법을 의미했다. 컴퓨터 관련업에 종사하는 일부 인력이 아니면 관심조차 갖지 않던 이슈였다. 하지만 현재 HCI는 이 범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다양한 시스템과 사람들 간의 모든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여기서 시스템에는 사람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모든 디지털 시스템이 포함된다. 덕분에 핸드폰과 TV, 자동차 등 사람이 사용하며 느끼는 모든 기기들이 HCI의 연구 대상이 됐다. 오늘날 경영자들이 HCI에 관심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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