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外

104호 (2012년 5월 Issue 1)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 갤리온/ 14000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정무역 커피를 알고 있을 것이다. 공정무역 커피란 커피를 재배해 공급하는 제3세계 저소득 농가에 적정한 수익을 돌려주는착한 소비를 내세우는 커피다. 좀 비싸더라도 커피 농가에 제값을 주고 원료를 구입하는 기업의 커피를 마셔서 농부들이 극도의 빈곤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우리나라에도 수개의 공정무역 커피 브랜드가 있다.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 커피를 마시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기업은 보다 많은 커피를 팔아 이윤을 남겨 농가에 돌려주는 프로세스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질문한다. “우리가 구입한 공정무역 아이템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정말 원재료 생산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8곳을 1년에 걸쳐 직접 돌아다닌다. 커피를 비롯해 초콜릿과 휴대폰, 신발 등 우리가 늘 사용하는 물건들이 생산되고 판매되는 과정을 역추적하기 위해서다.

 

유럽 전역에서 하루 동안 팔리는 맥도날드 커피는 100만 잔 정도다. 이 엄청난 양의 커피가 모두 윤리적으로 인증받은 공급원에서 제공된다. 맥도날드 스티로폼 컵에는 금빛 M자 로고와 열대우림 동맹 로고가 함께 새겨져 있다. 맥도날드 컵을 들고 거리를 걸으면 자동으로윤리적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된다. 동시에 시내 중심가의 모든 사람에게 맥도날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알리는걸어 다니는 광고판도 된다.

 

맥도날드는 커피를 구매할 때 농가나 생산자에게 일종의 추가금을 지급한다. 이 돈은 커피 재배 때문에 맥도날드가 파괴한 책임이 있는 열대우림을 재건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이 돈에는 최저가가 없다. 즉 국제 커피 시장에서 커피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하면 그에 따라 지급 비용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다. 맥도날드로서는 손해 볼 일이 없는 셈이다.

 

윤리적 무역은 기업에 또 다른 사업 수단이 되고 있다. 기업은 윤리 인증이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유리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현대 소비자들은 수십 개 브랜드 라벨을 꼼꼼히 뜯어보며 자신의 이상과 목적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기어이 골라내고야 만다. 열대우림 동맹 로고를 붙인 뒤 맥도날드 커피 판매량은 25% 증가했다.

 

공정무역 기업으로 인증받는 과정 또한 원래 취지에서 멀어졌다. 영국 공정무역 재단에서 일한 초콜릿 사업가 크레이그 샘즈의 사례를 보자. 그는 유기농 초콜릿 전문 회사를 운영하면서 카카오 재배 방식을 유기농으로 전환해 달라고 농가를 설득했다. 농부들이 유기농 재배의 전 과정을 익히도록 하고 5년 계약을 맺은 후 최저가를 보장해 같은 방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가 그런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공정무역 재단은 윤리 기업으로 인증하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크레이그는 마케팅 수단을 얻었고 재단은 공정무역을 대표할 만한 상품을 확보했다. 그런데 재단 규모가 커지고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서면서 인증료가 올랐다. 처음엔 2%였다가 3%, 4%로 매년 인상됐다. 사이는 틀어졌다.

 

작년 한해 영국 내에서 공정무역 로고가 붙은 제품의 판매액은 10억 파운드(18000억 원)에 달한다. 불경기라 매출이 좋지 않았지만 공정무역 로고가 붙은 제품의 판매량은 지난 2년간 20%씩 증가했다. 기업들이 지불한 인증료는 재단 총수입의 90%를 차지한다. 그중 절반이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감독하는 행정비로 지출된다. 남은 돈은 공정무역 브랜드의 캠페인과 홍보비로 나간다. 결국 재단은 인증료를 지급하는 기업들을 대놓고 홍보해주는 셈이다.

 

소비자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이제까지는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만으로 해당 기업의 제품을 선호했다면 앞으로는 결국 어떤 기업이 진짜 착한 기업인지를 가려내고야 말 것이다. 계속기업을 추구한다면 경영진이 먼저윤리성이라는 항목에 좀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스쿼크(Squawk)

트래비스 브래드베리 지음/ 살림Biz/ 13000

 

찰리는 캘리포니아 해양 테마파크 옆에 살고 있는 갈매기 무리를 이끄는 리더다. 해안에서 살던 갈매기들은 찰리를 따라 이곳으로 이주했다. 새 서식지는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음식은 기름졌고 얻기도 쉬웠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갈매기들이 잇따라 새끼를 낳으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무리의 수가 세 배로 늘어났다. 찰리는 비대해진 무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버려 둬 결국 다른 갈매기들에게 외면받는다. 이 모습을 지켜 본 바다거북 오스카가 도움의 손을 내민다. 찰리는 해달 이마타에게서 각각의 직원에게 맞는 올바른 임무를 주고 적당한 기대치를 설정하는 방법을, 돌고래 휴이에게서 효과적 업무 수행을 위한 의사소통의 방법을, 애완견 애너벨에게서 구성원들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배운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조직을 이끄는 수장들이 시사점을 얻을 만하다.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자크 아탈리 지음/ 청림출판/ 16000

 

금융위기는 세계를 뒤흔들었다. 이전까지 존재했던 모든 규칙을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이제까지 절대 군주 자리를 내놓지 않던 미국을 위태롭게 했다. 미국을 중심축으로 돌아가던 세계가 허둥대고 있다. 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인가,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 세계를 구원할 국가는 어디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은 누구 편일까 등 세계 질서를 둘러싼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살아 있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자크 아탈리가 여러 질문에 답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우선 중국과 그리스, 로마, 바티칸 등 권력을 둘러싼 역사적 상황들을 조망한다. 그리고 현재 세계가 직면한 금융, 인구, 원자재, 환경 등을체계적 위험으로 규정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개별 국가 힘으로는 총체적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며전 지구적인 민주주의 정부건설을 제안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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