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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카오틱스 外

신성미 | 34호 (2009년 6월 Issue 1)
필립 코틀러 카오틱스
필립 코틀러·존 캐슬라이언 지음/ 비즈니스맵/ 1만3000원
 
베어스턴스가 헐값에 매각되고,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정부에 넘어갔다. AIG에 구제금융이 투입됐지만 금융시장을 살리지는 못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는가 하면, 와코비아가 웰스파고에 매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전국적 인수를 감행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이 모든 일들이 불과 1년여 사이에 벌어졌다. 바야흐로 한 치 앞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기술 발달과 정보 혁명, 파괴적 혁신, 신흥 국가들의 부상, 초경쟁 환경 등이 극심한 격동을 유발하면서 세계 각지의 기업과 조직은 대혼란에 빠지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이 전통적인 경영 모델에만 의지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글로벌 경제 전문가 존 캐슬라이언과 함께 쓴 이 책에서 격동의 시대를 더 이상 일시적 혼란기가 아닌 정상 상태로 인정하고, ‘새로운 보편성의 시대’라고 칭했다.
 
저자들은 극심한 격동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혼돈에 대응하는 경영 프레임워크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카오틱스(Chaotics) 경영 시스템’을 제시한다. 이 시스템의 목표는 기업이 최고 수준의 지속 가능성(Business Enterprise Sustainability·BES)을 달성하는 것이다.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은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격동의 근원을 감지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의 구축이고, 두 번째는 ‘키 시나리오’ 구성이다. 적어도 최악의 시나리오,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려야 한다. 세 번째로는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들을 선별해 각각의 대응 전략들을 세운다.
 
이처럼 카오틱스 시스템을 갖췄다 하더라도 조직의 각 부서들이 이를 기업 문화로 체화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재무·정보기술(IT), 제조·운영, 구매·조달, 인적 자원, 마케팅·영업 등 조직의 핵심 부서들이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 행동들을 백화점식으로 종합해 제시한다. 조직별로 중단하거나 연기해야 할 행동, 아웃소싱할 업무, 늘리거나 촉진할 사항들을 체크리스트로 나타냈다.
 
아직 카오틱스 시스템을 갖춘 기업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늘날 기업들의 위기 대응은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저자들은 ‘디트로이트 빅 3’, 즉 GM과 포드, 크라이슬러를 들었다. 이들 모두 카오틱스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의회에 불려갔을 때, 한 의원이 “납세자들의 돈을 지급받으면 어떻게 사용할 생각이냐”고 질문했지만 한 명도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
 
아무도 급변하는 미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격동의 상황이 계속될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격동을 감지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짠 뒤, 그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게 최선이다. 저자들은 “경영자와 조직 구성원들이 편집증 환자 수준으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기는 습관 2
김진동 지음/ 쌤앤파커스/ 1만2000원
 
업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적당히 잘 굴러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그 자리에 안주하려는 사고방식을 저자는 ‘평균의 함정’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런 태도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조직을 정체시킨다며 생각의 밑바닥부터 확 뜯어고치라고 말한다. ‘이기는 습관’을 체화한 구성원들로 조직을 변신시키라는 뜻이다. 삼성전자와 소니코리아, 위니아만도 등을 거쳐 현재 마케팅 컨설팅 회사 BNB마케팅 대표로 있는 저자는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 일처리 방법, 마케팅, 조직 관리 등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조언은 크게 6가지다. 평균의 함정을 뛰어넘어라 그저 하지 말고 ‘되게’ 하라 립 서비스 말고 실력으로 말하라 공짜보다 진심이 이긴다 원칙이 가장 뛰어난 전략이다 결과와 성과만 주문하라.
 
세계는 울퉁불퉁하다
김성해·이동우 지음/ 민음사/ 1만5000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인터넷의 발달과 업무의 디지털화 등으로 세계인들이 과거에 비해 넓은 무대 위에서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프리드먼의 이 같은 주장이 이상일 뿐 현실은 다르다며 도전장을 내민다. 지금의 세계화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달러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마련한 규칙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 때문에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언대로 외환위기를 극복해 나갔음에도 여전히 기업 사냥꾼들에게 시달리며 세계 금융위기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말하는 세계화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만든 지식을 갖고 한국의 국익을 지키는 세계화를 말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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