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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실패에서 배워야 성공의 길 갈 수 있다

이동우 | 2호 (2008년 2월 Issue 1)

성공을 거둔 기업의 특징을 섟窩岵隔�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실패한 기업들을 연구해서 그들 간의 유사성을 보여주거나 성공에서 행운이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하는 자료는 매우 적다. 실패 사례를 들여다보면 진정한 성공의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2005
년 국내에서도 실패한 기업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를 묶어 7가지 실패원인으로 나누어 설명한 귀중한 책이 나왔다. 한양대 경영학과 한정화 교수가 쓴 ‘불황을 뚫는 7가지 생존전략’ 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사업 실패의 실제 사례를 분석한 한국 기업의 현장 보고서다. 무모한 실패의 확률을 대폭 줄이고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는 경영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은 리스크를 과감히 떠안는 것이기도 하지만 리스크를 사전에 알고 준비해 실패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기업가들이 빠지기 쉬운 7가지 함정을 재미있는 영어표현 하나로 압축했다. 바로 ‘It’s a Bad DRAMA!’가 그것으로 아이템(Item), 불운(Bad luck),개발(Development), 관계(Relationship),태도(Attitude), 시장(Market), 관리(Admini-stra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우선 사업은 아이템 선정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험 부족, 사업성 분석 과정의 간과, 근거 없는 낙관적 사고, 자신의 역량에 대한 과신으로 실패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저자는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익숙한 분야를 공략하라 △위험관리 계획은 잘 나갈 때 미리 세워둬라 △초기 성공 후 자기방식에 집착하지 말라는 3가지를 제시했다. 저자는 또 승부는 시장에서 난다고 단언했다. 엔지니어 출신이 ‘시장의 함정’에 자주 빠지는 것은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제품 및 서비스의 효용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하버드대 MBA스쿨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쓴 ‘성장과 혁신’을 보면 소니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상품을 만들어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 가는 전략으로 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거인으로 우뚝 선 기업이다.
 
특히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출현을 되돌아보면 소니의 성장 전략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당시 시장 기반이 확고한 기존의 라디오 생산업체들은 가구나 장식품 스타일의 진공관 라디오를 판매했다. 이런 회사들도 트랜지스터에 대해 잘 이해했고 수많은 돈을 트랜지스터 개발에 투자해 고도로 세련된 진공관 수준의 음질을 재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소니는 음질과는 전혀 다른 속성을 탐구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트랜지스터의 작은 사이즈를 십분 활용한 ‘휴대성’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소니는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내놓았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소니는 음질을 향상시켰고 마침내 음질에서도 기존의 진공관 제품들을 능가하는 제품을 내놓았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소니의 사례를 파괴적 혁신의 모델로 제시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객군에 치중하지 말고 오히려 전혀 소비를 하지 않는 잠재고객에 주목하라’는 점이다. 
하지만 소니는 그 뒤로 참혹한 실패의 늪을 지나게 된다. 딜로이트컨설팅의 마이클 레이너가 쓴 ‘위대한 전략의 함정’을 보면 소니는 1993년 엄청난 광고 공세 속에서 미니디스크를 출시한다.
 
미니디스크는 워크맨을 ‘디스크시대’로 전환시키며 소니에 놀라운 성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기술과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사의 아이팟(iPod)을 필두로 2000년 이후 쏟아져 나온 MP3 플레이어 등의 디지털 휴대 장비들이 점차 시장을 잠식하면서 미니디스크는 결국 갈 곳을 잃게 되었다.

마이클 레이너는 이 책에서 소니의 실패를 두고 “소니가 실패한 것은 전략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훌륭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단지 전략 패러독스에 굴복했던 것이다. 소니 입장에서 베타맥스와 미니디스크의 출시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또 “늘 산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을 제대로 전망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소니의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소니를 실패로 몰고 간 ‘아이콘(iCon)’ 에 등장하는 애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아이튠즈(iTunes) 프로젝트를 완성해 디지털음악 분야에 작은 입지를 마련한 다음에야 겨우 음악시장 전반을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의 MP3 제품에 대한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MP3플레이어는 가전 제품 회사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형편없는 유저인터페이스(UI)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에서도 회사의 주력 제품과는 관련 없다는 이유로 개발 계획이 취소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보기에 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없었다. 또 애플에게 이미 아이튠즈가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판매로 연간 10억 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애플 스토어라는 온라인 매장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매장에 가서 CD를 사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고음질의 음악 트랙을 구입할 수 있고 그것을 직접 아이팟에 저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라고 가능성을 평가했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탈바꿈하는 작업에 뛰어들었다. 디지털 음악사업에 전면적으로 뛰어들면서 화려한 애플의 3막 시대를 열게 됐고 소니는 무대 뒤로 사라지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 이동우 | - (현) 북세미나닷컴 대표
    - 한국경제신문 출판국 기업정보팀
    - 미래넷 전략기획실
    - JCMBA 전략기획팀장
    - 한국일보 서울경제 백상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ceo@booksemin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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