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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인트로버트 조용한 판매왕 外

최호진 | 355호 (2022년 10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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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관련 직무에서는 흔히 외향적인 성격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저자들은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책의 저자 중 한 명은 시각 기능 장애의 일종인 얼렌증후군을 앓아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로 인한 콤플렉스와 타고난 내향적 성격으로 영업에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새로운 영업 접근법을 만들어내며 호주 최대 세일즈 기업의 최연소 판매왕에 등극했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직접 컨설팅한 고객 사례를 바탕으로 그동안 쌓아온 영업 노하우를 소개한다. 저자를 포함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인트로버트(introvert)’라 불리는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내향적인 사람들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강점은 뭘까? 공감 능력과 이해력, 경청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능력 등이 대표적인 강점으로 알려져 있다. 책은 이들의 강점으로, 타고난 성격 대신 시스템을 따른다는 점을 꼽는다. 이들은 본인의 매력이나 대화 능력에 기대지 않는다. 보통 스스로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고객에게 이미 입증된 시스템에 따라 성공률을 높인다. 또한 이들은 세부 사항을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류 작업도 정확히 하고 미팅 중에 메모도 열심히 한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기 때문에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응대한다는 장점이 있다.

책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모두에게 효과적인 영업 시스템도 소개한다. 바로 ‘소프트 셀링’이다. 주먹구구식으로 고객을 밀어붙이거나 구매를 강요하는 게 아닌 고객의 진짜 고민을 파악하고 판매하려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지 ‘스토리’로 들려줄 것을 강조한다. 자폐 아동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어느 강사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는 자신의 피아노 실력과 피아노를 치는 것이 자폐 아동 심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을 1시간 넘게 설명했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아이들을 맡기는 데 주저했다. 하지만 과거 한 학생의 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자 이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와 소통할 수 없어 고립감에 빠져 있을 때 아이가 쇼팽의 ‘강아지 왈츠’를 연주하는 것을 보며 아이 안에서 진짜 ‘사람’을 본 것 같았다는 스토리였다. 이 스토리는 부모들을 감동시켰고 결국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충분히 이해받지 못하는 자폐 아동 부모들의 고립감에 공감하는 짧은 스토리가 한 시간짜리 설명보다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책은 제품의 사양이나 가격 같은 정보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고 말한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스토리다. 팩트와 논리는 반박할 수 있지만 스토리는 그렇지 않다. 스토리는 고객의 걱정거리를 다루며 상대의 두려움이 정당하다고 오히려 두둔한다. 팔지 않고 스토리를 전달하는 ‘소프트 셀링’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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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인재들끼리 모여 있으면 ‘동종 선호’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동질성의 함정에 빠진 CIA는 테러를 암시하는 수많은 정보가 있었음에도 관점의 사각지대에 빠져 9.11 테러 예측에 실패했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토대로 능력주의만으로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 이유와 다양성의 필요를 강조한다. 또 일터에서 다양성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그림자위원회’를 소개한다.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연령층이 높은 경영진에게 조언하며 이들이 시야를 넓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그림자위원회를 만들어 디지털 전략을 통해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이룬 구찌가 좋은 예다. 동질성의 함정에 빠진 기업에 유용한 지침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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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은 어디서 올까? 개개인이 가진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조직 문화다. 메타 수석 팀장과 신사업 리더 등을 두루 경험한 저자는 실리콘밸리의 일하는 방식과 성과를 이루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실리콘밸리에는 ‘자신의 상사는 스스로 관리한다’는 의미의 ‘매니지업’ 문화가 있다. 자신의 업무와 커리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인 만큼 자신에 관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상사에게 제공해 그들이 자신을 잘 도울 수 있도록 관리하는 개념이다. 이 밖에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커리어를 선택하도록 권장하는 ‘강점 기반 문화’, 모두에게 성과에 기여할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플랫 문화’까지. 실리콘밸리의 7가지 조직 문화를 정리했다.


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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