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New Biz Books

넛지: 파이널 에디션 외

최호진 | 349호 (2022년 07월 Issue 2)
123_1

『넛지』가 돌아왔다. 강제로 규제하거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약간의 개입만으로 바람직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선택 설계’ 개념을 소개하며 반향을 일으킨 저자들이 초판 발간 13년 만에 파이널 에디션을 내놓았다. 동성 결혼 등 사회적 인식 변화를 거쳐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제도나 사례들을 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가 이기주의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기후 위기 등 최신 사례를 추가했다.

저자들이 말하는 넛지는 한마디로 말하면 ‘바람직한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넛지에 도움이 되는 요소는 바로 ‘재미’다. 유도하고자 하는 행동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호기심을 자아내고 기대하게 만들 때 사람들은 기꺼이 하겠다고 달려든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유명한 대목이 이를 잘 보여준다. 장난꾸러기 소년 톰은 나쁜 짓을 하다 걸려 이모로부터 판자 울타리를 하얀색 페인트로 칠하라는 벌을 받는다. 페인트칠을 지루해 하던 톰은 꾀를 낸다. 길 가던 친구 벤에게 보란 듯이 무척 즐거워하며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 벤은 자기도 한번 해보자고 하지만 톰은 거절한다. 재미있는 일을 양보할 수 없다면서 말이다. 벤은 갖고 있던 사과를 톰에게 건네며 사정하다시피 해 붓을 넘겨받고는 페인트칠을 한다.

이 원리는 폴크스바겐그룹이 광고사 DDB 스톡홀름과 함께 제작한 ‘펀 이론’ 시리즈 동영상에 활용됐다. 영상의 배경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나란히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지하철역. 이곳의 계단을 거대한 건반으로 만든 후 오가는 사람들은 계단에서 폴짝폴짝 뛰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광고는 이 작업을 한 뒤로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66%나 늘었다고 밝힌다. 특정 행동을 재미있어 보이게 만들어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한 것이다.

이처럼 여러 부문에서 활용되며 실효성이 입증된 넛지지만 여전히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넛지가 사람을 조종하는 속임수에 불과하고 인간으로부터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다거나 넛지 대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저자들은 넛지 이론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지상주의적 간섭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를 재정의하며 이런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이 개념에 따르면 넛지는 사람들에게 특정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건강하고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데 목표를 둘 뿐이다.

저자들은 넛지가 세상의 온갖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에 개인의 일상은 물론 여러 제도와 법률에 좀 더 활용되길 바랄 뿐이다. 저자들은 이런 소망을 ‘선한 넛지(Nudge for Good)’라고 표현하며 독자들도 이를 위해 함께 고민해줄 것을 당부한다.

123_2


토스의 송금 서비스와 쿠팡의 새벽배송은 ‘피드백 루프’에서 탄생했다. 요즘 성과를 내는 조직은 처음부터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기보다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는 애자일 방식으로 사용자의 리텐션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이에 스타트업은 물론 레거시 시스템을 가진 대기업도 불확실한 상황과 복잡한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조직을 추구하며 애자일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자율관리팀을 만들어 결정권을 부여하는 등 자율성을 보장할 조직이 아니라면 애자일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조직이 직면한 문제가 꼭 애자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IT 업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비견되는 졸트상을 받은 저자가 소개하는 28가지 애자일 원칙을 담았다.

123_3

현금이나 카드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가 가능한 시대다. 침대에 누워 터치 한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기술 혁신은 정부나 은행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오늘날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리는 페이팔 창립 멤버 맥스 레브친, 피터 틸,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였다. 이처럼 세상을 뒤흔든 변화는 종종 작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자행하는 조세 회피 담합은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에게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어느 회계사의 제안에서 시작됐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 위기는 실은 에이즈 환자를 위한 대출 상품에서 파생했다. 현대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비즈니스 딜 10가지를 담았다.


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