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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고장 난 회사들 外

이규열 | 320호 (2021년 0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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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통해야 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기업이 예상외로 비일비재하다. 책의 저자는 출장지 호텔에서 TV를 켜기 위해 리모컨을 쥐었다. 리모컨에는 ‘on’ ‘off’ 버튼이 각각 두 개씩 있었다. 아무 버튼이나 눌러 보다 가까스로 TV를 켜는 데 성공한 그는 뉴스를 다 본 뒤 TV를 끄고 싶어 첫 번째 off 버튼을 눌렀다. 방 조명이 꺼졌다. 두 번째 off 버튼을 누르니 에어컨이 꺼졌다. 결국 그는 TV 플러그를 뽑았다. 얼마 후 그는 비행기 옆자리에서 우연히 리모컨을 개발한 회사의 엔지니어를 만났다. 이렇게 헷갈리는 리모컨을 만든 이유는 사업부 간 사내 정치 탓이었다. TV 사업부, 케이블 사업부 등이 리모컨의 형태를 두고 논쟁을 벌였고, 결국 하나의 리모컨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 각 사업부에 할당했다. 엔지니어는 사내의 권력 싸움을 공평하게 해결했다며 우쭐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에 대한 고민과 배려가 결여된 ‘몰상식한 리모컨’만 남았다.

책의 저자이자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마케팅•브랜딩 컨설턴트 마틴 린드스트롬은 컨설팅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조직 내에 비상식적인 일이 있냐’라고 묻는다. 대부분 ‘사소한 문제가 있지만 상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러나 저자는 그럴듯한 외연에 가려진 이면에 문제의 원인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앞선 리모컨 사례에서도 사내 정치가 소비자 경험을 망쳤지만 리모컨 회사의 직원들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저자는 기업을 고장 내는 6가지 요인으로 △부정적인 고객 경험 △사내 정치 △기술 △회의 △수많은 규칙과 정책 △규칙에 대한 집착을 꼽고, 각 요인이 어떻게 조직을 좀 먹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고장 난 회사를 복구하는 가이드 5단계도 제안한다. 첫째, 닭장에서 나와 외부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직원들이 조직 내 상식이 결핍된 곳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 둘째, 확고한 변화의 지점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의 분기 단위인 90일 동안 집중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라고 말한다. 셋째, 작은 성공을 인정하고 칭찬하라. 90일 동안의 변화에 지치고 저항하는 이들에게 변화가 유의미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넷째, 문을 걸어 잠가야 한다. 더 익숙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싶은 건 당연한 인간 심리다.경영진은 변화가 비용이 아니며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공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에 변화의 주도자를 만드는 작업이다.

팬데믹으로 업무 방식이 급격히 바뀌어 많은 기업이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뿌리 깊은 부조리와 비효율을 없애는 절호의 기회다. 책은 자칫 놓치기 쉬운 기업의 문제적 신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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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매출이 확 줄어든 원인은 무엇일까? 대학교 앞에 있는 카페 매장에서는 왜 샷 추가 주문이 많았을까? 비즈니스에 있어 수많은 의문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쓰임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생각보다 데이터에 강하다. 대학생 때부터 단련된 엑셀 실력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한 번쯤은 ‘데이터 분석’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에 부담을 느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데이터랩 랩장인 필자가 초보 실무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데이터 분석법 10가지를 제시하고, 각각의 방법을 녹인 10개의 케이스를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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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팀장들이 그간 막내 시절부터 보고 배운 20세기형 리더십은 더 이상 조직을 이끄는 데 주효하지 않다. 팬데믹으로 성장이 정체된 시대에도 좋은 성과를 내도록 직원들에게 쓴소리를 뱉어야 한다. 회사의 주요 구성원으로 부상한 MZ 사원들은 돈과 승진만으로는 동기부여되지 않고, 맘에 들지 않는 건 죄다 말하고 본다. 책은 뉴노멀 시대의 팀장들을 위한 마인드 혁명을 제안한다. 예컨대 성과 관리를 위해 팀원들에게 조언을 줄 때도 무작정 개입하고 보는 ‘해머형’ 접근법이 아닌 팀원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하는 ‘핀셋형’ 접근법이 더 적합하다. 동기부여, 언택트 회의, 코칭 등에도 새로운 팀장 리더십이 필요하다. 뉴노멀 시대, 고단한 팀장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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