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을 알고 있더라도 상대방이 가진 자원(resources)을 효과적으로 동원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극대화 할 수 없다. 제대로 도움을 요청해야 상대방이 가진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에게는 보험 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디트로이트 신문에서 포드가 가입한 보험 증권에 대한 관한 기사를 읽었다. 이때 그는 포드에게 “도대체 왜 내 보험에 가입하지 않느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포드는 “자넨 보험 가입을 권유한 적이 없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처럼 요청했더라면 잡았을지 모르는 수많은 기회가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지는지도 모른다. 거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자존심 때문에 요청을 주저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요청을 수없이 거절하면서 정작 자신은 상대방으로부터 절대로 거절당하면 안 된다는 이율배반(二律背反)적 태도로 살아가는지 모른다.
세계의 리더들에게 요청편지 1000통 보내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첫 번째 습관으로 ‘주도적이 돼라(Be proactive)’라고 충고한다. 주도적이 된다는 것은 외부의 자극에 따라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나의 요청에 대해 상대방이 선택할 수 있는 반응은 ‘Yes’ 아니면 ‘No’일 것이다. 이때 ‘No’라는 자극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것인가,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상처는 남이 준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은 것이다. 자존심을 내걸면 자존심만 상할 뿐이다.
KENT C&P 대표이자 ‘단 한 줄의 성공학’의 저자인 김형섭은 부모가 이혼한 뒤 방황하다가 어머니가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가난하지만 하버드대에 입학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친구들에 비해 자신이 너무나 가난하고 보잘 것 없다는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도서관에 처박혀 책만 읽었다. 그때 논어에서 “젊었을 때 네 스승을 찾아라”라는 공자의 말씀을 읽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는 즉시 세계적인 리더들에게 “1년은 365일, 1일은 24시간입니다. 1분은 60초입니다. 여기 열심히 노력하는 열정의 젊은이에게 60초만 투자하지 않으시겠습니까”라고 하면서 ‘21세기 젊은이를 위한 조언’을 요청했다. 10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고 GE의 잭 웰치 회장, 코카콜라의 더글러스 아이베스터 회장, 미쓰비시 그룹의 마키하라 미노루 회장, 앨 고어 부통령,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감독 등으로부터 101통의 답장을 받았으며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유학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우상이 된 하버드대의 김은지 학생은 불우한 환경을 ‘요청의 힘’으로 극복한 주인공이다. 강화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공부한 그녀는 당당하게 대원외고에 합격했다. 그러나 외국에 한 번도 체류한 적이 없어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들에 비해 영어 수준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친구들이야 말로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친구들에게 거침없이 도움을 요청하며 영어를 배웠다.
세상은 요청하는 자에게 답한다
그녀는 특히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이 폐업하자 유학비 마련을 위해 S호텔 등 7개의 유명 호텔 최고경영자(CEO)들을 찾아다니며 ‘나를 주식으로 생각하고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장학금은 받지 못했지만 이런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에세이 ‘비오는 날에(On Rainy Day)’를 주목한 하버드대는 4년간 20만 달러의 전액 장학금으로 그녀를 신입생으로 받아 들였다. 이미 김은지 학생은 고등학생 때부터 ‘요청의 마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선가이자 작가이며 세일즈맨의 원조로 불리는 클레멘트 스톤이 “요구해서 얻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없다면 어떤 식으로든 요구하라”고 충고한 이유가 무엇인지 자명해지지 않는가. 세상은 요청하는 자에게만 답을 한다.
필자는 기업 교육 전문가로 성공 네트워킹의 실천적 개념인 NBO(Networking By Objective) 이론을 정립했다. 동기부여, 변화와 혁신분야의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키맨 네트워크> <개인과 회사를 살리는 변화와 혁신의 원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