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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Says

가슴에 손만 얹어도 거짓말을 적게 한다?

허행량 | 201호 (2016년 5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마음까지 좌우하는 제스처

실험 결과 가슴에 손을 얹는 행동만으로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거짓말을 적게 하며, 근육에 힘을 주는 행위만으로도 통제력이 커지고, 손가락을 포개는 행위만으로도 고통이 경감되는 것으로 나타남.

대인관계 및 신뢰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온도

따뜻한 커피잔을 든 사람은 차가운 음료잔을 든 사람보다 상대방을 더욱 다정하게 평가함. 차가운 팩을 만진 사람은 따뜻한 팩을 만진 사람보다 투자를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남.

 

우리는 대화할 때 다양한 제스처를 활용한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포개는가 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최고라고 격려하기도 한다. 손을 가슴에 얹어 정직을 표현하기도 하고, 주먹을 불끈 쥐면서 힘내라고 격려하기도 한다. 면접시험을 보거나 중요한 모임을 앞두고 있을 때는 어깨를 활짝 펴거나 목소리를 가다듬는 등의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스처나 행동은 단순한 제스처나 행동에 그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지휘하는 마법까지 보인다. (그림 1)

 

 

 

내 마음의 지휘자, 제스처

 

프레젠테이션이나 면접을 앞두고 자신감을 느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어도 당신이 남자라면 주먹을 불끈 쥐는 것만으로 자신감을 얻게 되고 자신이 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2009년 슈베르트(Schubert) 포르투갈 리스본대 교수팀은 주먹을 불끈 쥐는 동작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남성이 주먹을 불끈 쥘 경우 자기 입장을 거침없이 밝히고, 또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존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체적으로 주먹을 불끈 쥔 남성(평균 = 4.34, 6점 척도)은 그렇지 않은 남성(평균 = 3.94)보다 자기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고, 주변으로부터 존경받는 존재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이 같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먹을 불끈 쥔 효과가 남성에게만 나타난 것은 남성의 경우 신체적 파워가 사회적 영향력을 얻는 데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손가락을 힘 있게 펼치고, 이를 악물거나, 장딴지 근육을 탄탄하게 하고, 팔뚝 근육에 힘을 주는 등 다양한 동작을 한다. 이처럼 근육에 힘을 줘 탄탄하게 하는 행동이 결의(resolve)나 자기통제(self-control)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1년 헝(Hung) 싱가포르국립대 교수팀은 근육에 힘을 줘 탄탄하게 만드는 행동이 결의나 자기통제도 굳게 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했다. 우선 아이티 재난에 대한 기부 의사를 물은 결과 펜을 세게 쥔 집단(92%)이 가볍게 쥔 집단(72.4%)보다 더욱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연이은 실험에서 펜을 얼마나 세게 쥐느냐에 따라 차가운 물통에 손을 넣어 얼마나 오랫동안 견디느냐 하는 여부를 검증했다. 그 결과 펜을 세게 쥔 집단(평균 = 126.89)은 가볍게 쥔 집단(평균 = 73.07)과 통제집단(평균 = 69.53)보다 훨씬 오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힘을 불끈 주는 행동이 정신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수 더원(The One)은 노래할 때 가슴에 손을 얹는 제스처를 취한다. 보통 정직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가슴에 손을 얹는 제스처를 하곤 하는데, 이런 조그만 동작이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까? 2015년 폴란드 파주코우스키(Parzuchowski) 교수팀은 이런 제스처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실험했다.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는 사람(49%)을 그렇지 않은 사람(18%)보다 정직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가슴에 손을 얹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평균 = 4.68, 7점 척도)를 그렇지 않은 사람(평균 = 4.17)보다 훨씬 높게 평가했다. 즉 가슴에 손을 얹는 제스처는 정직과 신뢰성과 관련된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이런 제스처가 실제 매력 없는 사람을 평가할 때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하는지를 실험했다. 매력 없는 사람을 평가할 때, 가슴에 손을 얹는 제스처를 취한 사람(평균 = 3.38, 7점 척도)은 자신의 엉덩이에 손을 둔 사람(평균 = 3.95)보다 훨씬 매력도를 낮게 평가했다. 그만큼 정직하게 사람을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손을 가슴에 얹은 사람(평균 = 5.50, 9점 척도)이 어깨에 얹은 사람(평균 = 7.89)보다 속임수를 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슴에 손을 얹은 간단한 제스처가 사람들이 자신은 정직하다고 생각하게 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더욱 믿게 하는 것은 물론 자신도 거짓말을 더 적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가운뎃손가락을 펼치는 것은 서양에서는 적대 행위로 해석된다. 그런데 가운뎃손가락을 펴는 것이 인간의 인지나 감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전혀 없는 편이다. 2009년 챈들러(Chandler) 미시간대 교수팀은 악당에 대한 글을 읽는 동안 자신의 가운뎃손가락이나 엄지손가락을 펼치도록 했다. 흥미롭게도 엄지손가락 그룹(평균 = 5.73)이 둘째 손가락을 펼친 그룹(평균 = 6.59)보다 가상의 악당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가운뎃손가락 그룹(평균 = 8.41)이 둘째 손가락을 펼친 그룹(평균 = 6.74)보다 가상의 악당을 악의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욕설을 의미하는 가운뎃손가락과 격려를 상징하는 엄지손가락 제스처는 가상의 악당에 대한 평가마저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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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행량

    허행량

    - (현)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매일경제신문> 기자
    - <스타마케팅>,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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