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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경영

"나는 감정노동자다" 크게 외치는 순간, 평화가 시작된다

김태흥 | 174호 (2015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본래 감정노동의 정의는배우가 연기를 하듯 고객을 위해 자기감정을 어느 정도 관리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고객만족이 최근 기업의 핵심 이슈가 되면서부터고객만족을 위해 나의 영혼과 감정을 업무(자본)에 예속시키는 행위라는 정의가 더 와 닿을 정도가 됐다.

이런 감정노동이 주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감정노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 뒤에 다시 자신의 뇌에게나는 지금 감정노동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이 힘든 거야라고 인식시켜야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과정만으로도 상당 부분 어려움이 해소된다. 고객과의 만남에서, 직장상사, 선후배와의 갈등 속에서,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에게나는 지금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힘든 것이다라고 한번 마음속으로 외쳐보자.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푸는 첫 번째 열쇠다.

 

편집자주

최근감정노동을 하는감정노동자라는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고객만족이 화두가 된 이후로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사람(고객)을 상대하는 근로자들이 처하게 되는 어려움을 일컫는 데에 사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무실로 출근해 직장동료와 만나서 대화하고 지시받고 일하는 대부분의 사무직 직장인에게도 적용되는 단어들이 됐습니다. 김태흥 감정노동연구소 소장이감정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 등을 연재합니다.

 

대한항공의땅콩회항사건으로 감정노동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사실 항공사 승무원의 감정노동은 이미 여러 사건과 뉴스를 통해서 심각성이 전해지고 있었다. 한 사례를 통해서 감정노동의 정의와 현실을 알아보자.

 

무척 화창한 날이었다. 은지는 화장실에서 옷매무새를 만지고 화장도 최종 점검했다. 며칠 전에 받은 고객만족 교육을 떠올리며.

 

“당신의 환한 미소가 고객과 당신을 행복으로 초대합니다∼!”

 

강사의 말에 따라 거울을 바라보고 입 꼬리를 한껏 올리며 미소를 지어봤다.

 

거울 속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너 정말 이쁘다. 얼굴도 마음도.’

 

예쁜 미소를 띤 채 은지는 줄 지어 다가오는 탑승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안내를 시작했다. 그때 저 앞에 오는 남자 고객이 인상을 쓰며 뭔가 허둥대는 것처럼 보였다.

 

‘아. 저분을 도와드려야겠네

 

“고객님, 좌석 확인을 도와드릴까요? 티켓의 좌석번호를 좀….”

 

순간 갑자기 주먹이 얼굴로 날아들었다. 기억을 잃고 쓰러진 은지는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한참 만에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진단 결과는 광대뼈 골절로 인한 전치 6주의 부상. 다른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고객은 퍼스트클래스 탑승객이었다고 한다. 그가 은지를 가격하며 한 말은 이것이었다.

 

“어디 건방지게 승무원 따위가 나를 몰라보고! ? 티켓을 보자고?”

 

소설 속 얘기가 아니다. 국내 항공사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재구성한 것이다.

 

퍼스트클래스 승객에게 티켓 이야기를 했다가 폭행을 당해 그 자리에서 실신한 여승무원은 그 뒤에 어떻게 됐을까? 고객을 고발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었을까? 고발은커녕 보상 한 푼 받지 못하고 회사의 회유로 병원비만 지원받는 걸로 마무리됐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고객은 퍼스트클래스로 수시로 해외를 드나드는 회사의 VIP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은지는 무슨 잘못을 한 것일까? 친절하고 예쁜 웃음으로 고객을 도와주려고 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아무 잘못 없이 폭행을 당하고도 그저 참아내야 하는 현실, 이것이 감정노동의 실상이다.

 

 

 

감정노동은 감정을 관리하는 일?

미국의 여성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는 <감정노동>이란 책에서 감정노동(emotional labor)배우가 연기하듯 직업상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자신의 감정을 고무시키거나 억제하는 등 우리 자신의 감정을 어느 정도 관리해야 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맞는 말일까?

 

지금의 심각한 감정노동의 현실에 비춰 보면 이 같은 혹실드의 정의는 한가한 느낌마저 준다. 고객에게 무시당하고, 성희롱에 시달리고, 욕을 먹어도 웃음과 친절로서 응대해야 하고, 심지어 매 맞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는데 감정을 어느 정도 관리해야 하는 일이라니.

 

배우는 주어진 배역에 감정을 이입해 자신의 감정과 배역을 일치시킨다. 자기 배역의 감정을 현실처럼 느끼기 위해서 연기하는 시간 외에도 그 감정을 현실에도 그대로 이입한다. 그래서 한 작품이 끝나면 자기가 맡은 캐릭터에 너무 깊이 빠져버려 현실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극 중에서의 웃음을 실제 현실 속의 즐거움으로 이입해 시청자들이 봐도 진짜 즐거운 상태로 느끼게 하고 슬픔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연기력의 차이는 바로 감정이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감정노동자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아니, 그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인격적 무시와 욕설, 폭행까지 난무하는 데 웃음을 지어야 하는 것은 마치 배우가 연기하듯 자기의 감정을 통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심리 상태다. 자신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분노와 화가 나도 억누르며 웃음을 지어야 하는 것이다.

 

혹실드가 델타항공의 여승무원을 관찰해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을 추출한 것은 1983년이다. 지금의 감정노동 현실과 전혀 다른 시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의 많은 교수들과 언론에서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고객만족(CS·Customer Satisfaction)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대형 백화점이나 항공사에 가야 친절 교육이란 게 있었고, 지금처럼 고객만족 경영(CSM·Customer Satisfaction Management)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최고의 기업 가치도 아니었다.

 

고객만족이란 개념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서서히 태동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초반에 도입돼 90년대 중반,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에 정착됐다. 1991년 발표된한국 고객만족도(KCSI·Korea Customer Satisfaction Index)’를 대한민국 고객만족 경영의 첫 단계로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1992년부터 고객만족 경영 대상이 시행됨으로써 한국적인 고객만족 경영 체계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이어서 1996년경에 미국의미국 고객만족도(ACSI·American CSI)’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수정, 적용한국가 고객만족도(NCSI·National CSI)’가 발표되면서 고객만족 경영의 붐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에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중앙부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공공기관 고객만족도(PCSI·Public CSI)’를 조사해 기관의 경영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공공 부문 또한 고객만족 열풍에 휩싸이게 됐다.

 

필자가 감정노동연구소를 설립하고 강의와 출판 등으로 활동할 때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사회학과나 심리학과 교수들조차도감정노동이 뭐예요?” 하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노동을 영어로 ‘Emotional Labor’라고 쓰는데 감성노동 또는 정서노동을 잘못 번역한 것 아니냐고 질책하는 교수도 있었다. 그러나 Emotional을 감성노동으로 번역하면 안 되는 게 감성노동은 고객만족 경영 입장에서의 감성 서비스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감성 서비스는 기계적이고 매뉴얼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의 감성까지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뜻한다. 심지어고객졸도 서비스라는 것도 있다. 고객이 만족해 졸도하려면 종업원은 사망할 때까지 서비스해야 한다는 걸까?

 

그러나 Emotional을 감정노동으로 번역하면 기존 감성 서비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의미하게 된다. 즉 영어로는 다 같은 Emotional이지만 감성으로 번역할 때와 감정으로 번역할 때에 정반대의 뜻이 돼 버리는 것이다. EQ(emotional quotient)같이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Emotional은 감성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감성노동 하면 창조적인 노동 또는 우뇌를 활용하는 서비스 등의 의미가 돼버리는 것이다.

 

 

감정노동의 재정의

우리나라에서 감정노동이 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땅콩회항 이전에 항공기 내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일파만파 알려지면서부터였다.

 

2013년 미국행 비즈니스클래스 탑승 승객이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라면 맛이 없다며 여승무원을 잡지로 얼굴을 때려 미국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고, 그 승객은 미국에 입국도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른바라면 상무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로 감정노동이란 단어가 각종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필자에게도 뜻하지 않은 관심이 모아졌다. 감정노동연구소 명함을 건네주면, 정말 좋은 일 하시는 군요∼!”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시는군요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사건 하나가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극적으로 바꿔놓은 셈이다

 

이른바라면 상무사건은 뒤이어 모 베이커리 회장님의 호텔 도어맨 폭행 사건, 모 분유회사 영업사원의 대리점 사장 욕설 사건 등이 터지면서 감정노동의 문제를 남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갑과 을의 문제로까지 비화하면서 언론은 물론 정치권과 청와대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오로지 돈과 성공, 그리고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됐다. 성과와 돈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인격도 마구 짓밟을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우리 사회의 맨얼굴이다.

 

그런 차원에서 필자는 혹실드가 정의한 감정노동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배우가 연기를 하듯 고객을 위해 자기감정을 어느 정도 관리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고객만족을 위해 나의 영혼과 감정을 자본(업무)에 예속시키는 행위라고 말이다. 이 정의가 너무 심하게 느껴진다면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의 정의를 들어보자.

 

에바 일루즈는 자본이 인간의 감정마저도 통제하는 행위를감정자본주의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인간의 육체뿐 아니라 감정마저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자본주의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상태를 두고 한 말이다. 감정자본주의는 감정이 경제 행위에 영향을 미치면서 역으로 경제 행위가 감정생활을 지배하는 문화를 뜻하는 개념으로, 이제는 직장에서의 감정도 취업이나 승진 또는 재산 증식 등의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일종의자본이 됐다고 일루즈는 주장한다. 원래 자본주의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하는남성적체제로 간주돼왔고, ‘여성적영역은 경제적 영역과 구분되는 사적이고 정서적인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이러한 관습적 분할이 흐려지면서감정 자본주의라는 것이 생겨났다는 얘기다.

 

지금의 감정노동은 감정자본주의라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 진상 고객 문제 역시 고객만족이 아니라 감정노동의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그러면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 “에이, 그런 손님이 얼마나 되겠어? 일부 고객들만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거 아니야?” 하고 말이다. 물론 모든 고객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경우 악성고객이 2∼3%에서 많게는 10%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전쟁에서도 100발의 총알 중 단 몇 발이 사람을 죽이는 것처럼 서비스 현장에서도 100명의 고객 중 한두 명의 악성 고객이 감정노동자들을 좌절과 절망으로 몰아간다.

 

그렇다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역시 아니다. 구직난이 심해지고 경기가 어려울수록 모멸감을 주는 직장상사, 불합리한 조직구조, 선후배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어쩔 수없이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사실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감정노동은

감정자본주의라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

진상 고객 문제 역시

고객만족이 아니라

감정노동의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내가 감정노동을 한다는 사실을 나에게 인식시켜라.

이 글에서는 감정노동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상손님을 만나는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이를 나쁜 직장상사에 대입해 봐도 좋다.) 여기에 대해 고객만족 교육의 대안은 오직 하나. 고객은 왕이니 진심으로 그렇게 대하라는 것이다. 한 백화점 고객만족 창구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은 이렇게 절규한다.

 

“제가 여기 10년을 다녔는데요. 백화점 고객 상담실은 고객상담실인지, 고객실인지 모르겠어요. 뭐든지 직원 잘못이에요. 단 한 번도 직원을 위해서 뭘 해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월급을 주는 건지 모르지만….”

 

“고객은 왕이다는 영어권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고 한다.

 

The customer is always right”(고객은 언제나 옳다)

 

영국 뉴잉턴 시의 스튜레오나드 스토어 앞에 서 있는 소비자 정책

 

법칙 1. 고객은 언제나 옳다.

법칙 2. 비록 고객이 틀렸다 하더라도 1번 법칙을 다시 읽어라.

 

이처럼 기업은 절대 근로자 편을 들지 않는다.(기업 조직이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의 갈등에서 부하의 편을 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직 고객만족이다. 그래서 근로자들도 나름대로 마음에 상처를 덜 받는 회피책을 사용한다. 가장 많은 것이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욕을 한다고 한다. 마치 복화술처럼 하는데 아주 무지막지한 욕을 한다고 한다. 몇 가지 종류의 욕을 들었는데 도저히 여기다 옮길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되면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일이 어려워져 직장이 아닌 가정이나 친구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일에 화를 내는 일이 잦아진다. 급기야는 인격장애와 대인기피로 발전한다. 일과 후에 폭음, 폭언과 과잉행동으로 돌변하기도 하고 결국엔 몸과 마음이 망가져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간다. 그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하면 마음에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을까?

 

공황장애 환자들이 있다. 처음엔 마음의 병인지 모르고 육체의 병으로 오인하고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다가 병이 악화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초기에 잘 진단받아이게 육체의 병이 아니고 마음의 병이구나하고 깨닫는 순간 초기 증세의 환자들은 50%가 저절로 병이 없어진다고 한다. 더 정확하게는 공황장애라는 병명을 아는 것만으로도 병이 호전된다고 한다.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이것이 깨달음의 비밀이다. 우리 뇌는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나에게 상황을 알려주면 뇌는 능동적으로 변한다. 참으로 웃기는 뇌다. 내가 나에게 알려주면 상황이 바뀐다니.

 

선천성 난독증 환자들이 있다. 선천적으로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다. 유명한 미남배우 톰 크루즈가 난독증이라고 한다. 7세 때난독증판정을 받은 톰 크루즈는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없어 주변 사람들이 대본을 읽어주면 이를 암기하는 방법으로 영화 촬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옛날에는 이게 그냥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한 증세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계속 연구해보니 이 증세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뇌의읽는 부분에 선천적인 이상이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글을 읽는 데 불편함을 가지고 가야 하나?

 

여기서 또 뇌가 신기한 일을 한다. 난독증이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선천적 이상이라고 자기 뇌에게 알려주는 순간-깨닫는 순간-난독증 치료가 아주 잘된다고 한다. 톰 크루즈도 치료가 많이 돼 이제는 혼자서 대본을 읽을 정도라고 한다.

 

뇌에게 지금의 상태를 일깨워 주면 모든 게 바뀐다. 신기하게도.

 

 

이제 우리 뇌의 커다란 비밀을 알았다. 우리가 감정노동으로 몸과 마음이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 우리 뇌에게 알려주자! 우리 뇌에게 감정노동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순간 모든 일이 바뀐다.

 

속으로 크게 한번 외쳐보자.

 

“이건 감정노동이야!”

 

“나는 지금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거야!”

 

“표현해야 하는 감정과 내 진짜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렇게 우리 뇌에 알려주면 우리 마음속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스트레스가 50% 이상 격감하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부신피질에서 나오던 스트레스호르몬 코티졸이 확 줄어든다.

 

우리 뇌에게지금 상황이 감정노동이야라고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너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는 거야!”라고.

 

너무나 간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감정노동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지식으로 나의 뇌를 깨우쳐야 한다. 그래서 앞서 길게 설명을 한 것이다. 모든 것은 이제 다시 나의 뇌에게 공이 넘어간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가? 그럼 실험을 한번 해보시라. 러닝머신을 뛸 때 대부분 앞에 있는 TV를 보거나, 옆 사람과 수다를 떨거나, 음악을 듣는다. 그러나 이때 나의 뇌에게 깨달음을 줘보라. “나는 지금 칼로리를 소모하고 있어!” 그리고 출렁이는 뱃살에 생각을 집중하고내 뱃살의 지방층이 타 들어가고 있어!”라고 속으로 외쳐보라. 뇌에게 지금의 상태를 알려주기만 했을 뿐인데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실험에 의하면 2배 이상의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참으로 우리 뇌는 바보스럽기도 하고 천재같기도 하다. 내가 처한 상황을 내가 알려줘야 하다니 황당하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너무나 간단하지 않은가?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이렇게 뇌에 깨달음만 준다면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니. 직장상사에게 닦달을 당하고 있는가? 지금 표정관리가 안 되고 있는가? 부부관계에서 어색한 표정으로 있는가? 꼭 감정노동 순간이 아니어도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된다. 마음속으로 외쳐라!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이건 감정노동이야!” “나는 지금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거야!”

 

당신의 마음은 평온을 찾을 것이다. 뇌가 스스로 상황인식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서열싸움에 집착하는 동물의 본성과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감정노동의 양태를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바보인 듯 천재 같은 우리의 뇌를 활용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설명할 것이다. 그 이후 연재에서는 이 같은 감정노동 상황 대처법을 한데 모아 종합적인 대처방법도 서술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태흥 감정노동연구소 소장 taehoong@naver.com

김태흥 소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26년간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다. 우연히감정노동을 만나 큰 충격을 받고 광고 전문가에서 감정노동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 2011년 감정노동연구소를 설립한 뒤 국가인권위원회, 중앙공무원교육원, 자살예방센터, 현대자동차 AS센터, 대구은행 등 정부기관과 기업체에서 강의해오면서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최초의 감정노동 전문서 <거기 누구 없소: 사람 잡는 감정노동(2012)> <감정노동의 진실: 나도 사람이다>를 집필했다. 감정노동관리사 자격증(국가등록 민간자격증) 과정을 개설해 전문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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