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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음

페어플레이를 잊은 한국인의 마음 다시, ‘우리’의 ‘한마음’으로 돌아가자

이기동 | 153호 (2014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인문학

 맹자는마음에서 잘못돼 정책이 어그러지고, 정책이 잘못돼 일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우리가 세월호 같은 끔찍한 참사를 다시 겪게 된 것 역시 우리의마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 근본 원인을 찾아내 고치려 하지 않았다. 자꾸만 끔찍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다. 개인들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법과 질서의 테두리에서페어플레이를 펼치는 서구, 항상적인 재난의 위기를 대비하는 이웃나라 일본인들과는 달리 한국인들은위기 대처에 언제나 약하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결코 잠재력이 없는 게 아니다. ‘우리라는한마음의식. 누구보다 강한 헌신성. 지난 100여 년간 잊고 있던 우리 마음의 힘을 다시 깨워야 할 때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을 태운 배가 가라앉았다. 지금 우리들은 슬픔의 도가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런 일은 한두 번 일어난 것이 아니다.

 

안전 불감증.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왜 우리에게는 이런 인재(人災)가 계속되는 것일까? 이번에도 당국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갖가지 조치를 취할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는 사고발생 때마다 있었다. 그런데도 사고는 계속 일어났다. 그렇다면 이번에 추진하는 재발 방지조치는 실효성이 있는 것일까?

 

지금 우리는 마냥 슬퍼하고 있을 때만은 아니다.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바로잡지 않으면 제2, 3의 슬픈 일이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원인은 무엇인가: ()과 인()

모든 사고에는 원인이 있다. 원인에는 직접적인 원인이 있고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찾아내기 쉽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다. 과거 대형 사고가 일어났을 때마다 우리들이 조치했던 방식은 그다지 다를 게 없었다.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사고가 일어난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 원인은 언제나 판에 박은 듯이 똑같았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담당자들의 안전 불감증이고, 다음으로 거론되는 것은 관리감독기관의 소홀, 책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구조 체계의 미비 등이었다. 그러고는 이내 미국, 일본 등을 위시한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본다. 외국의 경우는 우리와 정반대다. 담당자들의 위기의식이 철저해 위기대처를 잘하고, 관련 기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으며,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엄하고, 조난 구조 체계도 완비돼 있다. 대중매체에서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이런 비교를 통해서 우리들은 늘 자괴감에 빠져든다. 그러면서 우리들은 외국의 경우와 같이 따라 가야 한다고 결론 내고 마무리 짓는다.

 

과거에 취한 조치가 옳은 것이었다면 더 이상 인재(人災)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조처를 잘했더라도 대형 사고는 자꾸 터진다.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과거 우리가 놓친 것이 있다. 사고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지 않았고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가 잠복해 있다가 때가 되면 다시 터져 나온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근본 원인을 찾아내 해결하는 것뿐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연()이라 하고, 근본적인 원인은 인()이라 한다. 과일나무에 달려 있는 과일에 벌레가 먹어 피해를 입었다면 그 원인에도 직접적인 원인인 연()과 근본적인 원인인 인()이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벌레 때문이고 근본적인 원인은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과수원을 남에게 빌려주면 몇 년 되지 않아서 과수원이 망가진다고 한다. 과수원을 빌린 사람들은 빠른 수익을 내기 위해 퇴비 대신 효과가 빠른 비료를 쓴다. 벌레가 침범하면 농약을 살포해 바로 퇴치한다. 그렇게 하면 단기간에 많은 과일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 뿌리가 망가지면 아무리 비료를 주고, 아무리 농약을 뿌려도 과일을 생산할 수 없다. 그런데도 뿌리를 가꾸는 데 소홀한 까닭은 짧은 기간에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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