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열쇠 ‘Key Man Network’

10호 (2008년 6월 Issue 1)

강의중에 학습자들에게 취미를 발표하게 한 적이 있다. 이때 30대 초반의 대리가 “제 취미는 용인과 분당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를 만나러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발표 내용을 듣는 교육생들은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였다. 이런 현상은 젊은이뿐만 아니라 대부분 계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전 국민이 부를 향해 무한 질주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부자에 관련된 책을 10권 이상 읽어보신 분?” 혹은 “부자를 만나 배우고 연구하는 분?”이란 질문을 해보면 손을 드는 사람은 매우 적다. 이처럼 정작 부자가 되고 싶은 ‘꿈(Dream)’은 있지만 부자가 될 수 있는 핵심 정보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부자를 만나 배우는 사람은 적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은 항상 소수다.
 
원로 경제학자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고의 권위자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에게도 전략이 필요하다”며 “나도 개인적으로 최고가 되기 위해 어느 분야든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만나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는 키맨 네트워크(Key Man Network)를 구축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키맨에게는 핵심적인 정보와 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 어찌 하다 저절로 키맨을 알게 된 경우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주도적으로 키맨을 발굴해 관계를 형성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은 연말마다 일본에 머물며 사업계획을 구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도쿄구상(東京構想)이다.
 
그가 1959년 12월 일본에 출장 갔을 때 김포공항에 폭설이 내려 비행기가 운행할 수 없게 돼 제국호텔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침 TV에서는 경제 전문가들의 토론이 방송되고 있었는데 “내게 저것을 보여주려고 서울에 폭설이 내린 것 같다”고 하면서 귀국을 미룬 채 일본에 머물며 각계의 키맨을 만나 고급 정보를 들었다. 이 경험을 통해 키맨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알게 된 이 회장은 연말이 되면 도쿄에 머물면서 키맨에게서 고급 정보를 듣고 삼성의 미래 전략을 구상했다고 한다.
 
새마을운동의 산파역을 담당한 류태영 박사는 잘사는 농촌을 만드는 데 평생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당시 농업 선진국인 덴마크 국왕에게 덴마크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를 담아 서툰 문법으로 영문 편지를 썼다.
 
국왕의 이름과 주소도 모르는 청년 류태영은 대백과사전을 찾아 비록 정확한 주소는 아니지만 “우체부라면 국왕이 사는 곳이 어디인지는 알겠지”라는 생각으로 ‘프레드릭 9세 임금님’ ‘코펜하겐 덴마크’라고 써서 편지를 보냈다. 덴마크 국왕은 이 편지에 감동, 정부 초청으로 무료로 유학을 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키맨을 만나는 것은 대단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키맨으로 삼고 싶은 인물을 진정으로 존경하고 그에게 기꺼이 배우겠다는 진실한 마음, 전화를 들거나 메일을 보낼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상식적인 관계의 기술만 있으면 된다.
 
가까이 다가서기에는 멀게만 느껴지는 분들도 사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나에게 누군가가 “존경한다”,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고 하면 기분이 좋은 것처럼 그분들에게도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메일을 쓰거나 전화기를 들자.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