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 코치의 경영 어록 탐구

마윈

101호 (2012년 3월 Issue 2)

 
마윈 “90%가 찬성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쓸모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 기업에서는 각종 회의가 진행 중일 것이다. 잦은 회의가 업무 몰입에 방해가 된다고 투덜거리면서도 회의장에 앉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혹시라도 일이 잘못됐을 때 연대 책임을 질 사람을 확인하고 싶은 걸까? 피터 드러커는 끊임없이 회의를 하고 있다면 제대로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일갈한 적이 있다. 모름지기 기업가가 일반 직원과 다른 점은 기꺼이 홀로 책임지는 위험 감수 태도일 것이다.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자신의 직관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는 경영자 중에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있다. 그는 아이디어를 냈을 때 주변에 반대자가 많으면 흐뭇하게 생각하고 90% 이상이 찬성하는 경우엔 오히려 그 아이디어를 폐기해 버린다. 누구나 쉽게 동의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쓸모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업 경험이 전무했던 영어 강사 출신인 그가 단돈 2000달러를 들고 불모지와 다름없는 IT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누가 그의 성공을 예견했겠는가.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엉성한 플랫폼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의 직관은 적중했고 후발주자였던 알리바바를 세계적 IT 기업으로 만들어 냈다.
 
아무리 최고경영자라 할지라도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을 추진하기란 쉽진 않다. 마윈 회장은 자신의 설득이 잘 먹히지 않으면 내기를 해서라도 협의에 동참시킨다. 발의는 자신의 직관에 따라 할지라도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권장한다. 이런 문화 때문에 알리바바에서는 회의할 때 툭하면 언성이 높아지곤 한다.
 
어차피 새로운 기회란 몰이해의 낯선 영역에 더 많을 것이다. 몰이해의 영역에서 개척자가 되기로 했다면 홀로 책임지는 고독을 친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 최종 결정을 해야 할 때의 불안에 대한 방어책으로 소집하는 회의는 그만 두자. 홀로 결단해야 할 일에 다른 사람을 동참시키지 말 것이며 공동의 목표 의식을 심어야 할 때는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모름지기 경영자나 리더라면 자신의 역할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물어야 할 때 지시 내리고 지시 내려야 할 때 질문하는 엉뚱한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성찰이 필요하다.
 
 
마샤 스튜어트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비즈니스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 흔한 진리를 드라마틱하게 증명하는 대표적 인물이 마샤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 회장이다. 그저 누구나 하는 일로 여겨지는 음식 만들기, 집안 꾸미기를 비즈니스화해 억만장자가 됐고 수많은 여성 창업의 롤 모델이 됐다. 그녀 또한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 여러 직업을 전전한 후에 뒤늦게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은 케이스다. 그녀는 어린 시절 꾸밀 공간도 별로 없는 좁은 집에서 자랐지만 부모를 따라 집안을 꾸미는 일에 늘 참여했다. 결혼과 출산의 과정에서도 의식주와 관련된 많은 일들을 직접 처리했다. 출산과 함께 전업 주부로 지내면서 답답한 일상을 타파할 아이디어를 자신의 일상에서 찾아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직업을 구할 때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하나,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나 고민한다. 가장 이상적인 선택은 좋아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을 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의외로 사람들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대가 아니라 사회적 기대에 따라 남들이 좋아할 삶을 사느라 지친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본다. 경영자 코칭의 전형적인 주제 중 하나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목적 찾기’라는 게 이상하지 않다.
 
체험하지 않은 기대는 공상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 생각이 아니라 몸으로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몰입의 순간으로 들어가고 저절로 열정이 솟구치는 분야를 찾아야 진짜다. 마샤 스튜어트는 한때 실수로 경제 사범이 돼 수감돼 있을 때조차 교도소 안에 떨어진 야생사과며 산딸기, 민들레 같은 재료를 주워서 동료 죄수들을 위한 새로운 음식을 개발했다. 모름지기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어떤 상황도 핑계 거리가 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는 자기 탐구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 좋아하는 일은 은퇴 후에 할 일로 미뤄 놓고 오늘을 내일을 위한 담보로 삼지는 말자. 가장 열정적으로 오늘을 사는 방법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진짜 삶을 사는 것이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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