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만드는 사람과 방패 만드는 사람

66호 (2010년 10월 Issue 1)

 
사람은 생긴 대로 노는 것이 아니라 노는 대로 생긴다고 한다.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사느냐에 따라 사람의 얼굴 모습이 바뀐다는 뜻이다. 성인을 닮은 어린아이가 나이 들어 악마를 닮은 모습으로 변했다면 그의 삶이 그의 얼굴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일상과 내가 생각하는 순간순간의 마음이 결국 지금의 내 얼굴을 만들어낸다.
 
이왕이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일을 하며, 좋은 마음을 먹고 살아야 한다. 특히 기업 경영자는 세상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는 물건을 만들고 팔아야 한다. 고객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물건을 만들고 팔면 그의 얼굴은 더욱 빛이 나고, 회사의 명성도 날로 높아질 것이다.
 
오로지 이익을 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얼굴은 어느덧 장사치의 모습으로 변하고, 아무리 좋은 옷을 걸치고 치장을 해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칼을 만들며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잘 찌를까를 고민하는 사람보다 방패를 만들며 어떻게 하면 이 방패를 든 사람을 잘 보호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맹자(孟子)는 업()의 선택이야말로 인간이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활()을 만드는 사람이 방패()를 만드는 사람보다 착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矢人豈不仁於函人哉). 그러나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그가 만든 화살이 사람을 상처 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矢人惟恐不傷人). 반면 방패를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람을 잘 보호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函人惟恐傷人).’
 
극단적인 비교이기는 하지만 직업 선택에 대한 맹자의 생각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구절이다. 화살을 만드는 장인과 방패를 만드는 장인의 인간성은 태어날 때 똑같이 하늘에게 착한 본성을 받았는데 평소에 하는 일이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맹자의 성선설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착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남의 불행을 차마 두고 보지 못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간에게 인()이 있다는 증거다. 옳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인간에게 의()가 있다는 증거다. 좋은 것을 남에게 먼저 사양할 줄 아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은 인간에게 예()가 있다는 증거다. 옳고 그른 것을 정확히 가릴 줄 아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인간에게 지()가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이런 착한 성품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 악한 마음과 얼굴을 갖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그가 평소에 생각하고 마음 쓰는 것이 그의 얼굴을 악하게 만들고 그의 마음을 상처 나게 한 것이다.’
 
업()은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악업(惡業)보다는 선업(善業)을 쌓아야 한다. 활 만드는 사람보다 방패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하는 맹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술불가불신야(術不可不愼也)라! 직업()을 선택할 때는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은 수만 가지다. 직업마다 있어야할 이유가 있기에 그토록 많은 직업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직업을 선택할 때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 직업이 자신의 본성과 성격을 바꾸고 사회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돈과 자리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익과 성과에만 집착해 사업을 해서도 안 된다. 지금은 당장 이익과 성과가 있겠지만 그 이익은 영원할 수 없다. 기본으로 돌아가 과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인가(弘益人間)를 고민해야 한다.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기 싫다면, 오래 살아가려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무척 많다. 진리의 심연(深淵)에서 나와 내가 하는 일을 냉철하게 돌아볼 때다.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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